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인 일요일 아침 팥죽을 쑤어 먹었다.

그리고
개봉하던 날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 <변호인>을 보러 갔다.

일요일 아침 늦잠에 빠진 아이들 데리고 나가기 힘든데
<변호인>을 보러 간다는 말에 순순히 따라나섰다.
그리고 영화를 보았다.

86학번인 나는 영화의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받을 수 있었다.
체루탄에 대한 기억 없이는 떠올릴 수 없는 학창 시절이 떠올랐고
송변으로 대신한 노무현 대통령 생각도 많이 났고 
가슴이 찌르르 
눈물이 울컥울컥 했다.

감동이 있고 개념이 있고 재미까지 있는 영화, 
변호인~

정말 어렵게 만든 영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보고 

국가와 국민의 관계에 대해 
정의에 대해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세실 2013-12-23 10:57   댓글달기 | URL
소나무님 86학번 이셨구나~~ 저도! ㅎㅎ
고문의 잔인함에 맘이 아팠어요. 차동영의 일그러진 영웅같은 모습도 안타까웠고....
재판에 이겼다고 생각한 과정에서의 반전이라니....

소나무집 2013-12-23 14:49   URL
이 영화에서는 실제 고문 현장보다는 많이 부드럽게 표현된 것 같아요.
제게는 당시 비슷한 경험을 한 선배랑 친구들이 여럿 있어요.
슬픈 시대였죠.ㅠ ㅠ

여울마당 2013-12-23 12:58   댓글달기 | URL

아^^ 봐야겠군요. 많은 분들이 추천하네요 - - 시국도 시국이고요 ㅜㅜ

소나무집 2013-12-23 14:49   URL
네, 꼭 보세요.
많은 사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대가 별로 좋아진 것 같지 않아요.

꿈꾸는섬 2013-12-28 13:28   댓글달기 | URL
요 몇달 영화 구경할새도 없었네요. 변호인 뭉클하단 소리 하도 들어서 보고 싶네요.
오랜만에 들렀지만 늘 잊지않고 살고 있어요.
2013년 얼마남지 않았는데 아름답게 마무리하시길 빌어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소나무집 2013-12-30 09:28   URL
정말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고 계시죠?
꿈섬 님도 올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순오기 2014-01-08 05:58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는 두번 세번 보고 싶어요. 가슴이 터질 듯 답답한 장면도 있지만....
새해 인사 왔어요~ 잘 지내지요?
지우랑 선우랑 옆지기님도... ^^

소나무집 2014-01-23 16:47   URL
순오기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변호인,
저도 한 번 더 봐야지 하고 있어요.

2014-07-14 1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9월이 다 가고 있는 일요일 아침 남편은 출근하고 아이들은 자고 있다.

밖에는 비가 내린다.

내일 모레면 시월, 이렇게 9월이 다 가고 있다.

내게는 아깝기만 한 9월이다.

 

사계절 중에서 가을을 가장 좋아하는데

올해는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중에 제일은 9월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 9월에 결혼을 했고, 큰아이를 낳았다.

행복한 기억들이 많은 달이다.

그래서 기념하고 축하하다 보면 어느새 9월이 훌쩍 가는 게 보인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겨울이 점점 싫어진다.

원주로 이사 오면서 느껴지는 강원도의 겨울이 더 춥다 보니 겨울은 아주 서서히 왔으면 좋겠다.

특히나 해가 들어오는 시간이 짧은 우리 아파트는 너무 춥다.

혹시나 다음에 이사를 가게 되면 하루 종일 햇볕이 왕창 드는 집을 고르리라..

 

9월은 여름도 아니고 가을도 아닌 계절이다.

여름옷을 입어도 가을 옷을 입어도 좋은 계절이다.

그래서 여름옷, 가을옷을 섞어서 멋내기도 좋다.

 

주변에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차분한 느낌을 주는 가을꽃도 흐드러지게 피어나기 시작해서

눈과 마음이 다 행복하다.

내가 한국어를 가르치러 가는 한 다문화 가정 마당에는 없는 꽃이 없다.

시내에서 가장 먼 집인데 마당에 핀 꽃을 보는 재미에 먼 길을 달려가곤 한다.

100평은 되는 마당의 반 이상이 꽃밭이다.

코스모스, 맨드라미, 국화, 사루비아, 무궁화... 정말 꽃들이 많은데 이름이 떠오르질 않네..

