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50년째 살고 있습니다만
이유진 지음 / 예미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 이유진은 1970년생이다. 딸 넷의 둘째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독립적인 삶을 꿈꿨다. '여자', '결혼'이라는 굴레에 갇혀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억압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저자에게도 평생 굴레처럼 느껴진 남자가 있다. 바로 아버지다. 이유진의 책 <아빠와 50년째 살고 있습니다>는 제목 그대로 저자가 50년 동안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겪은 일들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고1 때 저자는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으려고 애쓰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사기를 당하고 땅문서를 빼앗겨서 가족 모두가 고생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아버지도 그런 자신의 성격이나 팍팍한 현실 때문에 괴로워했다는 것을 알고 이해한다.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자란 덕분에 행여 남들에게 이기적이라는 소리를 들을지언정 손해는 보지 않고 주변에 폐 끼치지 않는 삶을 살게 되었다. 


지금이야 독신이나 비혼, 혼족 같은 말이 낯설지 않지만, 저자가 2,30대였을 때만 해도 여자는 으레 이십 대 초중반을 넘기면 결혼을 해야 하고 이십 대 후반만 되어도 '노처녀' 소리를 들었다. 그런 시절에 저자가 결혼 압박에 시달리지 않고 스스로 돈을 벌고 여행을 하고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도 아버지 덕분이다. 아버지는 딸들에게 '네 주먹을 믿으라'고 하셨다.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말고 너 자신을 믿으며 믿는 대로 살라는 말씀이셨다. 이런 아버지가 많으면 여성들이 지금보다 더 독립적이고 자유롭게 살 텐데. 


저자는 사부곡이나 마찬가지인 이 책을 쓰면서 아버지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50년이나 함께 살았지만 자기 사는 게 바빠서, 다른 가족들도 있으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나도 아버지와 함께 산 지 삼십여 년이 넘었지만 아버지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다. 어느덧 환갑을 넘기셔서 기력도 많이 쇠하시고 건강도 안 좋으신데... 함께 사는 동안 아버지에 대해 더 알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꽃 한 송이 하실래요 - 불완전한 나에게 꽃이 전하는 말
홍사라 지음 / 책이있는풍경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많은 일들이 지나가는 동안 늘 내 곁엔 꽃이 있었다. 그래서 꽃은 나에겐 '일상'이다." 플로리스트 홍사라의 책 <꽃 한 송이 하실래요>의 서문에 나오는 문장이다. 유전공학과 뇌신경과학을 전공한 저자는 더 늦기 전에 평생 사랑하며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플로리스트로 진로를 정했다. 그렇게 진로를 결정하고 플로리스트의 세계에 입문한 지 올해로 17년. 5성급 호텔과 국제 행사, 셀럽 행사, 브랜드 행사 등의 플라워 데커레이션을 담당하며 화려한 경력을 쌓은 저자는 현재 꽃과 사람을 연결하는 플라워농장과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꽃 한 송이 하실래요>에는 튤립, 아네모네, 매그놀리아, 해바라기, 은방울꽃, 프리지어 등 37가지 꽃에 관한 이야기와 저자가 플로리스트로서 일하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바라보기만 해도 활기가 생기고 기분이 좋아지는 해바라기의 꽃말은 '기다림', '일편단심'이다. 저자는 해바라기를 볼 때마다 벌써 십여 년째 사귄 친구가 생각난다. 주변 사람을 잘 챙기고 함께 있으면 기운을 북돋아주는 친구의 성격이나 모습이 해바라기를 닮았기 때문이다. 곁에 있으면 나를 태양으로 만들어주는 해바라기 같은 친구. 그런 친구가 있으면 힘들 때도 기운이 나고 자꾸만 보고 싶어질 것 같다. 지금 당장 곁에 그런 친구가 없다면 해바라기를 곁에 두고 보는 것도 괜찮겠다. 


프리지어는 저자의 인생을 바꾼 꽃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석사 논문을 마치고 박사 과정 진입을 앞둔 어느 날, 저자는 옆 실험실의 괴짜 오빠가 점성술로 점을 쳐준다고 해서 점을 봤다. 진짜 재능은 다른 데 있다는 점괘를 받고 웃으며 자리를 떴지만, 자꾸만 점괘에 마음이 쓰이고 다른 진로가 있는 게 아닌지 알아보고 싶어졌다. 그러다 우연히 플로리스트의 세계를 알게 되었고, 처음 플로리스트 학원에 들어섰을 때 맡은 프리지어 향기가 너무나 좋아서 플로리스트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저자의 새로운 시작을 이끌어준 프리지어의 꽃말이 '새로운 시작, 긍정적인 마음, 당신을 응원합니다.'라는 게 아무래도 우연 같지 않다. 나의 '프리지어'는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그 (용한) '괴짜 오빠'는 어떻게 지내고 계실까 ㅎㅎ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꽃이 되는 시간을 위하여 - 연엽산 비구니 시인 원임덕 시집
원임덕 지음 / 스타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는 쓰는 게 아니라 비춤이다. 시는 나를 비추고 다시 내가 거울이 되게 한다." 원임덕 시인의 시집 <꽃이 되는 시간을 위하여> 중 '시인의 말'에 나오는 문장이다. 승려인 저자는 2000년 계간 '한국문학예술' 시 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해 현재까지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 출간된 시집 <꽃이 되는 시간을 위하여>에는 저자가 경상북도 문경 연엽산 산사에서 수행하는 틈틈이 쓴 시 70여 편이 담겨 있다.


