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호르몬, 어떻게 해결할까? 10대가(청소년이) 꼭 읽어야 할 과학교양 3
박태균 지음 / 동아엠앤비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환경 호르몬, 어떻게 할까?]는 애초에 10대 청소년을 주요 독자로 상정하고 기획된 책인듯 하다. 동아엠앤비의 "10대가 꼭 읽어야 할 과학교양" 시리즈 세 번째 신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완독하고 나니, 이 분야(식품공학, 공중보건 등) 전문가일지라도 최근 연구 동향 샅샅이 챙기지 못한 게으른 학자라면 지적 태만에 부끄러워질만큼 최신 연구성과가 가득한 전문적 책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저자 박태균은 서울대학교에서 공중보건학 박사학위 취득 후 학계뿐 아니라 국민보건증진을 위해 광폭행보를 벌여왔다. 그 화려한 약력만으로도 책 날개 면이 묵직하게 꽉 차오른다. "대통령 표장, 식품과학회 언론상, 식품산업공헌 언론인 대상, 올해의 의과학 기자상" 등 수상기록만도 일일이 옮기기 어려울 정도의 기여를 한 전문가 답게 박태균 저자가 [환경 호르몬, 어떻게 해결할까?]에서 풀어서 소개해주는 국내외 관련 연구성과와 저작이 리스트만해도 어마할 듯 하다. 아쉽게도 출판사 측에서 출처와 참고문헌을 생략하였기에 더 찾아보는 데는 어려움이 따르지만......



밑줄 긋고 메모하며 암기하며 읽어야 할 교과서적 환경입문서인 [환경 호르몬, 어떻게 해결할까?]에서 가장 와닿는 한 페이지를 꼽으라면 108쪽이다. 파라벤에 대해 저자는 이런 견해를 밝힌다. 

파라벤 프리 제품의 제조 회사는 '천연(natural)이어서 안전하다'는 논리를 내세우지만, '천연=안전'이란 공식은 성립되지 않는다. 페녹시에탄올응 방푸 효과가 그다지 높지 않아 파라벤과 비슷한 효과를 얻기 위해선 3~4배 이상의 양을 사용해야 한다. 독성도 파라벤의 2배 이상이다. 

한때 방부제를 대표하던 포름알데하리드를 수십 년에 걸쳐 대체한 것이 파라벤이다. 현재 개발 중인 파라벤 대체물질이 파라벤보다 더 안전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 본문, 108쪽)




비단 파라벤뿐이겠는가? 아름다운 형광빛으로 인해 부유층의 식기에 쓰였던 라돈이며, 미국이 극비리에 진행한 DDT개발 사업으로 얻어낸 DDT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얼마나 유용한 신물질이었는가? 눌러붙지 않는다는 광고문구에 현혹된 주부들과 방열과 방수 기능을 장착했다는 아웃도어에 열광한 산악인들은 얼마나 많이 PFC(과불화화합물)이 함유된 제품을 구입했는가? 21세기 전세계의 골치덩이로 등장한 플라스틱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신의 물질'에서 품을 수도, 버릴 수도 없는 '화이트 엘레펀트'가 되어 버린 신물질들!


