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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스럽게 밥 2
오카자키 마리 지음, 김진수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20년 7월
평점 :
오카자키 마리의 <소란스럽게 밥>은 미대 동기 세 명이 한지붕 아래 살면서 매일 맛있는 저녁밥을 함께 만들어 먹는 내용의 만화다. 예술가를 동경하며 미대에 진학했지만, 졸업 후 평범한 회사에 취직해 평범한 직장인이 되어 살아가는 세 사람(한 사람은 퇴사했다)의 일과 우정, 사랑과 성장이 담담하면서도 진솔하게 그려져 있다.
2권에서 나카무라는 자신과 파혼한 후 잠시 다른 지사로 이동했다가 원래 자리로 복귀한 남자 동료가 또다시 자신에게 추근대서 머릿속이 복잡하다. 머리로는 이 남자와 다시 얽히면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는데, 한때는 열렬히 좋아했고 결혼까지 약속했던 남자이기에 모질게 굴지 못한다. 그러다 문득 '어떤 사실'을 깨닫고 이 남자에 대한 미련을 깨끗이 버린다. 사실은 섹스도 남자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이런 '각성의 순간'이 너무 좋다!)
마음에 상처를 입고 직장을 그만둔 치하루는 대학 시절 동기가 엄청 잘나가는 걸 알고 열등감을 느낀다. 때마침 그 친구가 치하루의 집으로 찾아와 오랜만에 함께 밥을 먹게 된다. 그러면서 알게 된 친구의 '사연'이 치하루의 마음을 부드럽게 위로한다. 여자친구들과 있을 때의 얼굴과 남자들과 있을 때의 얼굴이 다른 에이지의 모습도 재미있었다(참고로 에이지는 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