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 소녀 Wow 그래픽노블
데이비드 위즈너 그림, 도나 조 나폴리 글,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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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위즈너 특별 전시회가 "현대어린이책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가 보려고요. 칼데콧 상, 세 번이나 수상한 작가인지라 나름 작품들 챙겨 보았다 생각했는데 『 Fish Girl 』은 2017년작이었군요. 잽싸게 구했습니다.


'인어 공주' 이야기일 거라고 제멋대로 예단하고 읽기 시작했네요. "짝꿍"으로 왕자가 "짝등장하는 로맨스는 전개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현대판 "로빈슨 크로소"라 해야 할까요? 길들이려는 자와 길들임에 저항하는 자, 그 사이의 긴장 관계, 자/타자의 경계 등 사뭇 어려운 이야기였어요.



익히 알던 "공주" 이야기가 아니죠. 공주라면, 대형 수족관 바닥에서 관람객들이 던져 준 동전을 주우러 다니지 않을 테니까요? 심지어는 이름도 없어요. 포세이돈인 척 하는 수족관 주인이 그녀에게 이름을 주지 않았으니까요. 자유를 준 적 없듯이.



인어 소녀는 물속 동전을 건져서 가짜 포세이돈의 발밑에 가지런히 놓습니다. 이야기를 삽니다. 자신의 기원에 대한, 어머니, 언니들 그리고 바다에 대한 기억, 즉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청합니다.



좁은 수족관이라는 공간에서 제한된 관계나마 동전, 돈을 매개로 이뤄집니다. 하지만 데이비드 위즈너와 도나 조 나폴리는 반대항의 관계성도 등장시켰지요(스포일러라 여기까지만). 인어 소녀는 이제 동전만 줍지 않습니다. 친구에게 선물할 조개 목걸이를 위해 예쁜 조개껍질을 모으거든요.




이제 인어소녀는 수족관 주인에게 자신의 기원,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구걸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녀에게는 바다를 호령하고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었거든요. 통쾌한 전복과 지위 변화가 일어납니다. 인어 소녀는 본체 사람 소녀였어요. 말도 할 수 있었고, 걷고 폐로 숨 쉴 수 있었거든요. 수족관 주인의 주술에 놀아나 자신의 힘을 미처 깨닫지 못했을 뿐이지요.



수족관은 All Gone!

소녀는 새 관계, 새 보금자리를 찾습니다. 아마 머무르진 않을 거예요. 굉장한 힘이 있거든요. 이끌려서 계속 움직이고 넓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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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sh Girl (Paperback)
도나 조 나폴리 / Clarion Books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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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위즈너 특별 전시회가 "현대어린이책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가 보려고요. 칼데콧 상, 세 번이나 수상한 작가인지라 나름 작품들 챙겨 보았다 생각했는데 『 Fish Girl 』은 2017년작이었군요. 잽싸게 구했습니다.


'인어 공주' 이야기일 거라고 제멋대로 예단하고 읽기 시작했네요. "짝꿍"으로 왕자가 "짝등장하는 로맨스는 전개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현대판 "로빈슨 크로소"라 해야 할까요? 길들이려는 자와 길들임에 저항하는 자, 그 사이의 긴장 관계, 자/타자의 경계 등 사뭇 어려운 이야기였어요.



익히 알던 "공주" 이야기가 아니죠. 공주라면, 대형 수족관 바닥에서 관람객들이 던져 준 동전을 주우러 다니지 않을 테니까요? 심지어는 이름도 없어요. 포세이돈인 척 하는 수족관 주인이 그녀에게 이름을 주지 않았으니까요. 자유를 준 적 없듯이.



인어 소녀는 물속 동전을 건져서 가짜 포세이돈의 발밑에 가지런히 놓습니다. 이야기를 삽니다. 자신의 기원에 대한, 어머니, 언니들 그리고 바다에 대한 기억, 즉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청합니다.



좁은 수족관이라는 공간에서 제한된 관계나마 동전, 돈을 매개로 이뤄집니다. 하지만 데이비드 위즈너와 도나 조 나폴리는 반대항의 관계성도 등장시켰지요(스포일러라 여기까지만). 인어 소녀는 이제 동전만 줍지 않습니다. 친구에게 선물할 조개 목걸이를 위해 예쁜 조개껍질을 모으거든요.




