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담백하면서 솔직한, 군더더기 없는 그의 글이 참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안장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봄날처럼 포근했던 토요일 오후, 언니랑 뮤지컬 `베르테르` 봤다.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원작으로 괴테의 경험담이 녹아 있다. 문학동네 이벤트에 당첨되어 무료 관람했다.
조승우가 아닌 엄기준이라 조금 아쉬웠지만 잘한다. 롯데의 전미도, 알베르트의 이상현도 멋지다.
남편이 있는 롯데에게 첫 눈에 반한 베르테르. 이루어질 수 없는 상실감에 자살을 선택한다. 책이 나왔을 당시 자살이 급증해 `베르테르 효과` 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잔잔하면서, 애잔한 스토리에 여운이 남는다.
원작 다시 읽고 싶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녀고양이 2015-12-20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저는 엉겹결에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었지만
이후 접근할 엄두가 나질 않아요. 아주 미성숙함의 극치랍니다, 이럴 때의 저는.

잘 지내시죵~ 안부와 애정을 전해요~

세실 2015-12-21 13:34   좋아요 0 | URL
저도 예전에 읽었는데 다시 읽고 싶네요~~ 글이 참 우아(?)하죠^^
물론...읽어야 할 책이 산더미ㅜㅜ

나도 마고님 보고싶다요^^ 조만간 서울에서 번개 칠까요? ㅎㅎ

마녀고양이 2015-12-21 14:19   좋아요 0 | URL
ㅇㅇ, 월화금 중 비는 시간 좀 있는데 주말은 일해요... 보고시퍼여~~~♡♡♡♡

세실 2015-12-28 13:06   좋아요 0 | URL
1월 11일(월) 얼굴 봐요~~~ 응?

마녀고양이 2015-12-28 13:49   좋아요 0 | URL
ㅇㅇ, 1월 11일 스케줄러에 미리 표기할게요,
시간과 장소 알려주세요. ^^, 신나라, 두근해요.

세실 2015-12-28 14:02   좋아요 0 | URL
야나문. 세-네시쯤?ㅎ

마녀고양이 2015-12-28 14:05   좋아요 0 | URL
아, 거기 오픈하셨다는 카페?? 오케이, 찾아볼게여~
 

 

오늘 도서관 프로그램중 '내아이 동화교구만들기' 프로그램이 종강한다. 아이에게 동화책을 그냥 읽어주어도 좋지만, 아기자기한 교구를 만들어 함께 하면 효과는 배가 된다. 아이와 역할극을 해도 좋고 집안을 장식해도 좋겠다. 회원들은 내 아이를 위해, 손주를 위해, 방과후 유치원 수업을 위해.....등 다양한 목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한 엄마가 "관장님 제가 만든 교구인데 잘 만들지는 못했지만 도서관에 기증할게요." 하며 수줍은듯 내민다. 빨강, 노랑, 초록 기차에 같은 색의 소품까지 만들었다. 바느질도 깔끔하고 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 그 마음씀이 고마워 어찌할바를 모르는데 앙증맞은 리본으로 장식한 핸드크림까지 내민다. "도서관도 쾌적하고 좋은 프로그램 열어주셔서 즐겁게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약소해요" 한다.

 

도서관에서 지역주민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은 당연시 할 수 있는데 이렇게 마음으로 표현해주니 고맙다. 직원과 이용자의 관계도 형식적이 아닌,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이 참 좋다. 종강이라고 밥통에 어묵을 준비하고 과일 꼬치, 떡케잌  등 각자 음식을 준비해온 회원들의 따뜻함.......시골도서관에 근무하는 즐거움 중 하나다.   

 

도서관에 기증한 기차는 영유아자료실 서가 위 노란 벽에 붙여야겠다.

 

 

 

 

하루 중 가장 졸린 시간은 오후 1시부터 2시다. 업무 효율이 가장 떨어지는 이 시간에 책을 읽기로 마음 먹었다. 요즘 읽는 책은 '한국철학에세이'다. 원효, 지눌, 서경덕, 이황, 박지원, 정약용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철학자(?)들의 삶과 사상을 엿볼 수 있다. 예화를 들어 설명하니 재미있다. 우리나라 철학을 먼저 이해하고 신화를 대하리라.

