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평점, 별점, 리뷰가 아무리 좋더라도 직접 보기 전에는 반만 믿는 편이지만 '극장 용' 무대에 오른다면 우선 기본 별★★★은 주고 시작합니다. 관객으로서의 지난 경험에 비추어, 작품의 규모와 완성도가 어느 정도 보장되는 작품만 오른다고 판단하거든요. 오페레타 가족 뮤지컬 "판타지아"는 "극장 용"에서 공연 중인 데다가 "재관람" 관객들 후기도 많이 올라와서 특히 기대가 컸습니다.



2시 공연 시작인데, 2시 정각 도착해서 공연 시작 30분 전의 포토타임을 놓쳤습니다. 출연진, '부니부니 음악 탐험대' 배우님들이 관객들과 교감하며 사진 촬영에 응해주신다 하는데, 아쉽게도 전 빈 배경만 찍어왔습니다.



크리스마스 철 지난 지 두 달이 다 되어가는데 웬 트리냐고요? 실은 "판타지아"가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오픈해 기획되었는데, 워낙 반응이 좋아서 연장 공연 중이라고 하네요. 그래도 이제 얼마 안 남았습니다. 다가오는 2월 24일(일요일)에 마지막 공연을 한다니까요. 혹시 관람 고민 중인 분들은 아래 공연 시간표를 미리 확인하시어 낭패 보지 마시기 바랍니다.



공연은 듣던대로, 엄지 척할만 합니다. 다만, 관람 연령 7세 이하의 연령대 어린이들이라면 양 손 다 올려 박수치겠지만 초등학생만 되어도 살짝 시큰둥 할 수 있다는 스포일러는 남기고 싶습니다. 라이브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30명 출연진의 노래솜씨 춤실력에는 절로 박수가 터졌지만 줄거리가 많이 평면적이고 유치합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심술을 부리는 악당 Black이 산타마을에 침입해 Snowball을 훔쳐가자 크리스마스는 사라질 위험에 처합니다. 이에 '부니부니 음악대'인 '롬바,' '호린,' '튜튜,' '코코넷,' '크랄라'가 악당 블랙에게서 스노우볼을 되찾아올뿐 아니라 Black을 감화시켜 산타 마을 식구로 맞이한다는 줄거리입니다. 줄거리가 너무나 예측 가능하고, 캐릭터 성격도 또한 뻔히 예측가능하니 유치 갈고 영구치 나올 연령의 아이들은 줄거리에서는 재미 찾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캐릭터들이 다들 '모범생' 스타일이고 줄거리에 유머 코드가 거의 없어서, 객석에서 빵빵 터지는 반응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도 위 사진 속, 파란 의상을 입은 "코코넛" 캐릭터가 열일합니다. 착한 모범생같은 캐릭터들 사이에서 수다스럽고 산만한 매력을 퐁퐁 풍깁니다.

또한 군무진 중, 자그마한 몸집에 현대무용, 한국무용, 재즈 테크닉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멋진 무용수도 눈에 들어옵니다. 전반적으로 30명 배우분들의 끼와 능력이 탁월하기에 "판타지아" 재관람 관객까지 생겼구나 싶었습니다. 이렇게 클래식 음악을 라이브 오케스트라로, 공연장에서, 꼬마들이 허가 받고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없으니 아이 두신 부모님들이라면 2월 24일 공연 막내리기 전에 극장 용 찾을 계획 세워보셔도 좋겠습니다.



객석의 어떤 꼬마는 감동 받아서 울고, 어떤 꼬마는 "무서워, 집에 갈래"하며 울고, 어떤 꼬마는 출연진과 손 한 번 잡아보려고 고사리 손을 쭉쭉 뻗어봅니다.



공연이 끝나고, 한글박물관 나들이까지 알차게 했네요.

혹 점심 시간 전후로 "판타지아" 관람 국립중앙박물관 방문계획 있으시다면, '거울못' 식당에서의 식사도 추천 드립니다. "판타지아" 티켓 소지자 중 어린이에 한해서 반상 50% 할인 이벤트 중이더라고요. 쏟아지는 햇살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여행지 같습니다. '거울못(Mirror Pond)'에서 한참 머물다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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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믿고 보는"이라는 문구를 피로감 줄 만큼 많이 쓰시잖아요. 자제해야겠는데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전시에는 이 문구를 꼭 붙여주고 싶네요. 한가람 미술관을 찾고 후회해본 적 없었으니까요. 호평 일색인, "피카소와 큐비즘" 전 역시 '예술의 전당 명화 전시 14개'를 성공시킨 '서순주' 감독이 기획했다네요.




