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절 제주 시댁에 내려가서 일주일을 살다 왔다. 

다른 때는 시댁에 가도 지겹다거나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들었는데 이번엔 일주일이 좀 길게 느껴졌다.

(연말연시에 어머니랑 아가씨네 식구들이 와서 5일 동안 북적대고 간 지 얼마 안 된 탓도 있고.)

 

어머니께서 시집살이 같은 건 시키지도 않는데 뭐가 힘드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내 공간이 아닌 곳에서 내가 주도할 수 없는 음식들을 먹으며,

먹기 싫다는 불평이나 뭐가 먹고 싶다는 말은 꺼내지도 못한 채 

손님들 올 때마다 환한 미소로 화답하며 음식을 내고(아버님 상이 있어서 더 많은 손님들이 오심)

큰며느리는 일년 내내 고생하는데 작은며느리는 명절 때 고생 좀 해도 된다는 친척들의 말씀까진 흘려 들을 수 있지만

 

일주일 내내 집안에만 있는 게 내겐 힘들었다.

 

명절에 제주에 가면 나는 감옥이다. 표현이 좀 거칠었나!

어쨌거나 제주 사람인 남편이 나를 집안에서 꺼내주지 않으면 그냥 집안에만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대식구 밥상 차리고 설거지나 하면서.

 

동창회다 세배다 바쁜 남편에게 설날 저녁에 영화나 보러 가자고 했다가 들은 말.

"철딱서니 없기는, 애들이냐?"

헐~ 속에서 울컥하며 솟아오르는 큰소리를 꾹~ 눌러 참았다. 

(제주에 내려가면 어머니 다음으로 가장 철딱서니 있어 보이는 사람이 바로 나로구만!!!)

 

갈 곳도 없고, 피붙이도 없고,  함께 놀 사람도 없는 마누라를 위해 마음 좀 써주면 어때서... 

더구나 일 년 전 이맘때 이름 있는 수술까지 받은 몸인데.

 

15년을 같이 살았으면서도 마누라 마음 하나 헤아리지 못하는 이가 철딱서니 없는 거 아냐?

꼭 그런 걸 말로 해야 하나? 애들처럼? --> 흥, 복수다!

 

하지만 어머니 앞에서 큰소리 내기 싫어서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다소곳이 앉아 TV를 보거나 책을 읽었다.

(제주에 있는 동안 여유 있는 날은 내내 눈이랑 비가 내려 여행을 다닐 형편도 아니었다.)

 

소파에 앉으면 손이 닿는 거실 책장에 아무렇게나 쌓여 있는 책들이 눈에 들어왔다.

내 책장에도 있거나 보관함에 들어 있는 책들이 많았다.

아주버님 독서 취향이 나랑 겹친다 싶어 반가웠다.

 

*** 제목이 생각나는 책 몇 권

-   읽다가  온 <열하일기>는 올해 안에 들여놓아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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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출간! -동의보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from 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2013-02-01 11:06 
    『동의보감』의 시선으로 분석해낸 우리 사회의 현상과 욕망! ― 고전평론가 고미숙의 인문의역학 사회비평 에세이! 이 책의 키워드는 '몸과 우주'다. 몸과 우주, 우리는 이 단어들을 오랫동안 잊고 살았다. 몸은 병원에 맡기고, 우주는 '천문학적 쇼'의 배경으로나 생각하지 않았던가. 그 결과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숱한 질병과 번뇌들이다. 그런 점에서 21세기 인문학의 화두는 몸(!)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몸이야말로 삶의 구체적 현장이자 유일한 리얼리티다..
 
