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을 위한 순례에 동참 권유받는 불편감은 많이들 이야기해왔다. 오죽하면, 젊은 경영학자들이 살짝 치기어린 프로젝트로서 "자기계발을 위한 몸부림"을 몸소 실천해보고 그 부작용을 설파해서 유명세를 탔을까. 이들이 시도해보았던, "한 달에 책 한권 쓰기, 영성 높이기, 역도대회 출전, 마라톤 완주" 등등 다양한 프로젝트의 기저에는 "자연스러운 욕망, 욕구의 억제와 조율"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지 않을까 싶다. 



사람마다 누르기 어려운 강도 면에서 최고난이로 꼽을 기본 욕구가 다를 텐데, "식욕"이라면 보통 사람들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괴물이자 친구이겠다. 없애거나 무시하기 어려운, 고마운 친구이기도 한데 약으로 지워버리려는 시도. 특히 한국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음을 오늘자 신문기사를 통해 확인했다. 



이렇게 처방받은 식욕억제제(appetite suppressant) 의 부작용이야 리스트가 꽤 길 것임을 익히 짐작할 수 있었는데, 사망자 리스트까지도 길 줄 몰랐다. 확인된 사망자 수는 최근 한 자리 수라 하지만, 미확인된 그리고 현재진행형의 리스트예비자가 부지기수라는 생각에 안타까워진다. 





안타까운 마음에 오늘 탐색할 자료들의 키워드는, Eating Disorder, Hunger로 정했다! 플러스, 활자밖 침투하여 목소리 채집할 루트는 차차 고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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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시간의 수집

"Biomy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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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주간 주말마다 숲, 하천, 수목원 나들이. 

하늘이 파랗고, 미세 먼지 수치 한 자리 수인지라 좀이 쑤신다. 

오대산 전나무 숲길을 추천받았으나 단풍 더 곱게 물들 때까지 기다리기로 하고, 

자연 속에서 책 읽을 수 있는 공간 급 검색. 


요샌 인스타그램에 사진 올리면 공짜 커피 혹은 혜택 주는 이벤트가 많다보니 강추하는 까페들, 믿음이 덜 간다. 리뷰가 수백 개씩 달린 까페 패스.

"정원," "까페" 키워드로 검색해서 나온 곳으로 달린다. 


입구는 꽤 그린과 거리가 멀다.


하지만 들어서자 마자, 인공향이지만 거북하지 않은 좋은 향이 가득하다. (분명 피톤치드는 아니고 여성 화장품 향수에 가까운)


화초를 무척 좋아하지만, 가드닝 책에서 보지 못했거나(기억 못하는) 독특한 화초들도 눈에 뜨인다. 판매도 하시나본데 내 맘에 든 화초는 가격이 무려 55만원.  분명 까페 사장님께서 원예 전공하셨거나 이 분야에 특별한 히스토리를 가진 분이시리라 추측한다. 직접 구우셨다는 케이크랑 커피랑 생과일쥬스랑, 맛 볼만한 여러가지를 한꺼번에 주문하고 건물 밖으로 나가본다. 


10월에 가장 좋은 장소일 듯. wedding party용으로 장소대여를 하신다는 데 그럴 만 하다. 

야외에도 온통 초록 식물에 의자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중년의 여성이 [82년생 김지영]을 들고 앉아 계신다. 난 하필 상형문자 해독 미션의 책을 들고 간 지라, 진도가 안 나간다. 







까페에서 나와 인근 산에도 호기심에 올라 보았는데 이상하게도 피톤치드가 안 느껴진다. 높이 올라가도, 아파트촌에서 종종 맡던 음식물 쓰레기 같은 냄새도 나고, 참 특이하다 싶다. 검색해보니 이 지역에 석유폐기물 묻어서 환경이슈가 제기되었던 과거가 있더라. 연관이 있을까? 나무가 많은 지역이라해도 피톤치드향이 명백히 차이가 난다. 그걸 의식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 겁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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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드 가든 출구에서 찰칵!


오후 6시 즈음해서 제이드 가든 내 야간조명이 눈에 들어오더니 7시쯤에는 화려해졌다. 하늘 파랗던 일요일에다 유명하다는 관광지인지라 관람객이 많을거라 예상했는데 의외로 한가했다. 커플티 입은 선남선녀 예닐곱쌍도 더 이상 보이지 않기에, 편한 마음으로 사진을 찍는다. 