이제 인어소녀는 수족관 주인에게 자신의 기원,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구걸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녀에게는 바다를 호령하고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었거든요. 통쾌한 전복과 지위 변화가 일어납니다. 인어 소녀는 본체 사람 소녀였어요. 말도 할 수 있었고, 걷고 폐로 숨 쉴 수 있었거든요. 수족관 주인의 주술에 놀아나 자신의 힘을 미처 깨닫지 못했을 뿐이지요.



수족관은 All Gone!

소녀는 새 관계, 새 보금자리를 찾습니다. 아마 머무르진 않을 거예요. 굉장한 힘이 있거든요. 이끌려서 계속 움직이고 넓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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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지구 푸른숲 생각 나무 14
조지아 암슨 브래드쇼 지음, 김선영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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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물질‘로 칭송받던 많은 신물질이 역으로 인간의 안전을 위협하지요. 손목시계 시침분침 야광처리용도로 쓰였던 라돈도, 거제포로소용소 포로들의 몸소독을 위해 썼던 DDT도, 여름 휴가철 삼겹살 구워먹는 판으로 썼다는 석면도...위협물질 리스트에 올랐지요. 그 중에서도 가장 무시무시한 위협물질은 플라스틱이 아닐까 싶습니다. 플라스틱과 “빠이빠이” 선언한지 불과 몇 시간만에 플라스틱 좌변기 위에 앉아있었더라는 웃지 못할 ’지구촌 토막 뉴스‘가 생각나네요. 아무리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거나 멀리해도, 한 달 평균 1인당 신용카드 한 개 분량씩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다지요?PET병에 담겨오는 생수, 육수용 멸치의 내장, 겨울철 폴라폴리스 방한 의류들, 플라스틱 수세미로 닦은 식기들을 통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으니까요. 공포도 이런 공포가 따로 없습니다.



[플라스틱 지구]라는 제목이 과장으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 '플라스틱 디스토피아'는 근미래의 현실이 될 것입니다. 이 그림책은 플라스틱을 ’제거할 적‘으로만 성토하려는 목적도, 플라스틱 근절하자는 비현실적 제안을 하려는 목적에서 쓴 책이 아닙니다. 21세기 지구인이 이처럼 두려워하는 인조 플라스틱이 불과 150년전에는 기적의 물질로 칭송 받았으며, 얼마나 쓰임새가 많은지 차근차근 설명하면서 시작합니다. 플라스틱이 워낙 값이 싸고 쓰임새가 다양하고 만들기도 쉬우니 사람들이 그 편리함에 혹해서 온통 플라스틱에 의존한 게 문제이지요.

[플라스틱 지구]는 우리가 눈 뜰 때부터 잠드는 그 순간까지 플라스틱에서 단 일분도 자유롭기 어려운 현실을 어린이 눈 높이에서 실감나게 보여줍니다. 나아가, 왜 플라스틱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불리는지, 실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줍니다.



물티슈를 박스째 쟁여두고 생활필수품 취급하시는 분도 많으실텐데, 2018년 영국 템즈강에서는 불과 35평 면적에서 자그마치 5,000장의 물티슈를 수거했다고 하네요, [플라스틱 지구]는 어떻게 하면 힘을 모아 플라스틱 제품을 덜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않을 수 있는지 구체적 행동방안도 제시합니다. 개인컵을 휴대하는 작은 실천부터, 소비자의 목소리를 모아 기업체에 플라스틱 포장재를 최소화 혹은 사용하지 않도록 요구하는 것도 한 방편이 될 것입니다. 몇 분, 길게야 몇 십분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 포크 대신에 억새꽂이를 사용해 보면 어떠할까요?