 
울보 2012-01-27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여행가는곳을 님은 명절을 보내려고 다녀오셨군요,
정말 대가족이네요,,
고생하셨어요, 아무래도 내집이 아닌곳에서 일주일 아무리 편안한곳이라고 해도 힘들텐데,,
집에 오셨으니 마음껏 영화도 보시고 편안히 쉬세요,,

소나무집 2012-01-28 22:11   좋아요 0 | URL
우리 어머니는 며느리 일도 잘 안 시키는 분이고 잔소리도 안 하세요.
그러다 보니 저는 장기간 그냥 가만히 있는 게 더 힘들더라구요.^^

무스탕 2012-01-27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결혼하고 시댁에 다니기(?) 시작한지가 18년인데 전주나 임실, 남원을 구경다닌건 다섯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에요 -_- 도대체 이게 뭐냐규욧!!
하는수 없지요. 우리끼리 재미꺼리를 찾아보자구요 ^^

소나무집 2012-01-28 20:59   좋아요 0 | URL
우리는 제주에 가면 기본이 일주일에요. 교통비가 비싼 관계로 본전을 뽑아야 하니까...
그중 하루쯤 여행을 다니는 건데 이번엔 그런 것도 없었어요.
다들 제주에 가면 좋겠다고 하지만 저도 뭐 시댁인 걸요.^^

2012-01-27 1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1-28 2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가방 2012-01-27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댁에만 다녀오면 푸념거리가 늘더라구요..ㅋ
그나마 전 25일까지 쉬었기에 24일 오후에 영화 한편 보고 왔답니다.
남편눈에 비친 친정에서의 내모습은 어떨까 싶을만큼 시댁에서의 남편모습은 한마디로 어머니의 아들일 뿐!!! 더 이상 내 남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시오가피)를 챙겨주시면서 아들에게 하시는 말씀이.. 너만 먹어라이..
아~~ 줘도 안 먹을 생각이었지만 몰래 훔쳐먹고 싶게 만드는 그 말!!
그런식으로 어머님은 가끔씩 이 마음착한 며느리를 섭섭하게 만드시더라구요.

소나무집 2012-01-28 22:12   좋아요 0 | URL
전 그나마 여기서 푸념하고 남편한테 저 상황에서 더이상의 푸념은 안 했어요.
가시오가피, 너만 먹어라! 에 큭큭큭 입니다.^^

엘리자베스 2012-01-27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집이나 명절풍경은 다 비슷하죠ㅠㅠ
명절날 가장 철딱서니 있는 사람이 우리네 며느리들이라는 말에 진한 박수를 보냅니다.
아!!! 이 글 읽는데 왜 이렇게 화가 나죠? 지나간 명절이 막 떠오르면서 속에서 막 치밀어오르네요.
조만간 놀러갈께요~~ 그때 못다한 이야기 나누어요...

소나무집 2012-01-28 21:04   좋아요 0 | URL
님도 철없는 남편 땜시 서운한 일이 있었나 보네요.ㅋㅋㅋ
애들 개학하면 놀러오세요.

프레이야 2012-01-27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이렇게 투정도 부릴 줄 아시네요 소나무집님.^^ 귀여워요.ㅎㅎ

소나무집 2012-01-28 21:06   좋아요 0 | URL
ㅎㅎㅎ 당연 저도 투정부릴 줄 알지요.
투정부려 봐야 받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러려니 하고 살지만요...ㅋㅋㅋ

순오기 2012-01-27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자~ 우리 모두 소나무집님한테 감정이입하는 거 보이죠?ㅋㅋ
진짜 철딱서니 없는 사람이 누군데, 애들처럼~~~~~ 에잇, 우리 단체로 복수합시다!!