 

우연히 검색하여 갑자기 찾은 제이드 가든. 네이버 검색하니 리뷰만 10000여개도 훨 넘었고 N차 관람한다는 열렬 블로거도 있던데, 과장이 아니었구나! 이 수목원의 아름다움에 반해서 야경을 보려고, 5시간이나 머물렀다. 



2019년 8월 한 여름에 찾았던 "화담숲"에서는 잘 정돈해놓은 정원 사이사이로 CCTV가 눈에 들어오고, 땡볕에 제복 입고 청소하거나 나무를 다듬는 직원분들이 종종 눈에 들어와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제이드 가든"은 비교급으로 이야기하자면 훨씬 자연에 가까운 분위기에 프라이빗한 공간 찾기도 좋다. 플러스, 계곡과 인공 연못 덕분에 물 소리가 클래식 선율보다 더 부드럽게 들리니 왜 재방문객이 많은 지 격하게 공감가더라. 

같은 공간에서 4~5시간의 시간차를 두고 찍은 사진


 

코스모스, 

핑크뮬리 사이로 날아다니는 작은 곤충 혹은 새를 보고 흥분해서 "벌새! 벌새!"하며 동영상까지 찍었건만, 

일명 "벌새나방"이라고 확인함. 하긴, 어찌 벌새가 대한민국에서 발견되리. 

나무 이름이, "바니라 스트로베리 어쩌구어쩌구" 베스킨 라빈스 생각 나서 찰칵

굳이 해골 경고 안해도, 비주얼만으로도 독성을 뿜어내는 듯. 

이끼 정원에서 여럿 보았다. 

"제이드 가든"에서 가장 피톤치드 강렬한 구역은 "이끼 정원" 


다만 다른 분들이 리뷰에서 불평했듯, 상대적으로 가파르고 험해서(유모차나 어린 아이가 통과하기엔) 방문객이 덜 지나다닐 '단풍나무 길'은 관리가 덜 되었는지 식물 이름표가 오랫 동안 방치되어 글자를 알아볼 수 없는 경우가 많았기에 시정이 필요할 듯. 

제이드 가든의 주조색은 물론 초록이지만, 

야간 조명도 그렇고 핑크뮬리와 코스모스도 그렇고

분홍의 뽀인트! 

기념품 가게에 들렸더니 벽 한면에 '정원,' '식물,' 특히 '나무' 관련 서적 전시. 


기획하신 분이 누군지는 몰라도, 어린이들에게 7개 질문 답찾기 미션 내주는 이벤트는 무척 고무적. 

숲 해설가가 떠먹여주는 정보 날름 받아 먹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가 연필들고 나무들을 찾아다니며 7개 퀴즈 답찾기를 하는 과정에서 숲과 능동적으로 스스로 친해짐. 제이드 가든, 아니 한화 측에서 이런 아이디어 내주신 기획자분에게 적극 프로그램 개발, 운용의 기회를 드려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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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2일, 아르코문예회관을 찾기 전 서둘러 『세계를 누비는 춤 예술가들』을 뒤적거렸다. 오늘 감상할 작품의 안무가 '허성임' 이름을 얼핏 본 듯 해서. 읽고 보니, 핵심 문구가 이거였다. "입시 7개월 남겨놓고 무용 시작해서, 당당히 무용과 합격!" 놀라워라!!!!! 유치원 때부터 토슈즈 수십 켤레 갈아신으며 밑빠진 독 물붓기 입시를 준비해온 다른 지망생들에게 자괴감을 안겨줄 이력이다. 인터뷰를 읽다보니, 허성임은 어려서부터 끼가 많았나보다. 춤을 추고 싶었는데, 살구빛 스타킹에 레오타드가 아닌, 수영복에 일반 스타킹을 신고 대회에 나가는 바람에 좌절했다는 에피소드. 



유럽에서 그녀는 '대체불가'의 독보적 존재감을 드러내며 사랑받는 무용수라하던데, 9월 22일 그녀가 안무한 "W.A.Y_we are you"를 보니 과연 그러했다. 처음엔 2명의 무용수가 나른하게 움직이다가 이후 그녀가 다른 1명의 무용수와 함께 무대에 합류하는데 일단 그녀가 무대에 오르고 나자, 다른 이들이 눈에 안 들어올 정도로 에너지가 압도적이었다. 특히 이번 작품에 출연한, 안무가 최진한의 움직임은 허성임과 대비해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기력이 쇠해 보여 안타까웠다. 