표제작 <꽃이 되는 시간을 위하여>는 총 세 편의 시로 구성된 연작이다. '햇살', '돌멩이' '바람', '꽃', '매미' 같은 자연물이 시어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 눈에 띈다. 저자가 연엽산 산사에서 매일같이 수행하고 우주의 삼라만상에 대해 고찰하며 쓴 시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고, 인간이든 자연물이든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에게 공평한 시선을 주는 스님의 신분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모든 생명이 살아 있고, 살아있음으로써 나와 만날 수 있었다는 사실이 감사하고 다행이라는 구절이 마음에 와닿았다. ("지금은 모든 것이 너무나 '다행'이라는 것입니다. / 다행이라 여길 수 있다는 것이, 더욱 다행이라는 것입니다." - <꽃이 되는 시간을 위하여 2> 중에서) 


<흙수저의 변명>이라는 시도 인상적이다. "어떤 도시에 사는 중은 / 나더러 흙수저를 잡고 / 산다카더라."라는 구절로 시작하는 이 시에서 화자(혹은 저자)는 "나는 시줏돈으로 / 고양이 강아지 밥이나 먹이지만 / 숟가락에 녹슬 때까지 / 윤이 나게 닦으리라."라고 답한다. "금수저도 부처님 숟가락 / 흙수저도 부처님 숟가락 / 언젠가는 그 숟가락도 / 임자가 없으리."라는 구절에서는 인생의 환난으로부터 해탈하고 도를 깨우친 듯한 느낌마저 든다. 현실의 모든 것은 끊임없이 달라지고 변화하니 영원한 금수저도 흙수저도 없다. 다만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성실하게 해내면서 열심히 살라는 메시지로 읽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감했더니 아이의 태도가 달라졌어요
곽윤정 지음 / 메이트스쿨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은 어른들의 말에 절대 귀 기울이는 법이 없지만, 반드시 그들을 모방한다." 이 책의 도입부에서 발견한,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제임스 볼드윈의 말이다. 곱씹을수록 두렵고 섬뜩한 말이다.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열 마디 말로 전해줘도 아이들은 듣지 않고 오로지 그들의 행동 한 번을 보고 배운다니. 부모라는 자리가 얼마나 고단하고 어려운지 경험해본 적은 없지만 짐작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세종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곽윤정이 쓴 <공감했더니 아이의 태도가 달라졌어요>는 뇌발달적 관점에서 부모의 공감 능력이 아이의 정서 발달과 지능 개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책이다. 1장과 2장에서는 각각 아들과 딸을 키울 때 필요한 공감 능력에 관한 설명이 나온다. 남자아이는 여자아이에 비해 뇌량이 좁고 뇌세포도 덜 발달되어 있어서 감정 처리 능력이 떨어지고 말이 늦은 편이다. 그렇다고 남자아이가 감정을 전혀 못 느끼거나 정말 무딘 건 아니다. 부모가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00가 속상했겠다.", "00가 아까 그렇게 행동하니까 엄마/아빠가 속상했어."라는 식으로 감정이나 기분에 관한 말을 자주 들려준다면 아들이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눈치껏 행동하는 능력이 길러질 것이다. 


반대로 여자아이는 남자아이에 비해 뇌량이 굵기 때문에 좌뇌와 우뇌의 정보 전달이 빠르고 감정 처리 능력이 빠른 편이다. 오히려 여자아이들은 감정이 너무 많거나 감정에 잘 휘말려서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부모가 딸과 대화할 때 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하면서 딸이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지 않도록 쿨 다운(cool down) 시켜주는 것이 좋다. 다른 관점을 제시하거나 다른 화제로 돌리는 식이다. 단, 딸과 대화할 때 딸이 느낀 기분이나 감정에 대해 비난하거나 평가하는 태도를 취하면 딸이 상처를 받고 더 이상 부모를 신뢰하지 않게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청소년들은 성인에 비해 자신들의 감정 상태를 정확하게 인지하거나 파악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슬프거나 우울한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들은 우울감을 짜증이나 예민함, 외로움 등의 감정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고, 이것이 심해지면 반항적인 태도, 심한 변덕, 집중력 저하, 두통이나 복통 같은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여자아이들은 여성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우울증을 겪으면서도 스스로 우울하다고 느끼지 못하거나 우울하더라도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부모가 "나도 네 나이 때 그랬던 것 같아."라고 공감해 주고 위로해 주는 말을 하면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짜 캠핑 요리 - 버너 하나로 간편하게 만드는 베스트 캠핑 레시피 140
이미경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19의 여파로 캠핑이 새로운 여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집은 답답하고 호텔이나 펜션은 사람들과 접촉할 위험이 있으니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안전하게 야외 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캠핑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미 캠핑의 매력에 푹 빠진 캠핑족은 물론이고 예비 캠핑족들까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책을 만났다. 작은 코펠 하나와 미니 버너 하나만 있으면 맛있고 몸에도 좋은 캠핑 요리 140가지를 만들 수 있는 요리책 <진짜 캠핑 요리>이다.


<진짜 캠핑 요리>에는 캠핑 요리의 꽃으로 손꼽히는 바비큐 레시피부터 캠핑장에서 간단히 만들어 한 끼 뚝딱 해결할 수 있는 일품요리, 한국인이 사랑하는 밥과 찌개 레시피, 아이들을 위한 키즈 음식, 텐트 속에서 즐기면 더 특별하고 맛있는 카페풍 음료와 디저트 레시피 등이 담겨 있다. ​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흔한 재료와 최소한의 캠핑 도구를 이용해 만들 수 있는 레시피라서 간단하고 유용하다. 남은 재료를 활용해 만들 수 있는 에코 푸드 레시피도 담겨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실제로 캠핑을 해본 경험이 다수 있는 캠핑 요리 고수들의 팁이 특히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