저자는 이미 대중에게 만연한 환경호르몬에 대한 공포심에 근거없는 불을 지피는 대신, 과학적으로 검증된 연구성과들을 토대로 정말 두려워해야할 지점이 무엇인지, 환경호르몬으로부터 나와 가족, 지구를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지 차분하게 설명해준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 용기라고해서 다 "나쁜 악"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구입을 피해야할 플라스틱이 있는 것이지, 현대사회에서 플라스틱 없는 삶은 불가능하기에 현명하게 알고 판단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요새는 대한민국 초딩들도 다 아는 '비스페놀A'의 위협에서 조금이나마 자신을 지키려면 용기뿐 아니라, 영수증 및 순번대기표 하다못해 도서관 대출반납확인영수증도 피하라는 실질적인 조언도 해준다. 따라서 [환경 호르몬, 어떻게 해결할까?]는 교양서적이라는 이름으로 10대에게만 읽기 권유할 것이 아니라, 어른들 특히 학교 선생님(영양사 선생님 포함), 학부모,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수장 이하 직원 모두가 꼼꼼히 정독하였으면 좋겠다. 10대의 의식과 행동이 바뀌어 plastic-free사회를 심정적으로 추구할 수는 있겠지만, 초중고등학교에 어떤 급식을 제공할지 어떤 공공제품을 선택할지는 여전히 소위 위정자라는 분들의 몫 아닌가? 자꾸 어린 아이들에게 "환경교육" 필히 수강하라는 압박주기보다, 어른들 먼저 공부하고 현실적 정책이나 삶의 면면에서 변화의 물꼬를 틀어주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맛의 배신 - 우리는 언제부터 단짠단짠에 열광하게 되었을까
유진규 지음 / 바틀비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관 마감까지 100분밖에 안 남았다. 쌓아놓을 책들을 뽑아 놓고 가장 위에 있던 『맛의 배신』. 쉽게 넘길 흥미위주의 교양서일거라 생각하고 집었다가, 100분을 거의 꽉 채워 다 읽었다. 

EBS 다큐멘터리 [맛의 배신] PD 유진규가 썼다. 먹기 문제(+혁명을 촉구하는 뉘앙스의)를 다룬 책들 대부분이 그렇지만, 주장에 힘이 실리려면 체험기가 수반되는 데 이 경우 유진규 저자가 1인 기니아 피그 실험을 꾸준히 해온 결과를 보여준다. 저자는 어린 시절 마른 체형이다가, 어느 사이 음식 중독에 빠졌다고 한다. 한 마디로 배가 불러도 숟가락을 놓지 못하고, 계속 냉장고 문을 열어대는 사람. 콕 집어 본인이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정서적 허기가 위를 채우는 행위로 연결된 듯 하다. 유진규 저자는 넘처흐르는 뱃살을 제거하고다 '당'을 피하는 식단을 실천했었다고 한다. 실패는 예견된 일. 어찌 사회 생활, 그것도 방송계에서 일하면서 "sugar"넘쳐나는 회식 자리며 까페의 카라멜 마키아토를 피할 수 있으랴. 그리하여 2차로 도전한 과제는 가급적 인공향이 적은, 즉 자연에 가까운 음식 먹기 실천. 결과는 상당히 성공적이었다고 한다. 



저자는 문헌조사를 오랜 시간 면밀히 했을 듯 하다. 왠만한 학술서에 버금가는 다양한 분야(의학, 생물학, 여성학, 심리학, 고고학 등등)에서의 음식연구 최근 성과를 본문 구석구석에 배치하고 상세히 소개해준다. 덕분에 많은 공부를 하였는데, 저자가 진화생물학을 특화해서 따로 챕터로 다루지 않았으나 그의 주장은 이런 듯 하다. 


인공향이 인류의 영양지혜를 교란시켜서, 가짜 음식, 가짜 영양소에 속는 식사에 중독되게 한다. 벗어나려면 가짜 향, 가짜 맛을 진짜 맛과 구별해야 한다! 


심지어는 양과 염소조차도 '수크램'이라는 향미증진제가 섞인 사료라면 '환장'을 한다는 소위 웃픈 연구결과. 인간은 양과 염소보다도 일찍이 오염된 미뢰를 가졌는데, 얼마나 더 심각할까! 


[더 찾아볼 자료]

*『Wild Health: Lessons in Natural Wellness from the Animal Kingdom』(2009): 갈매기 머리를 뜯어 먹는 양들, why?

* biocultural approach to human taste: 이차화합물에 끌리는 이유?

* 1932년 Clara Davis의 그 유명한 연구 "The Self-Selection of Diets by young children" 

* Supernatural Stimuli from "인간은 왜 위험한 자극에 끌리는가?"

