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일 년이 지나갈 줄 몰랐다.

아이들을 보내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채  말이다.

그래서 너무너무 미안하다.

 

지난 주에 고2 딸아이가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정말 보내기 싫었다.

내게 수학여행은 세월호 사고와 동의어가 되었기 때문이다.

 

수학여행이라는 말만 들어도 슬픔이 밀려오는데 그 수학여행을 보내야 했다.

채 일 년도 안 되어서 수학여행을 들먹이는 학교도 싫었고,

수학여행을 보내고 있는 나도 미웠다.

 

아이도 수학여행 가는 걸 내켜하지 않았다.

"엄마, 나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아이가 수학여행을 가면서 남기고 간 말이다.

 

수학 여행을 가 있는 동안 내내 불안한 마음으로 보냈다.

3박 4일 후

아이가 집으로 돌아오고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그리고 일 년 전 수학여행을 가서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엄마들의 마음이 떠올라서 내내 마음이 안 좋았다.

그냥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만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는 게 더 미안하다.

 

그 사고의 당사자들은 말할 것도 없지만

그 사고를 지켜본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가 아직도 깊디깊다는 걸 정치권은 알아야 한다.

 

잊지 않으려고 이렇게 몇 자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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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인 일요일 아침 팥죽을 쑤어 먹었다.

그리고
개봉하던 날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 <변호인>을 보러 갔다.

일요일 아침 늦잠에 빠진 아이들 데리고 나가기 힘든데
<변호인>을 보러 간다는 말에 순순히 따라나섰다.
그리고 영화를 보았다.

86학번인 나는 영화의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받을 수 있었다.
체루탄에 대한 기억 없이는 떠올릴 수 없는 학창 시절이 떠올랐고
송변으로 대신한 노무현 대통령 생각도 많이 났고 
가슴이 찌르르 
눈물이 울컥울컥 했다.

감동이 있고 개념이 있고 재미까지 있는 영화, 
변호인~

정말 어렵게 만든 영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국가와 국민의 관계에 대해 
정의에 대해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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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12-23 10:57   댓글달기 | URL
소나무님 86학번 이셨구나~~ 저도! ㅎㅎ
고문의 잔인함에 맘이 아팠어요. 차동영의 일그러진 영웅같은 모습도 안타까웠고....
재판에 이겼다고 생각한 과정에서의 반전이라니....

소나무집 2013-12-23 14:49   URL
이 영화에서는 실제 고문 현장보다는 많이 부드럽게 표현된 것 같아요.
제게는 당시 비슷한 경험을 한 선배랑 친구들이 여럿 있어요.
슬픈 시대였죠.ㅠ ㅠ

여울 2013-12-23 12:58   댓글달기 | URL

아^^ 봐야겠군요. 많은 분들이 추천하네요 - - 시국도 시국이고요 ㅜㅜ

소나무집 2013-12-23 14:49   URL
네, 꼭 보세요.
많은 사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대가 별로 좋아진 것 같지 않아요.

꿈꾸는섬 2013-12-28 13:28   댓글달기 | URL
요 몇달 영화 구경할새도 없었네요. 변호인 뭉클하단 소리 하도 들어서 보고 싶네요.
오랜만에 들렀지만 늘 잊지않고 살고 있어요.
2013년 얼마남지 않았는데 아름답게 마무리하시길 빌어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소나무집 2013-12-30 09:28   URL
정말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고 계시죠?
꿈섬 님도 올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순오기 2014-01-08 05:58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는 두번 세번 보고 싶어요. 가슴이 터질 듯 답답한 장면도 있지만....
새해 인사 왔어요~ 잘 지내지요?
지우랑 선우랑 옆지기님도... ^^

소나무집 2014-01-23 16:47   URL
순오기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변호인,
저도 한 번 더 봐야지 하고 있어요.

2014-07-14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9월이 다 가고 있는 일요일 아침 남편은 출근하고 아이들은 자고 있다.

밖에는 비가 내린다.

내일 모레면 시월, 이렇게 9월이 다 가고 있다.

내게는 아깝기만 한 9월이다.

 

사계절 중에서 가을을 가장 좋아하는데

올해는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중에 제일은 9월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 9월에 결혼을 했고, 큰아이를 낳았다.

행복한 기억들이 많은 달이다.

그래서 기념하고 축하하다 보면 어느새 9월이 훌쩍 가는 게 보인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겨울이 점점 싫어진다.

원주로 이사 오면서 느껴지는 강원도의 겨울이 더 춥다 보니 겨울은 아주 서서히 왔으면 좋겠다.

특히나 해가 들어오는 시간이 짧은 우리 아파트는 너무 춥다.