[플라스틱 지구]는 학교 선생님들께서 많이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책의 후반부에,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위시한 환경 다큐멘터리 자료와 환경용어 등을 자세히 안내 해주었거든요. [플라스틱 지구]를 어린아이에게 많이 읽어 주는 것도 작은 환경 운동의 시작이 아닐까 싶어요. 엄마가 요구르트 병에 꼽아서 건내주시는 플라스틱 빨대도 ‘엄마, 저 빨대 없이 마실래요!’ 하며 어른들을 되레 일깨워주는 지구사랑 어린이가 많아지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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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몽트튀유 아동도서전에서 그래픽 노블로 선정되었다는 책을 선물 받았습니다. 그림체가 "뽀메로" 캐릭터만큼이나 귀엽고, 색감이 화사해서 표지부터 끌렸습니다. 상상했던 대로 작가가 젊은 여성이군요. 프랑스에서 태어나 현재 벨기에 브뤼셀에서 거주하는 유럽 기반의 예술가, 엘로디 샹타(Elodie Shanta)가 그 주인공입니다. 그녀는 미술을 전공하였으나 아동문학에 관심이 생겨 가명으로 만화작품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실명을 내걸고 작품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다네요. 그녀의 온라인 공간을 방문해보니 아이들에게 미술 수업, 서점에서 팬사인회도 많이 하고 일러스트레이션은 물론 자수와 헝겊 아트로 뭔가 끊임없이 만들어내요. 창작욕에 불타는 예술가인가 봅니다.

좋은꿈 출판사가 한국의 독자를 위해 이 예쁜 프랑스어 그래픽 노블을 번역해주었습니다. 불어 전문 번역가 임영신 덕분에 프랑스어 장벽을 넘어 크레베트를 만날 수 있었네요.



만나본 적은 없지만, 『크레베트』를 통해 상상한 작가 엘로디 샹타는 외로움에 익숙하고 강하면서도, 따뜻하고 와글거리는 공동체를 동경할 것만 같습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 크레베트가 바로 그렇거든요. 크레베트는 마술사가 되고 싶어, 마법학교에 두 번이나 응시합니다. 두 번 다 낙방했어요. '난 바보인가 봐'하며 좌절하는데, 작은 악마 조제프가 '아냐, 크레베트. 네가 잘하는 일도 분명 있을 거야.'라고 응원하면서 마법학교 입학시험을 도와주지요. 『크레베트』에는 그 외에도 마법학교 졸업생 고양이 가멜 등 크레베트에게 호의를 보이면서 낙천적인 친구들이 등장해요. 사실, 크레베트에게는 엄마가 안 계시답니다. 돌아가셨어요. 크레베트는 엄마의 영혼과 소통하며 일상의 시시콜콜한 이야기 혹은 마음 깊은 곳의 고민을 공유하지요.

삼수 끝에 마법 학교에 입학하여 엄마 영혼과 더 공유할 이야기가 많아졌는데, 그만 엄마의 영혼이 떠나버린 듯합니다. 울며 절망하는 크레베트를 친구들이 다독여 주네요. "네가 다 컸다고 (너희 엄마가) 생각하신 건지도 모르지'라고. 놀랍게도 크레베트는 친구의 다독임에 빠르게 마음을 추스릅니다. 엄마의 유골을 꽃들에게 뿌리고 유골함을 예쁜 꽃병 삼아 곁에 놓아두지요.





어린아이가 이렇게 슬픔을 극복해가는 과정이 몇 컷의 그림을 통해서이지만 아프게 전해지네요. 예쁘고 서정적인 그림과 대사인데, 마음 한 쪽에서 아련히 애처로운 마음이 일게 합니다. 이렇게 크레베트는 부모 잃은 외톨이 꼬마에서 조금 더 씩씩해진 모습으로 성장해나갑니다.