소나무집 2012-01-28 21:07   좋아요 0 | URL
모두 공감해주시니 스트레스 확~ 날아갑니다.^^

oren 2012-01-28 0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처가에 다닌지 18년쯤 된 것 같네요. 그런데 나이를 먹을수록 '본가'에 머무는 시간은 점점 더 짧게 줄이도록 애쓰게 되고, '처가'에 머무는 시간은 가급적 미리 한계를 두지 않게 되는 것 같은데(그리고 가정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그런 경향들을 수용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소나무집님께서는 시댁에서 일주일씩이나 머무시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소나무님 시아주버님의 독서취향을 보니 '자서전'이 유난히 많은게 정말 특별한 것 같습니다(저와 겹치는 책들은 많지 않은데 다만 섀클턴자서전의 경우, '인듀어런스호'의 이미지를 이곳 알라딘에서 오랫동안 차용하고 있는 저로서는 정말 반갑기고 하고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네요. http://blog.aladin.co.kr/oren/514373).
* * *
나는 인간성의 본질을 인식한다는 점에서는 본래의 역사, 적어도 일반적으로 취급되고 있는 역사보다는 전기, 특히 자서전이 더 우수하다고까지 말하고 싶다. 한 예로, 전기에서는 역사보다 자료를 더 정확하고 완전하게 수집할 수 있고, 또 일반적인 역사 서술에서는 인간보다는 오히려 국민들이나 군대가 주로 나타나서 개개인이 등장하는 일이 있어도 아주 멀리에, 많은 수행원들과 부하들을 거느리고 나타나고, 또 딱딱한 대례복이나 무겁고 몸을 잘 놀릴 수 없는 갑옷으로 몸을 치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통해 인간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와 반대로 개인의 생활을 충실하게 묘사한 것은 좁은 범위 안에서 다양한 모습을 가진 인간의 행동 방식, 개개인의 탁월성과 미덕, 그리고 신성함, 대다수 사람들의 부조리, 비열성, 간계 많은 사람들의 방자함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

우리는 저자의 인간됨도 그의 저서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저서에서는 자신을 위장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다른 모든 역사에 비해 진실성이 적은 자서전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자기의 생애를 기술하는 사람은 그 전반을 꿰뚫어 본다. 따라서 개별적인 사물은 작아지고, 가까운 것은 멀어지고 먼 것은 가까워지고, 각종 고려하는 것은 줄어든다. 그는 스스로 참회의 자리에 앉아 자진하여 고백하는 것이다. ······ (778쪽)

- 쇼펜하우어,『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제3권, '시에 대하여' 中에서

소나무집 2012-01-28 21:21   좋아요 0 | URL
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참 아름다우십니다요.ㅎㅎㅎ
저희는 교통비가 많이 들어서 한번 가면 남들 일년치를 머물다 옵니다.^^
아주버님이 요즘 책 읽는 재미에 푹 빠져 계시더라구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람에 대해 깊은 관심이 간대요.^^
산을 좋아하는 아주버님은 새클턴에 대해서도 완전 반했더라구요.
그 사람에 관한 책을 거의 섭렵한 듯했어요.
아주버님하고 책이야기며 통하는 것도 재미있더라구요.

마녀고양이 2012-01-28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진짜 화나셨겠다...
그러게요, 전 완전 공감입니다!
시댁에 가면, 당연 남편이 철들어서 챙겨주어야 하는거 아닙니까!!!

고생하셨어요... ^^

소나무집 2012-01-28 21:13   좋아요 0 | URL
그날 기분이 좀 섭섭했는데 화풀이를 하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우리 시댁 분위기가 그런 걸 가지고 화를 내면 저만 이상한 사람 될 것 같아서요.
일하느라 고생한 건 별로 없는데 그 정도 부엌일이야 어디서든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하는 일 없이 오랫동안 머무는 게 힘들었어요.^^

2012-02-02 1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나무집 2012-02-07 10:07   좋아요 0 | URL
ㅎㅎ

희망찬샘 2012-02-08 0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콘 애정남에서 며느리 친정 보내주는 시간 정해주었다던데... 소나무집님은 그 말 보면서 웃지도 못할 형편이었네요. 아름다운 제주에서 여행이 아닌 시댁에만 일주일!!!은 힘든 일일 것 같아요. 아무리 시어머님이 좋으셔도 말이지요.

소나무집 2012-02-08 11:27   좋아요 0 | URL
개콘 애정남 같이 앉아서 보았는데 남들 이야기로만 듣는 듯했어용...
내 일상이 없는 곳이니 답답해서요.
 