혹시나 다음에 이사를 가게 되면 하루 종일 햇볕이 왕창 드는 집을 고르리라..

 

9월은 여름도 아니고 가을도 아닌 계절이다.

여름옷을 입어도 가을 옷을 입어도 좋은 계절이다.

그래서 여름옷, 가을옷을 섞어서 멋내기도 좋다.

 

주변에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차분한 느낌을 주는 가을꽃도 흐드러지게 피어나기 시작해서

눈과 마음이 다 행복하다.

내가 한국어를 가르치러 가는 한 다문화 가정 마당에는 없는 꽃이 없다.

시내에서 가장 먼 집인데 마당에 핀 꽃을 보는 재미에 먼 길을 달려가곤 한다.

100평은 되는 마당의 반 이상이 꽃밭이다.

코스모스, 맨드라미, 국화, 사루비아, 무궁화... 정말 꽃들이 많은데 이름이 떠오르질 않네..

다음 주에 수업하러 가면 사진이라도 한 장 짝어와야겠다.

 

비 오는 가을 아침,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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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13-10-11 22:18   댓글달기 | URL
소나무집님~~ 그간 잘 지내셨는지요~. 답댓글이 느무~ 늦지요? 헤헤~ (^^)>
요즘 책 사는 것도 자제하고, 이런 저런 핑계로 컴 앞에도 앉는 시간이 확~ 줄다보니
알라딘도, 블로그도 자주 안 들어와지네요.
거기다 요즘은 책도 많이 안 읽으면서 뭐 하며 지내는지 원...^^*

저희집 막내는 한동안 열감기로 골골했더랬는데 그 뒤로도 감기가 시원하게 떨어지지 않는군요.
가족 모두 환절기 감기 유의하시와요~~.

소나무집 2013-10-23 18:26   URL
네.
오랜만에 뵈니 넘넘 반가워요~^^
저도 마찬가지랍니다.ㅎㅎ

2013-12-03 15: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04 0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한 주 전만 해도 무더위가 끝날 것 같지 않더니 어느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원주에서 보내는 여름은 그래도 견딜 만했는데

올여름은 더워도 너무 더워서 옆에 누워 자는 남편의 체온이 뜨겁다는 것조차 못마땅했다.

 

에어컨 틀지 말라고 홍보를 해대는데도 난 저녁마다 에어컨을 틀고 밥을 먹었다.

공공 기관에서 근무하는 남편은 사무실 냉방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집에서라도 좀 시원하게 있고 싶어했다.

그래야 밥이 넘어간다며...

하지 말라고 하니 더 하고 싶은 심리도 작용하고...

 

어느 날 문득 풀벌레 소리가 들리더니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이 일었다. 

그런 날씨 변화가 무슨 기적 같기만 하다.

그 기적이 진~짜진짜 감사하다.

 

이젠 자다가 남편의 손이 스쳐도 따스해서 봐줄 만하다.

지난 밤에는 창문을 닫고 잤는데도 서늘해서 이불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름이 간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가을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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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3-08-30 17:48   댓글달기 | URL
소나무집님, 더운 여름 무사히 견디셨군요.ㅎㅎ 잘 지내시죠?
아침 저녁 부는 시원한 바람에 저도 좋더라구요. 이제 좀 살만하겠구나하구요.^^

소나무집 2013-08-31 09:52   URL
어머, 오랜만이에요.
그러게요.
잘 만해서 좋아요.^^
 

경희대 국제 교육원에 재학중인 57개국 537명의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사로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연에인을 조사했는데

개그맨 유재석이 선정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로는

똑똑하다, 재미있다, 친절하다, 한국 문화를 많이 안다, 한국어 듣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등을 들었다.

 

 

좋은 한국어 교사의 조건으로는

응답자의 37.2%가 '재미와 유머 감각'을 꼽았으며

친절함과 자상함(24.4%), 교수능력(18.6%),

한국어 전문성(11.6%), 외국어 능력(7.6%)  등이 나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한국어 교사로는

재미있는 선생님(28.9%), 잘 가르치는 선생님(26.0%), 친절한 선생님(12.7%)  순이었다.

 

이 결과를 보니 내가 어떤 한국어 선생이 되어야 할지 감이 잡힌다.

언어를 배우는 과정이 끝없이 지루하고 서서히 그 성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재미를 일순위로 꼽은 것 같다.

 

내 경험을 봐도 전문적인 지식을 전문가 티를 안 내면서

재미있게 가르치는 게 한국어 선생의 능력인 것 같다. 

 

내가 유재석처럼 재기발랄하지는 않지만

좀더 노력해서

외국인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한국어 선생이 되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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