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에 대해 읽고 생각하면서 답답할 때는 가부장제의 일면인 페미사이드와 여성 혐오가남성 혐오 대칭으로 이해될 때다. 우리가 잘못한 것도 있지만, 너희잘못이야,라는 주장.  지금은 오히려 여성 상위 시대인데 아직도 페미니즘을 말하느냐는 주장. 그게 오히려 역차별이라는 주장. 그런 주장 앞에 이런 통계들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눈을 감았기에. 보이지 않으므로.



한국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었다는 말만큼 유언비언인 것도 없다. 여성 노동의 증가를 지위 향상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남녀 임금 격차(gender wage gap) 발표한 2000년부터 부동의 1위를 지켜 왔다. 2014년도 역시 압도적 1위였다. 한국 여성은 남성보다 36.7퍼센트 받는다(2 에스토니아는 26.6퍼센트). 2015 <이코노미스트>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에서도 한국은 29 조사국 29위를 기록했다. 세계경제포럼의 성차별 지수 역시 145개국 115위다. (『낯선 시선』, 257) 

 


여성부는 있는데 남성부 없는가?”, “여성 전용 주차장은 남성을 차별하는 제도 아닌가?”, “ 맞는 남편도 있다”, “평등을 원하려면 여자도 군대 가라 남자들의 이야기는 한국 여성들이 이미여성 상위 시대 살고 있으며, 여성들의 불평등한 현실을 개선하려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역차별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그렇다. 남녀 공박의 종착역은 거의여성 군입대이고, 가끔치즈케이크 경우도 있다.  



어제는혐오사회』 서론을 읽었다. 카롤린 엠케. 나는 어제 이름을 처음 들었고, 처음 보았고, 처음 읽었는데, 책을 읽다가 세상에! 이렇게 말하고는 무릎을 쳤다. . 



유대인이든 동성애자든 여성이든 이제는 순순히 만족할 때가 되었으며, 어쨌든 이미 그들에게 많은 것이 허용되지 않았느냐는, 신중한 척하지만 분명한 비난도 있다. 마치 평등에 상한선이라도 있다는 듯이 말이다. 마치 지금까지는 여성이나 동성애자가 편히 평등을 누릴 있었지만 이제는 그것도 끝이라는 듯이. ‘완전한 평등이라고? 그건 너무 지나친 요구지! 그러면 그건 정말로 …… 평등한 되잖아.’ (20)  



동성애자, 여성, 무슬림 소수자 또는 타자에 대한 억압이혐오 모습으로 형상화되고 구체화되고 강화되는 것에 관심이 생긴다

일단 책으로 시작한다. 


오늘, 아니, 어제의 발견. 

카롤린 엠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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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 위젤의 나이트 3부작 『Night』, 『Dawn』, 『Day』 중에서 번째 『Dawn』 읽었다. 


예전에 읽었던 빅터 프랭클의죽음의 수용소에서』는 극한의 환경에서 살아남는인간의 의식 방점이 찍혔던 같다. 



수면부족과 식량부족 그리고 다양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그런 환경이 수감자를 어떤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유도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최종적으로 분석을 해보면 수감자가 어떤 종류의 사람이 되는가 하는 것은 개인의 내적인 선택의 결과이지 수용소라는 환경의 영향이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121) 



인간이 살아가는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을 기다리는 운명이 아니라 운명을 받아들이는 방법이라는 빅터 프랭클의 말은 최근까지도 여러 자기계발서에서 다양하게 인용되고 있다. 이러한 인용이 빅터 프랭클의 의도와 부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의 의식이 생존을 가늠하는 중요한 조건이 있다는 데는 동의할 밖에 없다.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닐 테지만. 



엘리 위젤의 『Night』에서는 고통받는 개인이되 유대인으로서의 자각이 부각되는 느낌이다. 선택하고, 인도하고, 사랑하고, 보호하겠다 약속했던 신은 정작 자신들이 고통받고 죽임 당하는 바로 지금 어디에 있느냐는 애끓는 외침은 작품 전체를 꿰뚫는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For God’s sake, where is God? 