* Blue Zone사람들은 무엇을 먹을까?

*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PNG보고서, Robert McCarrison(1961)히말라야 산악지대 고립부족 건강보고서 - 암이 없다! 고구마만 먹어도 당뇨가 없어! 

*  Ditte Johanssen 팀의 영수증 비교 연구: wine 애호가와 beer애호가의 cart비교.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9-10-01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술을 덜 마시니까 단맛에 빠졌어요. 하리보 젤리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나요. 하리보 젤리에 중독된 것 같습니다.. ㅎㅎㅎ 단 맛을 많이 안 먹으려고 참는 중이에요.. ^^;;

2019-10-01 2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경락경혈 피로 처방전 - 하루하루 피곤한 당신을 위한 자율신경 치료법
후나미즈 타카히로 지음, 권승원 옮김 / 청홍(지상사)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의료인은 아니지만 병원에서 일합니다>, <내 안의 의사를 깨워라>. 제목만으로의 속단은 경솔하지만, "(나의) 건강관리"라면 타자로서의 전문가에게만 맡길 게 아니라 내가 살피자의 뉘앙스가 아닐까? 평소 건강검진 받는데 일부러 꾸물거리고 숫자를 도구로 내 몸을 이해하려는 시도에 반항하는 편이다. "100세 시대"가 퍼주겠다는 의료혜택을 스스로 걷어차버리는 무지의 고집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의무적 고집이라 생각한다. 의무수행을 위해, 나름 스포츠마사지나 경락 마사지 등 전문가가 일반인들을 위해 썼다는 책들을 꾸준히 찾아읽었다. 하지만 매번 책 날개의 광고문구를 보고 기대수치는 애드벌룬 수준으로 커졌다가, 실제 책을 덮을 즈음해서는 풍선 바람 빠지는 실망감을 느꼈었다. "어라! 뭐 실제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게 없네. 결국 와서 (고객이 되어) 마사지 직접 받아보라, 배워가라는 건가?"



이런 부정적 경험의 누적 때문에,[경락경혈 피로 처방전]도 이런 경험 때문에 반만 믿고 읽기 시작했다. "하루하루 피곤한 당신을 위한 자율신경 치료법"을 정말 가르쳐주려나? 책 다 읽고 이 최초의 질문에 자답하자면 "가르쳐줬다. 구체적으로, 쉽게."

저자 후나미즈 타카히로는 침사, 구사, 안마마사지지압사로 20년 임상 겸험을 가지고 현재 "잔물결 시침술(침을 직접 찌르지 않고 시침용 도구로 경혈을 눌러 기혈순환을 돕는 시술)" 전문가로서 미국, 유럽, 아시아 각국에서 침구지도를 한다고 한다. 이 정도 정문가가 하는 말이, "경혈의 위치나 경맥의 흐름을 몰라도 상관없습니다...(중략)... 자가 치료법을 체득하면 몸의 중심에 한 축이 생기며, 자기의 기(氣가 충실해져서 주변 상황에 쉽게 흔들리지 않게 됩니다(본문 9쪽)" 




저자는 먼저 동양의학의 지혜를 활용한다는 '자율신경치료법'에 대한 기본 개념을, 이어서 기혈 및 장부와 관련된 경락을 간략히 소개한다. 치료법 소개에 앞서 피로가 어떤 식으로 발현되는지 자가진단법과 함께 알려준다. 예를 들어 "귀가 딱딱하다면 신체 에너지 약화," "머리카락이 퍼석퍼석할 때는 심장 약화," "위를 눌러 아픈 경우는 흔히 '화가 쌓였다,' 즉 스트레스에 취약해진 상태"라는 것이다. 손톱의 무늬나 설태 상태도 유용한 진단 도구가 된다.