이사를 한 지 열흘이 되었다.

전망보다 조용함을 선택한 결과 베란다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앞동 담벼락과 그 틈새로 조각난 하늘이 보이고

새 아파트도 아니지만... 어쨌거나 이젠 이사 걱정은 덜었다.

아파트 공간이 비슷해 보여도 조금씩 다르다 보니 공간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먼저 살던 집이랑 현관 위치가 반대여서 화장실을 잘못 찾아가고 싱크대 문을 잘못 열곤 한다. 

 

익숙한 것만 좋아하는 나에게 이사는 사람을 참 띨띨하게 만든다. 

2년 살면서 단구동에 정이 들어가던 찰나에 또 이사를 했으니 언제쯤 새 동네가 익숙해지려나...

아직은 짐도 마음도 정리중...

 

이사한 다음 날 결혼식 때문에 서울에 간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김경호 콘서트 표가 손에 들어왔다고. 아이들하고 올라오라는데 아들 딸은 김경호는 자기들 취향이 아니라며 안 간다고.

그래서 나중에 후회 말라며 나 혼자 갔다.

그런데 차가 어찌나 막히는지 버스 타고 일산까지 가는 데 3시간 20분이 걸렸다.

일찍 남편을 만나서 저녁을 먹으려고 했는데 헐레벌떡 공연 시간에 대었다. 

저녁은 김밥 한 줄이랑 따끈한 베지밀로 때웠지만

"강원도에서 국민 언니 김경호를 그렇게 쉽게 만나러 가면 안 되지, 암~" 하면서 위안을 했다.

 

일산 킨텍스 1번 홀에서의 김경호는 나가수에서의 김경호보다 편안해 보였고, 유머 있게 말도 잘했다.

그래서 텔레비전에서보다 훨씬 더 멋졌다.

김경호는 홀을 가득 채운 1만여(? 내 추측) 관중 앞에서 10년 만의 관객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관객이 유치원생에서 중장년까지 다양해서 김경호의 인기를 실감했다. 

특히 엄마아빠랑 함께 온 중고생들이 많았는데 나가수가 노래를 통해 세대공감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에 재미있는 초대 손님들(임재범 흉내를 낸 정재범, 가짜 김경호 김경혹은 정말 웃겼다)이 있긴 했지만

세 시간 동안 샤우팅으로 끌고가면서 "락은 결코 죽지 않는다"고 외치던 김경호가 정말 존경스러웠다.

보통 사람은 그런 노래 한 곡만 불러도 지쳐 나가떨어질 텐데... 

애교가 철철 넘치던 락가수 김경호의 바람대로 락이 영원하길...

 

 

 

 

 

그리고...

옆 홀에서 공연을 끝낸 인순이가 드레스도 벗지 않은 채 백댄서들과 함께 깜짝 등장해서 즐거움을 선사했다. 

나가수에서 탈락을 예감하면서도 후배들을 위해 이벤트를 하지 않았다고 탈락의 변을 했다.

인순이는 후배 가수 김경호에 대한 우정 과시 후 시원스레 <거위의 꿈>이랑 <친구야> 두 곡을 불러주고는 떠났다. 

 

 

그 덕분에 공연 시간이 길어졌고 원주 오는 막차를 놓쳐 남편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와야 했다. ㅠㅠ 

공연을 보고 나니 가을 내내 집문제로 심란했던 기분이 싹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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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2-26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공연 보시고 오셨군요!

킨텍스에서 했나봐요, 며칠 전에는 임재범 씨 콘서트하던데. 저희는 4D아트파크 구경 다녀오다가
임재범 씨 팬들이 일찍부터 종이비행기 접고 있는 장면을 봤거든요... 제가 콘서트를 좋아하면
수시로 들락날락할 거리인데, 아하하, 저는 이상하게 가수 콘서트는 땡기지 않더라구요, 가면 틀림없이 신나할텐데.

