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우리를 속일지라도]를 먼저 읽었기 때문에 "브래디 미카코"의 최신간을 구했던 것 같다. 만약,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2]로 "브래디 미카코"를 처음 알았더라면, 일부러 이전 작품을 뒤지진 않았을 것이다. 

오해 마시기를. 

나는 이토록 글쓰기에 진심이며, 미시적 에피소드를 통해 굵직한 화두를 드러내는 저자의 재능에 탄복할 뿐이다. 다만, 저자가 영국 노동자 계층 이웃을 주요 관찰 대상 삼은 [인생이 우리를 속일지라도]가 저자의 시니컬하면서 솔직한 성품을 대놓고 드러내기에, 더 흥미롭다는 감상이다. 


상대적으로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2]는 정제된 느낌이라, 브래디 미카코 특유의 톡쏘는 사이다 맛이 덜 난다고나 할까? 후자는 저자의 촉망받아 마땅한 중학생 아들과의 소소한 대화 그리고 아들의 학교생활을 주요 소재 삼은 에세이이다. 영국에서 20여 년 살았어도 여전히 내부(영국) 내 외부인인 저자에게는 계층화된 사회의 모순이 돌출하는 순간이 잘 보이나보다. 일상의 소소한 대화와 풍경에서도 영국 사회 문화적 특질을 포착해내고 쉬운 언어로 풀어내는 능력, 이야기꾼 브래디 미카코의 글쓰기 능력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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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9-22 13: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1>인권 코너에 있길래 찜해두었는데요
<인생이 우리를 속일지라도>가 시니컬하고 솔직하다니 담아두어야겠네요
브래디 미카코는 밑바닥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는것 같아요.

얄라알라 2022-09-22 14:17   좋아요 2 | URL
<인생이 우리를 속일지라도>를, 깜짝 놀라서 읽었어요
부제를 보고 작가가 사회학자일거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평범한 일상을 일기처럼 묘사하면서 예리하고 시니컬한 질문을 독자에게 계속 던지거든요. 멋졌어요^^

mini74 2022-09-22 13: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플엔 정말 대단한 분들이 많으신거 같아요. 제가 모르는 작가분들도 많이 알고계시고, 거기다 이렇게 친절한 소개까지 *^^*

얄라알라 2022-09-22 14:18   좋아요 2 | URL
제가 mini74님께 드려야할 말씀. mini74님께서는 북튜버로 더 친절히 소개해주시는 걸요.^^

바람돌이 2022-09-22 15: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이방인일 수 있는 사람의 시각에서 영국내의 나이든 노동자계급을 이야기하는 책이라니 흥미롭네요.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것은 항상 어떤 차이를 가질 수 밖에 없으니 뭔가 독특한 시각이 보일 듯합니다.

얄라알라 2022-09-23 12:16   좋아요 2 | URL
저자가 책을 워낙 많이, 자주 내서 인터뷰를 찾아보니
그냥 종일 쓰신다 할 정도로 늘 글을 쓰시더라고요.

다음 작품도 기대되는 분입니다^^

레삭매냐 2022-09-23 11: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본의 득세, 노동의 후퇴
시기에 영국 동네 이야기가
궁금하네요.

타이틀을 잘 뽑았지 싶습니다.

얄라알라 2022-09-23 12:16   좋아요 2 | URL
[The Real British Secondary School Days]가 표지에 적힌 제목이었어요.
이렇게 수식어 많은 표현, 실제 영어에서 쓰나 모르겠지만^^;;
 
네이티브 영어회화 이디엄 사전 - 자주 쓰는 관용표현을 한 권에 담은
이창수 지음 / 다락원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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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문구 그대로, 실전에서 꺼내 쓸 다양한 표현을 그득하게 수록하여 유용하나 1) 편집의 아쉬움, 예문 한국어 해석문장 등을 덜어내고 좀 더 가볍게 만들었더라면 2)QR로 음원 제공은 하지만, 이어듣기에 불편한 점 때문에 별 하나 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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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O(세계보건기구), UNICEF, UNESCO, 외교부, 삼성전자 관련 현장에서 일해온 박소운 저자. 직업이 무려 "동시통역사"인데, 통역 업무 하면 할 수록 자신의 영어실력에서 부족함을 느낀다고 솔직히 털어서 보여준다.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니라서, 오로지 꾸준한 노력만으로 빈 부분을 채워온 노력파 통역사의 충고를 들으면, '나도 할 수 있다. 공부하고 싶다' 의지가 샘솟음. 