And from within me, I heard a voice answer. 

“Where He is? This is where – hanging here from this gallows.” 



『Dawn』에서는 아우슈비치의 생존자로서 이제 테러리스트가 엘리사의 고민과 갈등이 주를 이룬다. 납치된 저항군 데이빗 모쉐의 처형에 대한 복수로 영국인 도슨의 처형 임무를 맡게 엘리사는 임무를 마쳐야 하는 새벽녘까지 고민에 고민을 더한다. 그의 앞에는 임무가 놓여 있다. 그는 첫번째 살인을 하게 것이고, 도슨은 첫번째 희생자가 것이다. 



In their eyes I should be forever branded a killer. There are not a thousand ways of being a killer; either a man is one or he isn’t. He can’t say I’ll kill only ten day. He who has killed one man alone is a killer for life. (55) 



이제 영원히 살인자가 엘리사. 아버지와 어머니, 거지와 랍비, 친구 예라크미엘이 그를 찾아온다. 이미 죽은 그들이 엘리사를 찾아와 임무를 앞둔 그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본다. 엘리사는 유령들에게 말한다. 판단하지 마세요. 하나님을 원망하세요. 이게 하나님 때문이라고요!


영국인 포로 도슨을 죽이기 위해 그를 증오하겠다 마음 먹는 엘리사. 하지만, 처음 만난 도슨은 생기고 단정한 사람이다. 옥스포드에 다니는 아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아들을 위해 외과의사 같은 손으로 메모를 남긴다. 도슨은 첫번째 살인의 두려움에 떠는 엘리사를 도리어 위로해 준다. 엘리사는 적국에 의해 처형당한 동료 데이빗을 상기하며, 도슨을 미워하려 애쓰지만, 그의 노력은 쓸데없다. 시간이 점점 다가온다. 이제 10 남았다.  5.  2.  1. 


도처에 도사린 죽음의 위협을 이겨내고 끝내 살아남은 엘리사는 이제 살인자가 된다. 어떤 변명도 의미가 없다. 사람을 죽인 사람은 영원히 살인자일 뿐이다. , 엘리사는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얼굴을 가진 어둠이 그를 찾아온다. 



The tattered fragment of darkness had a face. Looking at it, I understood the reason for my fear. The face was my 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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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7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27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27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27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17-10-27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엘리 위젤의 책을 읽어 보진 않았지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핍박하는 급진적 시오니스트
라는 말에 저히 꺼려지더군요.

단발머리 2017-10-27 15:07   좋아요 0 | URL
네~~ 사실 이 책은 교보문고에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작가의 책을 표지만 보고 구입했거든요.
<나이트> 읽으면서 작가 서치를 해봤더니 급진적 시오니스트 이야기가 있더라구요.
레이건 대통령 서독갔을 때 일화건도 있고요ㅠㅠ
작품 그 자체로서는 참 훌륭하지만, 작가에 대한 정보를 알고 나서는 조금 꺼려지는 부분이 있기는 해요.
 


오늘 아침. 언덕을 따라 뛰어 올라가는 아이에게 라이트 세이버(광선검의 일종으로 보라색임) 빠이빠이를 해주고 신호등을 건너 학교 쪽으로 뛰어가는 아이를 눈으로 좇았다. <김어준의 뉴스 공장> 들으며, s님과 ㄷ님 서재를 오가며, 우유, 보리차, 와인을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왼손으로는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눈으로 훑고 있을 , 이것을 보게 된다. 



<창비학당> 

여성 상위? 비혼? 고양이? 여행? ‘한남사회에서 어떻게 살까? 

문재인 정부와 젠더? 여성이 군대 가면 평등해질까? 