이사 잘 하셨나요? 새로 이사한 집에서, 새로운 한해 즐거운 일만 가득하시기 기원합니다.

소나무집 2011-12-28 08:57   좋아요 0 | URL
두 시간이면 가는데 차가 막히니까 일산이 정말 멀더라구요.
가수 공연은 정말 오랜만이었는데 기분 전환이 되더라구요.
저도 마고님이 일산 살지.. 하면서 생각했어요.^^

무스탕 2011-12-26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요즘 날도 계속계속 추운데 고생 많이 하셨죠? 요 며칠 동네에서 사다리차만 봐도 괜히 걱정이 되더라니까요. 추운데 어쩔까나.. 하고요 ^^;

전 아직 가수들의 콘서트를 한 번도 가 본적이 없어요. 싸이의 콘서트나 김장훈, 김건모등등의 콘서트를 경험해 보고 싶지만 어쩜 이리도 연이 안 닿는건지.. ㅠㅠ
좋은 시간 보내신거 와방 부럽습니다 ^^

소나무집 2011-12-28 08:59   좋아요 0 | URL
이사하는 날 좀 춥긴 했지만 이삿짐이야 아저씨들이 날랐으니까..ㅎㅎ
나름 재미있고 기분 전화도 되고 그래서 기회가 오면 뿌리치지 말아야지 결심...
그날도 아이들이 안 간다고 해서 갈가말가 좀 망설였거든요.

2011-12-26 2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28 0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2-29 0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1-12-27 0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했군요~~ 한동안은 이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으로도 행복하시겠어요.^^
와우~~~~ 김경호에 인순이까지@@
현장에서 만나는 기쁨을 만긱하셨군요~~ 부러워라!!

소나무집 2011-12-28 09:03   좋아요 0 | URL
네, 아이들 중고등 졸업할 때까지는 가만히 앉아 있으려고 해요.^^
그러게요 김경호 공연 보러 가서 인순이까지 보고 올 줄 어떻게 알았겠어요.^^
제가 강원도에서 어렵게 간 걸 알고 모두 협조한 것 같아요. ㅋㅋㅋㅋ

2012-01-01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나무집 2012-01-09 17:01   좋아요 0 | URL
네,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 좋은 일도 많이 많이 하세요.^^
저도 작년 한 해는 일이 참 많았어요. 컴 앞에 앉아 글이 안 써질 정도로..
그러다 보니 서재는 늘 썰렁했답니다.

잎싹 2012-01-07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쉬엄쉬엄 정리하셔야겠네요.
저도 이사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사람인데, 새해에는 이사해야할일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오랫만에 왔더니 서재에 여행이야기가 가득하네요. 토지학교는 저도 가고 싶군요.

소나무집 2012-01-09 17:04   좋아요 0 | URL
뭐 깔끔하게 살림하고 사는 아줌마가 아니다 보니 이젠 살아가는 데 불편함 없을 정도로 대충 정리 끝냈어요. 잎삭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사를 하실지도 모르는군요. 이사를 앞두면 스트레스가 참 많지요?
 

오늘까지 아이들 기말 고사다. 평소에도 공부하라는 말을 별로 안 하지만 시험 기간인데도 공부하라는 말을 거의 안 하고 살았다. 딸애는 알아서 하는 편이라 정말 단 한 번도 공부하라는 말을 안 했다. 격려를 하며 기다려준 덕인지 늘 70점대를 헤매던 수학 점수도 이번엔 한 문제밖에 안 틀렸다고 했다. 80점만 넘으라고 했는데. ㅎㅎ

 

아들한테는 주말에 시험 공부 이야기를 엄마 아빠가 번갈아가며 두어 번 했다. 하지만 기가 하늘을 뚫을 정도로 센 아들은 공부하라고 하면 더 안 하고 어깃장을 놓으니 난 아예 바쁜 척하고 돌아다녔다.