2부에서는 12경혈의 위치와 혈마사지법과 효과를 3부에서는 스트레스 해소에 특히 유용한 자율신경치료법을 사진자료와 함께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책을 읽다 중간중간 따라해보았는데, 우선 경혈자리가 의외로 남이 만져주지 않고 스스로 손 닿는 위치에 많아서 자가실습이 가능하다는 좋은 점이 있다. 몸의 자극에 예민한 독자라면, "태연"자리만 눌러보아도 바로 개운해지는 것을 느낄지도 모른다. 만능경혈이라 하기에, 나도 책 읽으며 여러 차례 눌러보았다. 





4부에서 6부는 특정 독자에게 특히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는데, 4부는 정신적 긴장상태에 늘 놓여 있는 비즈니스맨에게 5부는 여성에게, 6부는 아기들의 건강증진을 도울 정보들이 가득하다. 저자가 알려주는 경혈자극법이 어렵거나 복잡하면 따라해볼 의지를 상실할텐데, 직관적으로 사진자료를 보면 이해가능하고 따라하기도 쉽다. 최대 장점이다. 

알려주는 정보가 명료하고 따라하기 쉬워보인다고 가볍게 보면 안 되겠다. [경락경혈 피로 처방전]을 내 몸을 도구 삼아 실습해가며 꼼꼼하게 읽었는데도 막상 구조화하여 정보를 머리에 담지 못했다. 서가 귀빈자리에 모셔놓고 자주 꺼내보며 매일 실습(?)해야 겠다. 내 몸, 내 손의 온기로 따뜻하게 어루만져 준다. 그 마음으로 다른 생명도 사랑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닥터 페미니스트 여자의 몸을 말하다
문현주 지음 / 서유재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50쪽의 에세이 모음을 마무리하며 문현주 작가는 추천사를 써준 조한혜정 교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또한 자신이 "닥터페미니스트(drfeminist)"라는 온라인 닉네임으로 활동했으며, 심지어 한의원 이름조차 '자궁(womb)'을 뜻하는 "움 한의원(홈페이지:http://www.wombclinic.com) "으로 지었음을 밝힌다. 추정하건대 페미니스트 계간지 "IF"에 개원 소식을 알렸을 때가 30대였다면, 페미니즘이 활자로 터져 나오던 그 시기에 페미니즘을 공부했던 분인 듯하다. 


흥미롭게도 문현주 한의사는 2012년 영국 더럼(Durham University)에서 의료인류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한국의 진료실로 복귀한 2014년 이후 계속 여성의 재생산 건강 증진을 위해 애써오고 있다. 한의학의 지식과 인류학적 관점의 융합이라니 실로 관심 두지 않을 수가 없다. 


두 딸, 예린과 채린에게 엄마가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에세이 중간중간 여성 건강을 위한 현명한 충고도 삽입했다. 이 책은 특히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에게 유용한 정보가 많을 듯 하다. 서문에서도 명백히 밝혔다. "21세기 의학이 지향하는 'gender-specific medicine(성 차이를 고려한 의학)'과 맥을 같이한다"(9쪽)고. 


진화의학의 관점을 취한 문현주 저자는, 소위 '불임'이라는 질병에 색다른 해석을 소개해준다.


"임신이 잘 안 되는 난임, 특히 이상을 발견하지 못한 '원인불명 난임'이라면 아픈 것도 아니고 질병도 아닙니다. 오히려 진화학적 측면에서는 '적응'이지요. (118쪽)...(중략)...우리 사회는 여성의 생식에 얼마나 우호적인 환경인지, 임신과 출산과 양육에 사회적 지원은 충분한지 돌아봐야 합니다. 의학적 치료와 개인의 노력은 생식에 불리한 환경의 일부만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하는 사회적 환경을 진단하고 바꿔 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12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감 선언 - 더 나은 인간 더 좋은 사회를 위한
피터 바잘게트 지음, 박여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인적으로 요새 가장 궁금한 두 가지. "왜 자꾸 '수렵채집 사회에서 배우자!'는 건데?"와 "왜 다들 '공감(empathy),' '공감력'하며 야단인데?" 각기 다른 방향의 질문으로 보이지만 큰 지도 위에서는 얽혀있다고 본다. 각설하고, "공감"을 검색어로 온라인 서점을 뒤져본다. 2000여 개 콘텐츠가 뜬다.