<정희진의 페미니즘, 있습니다>



나는 어제 애정하는 님과 정희진쌤 강의에 대해 문자를 나누다가 정희진쌤 12 연속 강의 열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는데, 강의가 그런 거였다. 토요일마다 4시간씩 3. 12시간. 이것 괜찮은데, 하면서 시간표를 확인하는데, 어렵쇼? 강의 시작이 11 11 토요일 2시인거다. 그런데, 시간에 정희진쌤은 다른 강연이 예정되어 있다. 어떻게 아냐고? 내가 정희진쌤의 11 11 2 강의를 신청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여, 나는할일 없어 노는 것은 아니고, 일이 많지만 다만 하지 않을 뿐인 사람인 나는, 그냥 단순하게 시간이 많은 사람인 나는… 9 12 창비학당에 전화를 하기에 이른다. 다정하게 여보세요,라고 말하던 남자는 정희진쌤 창비학당 강의시간에 정희진쌤은 곳에 있지 못할 거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사람은 누구인지, 그것 때문에 전화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지만, 아무튼 안내에 따라 (ㄷ도서관이 아니라, ㄷ정보문화센터요) 해당 강의를 찾고 날짜와 시간을 확인했다. , 정말 그렇네요. , 제가 강의를 전에 신청해서요. (아직 창비 강의를 신청한 것은 아니지만, 정희진쌤 스케쥴이 이렇게 꼬이면 되니까) 전화 드린 거예요. 그럼 이만. 그제서야 남자는 다급하게,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의 톤으로 말했다. 상황 종료. 




아침부터 정희진쌤 스케쥴을 관리하다 보니, 정희진쌤이 생각나고, 11월에 만날 , 책을 사서 사인을 받아야 할지, 여기저기 밑줄에 포스트잇 플래그가 덕지덕지한 책들을 그냥 가져가도 되는지, 잠깐 고민의 시간을 가진다. 







내가 사랑한 사람이 정희진쌤만은 아니다. 나는 강신주를 사랑했고, 필립 로스를 사랑했으며, 마거릿 애트우드를 숭앙한다. 그리고 정희진쌤을 좋아한다. 좋아하면서 존경하고, 사랑하지만 부담스럽다. 





여담이지만, 내가 하는 사회를 위한 유일한 실천은 물건을 사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먹을거리 외에는 거의 구입하지 않는다. 기본적인 가구도 없다. 승용차는 물론 운전면허증도 없고, 텔레비전, 헤어 드라이기, 전자레인지 가전 제품이 없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냉장고도 사용하지 않는다. 휴대전화 없는 생활이 그토록 비난받고 불편을 감수해야만 하는특이한삶인가? 생각에는 특이한(게다가바람직하지 않은’)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낯선 시선>, 185) 









페미니스트라고 해서 모두 그녀처럼 사는 아니다. 이렇게 사는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글을 읽을 때마다 신념을 지키기 위한 그녀의 강박이종교적이라고 생각했다. 화장을 하지 않는다는 그녀의 얼굴을 상상할 , 자꾸 수녀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리고, <페미니스트 유토피아>에서 이런 문장을 보게 된다. 


엄마는 수녀였다. 










순간이 영원인 것처럼, 여러분 자신은 바로 여러분입니다,라고 말해줬을 , 나는 강신주를 사랑했다. 

자네는 수집했네,라고 말해줬을 , 필립 로스를 사랑했다. 

그리고, 지금은 정희진이다. 






언어는 사회적 약속이지만, 약속을 정하는 모든 사회 구성원이 참여하지도 않으며, 약속은 계속 변화한다. 세상의 모든 지식은 오해, 오식, 편견,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울 없다. 객관적, 중립적, 보편적 지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언어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해에 따라 진리가 폭력이 수도 있고, 백해무익한 정보가 절실한 신앙이 수도 있다. 이처럼 언어는 신이 만든 공정한 말씀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사회적 산물이다. 누군가 먼저 말한 사람(주체) 있는 것이다. 당연히, 언어는 필연적으로 당파적이다. 이분법은 언어가 만들어지는 가장 일차적인 원리다.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29)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을 나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페미니즘에 대해 말할 , 사람들은 그것이남성 권리에 대한 침범이나여성의 과격한 권익 요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시작점을 그렇게 잡으면사실은 그렇지 않아!’라는 외침이 이성적인 논의 자체를 불가능하게 한다. 지금까지의 역사는 남자의 입장에서 기술되어 왔다. 그것만이객관적인서술이라고 주장한다면, 이런 객관성에 도전하는 주장들은 여자들의 억지이거나 정신 나간 남자들의 떼쓰기라고 폄하된다. 