 

그래도 월요일, 엄마로서 너무 무심한 건 아닌가 싶어 시험 공부 좀 안 하냐고 물었더니 학교에서 다 했단다. 그래서 집에서 공부할 꺼리가 없다는 아들. 학교에서 다 했다니 바람직하긴 하다. 음... 처음엔 어쩜 저렇게 시험에 대한 긴장감이 없을까 싶었는데 그냥 아들의 말을 믿어주기로 했다.

 

학교에서 다 했다잖아! 이렇게 마음을 정하고 나니 정말 편안했다. 문제집 같은 것도 안 푸니 채점할 일도 없다. 그래서 정말 띵가띵가 심심하게 시험 기간을 보냈다. 어제는 송년회 모임까지 다녀왔다. 너희들 믿고 나간다, 했더니 "엄마 실컷 놀다 오세요." 요거 역시 아들의 말이다.

 

아들은 가끔 책을 펼쳐 들고 있다가도 금방 옆길로 샌다. 사회 근대사에 관한 문제를 풀다가 독립운동가가 나오면 집에 있는 독립운동가에 관한 책을 모두 꺼내다 쌓아놓고 읽는다. 뭐하냐고 물어보면 이 책들을 다 읽어야 풀 수 있는 문제란다. 헐~~~ 한 문제 풀고 그 문제에 관한 책 보느라고 한 시간 보내고...  늘 이런 식이다. 길게 보면 좋겠지만 당장 시험이 코앞일 땐 자제 좀 해야지...

 

우리 아들이 꼼꼼하게 시험 공부 하길 바라면 내 애간장만 타니까 난 아예 모른 척하고 방에 들어가서 책만 읽었다. 그러다가 아이들보다 먼저 잠든 날도 있고...

 

*****

좀전에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이 시험 결과를 알려주는데 나쁘지 않다. 다섯 과목 총점이 97점에 가깝단다. 햐~ 그렇게 공부 안 하고도 평균이 그 정도 나오면 시험이 무지하게 쉬웠나? 학교에서 공부 다 했다는 아들 말이 맞은 건가?

 

초등학생을 과하게 시험 공부시킬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든다.^^

 

*** 다 읽은 책

 

 

 

 

 

 

 

 

 

 

 

 

 

 

 

 

 

 

 

 

 

 

 

 

 

 

 

 

 

 

 

 

 

 

 

 

 

 

 

 

 

 

*** 읽는 중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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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12-09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알아서 공부하는 아들을 믿어야지요.^^
우리 애들도 띵가띵가족이라 절대공감!!ㅋㅋ

소나무집 2011-12-12 09:33   좋아요 0 | URL
평소 아들의 삶을 보면 영 믿음이 안 가요.ㅜㅜ
그래도 그냥 내버려두지 않으면 맨날 싸우다 판이 날 것 같아 내 인생이나 더 신경쓰며 살기로 했어요.^^
그래서 각자 띵가띵가~~

BRINY 2011-12-09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드님 공부방식이 진정한 공부방식 아닌가요~ 그런 공부야말로 평생 남는 공부일 거에요.
저희도 기말고사 기간인데, 일단 오전에 한두과목만 시험치고 집에 갔다가 `내일 시험 보는 과목 책을 사물함에 두고 갔어요`라며 몇시간 후에 나타나는 학생들 보면 참... 그나마 찾으러 오니 다행인건가요.

소나무집 2011-12-12 09:35   좋아요 0 | URL
그게 남는 공부법인 건 저도 아는데
시험이 코앞일 땐 좀 요령껏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요령부득인 아들 땜에 속이 좀 터져요.
울 딸도 다음 날 시험 보는 교과서 학교에 두고 왔다고 그러던걸요. 찾으러 갔더니 교실 문 잠겨 있더래요.^^

꿈꾸는섬 2011-12-13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시험기간이면 부모 속이 더 타는 것 같아요. 저희 언니는 조카 시험기간인데 언니가 더 긴장하더라구요.
소나무집님 오랜만이죠. 잘 지내고 계시죠?
오늘은 날이 많이 푹했어요. 그래도 겨울이니 감기 조심하세요.^^