 

 

 

 

 

 

 

 

 

 

무엇을 위해 철학을 할 것인가.

1.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 대한 역사의식, 시대의식, 사회의식을 가져야한다.

2. 우리 철학사상에 대한 자긍심을 탐구의 출발점으로 삼아야한다.

3. 창의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다. 어제와 오늘 달라진 것은 내 마음일 뿐이다.

 

석가는 인도 북부 석가족의 왕자로, 정반왕과 마야부인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어릴 때 이름은 '모든 것을 다 이룬다'는 뜻의 '싯다르타' 였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만삭의 몸으로 친정에 다녀오다 숲에서 그를 낳았다고 전해집니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일곱 걸음을 걸은 다음 "온 세상에서 오직 나만이 존귀하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연꽃이 피어났다고 합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5-11-24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후 1시는 식후 시간이라서 졸음이 많이 와요. 그런 시간에 철학책을 읽으면 졸음이 더 올 것 같습니다. ㅎㅎㅎ

세실 2015-11-24 22:58   좋아요 0 | URL
철학책인데 굉장히 쉽고 재미있어요^^
요즘 온돌로 된 영유아실에서 책 읽다가 슬쩍 졸기도 한답니다~~~

페크pek0501 2015-11-27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물하시는 분의 행복이 느껴집니다. 받는 세실 님도 좋았겠지만 그분도 기분 좋았겠지요 ^^

세실 2015-12-02 11:11   좋아요 0 | URL
시골도서관에 근무하면서 정을 흠뻑 느끼고 있습니다.
참 따뜻하고, 정이 많은 곳이예요^^
 

 

노란 은행잎이 유난히 바스락거리던 저녁, 정호승 시인의 강연을 들었다. 주제는 '내 인생에 힘이 되어 주는 시', 부제는 '사랑과 고통의 본질과 이해'. 지금까지 들었던 다양한 강의 중 단연 최고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 말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을 울린다. 사람이 여행하는 곳은 사람의 마음뿐이라는 말이 와 닿는다.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사랑을 찾는 긴 여정을 언제 해보았던가? 사랑과 고통은 함께 한다는 것.....도 오십을 바라보니 이해가 된다.  

 여행

 

사람이 여행하는 곳은 사람의 마음뿐이다

아직도 사람이 여행할 수 있는 곳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의 오지뿐이다

그러니 사랑하는 이여 떠나라

떠나서 돌아오지 마라

설산의 창공을 나는 독수리들이

유유히 나의 심장을 쪼아 먹을 때까지

쪼아 먹힌 나의 심장이 먼지가 되어

바람에 흩날릴 때까지

돌아오지 마라

사람이 여행할 수 있는 곳은

사람의 마음의 설산뿐이다

 


'탕자의 귀향'을 쓴 헨리 나우웬의 '관계가 힘이 들때 사랑을 선택하라' 는 단순한 진리가 울림을 준다. 그동안 사람이 싫으면 미움과 증오를 선택하며 살았는데 그냥 사랑을 선택하라는 말......도 신선한 자극이다. 상대방이 선택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으며 내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

 

 

 

시인의 작품중 특히 마음에 드는 '풍경 달다'를 읽으며 아련한 그리움으로 가슴 한구석이 애잔해진다. 20대에 읽었을땐 불륜으로 치부했던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속 주인공의 심정이 이럴까? 1주일의 짧은 사랑...그리고 평생을 가슴에 묻어두었을 아련한 그리움이겠지만 그 추억만으로 행복했겠지? 

바람과 풍경으로 표현한 사람의 관계, 사랑의 깊어짐 등 작품에 대한 해석을 해주니 더 와 닿는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의 안치환이 부른 노래로도 들려주었다. 

 

 

작가가 룸비니에 여행가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혹여 깨질까 매일 매일 걱정하였다. 어느 날 오지 않을 내일을 걱정하는 사람만큼 어리석은 사람은 없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산산조각이 나면 어떠냐. 그런대로 살아가면 되지 하는 시가 탄생했단다.  시인의 생각을 담아 시를 읽으니 고통, 외로움도 충분히 이겨낼 힘이 생긴다.