나 역시 젠더와 성에 대해 진화심리학자들이 말하는 방식들 가운데 특정 부분을 선택적으로 보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들처럼 동기도 이념적이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나는 내가 객관적인 주장을 제시하고 있다고 주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그러니 남성의 공격성과 여성의 조신함을 기본축으로 하는 문화를 예찬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라. 이러한 예찬이 과학적으로 정당하다는 말만은 제발 하지 말아 달라. (<나는 과학이 말하는 성차별이 불편합니다>, 35) 








역사적으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불평등한 처지에 있었고 현재까지 그러하다, 주장이 편협하게 들릴 수도 있다는 인정한다. 또한 오해, 오식, 편견,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울 없을 테니까. 게다가 나는 그러한 불평등한 지위에 처해있던 여자가 아닌가. 하지만, 남성과 여성은 비교적 평등했고, 요즘에는 오히려 여성 상위 시대라는 자신의 주장이 객관적, 중립적이라는 말은 하지 말아 달라.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 곳이 바로 페미니즘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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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7-10-26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앗 라이트세이버 빠이빠이도 짱 멋진데 희진쌤 스케쥴 관리까지~단발머리님 멋져요~♥

단발머리 2017-10-26 18:34   좋아요 0 | URL
저는 그렇게까지 멋지지는 않아요.

흙당근과 닭가슴살 볶음밥과 신디사이저 커버와 키친크로스와 ˝토옴~~~!!˝이 가능한
아른님이 진짜 멋지죠~~
그래도 저 멋지다고 해주셨으니, 12정도 멋진걸로 할께요. ㅎㅎㅎㅎ

2017-10-26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시간씩 30주가 아닌게 다행인거죠?
‘내가 하는 사회를 위한 유일한 실천은 물건을 사지 않는 것이다‘ ←책꽂이도 없이 책을 쌓아두셨을 거 같고, 운전 좋아해서 더 더 더 좋은 차를 종류별로 갖고싶다라고 방금 생각한 저는 몹시 부끄럽습니다...^^;;;

단발머리 2017-10-26 18:45   좋아요 0 | URL
원래 30주 정도는 해줘야 나 좀 공부 좀 했다~~ 하는건데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더 더 더 좋은 차가 어떤 걸까요?
운전을 좋아하지만 마을버스 노선인 저는 그게 궁금합니다.^^

유부만두 2017-10-26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에도 라이트 세이버 (파란색) 있습니다. 부우우웅~ 비이이잉~

단발머리 2017-10-26 19:19   좋아요 0 | URL
저도 라이트 세이버 좋아하는데, 소리가 참 활달하다 보니 건전지가 빨리 닳아요.
저희집꺼는 현재 건전지 없이 입으로만 부우우웅~ 비이이잉~ ㅎㅎㅎㅎㅎㅎㅎㅎ

레삭매냐 2017-10-26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선가 읽으니, 무소유의 삶을 직접 실천하시는 분이라고 하더군요. 소비물신주의 시대에 정말 쉽지 않을 텐데 말입니다.

단발머리 2017-10-26 19:25   좋아요 0 | URL
<낯선 시선>에서 스마트폰이 주민등록증처럼 신분증, 시민권 증명서로서 기능한다고 비판하기도 하셨는데요.
그것부터 시작해서 생활 전반이 정말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이신 듯 해요.
먹는 것 이외에 무엇이든 사지 않는다...고 하시는데, 정말.... 놀라운 일이죠.