다음 주에 수업하러 가면 사진이라도 한 장 짝어와야겠다.

 

비 오는 가을 아침, 행복하다.

 

 



 
 
아영엄마 2013-10-11 22:18   댓글달기 | URL
소나무집님~~ 그간 잘 지내셨는지요~. 답댓글이 느무~ 늦지요? 헤헤~ (^^)>
요즘 책 사는 것도 자제하고, 이런 저런 핑계로 컴 앞에도 앉는 시간이 확~ 줄다보니
알라딘도, 블로그도 자주 안 들어와지네요.
거기다 요즘은 책도 많이 안 읽으면서 뭐 하며 지내는지 원...^^*

저희집 막내는 한동안 열감기로 골골했더랬는데 그 뒤로도 감기가 시원하게 떨어지지 않는군요.
가족 모두 환절기 감기 유의하시와요~~.

소나무집 2013-10-23 18:26   URL
네.
오랜만에 뵈니 넘넘 반가워요~^^
저도 마찬가지랍니다.ㅎㅎ

2013-12-03 15: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04 0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한 주 전만 해도 무더위가 끝날 것 같지 않더니 어느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원주에서 보내는 여름은 그래도 견딜 만했는데

올여름은 더워도 너무 더워서 옆에 누워 자는 남편의 체온이 뜨겁다는 것조차 못마땅했다.

 

에어컨 틀지 말라고 홍보를 해대는데도 난 저녁마다 에어컨을 틀고 밥을 먹었다.

공공 기관에서 근무하는 남편은 사무실 냉방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집에서라도 좀 시원하게 있고 싶어했다.

그래야 밥이 넘어간다며...

하지 말라고 하니 더 하고 싶은 심리도 작용하고...

 

어느 날 문득 풀벌레 소리가 들리더니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이 일었다. 

그런 날씨 변화가 무슨 기적 같기만 하다.

그 기적이 진~짜진짜 감사하다.

 

이젠 자다가 남편의 손이 스쳐도 따스해서 봐줄 만하다.

지난 밤에는 창문을 닫고 잤는데도 서늘해서 이불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름이 간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가을이 오고 있다.



 
 
꿈꾸는섬 2013-08-30 17:48   댓글달기 | URL
소나무집님, 더운 여름 무사히 견디셨군요.ㅎㅎ 잘 지내시죠?
아침 저녁 부는 시원한 바람에 저도 좋더라구요. 이제 좀 살만하겠구나하구요.^^

소나무집 2013-08-31 09:52   URL
어머, 오랜만이에요.
그러게요.
잘 만해서 좋아요.^^
 

경희대 국제 교육원에 재학중인 57개국 537명의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사로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연에인을 조사했는데

개그맨 유재석이 선정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로는

똑똑하다, 재미있다, 친절하다, 한국 문화를 많이 안다, 한국어 듣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등을 들었다.

 

 

좋은 한국어 교사의 조건으로는

응답자의 37.2%가 '재미와 유머 감각'을 꼽았으며

친절함과 자상함(24.4%), 교수능력(18.6%),

한국어 전문성(11.6%), 외국어 능력(7.6%)  등이 나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한국어 교사로는

재미있는 선생님(28.9%), 잘 가르치는 선생님(26.0%), 친절한 선생님(12.7%)  순이었다.

 

이 결과를 보니 내가 어떤 한국어 선생이 되어야 할지 감이 잡힌다.

언어를 배우는 과정이 끝없이 지루하고 서서히 그 성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재미를 일순위로 꼽은 것 같다.

 

내 경험을 봐도 전문적인 지식을 전문가 티를 안 내면서

재미있게 가르치는 게 한국어 선생의 능력인 것 같다. 

 

내가 유재석처럼 재기발랄하지는 않지만

좀더 노력해서

외국인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한국어 선생이 되도록 해야겠다.^^



 
 
 

내 남편은 제주 사람이다. 

남편과 사귀고 있을 때 제주도에서는 육지 출신 며느리를 별로 안 좋아하지만

자기는 둘째기 때문에 집에서 허락하실 거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결혼하기 전에는 그게 무엇을 뜻하는 말인지 잘 몰랐다. 

 

결혼을 하고 제주에 드나들기 시작하는데 친척들이 모일 때마다

내 귀에 아주 낯설게 들리는 말이 있었다.

'육지것(껏)'

제주 특유의 사투리도 아닌 그 말은 계속 내 귀에 거슬렸다.