『크레베트』의 장면마다 주인공을 사랑받게 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느껴집니다. 크레베트는 마법학교에 입학해서도 좋은 친구를 만나 잘 지내고, 서로 도움과 사랑을 주고받기에 외롭지 않거든요. 잘 커나가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무척이나 단순한 줄거리, '외롭고 힘든 상황의 친구를 다른 친구들이 도와서 행복하게 해준다"라는 줄거리이지만 힘 있게 전달됩니다. 고마운 그림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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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생각
멜 트레고닝 지음 / 우리동네책공장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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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표지가 평범해 보이지 않아서 도서관 책 더미에서 저도 모르게 집어 왔습니다. "작은 생각," 원제는 "Small Things"라네요. 유난히 좋아하는 '글자 없는' 그림책이었기에, 읽으려 쌓아둔 활자 피라미드를 밀어 놓고 『작은생각』부터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첫 페이지 문구가 마음에 걸립니다. 보통 첫 페이지에는 작가가 사랑하는 이들을 언급하며 "누구누구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라고 써 있는데, 그 반대입니다. 작가의 가족이 작가를 추모하는 듯한 인상의 문구를 새겨 넣었거든요. "이 책을 너에게 바친다. 이젠 네가 편히 쉬기를 바라며 너의 꿈은 이제 우리 모두의 꿈이 되었고, 우리 모두가 열심히 노력해 그 꿈을 이루었단다. 전보다 너를 더 많이 사랑하고, 네가 자랑스럽다."

 

 

『작은생각』을 끝까지 다 본 후,왠지 느낌이.......왔습니다. 작가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을지도 모른다는......

마지막 메시지는 '널, 괴롭히는 생각들, 외롭고 버려졌고 남들과 다르다는 그 생각, 실은 다른 모든 사람도 한단다. 남들도 너만큼 외롭고 상처 많고 힘든데 감추며 사는 거야."라며 스스로를 다독이는 듯 했거든요. 글자 없는 그림책이긴 했지만 메시지가 강렬했습니다. 책 덮은 후 Mel Tregonning이란 이름으로 검색해보니, 제 느낌이 맞았습니다. 멜은 오빠와 여동생을 두었어요. 가족들은 쾌활하고 재치 넘치던 멜이 불면증을 호소하며 이상 신호를 보낼 때, 같이 있어주었지만 이런 파국에 치다를지 정녕 꿈도 꾸지 않았지요. 멜의 여동생이 글을 올렸더군요. 누군가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을 때 절대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http://thingsmadefromletters.com/blog/2016/09/08/story-behind-small-things/

 

 

  

Mel Tregonning은 1983년에 태어났습니다. 상상하고 그리는 탁월한 재능 덕분에 이미 16세에 전국적 규모로 발행되는 잡지에 자신의 작품(만화)를 장기 연재했고, 관련 분야 수상을 하며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나, 2014년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녀의 가족들이 Mel이 그린 초안을 책으로 출간한 것이 바로 이 『작은생각』입니다. 작품에서 과묵하고 표정 잃어가는 듯 보이는 소년은 우등생에서 외로운 왕따 피해자로 변해갑니다. 멜 트레고닝은 정신적 고통이 어떻게 신체화되는지, 서서히 생명 영역에 침범해 들어오는지를 무섭도록 공감되는 화풍으로 시각화했습니다. 몸에 금이 가고, 물질로서의 몸이 증발하여 자아가 상실되는 고통을 겪고 있는데 부모님도 선생님도 아이의 마음을 몰라줍니다.

 



 『작은생각』에서, 아이는 그래도 이 마음의 고통을 이겨내고 성숙해집니다. 내 고통에 침잠해서 타인의 정신세계를 보지 못했는데, 이 외로운 지구에서 외로운 지구인들은 저마다 고통을 겪고 있다는 걸 보고 연민을 보내거든요. 물론 활자화된 것이 아니라, 제가 멜 트레고닝의 생각을 상상해본 데 지나지는 않지만......사실은, 마지막 페이지는 멜 트레고닝이 직접 그린 것이 아니라 그녀 가족의 의뢰로 Shaun Tan이 완성했습니다. 그래서 더 마음이, 마음이 아파옵니다. 고통 속, 작가는 그런 회복의 메시지를 스스로 만들어내지 않았으니까요......


Shaun Tan의 블로그

http://thebirdking.blogspot.com/2016/09/mel-tregonnings-small-things.html 


이렇게 매혹적인 작품을 만들어낸 천재 작가가 더 이상 좋아하는 그림, 만화를 그릴 수 없다니 안타깝고 슬픕니다. 멜 트레고닝의 가족들이 전하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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