단발머리 2017-10-26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여~~~

<창비학당>에서는 정희진쌤의 11월 11일 강의를 11월 12일로 변경했다고 합니다.
용기 내어 전화한 저한테 조금 고마워해 주시기 바랍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물론 저는 정희진쌤을 위한 것이었지만요.^^

공쟝쟝 2021-01-28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저 이 책 읽다가 ... 수녀다.. 보고 할말잃어서 검색하다 단발님 페이퍼 만났어요 ㅋㅋ

단발머리 2021-01-28 13:47   좋아요 1 | URL
수녀다!에 놀란 사람, 여기 추가요.
쟝쟝님이 정희진쌤 책 읽으니까 나도 다시 읽고 싶어져요.
<페미니즘의 도전>도 다시 도전하려고 새 장정으로 구입해 두었는데, 아직은 고이 보관 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문학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기대를 가지고 읽은 아닌데, 큭큭하게 되는 지점이 군데 있다. 먼로가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애트우드가 내가 아니지,하며 무척 기분 나빠했다는 이야기도 그랬고, 예루살렘상, 카프카상을 이야기하면서일본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상을 받고 나서야 상들에 대한 관심이 크게 일었다같은 대목이 그랬다. 체코에 인연이 깊은 작가가 수상하는 걸로 알려졌던 카프카상을 하루키가 받을 있었건 체코어로 간행된 책이 이상이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었다는데, 하루키가 카프카상을 받은 2006년이해변의 카프카』 체코어로 번역된 해였다, 이런 대목도 재미있었다. 








도코 새삼나는 좋아할까하고 생각해봤더니캐나다에 사는 아주머니가 문학을 좋아한다 답이 나왔습니다(웃음). 요컨대 마거릿 애트우드 Margaret Atwood 앨리스 먼로지요. 특히 애트우드는 저에게 신에 가까운 존재입니다. …… 먼로가 어떤 사람인가 하면, 경력이 너무나 수수해서 좋아요(웃음). 인구가 3 명밖에 되는 작은 도시에서 태어나 대학을 중퇴한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는 틈틈이 단편을 썼습니다. 남편과 서점을 경영하기 시작하는데, 오후에는 가게를 지켜야 하니까 오전 중에만 차분히 책상 앞에 앉아 계속 썼던 사람입니다. 인터뷰도 재미있는데, 여성이라는 것부터가 이미 빈곤층 남성이 작가가 되려 때만큼의 어려움을 깔고 가는 길이었다고 말합니다. 항상 자신에게는 권리 같은 주어져 있지 않다거나 세계의 구석에서 비주류로 활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계속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 사람이 노벨문학상을 받다니, 그것만으로 경사스러운 일이지요. (23-24) 







































2.  





교통사고를 당한 오기. 옆자리에 탔던 아내는 하늘로 날아오르고, 오기는 전신마비 상태가 되어 유일한 가족인 장모의 보살핌을 받게 된다. 아내의 방을 사용하게 되고, 아내의 기록들을 보게 되면서 오기의 결혼 생활에 대해 알게 장모. 예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오기를 본다. 장모의 변화를 눈치챈 오기는 장모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팔다리의 힘을 키운다. 몸을 조금씩 움직일 있게 됐다는 오기의 말을 간신히 알아들은 물리치료사가 장모에게 사실을 전하는데 








집을 나서면서 장모와 문제를 두고 길게 얘기를 나눈 같았다. 당연하게도 물리치료사가 대문을 나선 얼마 장모가 오기의 방으로 들어왔다. 

어디 한번 일어나보게. 걸어서 나랑 같이 정원으로 나가보세.”

장모가 오기에게 손을 내밀었다. 어두웠지만 장모가 활짝 웃는 보였다. (196) 



자신은 가정에 충실했다고, 아내를 사랑했다고 기억하지만, 실제는 어땠을까. 오기의 기억과 아내의 기록은 이렇게 다를까. 