2시 도슨트를 놓치고 3시에 입장권을 발권 받았기에,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했습니다. 1시간 여유롭게 관람한 후, 다시 4시 도슨트의 전시해설을 들었는데 만족스러웠습니다. "피카소와 큐비즘" 전시만큼은 도슨트 혹은 오디오 가이드를 적어도 하나 필히 활용하기를 권합니다.

사진촬영이 금지되었기에, 잔머리를 굴려서 오디오 가이드에서 해설하는 작품들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전시회 부제인 "입체파 회화의 모든 것을 만나다"에 상응하도록 이 전시는 입체주의 탄생부터 소멸까지 연대기적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세잔과 원시미술," 즉 입체주의의 기원을 소개하고, 둘째 섹션에서는 절친이었다는 피카소와 브라크를 중심으로 "입체주의의 발명"을 다룹니다. 이 섹션에서 피카소의 "남자의 두상"을 만나봅니다.




파블로 피카소, 남자의 두상 (1912)

세 번째 섹션에서는 "섹시옹 도르와 들로네의 오르피즘," 네 번째 섹션에서는 "1,2차 세계대전 사이의 입체주의"를 소개합니다. 규모 면에서 압도적이며, 파리시립미술관에서 80년 만에 외출했기에 더욱 특별한 초대형 걸작품을 다섯 번째 섹션에서 감상한 관람객은 파리시립미술관 소장품 90개를 만나본 셈입니다.



"키즈 아틀리에" 수업 연계로 입장한 미취학&취학 꼬마 십수명에 일반 어린이 관객들이 꽤 많았는데도 어찌나 다들 관람예절을 잘 지키시는지 족히 일이백명 입장했을텐데도 관람환경이 만족스러웠습니다. 마이크 없이도 온 공간을 쩌렁쩌렁 울리는 성량으로 큐비즘의 생성과 발달 소멸을 강의한 도슨트 선생님, 엄지 척! 해설이 끝날 때까지 자리 이탈하시는 분 없을 정도로 흥미롭게 설명해주시더라고요.



90개 작품과 도슨트의 충실한 설명에 힘입어 불과 100여분 한가람미술관에 머물렀을 뿐이지만 '입체파 회화'를 희미하게나마 알겠더라고요. 오늘의 기쁜 수확인 셈이죠.

도슨트 선생님이 이번 전시를 연대기적으로 구성했기에, 같은 화가라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화풍이 어떻게 바뀌는지 눈여겨보라하였는데 피카소야 워낙 구사할 수 있는 화풍이 많으니 패스. 피카소보다도 로베르 들로네의 화풍 변화에서 큰 감명 받았습니다.



예술의 전당 측에서 제공한 팜플랫 문구에 따르면 "로베르와 소니아 들로네는 무채색이 특징이던 입체파 회화에 색채적 확장성을 완성한 대표작가"라 합니다. 저는 실제로 로베르 들로네의 그림 앞에서 가장 오랜 시간 머물렀습니다. 같은 지구인으로 두 개의 눈과 두개의 귀를 갖고 살아도, 이렇게 세상을 풍성하고 찬란한 빛으로 재해석하는 이들이 있구나.... 100여 년의 시간을 거슬러, 그 색깔의 향연을 펼치던 들로네의 팔레트를 상상해봅니다. 그가 선물한 빛의 향연을 거진 100여 년 뒤 한국의 무명인이 찬탄하며 즐깁니다.

아래 사진은 6미터의 초대형 작품 제작을 위한 아담한 습작과 거대한 완성작입니다. 관람객 인증샷 부르기에, 실제 전시장에서는 관람객 흐름이 계속 이어집니다.




일단 출구 밖으로 나오면, Go back은 불가.

아트숍에서 평소보다 오래 머뭅니다.

도록은 공간을 차지해서 패스, 대신 3D 엽서 몇 장 샀습니다. 아트 프레임, 우산, 큐브 등 전시 연계된 소품도 눈에 쏙쏙 박힙니다.