 

 

산산조각 

 

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 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 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가 있지 

 

 

 

목이 긴 연노랑 수선화가 외로워 보여 제목을 달았다는 '수선화에게'는 외로움은 인간의 본질이라는 말로 서두를 꺼낸다. 깜깜한 밤에 집에 들어와 불 꺼진 거실 등을 켜며 문득 외롭다는 생각을 할때 이 시를 읽으면 조금은 위안이 되겠다.

 

 

 

 


내 존재와 가치를 생각해보는 '홀로'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함을 말한다. '고통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견디는 것' 이라는 박완서 작가님의 말도 인용한다. "자살은 희망을 잃었을때 발생하며, 신은 인간을 어지간하면 용서해 주시지만 절망에 빠지만 용서에 주지 않는다. 누구나 자기만의 십자가를 지니고 있다. 십자가의 본질은 무거움에 있다. 십자가를 등에 지고 가지 말고 품에 안고 가라. 십자가는 크기는 다르지만 무게는 다 똑같다." 두 시간의 귀한 강의는 선물처럼 내 마음을 꽉 채웠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몽 2015-11-11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갑자기 20대때 읽었던 메디슨카운티의 다리를 다시 읽어보고 싶네요..
중년이 된 지금의 저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너무 궁굼해져요

이 가을 정호승 님의 시들이 이제는 가슴으로
이해되는 나이가되니 행복합니다..

세실 2015-11-11 19:20   좋아요 0 | URL
지금 읽으시면 불륜 아닌 달달한, 애절한 로맨스지요^^ 영화도 참 좋았어요. 소나기 내리는 날 차창 밖으로 애잔하게 그리워하면서 서로 엇갈리게 가던 그 장면..
캬!
정호승 시 느무느무 좋아요. 기회 되심 강연도 들어보시길요^^

yureka01 2015-11-11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시인을 직접 만나는 느낌 참 좋으셨을듯하네요..

세실 2015-11-11 19:21   좋아요 0 | URL
기대 이상으로 행복하고 벅찬 시간이었습니다. 정호승 시인 강의 참 좋아요^^

수퍼남매맘 2015-11-11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호승 시인 강연 들은 제 지인도 말하길, 말씀을 참 조곤조곤 잘하신다고 하더군요.
인격도 훌륭하다고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 이름이 들어있는 <수선화에게>가 참 마음에 와닿습니다.
<산산조각>도 좋네요.

세실 2015-11-12 10:09   좋아요 0 | URL
강의를 재미있게 하면서, 우리가 알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네요.
1시간 30분 동안의 강의를 한마디도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기회되면 또 듣고 싶은...
전 `풍경달다`가 특히 좋아요~~~~~

페크pek0501 2015-11-12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익한 시간을 가지신 것, 뿌듯하셨겠어요. 저도 덩달아 좋네요. 이렇게 소개 받아 좋고...
메디슨카운티의 다리, 수선화에게를 오랜만에 보네요. 저는 이 시의 제목이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인 줄 알았어요.
두 권 다 오래전에 읽어서 옛 책을 만난 듯 반갑네요. ^^

세실 2015-11-16 14:07   좋아요 0 | URL
정호승은 정말이지...멋진 시인입니다. 강연 최고입니다^^
제목이 수선화에게인데 내용에는 수선화가 나오지 않느냐는 질문에, 수선화를 보며 외로움이 생각났다고, 자신에게 가장 외로워보이는 꽃은 수선화라고 하네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영화로 다시 보고 싶네요. 나비가 날개짓할때...... ㅎㅎ

프레이야 2015-11-21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호승 시인, 참 좋지요. 작년에 들었어요. 내용이 거의 같네요. 글은 사람을 비껴가지 못하는 거 맞는 거 같아요. 드러나지요. 참 맑은 인상이 기억나요. 우리 영혼에도 늘 이렇게 좋은 자극이 필요한 듯. 알차게 삶을 꾸리는 울세실님.