3. 셰익스피어 일러스트 소극장 






















아이들 보라고 대출했는데, 그림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 나도 모르게 책장을 넘긴다. 목차를 살펴보니, 셰익스피어의 비극보다 희극을 많이 읽었다. 희극이 짧아서인가. 비극 중에서 제일 먼저 읽고 싶은 작품은 <리처드 3>. 영국인들이 가장 싫어한다는 바로 , 리처드 3. 





















4. 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




소설 다섯 편을 모은 연작소설집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 네번째 작품 <다시 그곳으로>에서, 섬사람들은 동물들과 함께 고향섬으로 가는 배에 오른다. 동물들의 울음과 불안한 움직임, 바다에서의 경험을 통해 섬사람들은 풍랑이 것을 예상하고, 선장과 배의 운행에 대해 상의해 보려 하지만, 일등항해사는 선장과의 만남을 무조건 불허한다. 그가 말하는 하나다. 선장은 최고의 전문가다. 선장의 결정은 언제나 옳다. 희생을 치루고 간신히 섬에 도착한 섬사람들이 일등항해사에게 말한다. 








당신네 배의 선장님은 신이 되고 싶었던 모양이오.”

무슨 뜻이죠?” 

일등항해사가 물었다.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존재이면서도 얼굴을 보지 못한다면 그게 아니겠소?” (141)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추측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보고를 받았다는 대통령이 어디에 있었는지, 누구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저번 주에 박근혜의 구속 영장 연장이 확정되었다. 구속 기간은 2017 10 17일부터 내년 4 16일까지다. 누가 일부러 이렇게 맞추려해도 맞추기 어려운 아닌가. 아니면, 누군가 이렇게 맞추고 있는가. 조직적 국정 농단이 이렇게 드러난 것처럼. 거짓말처럼 우리 앞에 이렇게 드러난 것처럼. 정말 누군가 이렇게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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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10-17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번 책, 저도 저 인용하신 대목 ㅋㅋㅋ 애트우드 찬송 구절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그러나 그 이외에는 아무것도 기억나지가 않습니다....ㅠ

단발머리 2017-10-17 12:57   좋아요 0 | URL
저에게는 신의 가까운 존재다~~~ 할 때 저도 맞아, 맞아 했습니다.
작품은 <시녀 이야기> 하나 읽었지만 ㅠㅠ, 정말 압도적이었죠.

줌파 라히리는 인도인도 미국인도 아니다, 희망없는 이야기를 구사한다, 좀 차갑다.... 이런 이야기랑, 필립 로스는 동유럽 문학이다, 이런 이야기도 재미있었지요 ㅋㅋㅋ

syo 2017-10-17 12:59   좋아요 0 | URL
제게 제일 재밌었던 건 ˝세계8대˝ 문학상에 아쿠타카와랑 나오키를 넣었다는 거였어요. 역시 일본.

단발머리 2017-10-17 13:03   좋아요 0 | URL
책 표지를 보던 가족 중 1인도 똑같은 질문을 했더랬죠. 아쿠타카와랑 나오키는 뭐야?
그래서 저도 syo님과 똑같이 말했거든요.
일본이잖니. 역시 일본.

cyrus 2017-10-17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노벨 문학상을 애트우드가 받길 염원했습니다. 《시녀 이야기》 드라마판 반응이 좋아서 올해 그녀가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적절한 해라고 생각했어요. ^^

단발머리 2017-10-17 13:05   좋아요 0 | URL
네, 무슨 도박사이트에선가도 예상순위 3위였는데. 저도 많이 아쉽더라구요.
애트우드가 노벨문학상 타서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을텐데... 하고 생각했었죠.