"직업이 통역사인 저조차 영어를 며칠 쉬면 순발력이 떨어지는 걸 누구보다 예민하게 감지한다'는 박소운 저자의 고백은 무용수들이 했던 말을 떠올리게 했다. '연습 하루 안 하면 내가 알고, 이틀 안 하면, 동료들이 알고, 사흘 안하면 객석의 관객들이 (연습 게을리 한 걸) 안다.' 박소운 저자는 "굳이 실력을 올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느낄 불쾌함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매일 일정량 이상 영어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한답니다.

*

[마지막 영어 공부]의 핵심은 그러니까 꾸준함! 꾸준함이 이긴다! 



[마지막 영어 공부] 요점 정리한 포스팅은 https://blog.aladin.co.kr/757693118/1392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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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2-09-11 1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일매일 자기계발을 하는 부지런한 사람들 정말 멋있고 대단합니다. 동시통역사 정말 되기 어려운 직업으로 들었는데 멋있네요!

얄라알라 2022-09-11 22:20   좋아요 1 | URL
고강도 정신노동일 것 같아요. 멘탈이 강한 분들이 잘 하실듯.

참 대단하신 분들이라고 저도 생각해요^^ 파이버님

미미 2022-09-11 20: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언어는 유독 그런것 같아요. 쓰지 않으면 감을 잃는 속도가 엄청 빠른ㅋ 저런 화려한 스펙의 동시통역사도 게으를 틈이 없는걸 보면 외국어 공부 만만하게 보면 안되겠어요. 매일매일!!^^*

얄라알라 2022-09-11 22:19   좋아요 1 | URL
네, 미미님

전 이 책 읽으면서 제가 ‘투덜이‘스럽다는 걸 알았어요. 외국어 공부 전혀 안 하면서, 기억력 탓만 하는 투덜이였거든요. 하루의 반을 영어 공부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말이죠. 당연히 입이 막히는 것인데, 기억력 탓했다니...

좋은 자극 받았어요. 이 책 읽고^^
 

얇지만, 내용은 꾹꾹 눌러 담아서 배울 자세가 된 분에게는 유용함. 언어공부의 달인은 이렇게 독해력을 높이는구나를 배우게 해주는 착한 책.




예를 들면, wallflower와 social butterfly를 영미문화의 맥락에서 설명. 


[추억]



영어 말빨 좀 늘려보겠다고 술자리란 술자리를 빠짐 없이 챙기던 시절. 여느 때처럼 파티 안내 메일을 받고, 술을 들고 가벼운 맘으로 참석했는데...아뿔사...멕시코 친구, 미국 친구, 이탈리아 친구, 칠레 친구, 왜 다들 스페인어로 이야기하는 건데? 그 상황이 난감하여, 알아서 조용히 사라져주었던 그 "잠시"가 여전히 기억난다. 공간이나 술에 대한 기억은 희미해졌어도, 당혹감이 기억난다. I'm an alien.

*

그래서였나, [조승연의 비법 영어] 책장을 넘기면서, "wallflower"라는 단어가 눈에 확 들어왔나보다. "social butterfly"가 내 지향이었다면, 스페인어 까막눈 까막입이었던 관계로 벽에 착, 나는 "wallflower"였다...




[조승연의 비법 영어]

Do you want watch Netflix and chill?

I grew up in the projects. (project housing 서민 주택)

You made yourself up.

I'm stuck in the friendship zone.

Can I ask you out?

save it for a rainy day!

Show me the money!

jaywalking 무단횡단 / tailgating 바짝 따라붙어 운전하기

go get it! go-getter

You truly know me inside out!