세실 2015-11-21 13:29   좋아요 0 | URL
들으셨구나..
이 좋은 강의를 제 지인 몇명만 들어서 아쉬웠어요. 더 홍보할걸하구...
우리가 궁금한거, 듣고싶은걸 정확히 풀어가는 능력이 있더라구요. 아직도 여운이 남아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84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난주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책과 사람을 좋아하니 독서클럽이 세개나 된다. 한달에 읽어야하는 책만 세권이다. 11월엔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고미숙의 '로드 클래식', 한홍구의 '역사와 책임'이다. 내 수준으로 가속력이 떨어지는 도서들이라 조금은 걱정된다. 독서가 숙제로 다가온 슬픈 현실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고양이의 관점에서 바라 본 인간 군상의 이야기인데 가독성이 떨어진다. 소설의 구성단계는 발단, 전개, 위기, 절정(클라이막스), 결말의 다섯 단계를 가지고 있지만, 이 소설은 450페이지의 분량임에도 뚜렷한 스토리가 없다. 클라이막스도 없는 스토리 전개가 다소 지루하다. 사람의 얼굴을 미끈거리는 주전자로 표현하거나, 인간에 대한 적나라한 풍자는 가끔 미소 짓게 한다.

 

소설 속 고양이는 소세키의 성장과정을 보여준다. 고양이는 영어선생 구샤미의 집으로 들어오지만 하녀에 의해 몇 번이나 버려지고 이름도 부여받지 못한다. 친부모에게 버림받고, 수양부모에게 팽개쳐지는 소세키의 어린 시절과 닮아 있다.

 

소설은 주인공 구샤미를 둘러싼 주변인물을 다루고 있다. 구샤미는 영어선생으로 늘 서재에 파묻혀 사는 인물이지만, 실상은 책을 한 페이지도 읽기 전에 잠들고 마는 허세 한량이다. 대표적인 주변 인물은 허풍쟁이에 거짓말을 잘하며 주위 사람 놀리는 게 취미인 메이테이 선생이다. 또한 목매닮의 역학이라는 엉뚱한 제목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개구리 눈알의 전동 작용에 대한 자외선의 영향이라는 황당한 주제의 박사 논문을 준비 중인 간게쓰군이 있다.

 

이들은 모두 일본의 근대화가 한창 진행 중인 메이지 시대의 일본 지식인을 상징하며, 고양이의 눈을 통해 인간들의 한심한 행태를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1900년대 초에 쓰여진 작품이지만 현대인에게 접목해도 좋을 지적이다. 얕은 지식을 과장하며 거드름을 피우고, 차별화된 만남이라고 착각하듯 주변인과 부조화 속에 모호한 정체성을 띠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 인간을 비웃고 조소하는 고양이의 관점은 참으로 신선하다.

    

서평도 세개나 써야 한다. 규환이는 매월 격주로 문화재 철당간 주변을 청소하는 봉사를 한다. 나는 매니저로 따라가 사진도 찍고, 잔소리도 하지만 오늘은 작정하고 커피숍으로 갔다. 보림이가 보내준 '투썸 아메리카노 한잔' 쿠폰으로 커피를 주문하고 책을 읽는다. 보림이는 엄마가 기분 좋아지는 법을 알고 있다. 독서는 어느덧 밀린 숙제가 되었지만 휴일 오전에 카페에 앉아 내 정신을 맑게 하는 커피 한잔과 책이라니....기분 좋은 스트레스다!

 


원래 인간이란 것이 자신의 역량을 자만하여 우쭐거리는 게 보통인데, 인간보다 좀 더 센것이 나타나 버릇을 들여야지, 안 그러면 앞으로 얼마나 더 우쭐거릴지 알 수 없다.              p. 14 

 

사치스러운 사람이 무쇠 솥에서 자글거리는 솔바람 소리를 듣지 않고서는 잠들지 못하는 것처럼 주인도 책을 머리맡에 두지 않으면 잠들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인에게 책이란 읽는 것이 아니라 잠들기 위한 도구, 즉 활판 수면제인 셈이다.