다락방 2017-10-17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애트우드의 [도둑 신부]를 오만년전에 겨우겨우 읽어낸 경험이 있는데, 지금 다시 읽으면 아마 더 잘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되게 지루하게 읽었던 것 같은데 내용은 생각이 안나요. 아아 다시 읽어보고 싶다..그렇지만 저는 아직 시녀이야기도 안읽었죠...(시무룩)

단발머리 2017-10-17 13:55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은 애트우드의 <도둑 신부>를 진작에 읽으셨군요.
저는, <시녀이야기>도 리커버로 나오면서 화제도 되고, 알라딘에서 여럿 분들이 읽으시면서 극찬하셔서 읽게 됐는데, 책을 딱 잡자마자 다른 모든 책들이랑 잠시 안녕~~ 했다는^^

전 읽은게 <시녀이야기> 뿐이지만, 다락방님도 작가의 ‘목소리‘에 반하게 되실거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나찌 독일이 여성을 생물적인 역할에만 억압하기 위해 내세운 어린애, 부엌, 그리고 기도 Kinder, Kuche, Kirche’라는 슬로건을 연상했다. (옮긴이는 Kirche기도라고 번역했지만, ‘교회라는 번역도 가능할 것 같다.) 그러나 여기는 나찌 독일이 아니다. 여기는 여성들에게 모든 활동 영역이 열려 있는 미국이다. 그러면 왜 미국의 이상적인 여성상은 가정 밖의 세계를 거부하는가? 왜 여성을 하나의 노력, 하나의 역할, 하나의직업으로만 억압하는가? 얼마 전만 해도 여성들은 이 세계 속에서 남녀평등과 인간의 위상을 확보하려는 꿈을 가지고 투쟁했다. 그런데 도대체 여성들의 꿈은 어떻게 변했으며, 어떻게 이 세계를 외면하고 가정 속으로 되돌아갔을까? (여성의 신비, 90)

 

여성을 가정에, 부엌에, 아이들 양육에 가두어 두려는 시도는 21세기에 조금 다른 양상으로 바뀐다. 이제 가정은 아이를 입히고 먹이고 씻기는 장소일 뿐 아니라, 학교, 학원과 함께 교육의 장이 되어 버렸다. 모든 경쟁이 칭송 받는 시대, 경쟁의 승자만이 박수 받는 시대에 최고 승자는 최고 지점에 도착한 사람이고, 사람들은 그 판단의 근거로 학교 이름을 사용한다. 아이가 어느 대학에 들어갔는가에 따라 엄마의 역량이 평가되는 시대. 그런 시대가 왔다.


엄마는 교육 매니저다. 요즘 엄마들은 우리 애가 영어를 못 해요,라고 말하지 않는다. 우리 애는 문법에는 강한데, 작문에 약해요,라고 말한다. 요즘 엄마들은 우리 애가 수학을 어려워해요,라고 말하지 않는다. 우리 애는 연산은 빠른데, 도형에서 헤매요,라고 말한다. 엄마는 교육 매니저다. 아이의 성적이 곧 엄마의 능력이다. 3년 전인가, 임원아이들 엄마 모임에 나갔다. 순서에 따라 엄마들은 영어 학원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한 엄마가 아들이 다니는 영어 학원 이름과 레벨을 말했다. ㅊㄷ학원 bridge예요. 함께 있던 엄마들은 저도 모르게 탄성을 쏟아낸다. ~ bridge예요? 영어 잘 하는구나. , bridge예요. 이제는 대학 이름도 아니고, 영어 학원 레벨에 따라 엄마 레벨이 결정되는구나. 강남 8학군도, 목동도 아닌 조용하고 평범한 서울 구석에서도.

 

여성의 지위는 평가하기 어려운 지표이다. 경제력과 교육수준이 높다고 해서 가정 폭력과 성폭력에서 자유로운 것도 아니고, 한국의 여성 지위가 특히 제3세계와 다른 점은 교육 수준(최상층)과 노동 시장 진출(최하위)이 극도로 반비례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구조에서 고학력 여성들은 비혼을 택하거나 노동 시장에 진출하는 대신 중산층 가정의 신화를 현실로 만드는데서 자아를 실현하려고 한다. 여성들은 가족 내 성 역할에 충실함으로써, 특히 자녀 교육을 인생의 목표로 삼으면서, 한국 사회 특유의 가족주의를 만들어낸다. 학벌, 계급, 부동산 문제 등 사회 부정의를 양산하고, 여성에 대한 혐오를 가중시킨다.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52)

 

누구든 물어봐 주었으면 좋겠다. 엄마들은 왜 아이의 영어 성적에, 학원 레벨에 집착하는가. 왜 사교육 확장의 주범이 되어 가는가. 왜 입시위주 교육의 확장에 적극적인가. 왜 그러한가.