2시간이나 한가람 미술관에 머물며, "피카소와 큐비즘" 전시를 찬찬히 살핀 덕분에 '입체파화가'가 누구인지, '입체파' 안에서의 다양성과 그 매력, 서양미술사에서 입체파의 의의 등을 윤곽이나마 그려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번 더 말해보고 싶네요. 역시! "한가람미술관 전시" 믿고 봅니다!

*


"에버 알머슨" 전시회 끝나기 전에 다시 한가람 미술관 찾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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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9-02-11 0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전시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얄라알라북사랑 2019-02-11 15:20   좋아요 0 | URL
읽어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예술전당 한가람 미술관은 주중이나 평일이나 한산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어쩜 기획자가 능력이 이렇게 출중하신지^^ 기획자가 더 궁금해지네요 다녀오고나니
 

2018년 12월, 책상 배치를 바꾸니 "하루 두 권 책 읽기"가 껌 씹기 수준이었습니다. 비워낸 휑한 공간에서의 책 읽기, 집중이 잘 되었거든요. 그러다 점점, 스마트폰이 손에 착착 들러붙어버리니 '하루 2권' 행진은 사오 일 만에 STOP. 역시, 이노무 스마트폰!!!!!!

다행히, 연휴에 다시 불붙었습니다. 어제는 4권이나 읽었네요. 글 밥 적은 청소년 책들이었거든요. 『지구를 살리는 영화관』, 『밍기민기』, 『힙합은 어떻게 힙하게 됐을까?』, 『노랑무늬영원』.

요즘 친구들, 참 복받았습니다. 이렇게 재미난 책들, 다양한 장르에서 신간이 쏟아지니 말입니다. 초등학교 때 문학전집과 애거사 크리스티 전집, 셜록 홈스 전집, 동아백과사전을 반복해서 보던 기억이 나, 원하기만 한다면 책의 홍수에 풍덩할, 요즘 친구들이 부러워집니다.


『지구를 살리는 영화관』은 환경을 생각하는 선생님들께서 의기투합해 쓰셨습니다. "환경과교육연구소"라는 협동조합 소속의 연구자이자 교육자들이십니다. 어린이들 친숙해할 SF 영화를 '환경'을 키워드로 여러 저자가 나눠 맡아 썼습니다. "레버넌트"와 "매드맥스" 분석 에세이가 그중에서도 인상적입니다. 분석이 예리하거나 참신해서 인상적이라기보다, 누구나 영화 보며 스치듯 생각할 수 있던 주제들을 '환경문제와 생존(공존)'이라는 키워드 아래 뜻 모은 일군의 저자들이 실제 활자로 옮겨냈다는 그 실천성이 인상 깊었습니다.



『밍기민기』는 (아마도 저 그림책을 그리던 당시 30대 중반, 미혼이었을 작가가 조카 덕분에 수집한 에피소드를 제목처럼 맹랑명랑하게 그려낸 만화책입니다. 몇 대목에서는 킬킬 웃으며 읽었어요.

『힙합은 어떻게 힙하게 됐을까?』, 아! 이 책 엄지척입니다! 한동윤 저자는 진부하게 들리겠지만 온몸으로 힙합을 좋아하고 알고, 대중에게 전하고 싶어 하는 분 같아요. 아니나 다를까, 스트리트 댄서, 댄스 강사였다다 음악평론, 저술가로 활동하는 분이라네요. 인터뷰를 찾아 읽어보니, 이 분도 "Soul Train"에서 영감받았군요. 한동윤 저자 인터뷰는 아래에서~~http://naver.me/xJIMkXo7


1995년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 젊은 작가인데 이처럼 어두울까 하며 읽었던 기억. 그녀가 이렇게 세계적 작가로 인정받을 줄 모르고 그저 음울한 분위기만 기억했네요. 『노랑무늬영원』, 세 번째 소설집이라는데 여전히 힘들게 읽었습니다. 가깝건 멀건, 아프거나 죽고, 신체이건 마음이건 마비당해서 의지대로 못 살고, 가족이 있어도 점점 점으로 존재해서 외롭고 뭐 한강 소설집의 느낌이 여전합니다. 이채롭게도 이 책에는 문학평론가들의 '평론'이 실려있지 않네요.