                                                                                         p. 159

 

세상에는 나쁜 짓을 하면서도 자신은 한없이 좋은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다. 자기에게는 죄가 없다고 자신하면 당사자의 마음이야 편하겠지만, 남이 처한 곤경이 그 편한 마음 덕에 소멸되지는 않는다. 그런 부류의 신사 숙녀는 이 하녀의 계통에 속하는 인물이다. 밤이 많이 깊은 듯하다.

                                                                                         p. 160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중에서


 

 

**


 

얼마전 성당 엄마들과 신부님 생신 써프라이즈 파티를 해드렸다. 급한 준비라 치킨이랑 케잌, 과일, 빵, 마른 안주 등 대부분 인근 마트에서 구입했다. 집에서 아끼는 청자빛 그릇도 가져왔다. 아쉬운대로 주변에서 딴 노랑 소국이랑 감나무잎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으니 가을 내음이 물씬 난다. 풍선도 불어 천장이랑 벽에 달고, 아이때 쓰던 생일파티 현수막도 거니 파티 분위기가 되었다. 엄마들도 신부님도 많이 감동하셨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10-31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01 1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퍼남매맘 2015-11-01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가 숙제가 되면 부담이 되더라고요.
리뷰도 잘 안 써지고요.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도전했다가 잘 안 읽혀서 책장을 덮었던 기억이 있어요.
세실 님도 잘 안 읽혀지는 책이 있다니 은근히 반갑네요. ㅋㅋㅋ

세실 2015-11-02 18:00   좋아요 0 | URL
그니깐요.
그래서 신간평가단도 신청안하는데...
나는 고양이는...가독력 제로!
그냥 훌훌 넘기는중입니다.
제대로 읽었다고도 못할듯요^^
많아용.
짜라투스트라, 피로사회, 돈키호테, 레미제라블 등등요.ㅎ

보슬비 2015-11-07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은것 같은데... 아직도 안 읽은 책이예요. ㅎㅎ
저는 자유로운 영혼(?)이고 싶어서 독서 클럽 없답니다. ㅋㅋㅋㅋ

신부님을 위한 써프라이즈 파티 멋져요. 특히 감잎과 소국이 있으니 훨씬 아름다운 테이블이 되었네요.

세실 2015-11-08 07:16   좋아요 0 | URL
자유로운 영혼...좋지요^^
저도 요즘 모임을 줄이려고 고민중입니다.
청첩장이 무수히 날라오네요.ㅎ

신부님 파티는 30분만에 세팅 되었어요. 동생에게 얼른 뛰어가서 소국이랑 잎 구해와! 했다는...ㅎ
집에서도 가능한 세팅이죠.

페크pek0501 2015-11-12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클럽이 세 개나 되시다니, 서평도 세 개나 써야 하시다니...
그러니깐 그렇게 앞서가시는 거군요. 흠흠...
흠흠... 오늘 그 비결을 확실하게 안 것 같아요...

세실 2015-11-16 14:08   좋아요 0 | URL
호호호 제대로 하는 독서클럽은.......응? ㅎㅎㅎ
나름 욕심은 있는데 머리가 따라주지 않아요.
주말에도 빈둥빈둥 드라마나 보고.....
전 지극히 평범한 아줌마랍니다. ㅜ

프레이야 2015-11-21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숙제가 되면 쫓기고 그게 스트레스가 되긴 하겠지만, 그렇게 또 따라가다보면 나아지는 게 보이겠지요. 달성욕구가 덜한 나는 엄청 스트레스 받을 거 같은데. 그래도 내년엔 좀 분발해야겠어요 나도. 부지런히 읽고 쓰고‥세실님은 그많은 일들을 언제 다하는지 대단해요 칭찬~

세실 2015-11-21 13:31   좋아요 0 | URL
오늘처럼 한가한 시간에 속도를 내야하는데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구ㅎㅎ
책이 숙제가 되는건 부담스럽지만 언니 말씀처럼 한걸음 나아가겠지요^^
에이 뭘 한다구...체력은 좀 강한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