사회가 그 역할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점수에 맞춰 대학에 진학하고, 학점과 스펙으로 가공된 인재만이 대기업의 높은 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 지방대, 인문대, 여학생들은 가공할만한 그 벽에 가까이 가볼 용기마저 잃어버렸다. 서울의 유수한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취업의 문이, 정규직의 문이 바늘귀처럼 좁아진 채로 10년 이상이다. 점프의 시작점은 대학 이름이다. 대학 이름에서부터 시작이다. 실력은 오직 점수로만 평가된다. 결국, 대학 입시가, 대학 이름이 평생을 좌지우지하는 세상에서, 엄마들은 교육 전쟁에 뛰어들 수 밖에 없다. 압력은 외부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다. 내부에서 들려오는 압박 또한 만만치 않다. 당신은 (집에서 놀면서) 애들 공부 안 챙기고 뭐해?


불합리한 사회를 한 번에 바꾸는 일은 요원하다. 어떤 식으로든 사람들은 사회에 적응하고, 적응하려 노력한다. 엄마들은 두 팔을 걷어부치고, 학교와 학원 입시설명회를 쫓아다닌다. 초등학교 6학년에 고등학교 수학을 다 떼었다(떼었다,는 정확한 표현이다. 배웠다 혹은 익혔다,가 아니다. ‘떼었다유의어는돌렸다’)는 대치동 그 아이는 한 명이 아닐 것이다. 선행 학습과 바로 이어지는 선행 학습. 선행 학습 인생.


나치 독일은 어린애, 부엌, 그리고 기도를 여성의 영역으로 설정하고, 여성이 가정 이외의 영역에 들어서는 것을 불가능하게 했다. The Feminine Mystique이 쓰여질 당시, 미국 주부들은 마루바닥을 윤이 나게 닦으면서 넘쳐나는 기쁨에 오르가즘을 느낀다고 고백하고는 했다. 쿠키, 케이크 홈베이킹, 일주일에 한 번씩 세탁하고 다림질하는 커튼. 깨끗하고 안락한 가정, 영양학적으로 완벽한 식사,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들. 여성을 하나의 역할, 하나의 직업으로만 규정하며, 그것만이 여성의 이며 소명이며 기쁨이라고 반복해서 말하는 사회에서 여성들은 자신의 역할과 임무에 충실할 수 밖에 없다. 현재는 그에 더하여 교육’, 정확히는 자녀의 명문대 입학이라는 특별 사명까지 주어졌다.

 

 

남자와 마찬가지로 한 사람으로서의 자신을 알고, 자아를 발견하는 유일한 길은 여성 스스로의 창조적인 작업에 있다. 다른 길은 없다. 그러나 어떤 직업이든 다 해답이 되는 건 아니다. 직업이 여성에게 올가미를 벗어날 수 있게 하는 방편이 되려면, 일생의 설계로서 진지하게 자리매김 되어야 하며 사회의 일부분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여성의 신비>, 561)

 

 

결혼 후에 접촉하는 사회와 세계는 아무래도 아이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땡땡땡엄마가 아니라, ‘땡땡땡으로 살려고 하면 무엇하겠는가. 그녀/그들의 핸드폰에, 나는 땡땡땡 엄마인 것을.

 

땡땡땡 엄마와는 가깝지 않을 게 분명한, 자아 발견과 창조적인 작업에 대해 생각한다. 일생의 설계와 사회의 일부분으로 성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땡땡땡 엄마 아닌 나, 땡땡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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