2월 책 읽기 행진은 계속됩니다. 리베카 솔닛의 『이것은 이름들의 전쟁이다』와 『자살폭탄테러』를 동시에 읽고 있습니다. 가을에 모아둔 밤을 까먹듯, 겨울에 양분 쌓았다가 봄에 개구리처럼 튀어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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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hat Chamber" 2019년에 총 6회 예정된 공연 중 첫 공연에 다녀왔습니다. 평소에도 공연장을 자주 찾지만 상대적으로 Chamber Music, 실내악 경험이 없네요. 친밀하고 따스한 분위기에서 청중과 교감하는 연주회일 거라는 상상을 하면서 "T. L. I 아트센터"를 찾았습니다. 성남시에 "성남아트센터"만 있다고 생각해오신 분들은 살짝 눈 돌려서 이 "클래식 음악 전용극장"에도 관심 가져주세요. 좌석이 모두 R석, 244석으로 비교적 아담한 규모이지만 244석 중 60여 석이 가변 좌석이기에 다양한 공간 연출과 활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번에 리뷰 쓰며 검색해보니, 이 아트센터에서 제가 좋아하는 선우예권,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손열음 피아니스트의 연주회도 있었네요.



이번 6회 시리즈 연주를 맡아주실 분들은 '코리안 솔로이스츠'인데요, 실력파 음악인들로 구성된 단체라고 합니다. 2019년에 T. L. I. 아트센터와 손잡고 기획한 All That Chamber의 첫 공연은 '바흐'와 '비달디' 작품으로 구성되어습니다. 일부러 대중에게 친숙한 곡들로 선곡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클래식 음악 잘 모르는 저까지도 전곡을 십수번은 들어본 곡들이네요.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제 3번 G장조"와 비발디의 가장 대표적 협주곡인 "Four Seasons." 모든 관객에게 program note를 나눠주시고, '코리안 솔로이스츠' 첼리스트인 임재성이 곡 해설을 친절하게 해주십니다. 덕분에 인터미션 없이 진행되는 70분 동안 곡들이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비발디의 "사계"의 경우,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각각 다른 바이올리니스트가 주도하였기에 보는 재미, 듣는 재미가 상당했습니다. 귀가 트이지는 않은 클래식 문외한이지만, 바이올리니스트만의 색깔이 느껴지는 연주였습니다.

"봄"을 연주한 이서정은 뭐랄까, 곡을 차갑게 이지적으로 해석한다는 인상? 그녀가 입은 하늘거리는 연노랑 실크 블라우스와 대조적으로 근엄하고도 지적인 표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름"의 한규현 바이올리니스트는 선화예중,선화예고, 한예종을 거쳐 미국 신시내티 음대 박사과정까지 수료한 재원이시네요. 이분은 달콤해보이는 외모와 달리, 카리스마가 넘치고 격정적인 연주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을"의 양정윤은 바로 이 분 이신데요. 처음엔 수줍은 듯한 태도로 무대 중앙으로 자리를 옮기더니, 이내 온몸으로 곡에 몰입하는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겨울"은 바이올리니스트 김혜지가 이끌었는데, 이 분이십니다. 평소 저는 David Garrett의 연주로 "Four Seasons" 전곡을 많이 듣는데, 제 귀에 익숙했던 템포보다 빨라지는 느낌. 그만큼 격정적이고 바이올리니스트의 개성이 묻어나는 연주였습니다. 좋았습니다.


이날 관객들은 아껴두었던 박수를 마지막에 크게 터뜨리셔서, 커튼콜에 답하러 무대에 2번이나 다시 등장한 '코리안 솔로이스트' 단원 분들을 오래 볼 수 있었습니다. 좋은 연주, 좋은 프로그램 고맙습니다. 앞으로 남은 5회의 공연에도 관심 갖고 연주회 날짜 챙겨두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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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1 15: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2-02 2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알벨루치 2019-02-01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얄라알라북사랑님 설 연휴 보내시고 늘 언제나 감사한 나날들 되십시오 ^^

얄라알라북사랑 2019-02-02 22:25   좋아요 1 | URL
카알벨루치님, 이렇게 인사주시니 많이 고맙습니다.
설 연휴에 좋은 책뿐 아니라, 좋은 음식도 많이 드시고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혼자 빵 터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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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01-30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기가 아주 직설적인 성격이네요... ㅎㅎㅎㅎ

2019-01-30 1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