소나무집 2011-12-14 17:58   좋아요 0 | URL
시험 기간에 마음 안 태우니까 결과에도 마음 안 상해서 좋더라구요.ㅋㅋ
이사 준비하면서 잘 지내고 있어요.^^
 

한 학기 쉬고 8월부터 한국어 선생을 다시 시작했다. 밖으로 나돌면서 일을 하니 몸이 좀 거하게 아팠다는 사실도 잊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2주 후면 또 한 학기가 마무리된다. ^^

다문화 가정 주부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가장 중요한 건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다. 우리나라 것만 가르치다 보니 다문화가 아닌 우리 문화만 일방적으로 강요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수업 시간에 그녀들 나라에 대해 관심을 많이 보이는 편이다.  

새로 나온 단어를 그녀들 고향 나라 말로 물어보며 책에 적어두고 발음을 따라하면서 그녀들의 배꼽을 빼게 한다. "선생님, 그거 아니예요~~~~" 그래도 난 그녀들이 고개를 끄덕일 때까지 계속 집착을 보이곤 한다. 

그리고 교재와 관련해서 그녀들 나라의 문화를 이야기하도록 시킨다. 처음엔 멀뚤멀뚱 머뭇대던 그녀들도 3,4개월만 지나고 귀가 조금씩 트이기 시작하면 신이 나서 이야기한다. 어느 나라 사람이나 일치하는 말은 "우리나라 정말 좋아요~"다. 여기서 우리나라란 한국이 아닌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등 그녀들의 고향 나라다. 

우리나라 궁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같은 사원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리나라의 일제강점기 역사를 말하면서 베트남의 프랑스 식민 역사를 간단하게라도 이야기해주면 그녀들의 눈은 행복과 자신감으로 넘친다. 음식이나 유명한 인물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가난한 탓에 한국까지 왔지만 그녀들이 조국에 대한 열등감을 가진 채 한국 생활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2년째 다문화 가정에 수업을 다니면서 느낀 건 내가 동남아 국가들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보다 후진국이라는 것만 확실하게 알고 있었지 뭐 하나 자세히 아는 게 없었다. 그래서 새로운 학생을 만날 때마다 나도 그녀들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공부를 조금씩 하는 편이다. 함께 공부하고 배우면 더 즐겁기 때문이다. 

자료를 찾다 보니 여행에 관한 책이 대부분이다. 베트남에 관한 책이 가장 많았고, 캄보디아에 관한 책이 가장 적었다. 베트남이나 태국의 전래 동화가 우리말로 소개된 것도 있고, 우리나라 전래 동화가 베트남어, 태국어, 중국어 등 이중 언어로 번역되어 나온 것도 있었다.

*** 베트남

  

 

 

 

 

 

 

 

  

 

 

 

 

   

 

 

   

 

 

 

 

 

   

 

   

      *** 태국 

 

 

 

  

 

 

 

 

 

 

  

      

*** 필리핀 

 

 

 

 

 

 

  

   

     *** 캄보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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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011-12-04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훌륭한 선생님이세요 짝짝짝!!!
12월 5일 곽영권선생님 강연회 있어요. 함께 듣고 점심 같이 했으면 하는데...시간 되시나요?

소나무집 2011-12-05 09:21   좋아요 0 | URL
함께 가고 싶은데 정말 아쉬워요. 권영권 샘은 자주 만날 수 있는 분도 아닌데...

희망찬샘 2011-12-03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지네요. 그 분들은 좋은 선생님 만난 것으로도 작은 기쁨 하나를 얻었어요.

소나무집 2011-12-05 09:22   좋아요 0 | URL
그분들한테 제가 배우는 것도 많답니다.^^
 

요즘 <뿌리 깊은 나무>를 열심히 보고 있다. 4회까지는 이 드라마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기에 유료 방송으로 보았다. 아버지 태종 앞에서 벌벌 떨면서도 자신의 뜻을 관철하는 어린 세종의 매력 때문에 4천원이 아깝지 않았다. 그 이후 본방송을 사수하고 있다. 