바로 육지에서 시집 온 나를 포함한 말이었기 때문이다.

뭔가 무시하고 비아냥거리는 것처럼 들렸다.

 

제주 사람들의 언어와 심성, 문화를 많이 이해하게 된 지금은 

그 단어에 그리 민감하게 굴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금은 불편하다. 

왜 제주 사람들은 육지 사람을 '사람'으로 부르지 않고 육지 '것'으로 부르게 된 걸까?

남편은 옛날부터 그렇게 불렀다는 말만 했다.

 

 

<지슬>을 보았다.

남편이 제주 사람인지라 <지슬> 소식이 들릴 때마다 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원주에서도 상영을 했다.

딱 한 번 예약을 받아서 상영했는데 전석 매진이 되었다고 한다. 

 

<지슬>을 보면서

아, 저렇게 육지에서 들어온 사람들로부터 핍박과 착취를 당하다 보니

'육지것'이 될 수밖에 없는 거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 4.3 사건을 다룬 영화라서 많이 어둡고 슬플 거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많이 슬프지만 동시에 많이 웃기고 신나고 재미있는 영화였다.

당시 한 동네에 살던 평범한 사람들이 느끼고 겪는 4.3은

뉴스나 책으로 접하는 것보다 더 현실감이 있으면서 비현실적이기도 했다.

 

영화를 만든 오멸이라는 감독이 대단해 보였다.

슬프고 고통스러운 기억을 웃기면서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열 받는 이야기를 고성이 아닌 웃음으로 풀어주는 재주...

거기다가 흑백 영화이기까지 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사람들의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올 때는 다들 숙연한 분위기였다.

 

<지슬>을 보면서 신기했던 것 중 하나는 우리말 자막이 있는 우리 영화라는 것이었다.

그만큼 제주도 사투리는 제주 사람이 아니면 알아듣기 어렵다는 얘기.

그런데 난 제주 며느리 16년차가 되다 보니

제주 사투리가 귀에 쏙쏙 들어와서 자막을 안 보고도 무슨 뜻인지 다 알아들어서 흐뭇.^^

 

많은 사람들이 <지슬>을 보았으면 좋겠다.

슬픈 역사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영화를 보는 재미가 곳곳에 숨어 있는 영화니까...

 

감자를 제주 말로 지슬이라고 한단다.

땅에서 나는 열매라는 한자어 지실(地實)을 제주 사람들은 지슬이라고 부른다.

 



 
 
엘리자베스 2013-04-10 17:08   댓글달기 | URL
어디에서 보신거예요? 언니 글 보니까 저도 보고싶다는...
이제 더는 상영을 안하는 걸까요?

소나무집 2013-04-10 17:32   URL
공무원 노조랑 시민단체 주체로 예약 받아서 상영한 거래요.
롯시에서 했는데 한 번 더 했으면 좋겠어요.
또 보게^^

BRINY 2013-04-11 08:05   댓글달기 | URL
제주도 출신이지만, 어릴 때 이주해가서 제주시에서만 살다 대학 입학을 계기로 다시 서울로 나온 지인이 있는데, 제주사투리를 거의 모르더라구요.
토박이 제주민들 시각으로 보면 그렇겠구나 싶습니다.

소나무집 2013-04-13 10:19   URL
제주 사투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 우리 삶이 들이 있는 말이 많아요.
육지 사람들의 삶에서는 사라진 것들도 많고요.
영화 보고 와서 시어머니께 전화로 4.3 이야기를 했더니
어머니 초등 2학년 때 같이 노래 부르던 선생님이 운동장에서 잡혀 가는 걸 봤대요.
선생님은 그날 돌아가셨구요.

꿈꾸는섬 2013-04-11 11:41   댓글달기 | URL
저도 보고 싶었는데 ㅜㅜ 울 동네는 너무 빨리 내렸어요.ㅜㅜ

소나무집 2013-04-13 10:21   URL
우리 동네도 딱 한 번 상영했어요.
역사니 뭐니 하는 걸 떠나서 영화 자체가 재미있었어요. ^^

순오기 2013-04-18 00:45   댓글달기 | URL
이걸 봐야는데 여직 못봤어요.
우리집 가까운 영화관에서는 안해서 시내 중심가로 진출해야 되는데...
지실이 지슬로 불린거군요.

소나무집 2013-04-18 12:38   URL
기회 되면 보세요.
제주도에 대해 좀 이해하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