나는 '공감'이 적어도 한국 사회 출판계에서는 2010년대에서야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고 느꼈는데, 『공감 선언(원제: The Empathy Instinct)』의 저자인 피터 바젤게트는 (아마도 저자가 속한 유럽, 그중에서도 영국 등 구미 사회에서) 이 단어의 사용이 이미 1940년대 급증했다고 본다.

'공감'이라는 용어는 1962년 대중심리학 용어인 '의지력'을 능가했고, 1980년대 '자기통제'라는 단어의 사용 빈도도 훌쩍 뛰어넘었다. (...) 공감 본능은 진정으로 대중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보다 나은 시민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공감 본능을 잘 이용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게 한다면 우리의 미래, 30년 후는 어떻게 달라질까? 이제는 공감의 과학이 정책을 주도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공감 선언』 338쪽

위 인용문이 저자의 집필 의도, 지향점, 『공감 선언』의 기여 가능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피터 바잘게트는 이 책을 단순히 학술적 차원에서 '공감'에 대한 논의를 정리하고자 쓴 것도, 실현 가능성 희박하거나 미래형 제안으로서의 주장을 던지려고 쓰지 않았다. "Sir"라는 기사 작위가 말해주듯, 영국 왕실이 인정하는 인사로서의 그 엄청난 (정계, 학계, 재계, 방송계 등) 인맥과 실제 관련 기관들의 수장으로서의 실무 경험에 기반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제안을 한다!


피터 바젤게트는 40년 넘게 뉴스와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온 방송 프로듀서이며 영국 ITV 회장이다. 2013년부터는 '영국예술위원회(Arts Council England)'와 '영국 홀로코스트 추모 재단(UK Holocaust Memorial Foundation)' 회장직을 겸하며 '공감 본능'을 연구하고, '공감력 있는 시민 육성'을 위한 다양한 방법론을 제안하고 실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예를 들어, 4장에서는 디지털 디스토피아 시대의 공감 문제, 5장에서는 교도소, 6장에서는 의료기관, 7장에서는 부족주의, 인종주의를 '공감력'으로 극복한 실사례와 방법론을 소개해준다.



9장의 "공감헌장"이 이 책의 클라이맥스인데, 열 개의 강령 중 특히나 "문화예술"의 힘에 주목한 점이 인상깊다.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예술과 대중문화 장려"하라는 이 강령은 어쩌면 가장 즉각적으로 시도가능하고 효과도 빠를 듯 하다.

이 책에서 우리는 공감 능력을 길러주는 예술을 집과 학교, 의과대학, 용양소, 교도소, 갈등 지역 등에 배치하는 것이 대단히 효과적이며, 인간을 인간답게 해주는 방법임을 살펴봤다. (...) 하지만 오늘날 학교에서 예술 관련 교육은 교양 과목 정도에 인색하게 배치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실수다. 모든 아이에게서 창의적인 불꽃이 튀어야 하며, 불꽃은 아이들과 아이들을 이어줘야 한다.

『공감선언』 347쪽

인간의 공감본능과 내집단 편향성은 동시에 타집단의 배제, 밀어내기 더 극단적으로는 적대적 폭력을 낳기도 한다. 홀로코스트, 르완다 대학살, 불편한 목록은 길게 늘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절망하거나, '원래 그래'로 모른 척 해야겠는가? 피터 바젤게트는 "No"라며 긍정의 미래를 말한다. 비단 '공감'을 연구하는 학자뿐 아니라, 교육계, 문화예술계, 정치계에 몸담고 있는 대한민국 어르신들 꼭 『공감 선언』을 읽었으면 한다. 한국형 공감력 증진 프로그램을 구체화할 수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