한자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조선의 1%가 아닌 99%의 백성을 위해 쉬운 글자를 만들고자 결심한 세종의 마음을 생각하면 한 나라를 책임지는 지도자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정치인의 올바른 선택은 사람을 바꾸고 역사까지 바꿔놓는다는 걸 세종의 한글이 증명했으니까. 99%를 위한 정치를 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1%가 판을 치는 요즘 세종은 아무리 찬양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다.

다수와 소통을 원하지 않는, 1%만을 위한 언어인 한자를 계속 써 왔다면 우리 역사는 어떻게 변했을까? 물론 부정적인 면이 더 많겠지만 긍정적인 쪽으로 한 가지 장담할 수 있는 것은 현재 대한민국이 세계 속에서 당당하게 뻗어나갈 수 있는 건 우리만의 언어, 99%를 위한 한글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만약에 1%만을 위한 언어를 쓰는 시대를 산다면 나는 어느 쪽에 속해 있을까? 음~ 생각하기 싫군.

내가 이 드라마를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보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다문화 가정 이민자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글은 반나절 만에 익힐 수 있을 정도로 쉬운 글자라는 세종의 말씀처럼 나의 그녀들은 두 시간 만에 자음과 모음, 한글의 구성 원리, 발음까지 다 익히면서 한국어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다. 중급 이상의 한국어를 배우는 그녀들에게 한글을 만든 과정과 세종 임금 이야기를 해주면 자기들 나라에도 그런 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다.

나도 가끔은 그녀들 나라의 언어에 관심을 가지고 배워 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중국어나 베트남어처럼 성조가 복잡하거나 캄보디아어나 태국어처럼 자모의 모양 자체가 어려운 언어가 많다. 내가 가끔 그림처럼 보이는 글자들을 흉내내서 쓰기라도 하면 그녀들은 정신없이 웃으며 다 틀렸다고 한다. 그래서 난 그녀들 나라 언어 배우기를 일찌감치 포기했다.  

이런 걸 볼 때 몇백 년 후엔 쉬운 언어인 한글이 세계를 하나로 만드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흐뭇한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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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1-11-25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한글이 세계를 하나로 만드는 날이 온다면 정말 좋겠어요...
학생들은 굳이 영어를 배우지 않아도 되니 피곤하지도 않을테고 말입니다 ㅋㅋ

1%가 아닌99%를 위한 세종대왕님의 마음이 아무리 시간이 흐르고 흘렀음에도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은
언젠가 그런날이 온다는 것을 예견하는 것이 아닐까요 ㅎㅎ

소나무집 2011-11-26 08:23   좋아요 0 | URL
반가워요.
그죠? 제가 열심히 한글 퍼뜨리는 일을 하겠습니다.^^

치유 2011-11-26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글이란 문자는 알수록 신기하고 대단하단 생각을 하게 해요.
세종대왕님...만만세입니다요~!
다시 살아오셔서 이나라의 교육제도도 세상이 깜짝 놀라만하게 바꾸어 놓으면 좋을텐데..
누군가 나타나겠지요??

소나무집 2011-11-28 09:2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어떻게 글자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는지 그게 신통하고 기특하고 그래요. ^^

희망찬샘 2011-11-27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집에 이 책 있어요. 저도 읽어 봐야겠어요. 방송은 못 보고 있지만... 소나무집님 좋은 일을 하시네요. 저도 어린이용 도서 <<훈민정음을 구출하라>> 이제 막 읽었는데, 세종대왕에 대한 감사가 물밀듯이 밀려오더라구요. 정말이지 대단하신 분. 그래서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겠지요.

소나무집 2011-11-28 09:26   좋아요 0 | URL
드라마도 재미있어요. 그죠? 우리 역사에 그런 왕이 있다는 게 무지무지 자랑스럽고 고맙고 그렇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