"W.A.Y_we are you"는 만 16세, 그러니까 고등학생부터 관람가능한 연령으로 제한을 두었지만 40분 내내 어느 부분에서 초중딩에게 보여주기 어려운 작품인지 이해하지는 못했다. 성소수자나 젠더에 대한 고정 관념을 흔드는 작품이라고 했다. 그러나, 잘 모르겠어서 춤과 표현력에 집중했는데, 다시 말하지만 허성임과 같이 무대에 오르는 무용수라면 단단히 긴장해야겠더라. 그녀 밖에, 그녀의 춤 밖에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빠져들게 한다. 탁월한 퍼포머(performer)라 하더니, 그 말에 100% 수긍. 


2019 아르코 파트너 권령은 안무가는 이번에 열일 하셨다. 과장 보태서, 장담하건대, 아마 9월 22일 아르코 예술극장 찾은 관람객치고 빈손으로 돌아가는 허탈감 느낀 이 없었을 것이다. 그 정도로 안무를 통해 전하려는 춤의 본질과 사회와의 관계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은 와닿았고, 그녀가 발탁한 4인의 무용수들 기량 역시 빼어났다.

"신성한, 우아한" 아르코 무대에서 관광버스 신바람 불어넣어주던 그 유명한 '이박사'님 육성 추임새를 들을 줄이야! 객석에는 무용계 인사들, 비평가들, 소위 전공자들, 다들 한 무용하시는 분들 계셨는데, 권령은 안무가가 던지는 도발적 질문 "이 아르코 예술극장 무대에 어떤 춤이 올라온 거죠?"에 마음 편한 이 있었을까? 무척 영리하고도 매력적인 예술가이다. 권령은. 앞으로 그녀 이름이 오르는 작품이라면 고삐 뚫린 소처럼 따라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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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09-24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춤과 무용은 젠더 고정관념을 흔들 수 있는 예술양식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춤과 무용이 음악, 미술에 비해 덜 주목받는 편이라서(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런지 춤과 무용을 여성주의적 방식으로 접근하는 연구와 담론이 많이 알려지지 않는 것 같아요.

2019-09-26 15: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침부터 서가를 기웃거리다가, 마음을 끄는 제목을 발견했다. 『검색되지 않을 자유』 최근에 읽은 『스마트시티, 유토피아의 시작』의 후반부에서는 "Big Brothers"의 (아마도 피할 수 없는) 위험을 경고하고 두려워하는데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었다. 5만여 명이 운집한 거대한 Dome에서 중국의 안면인식 프로그램으로 "범죄자"라고 분류된 특정 1인을 현장 체포했다는 근래의 실사례를 들어, "숨을 수 없음, 늘 검색대상으로 노출됨"의 공포를 간접 체험하게 한다. 반지의 제왕 "사우론의 눈"이다.



마찬가지로 최근 읽은 『건강의 배신』


"배신" 시리즈의 베스트셀러 저자, 바바라 에런라이크가 의료화에 경종 울리는 것도 좋지만 마지막엔 "하루, 이틀, 몇 년 더 오래 산다고 뭐가 달라지나. 우리는 어차피 죽으면 우주의 먼지가 되어 우주의 신비 속에서 부활하리"류의 엔딩은 좀 너무 나아가지 않았나 싶어서 자꾸 신경을 건드는데, 이런 신비주의적(?) 세계관은 자연스레, 아들러 심리학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졌다. 그가 중시하는 '공동체 의식'이 지구 위 생명체와의 형성만을 염두에 둔 이야기가 아니었지, 외계의 우주적 존재와의 공동체성이었나?' 하는 궁금증에, google에 "단 두 개"의 검색어를 입력한다. 그러자, 놀랍게도 아주아주 오래 연락 두절이었던 한 지인의 현장방문 일지가 검색된다. 일기와 다르지 않다. 금세 그 친구가 지난 수년 동안 어떤 동선으로 지구 공간 위에서 생활했으며 어떤 공동체와 관계 맺어 왔는지 그녀가 포스팅한 자료 몇 편으로 "지나치게" 잘 알게 돼버린다. 별로 탐정 놀이하고 싶지 않았는데, 몇 분 만에 그 친구의 십수 년을 알게 된다. 헐랄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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