Eat your own dog food. 숟가락 얹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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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이긴 하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를 읽다가 포기했고, 아쉬워도 다시 붙잡지 않은 이유가 같다. 정서적으로 힘들었다. 페이지 넘기다가 수차례 쉬어 갔지만 특히 힘들었던 에피소드는 "아가의 죽음"이었다. 적군에게 들키면 모두가 죽게 될 상황에서 어머니는 갓난 아기가 울어서 위치가 발각될까 봐, 다른 사람들의 생존을 위해 어려운 결정을 해야 했다. 전시라는 상황이 몰고 간 그 잔혹한 비극. 이후에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책 표지만 봐도, 제목만 떠올려도 "아가의 죽음" 상황부터 떠오를 지경이었다. 



어제 포털에 "단양 시루섬(의 기적)"이라는 제목의 기사들이 올라왔다.

https://m.mk.co.kr/news/society/view/2022/07/604740/


50년 전, 1972년 8월 대홍수는 시루섬을 불시에 덮쳤다. 섬에서 가장 높은 지역, 가장 높은 곳에는 물탱크가 있었으나 지름이 고작 5m정도 였다. 하지만, 절박하게 구조를 기다리는 이는 수백 명이었다. 약 200명의 마을 사람들이 14시간을 물탱크 위에 서서 서로를 지탱하며 밤을 꼬박 샜다. 198명이 구조되었다고 한다. 


1972년 시루섬 물탱크 / 단양군 /


그 약 200명 중에는 임산부도, 아가 업은 엄마도 있었다. 모두 아기를 잃었다. 어머니 등에 업혔던 아가는 팔짱을 끼어서라도 압착, 결집한 200명의 압력을 견디지 못했다. 정수리가 이미 차갑게 식은 아가를 업은 어머니는 슬픔을 속으로 삭였다. 아가 잃은 어머니의 단장의 곡소리에 사람들이 동요될까봐 속으로 울었다. 기사를 읽어보니, 놀랍게도 이 이야기는 2013년 단양에 부군수로 부임한 이가 개인적 관심에서 실제 그 어머니를 인터뷰해서 확인한 내용이다. 이러한 증언을 엮어 "시루섬의 영웅들"이라는 책을 준비중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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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8-05 1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양시루섬은 처음 들어보는데 링크를 들어가니 영어네요 😅 찾아봐야 겠습니다~!!

얄라알라 2022-08-06 10:36   좋아요 1 | URL
이크, 제가 저작권법 때문에 사진 출처 링크 단다는 게 엉뚱한..
새파랑님께서 말씀 안 해주셨으면 모를 뻔했어요

단양을 수 차례 놀러가봤어도, 시루섬 홍수 비극은 처음 알았고
알고 나서서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자체가 죄스러울 만큼 비극이자 감동입니다..

기억의집 2022-08-05 2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맘 아프네요. 저 좁은 곳에 이백명이.. 아기가 숨쉬기 힘들었을 것 같어요. 점점 차가워지는 아기의 몸을 업고 있던 엄마 맘은 하늘이 무너졌겠네요. 이런 기사 읽을 때가 슬퍼요…

얄라알라 2022-08-06 10:39   좋아요 0 | URL
네 기억의집님

마음이 아픕니다.
저 기사를 보고, 혹시 저 시대의 사진이나 자료가 더 있나 찾아보았는데
제천시에서도 사진 아카이브 작업을 위해 사진 발굴했었나봐요.
탱크 위 인원수에 대한 정보는 일치하지는 않고 최종 생존자수에 대한 정보가 동일한 데
사실, 저 비좁은 원형위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선 채로 밤을 새고, 깜빡 잠들까 두려워하고 알지도 못하는 사이 떨어졌겠어요.....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팔장을 끼어서 이탈을 막고 서로 지지했다는 후일담은 무섭도록 뭉클합니다.
그 아기의 어머니는 너무나......괴로웠을 거예요.

책읽는나무 2022-08-06 1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휴...안타깝습니다.
단양에 시루섬이 있었다는 것도 처음 들었네요.
아가 엄마의 마음이!!!!ㅜㅜ
전쟁이 직접 일어나지 않아도 전쟁 같은 현실이었군요ㅜㅜ

미미 2022-08-06 17: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얄라님 저도 그 대목 너무 아팠습니다. 끔찍했죠. 같은 이유로 특정다큐등 영상을 못봅니다ㅠㅠ 시루섬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군요.

그레이스 2022-08-07 1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저릿저릿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