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름이 좋아서 사진으로 남겼다.

 

 

 

 

 

 

 


1. 없어지고 있는 것
뭔가 활기찬 일을 하고 싶은 마음, 뭔가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 이런 게 상실되고 있다. 완전히 상실된 건 아니고 상실되고 있다고 쓰는 이유는 현재 진행 중이라고 느끼기 때문. 예전엔 도전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뭔가 배우기를 좋아하고 일을 벌였던 것 같다. 이젠 귀찮다는 생각을 먼저 한다. 도전 정신이 없어진다는 것은 정신이 늙고 있다는 증거. 정신에 힘이 없어지고 있다. 이성복 저자가 <고백의 형식들>에서 “힘이란 곧 용기이며, 용기는 희망의 다른 이름이다.”(105쪽)라고 말한 것에 공감하는 순간이다.

 

 

 

 

 

 

2. 쓸쓸함
혼자 사시는 어머니가 며칠 전에 말씀하셨다. 밤에 텔레비전을 보다 잠이 들었다가 깨면 허전하고 쓸쓸함을 느끼신다고. 내가 말했다. “누구나 그럴 거야, 나도 그래. 아침에 눈뜨면 허전하고 쓸쓸할 때가 있어.” 솔직한 말이었을까,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한 말이었을까? 분명히 쓸쓸한 기분이 들 때가 있긴 하다. 이게 남들에 비해 정도가 더한 건지, 덜한 건지 알 수 없다. 알 수 없는 게 어디 이뿐이랴.

 

 

 

 

 

 

3. 어른들이 해야 할 일
언젠가 인터넷 ‘연합뉴스’(2016/07/08)를 통해 읽은 것.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로는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하느라'가 29.1%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 이외에도 '책 읽는 시간이나 장소가 별로 없음' 27.8%, '책 읽는 자체가 지루함' 24.5%,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모름' 11.1%, '독서가 또 다른 공부라 생각됨' 4.4% 등이라고 한다.

 

 

학생들에게 독서가 얼마나 재밌는지를 빨리 알게 해 주는 게 우리 어른들이 할 일인 것 같다. 우선 독서가 재밌다는 걸 알아야 딴 일 제쳐 두고 책을 읽은 게 아닌가. ‘청소년 필독서’라고 말하면서 유익하긴 하되 지루하게 읽힐 책을 끼어 넣는 일 같은 건 삼갈 일이다. 필독서라는 말을 없애고 ‘흥미서’라는 말을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닐까. 흥미로운 책이라는 뜻에서다. 중요한 건 어릴 때부터 책이 재밌다는 걸 알게 해 주는 일이다.

 

 

 

 

 

 

4. 되돌아가고 싶은 시절
되돌아가고 싶은 시절 5위 안에 드는 것 중 하나는 첫아이를 친정에 맡기고 문학 강의를 들으며 다니던 삼십 대 초반의 시절이다. 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기고 친정의 대문을 닫고 나오면 웃음이 절로 새어 나왔다. 매일 아이에게 시달리며 살다가 홀몸으로 외출을 하니 겨드랑이에 날개라도 생긴 듯 몸이 가볍고 마음이 공중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다시 미혼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뭔가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에겐 육아 문제는 큰 부담이었다. 지금은? 육아 문제로부터 해방되어 좋다. 내 시간을 육아에 빼앗기지 않아도 돼서 아주 좋다. 그런데 그 대신 젊음이 도망가 버렸다는 것을 알았다.

 

 

 

 

 

 

5. 재미없는 천국
“미혼은 재미없는 천국이고 결혼은 재미있는 지옥”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이젠 바쁨이 싫고 한가함이 좋다. 재미보다 한가함이 좋다. 둘 중 하나를 지금 택하라면 ‘재미있는 지옥’보다 ‘재미없는 천국’을 택하리라. 일이 많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기 때문일까? 재미없더라도 몸과 마음이 편안한 천국이 좋네.

 

 

재미있는 지옥에선 ‘재미있음’에 비중을 크게 두고
재미없는 천국에선 ‘천국’에 비중을 크게 두는 걸로 하자.

 

 

반대로, 재미있는 지옥에선 ‘지옥’에 비중을 크게 두고
재미없는 천국에선 ‘재미없음’에 비중을 크게 두지 말고 말이다.

 

 

 

 

 

 

6. 추석 연휴를 후회 없이 보내기를
가장 잘 사는 건 후회 없이 사는 것.

 

 

후회할 일 같은 것을 만들지 않음이 최선이라고 추석 연휴를 앞두고 나는 또 생각한다.

 

 

TV 뉴스에 자주 보도되었던 명절 뒤의 사건 소식. 감정 조절을 잘하지 못해 부부 사이나 식구들 사이에서 마찰, 잡음이 일어나서 벌어진 사건 소식을 떠올리며 마지막으로 한 말씀 드립니다.

 

 

여러분, 후회가 없도록 추석 연휴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저부터요... 저는 내일 2박 3일로 며느리 역할을 하러 지방에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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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9-13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미혼은 재미없는 천국이고 결혼은 재미있는 지옥! 공감 100배입니다. 언니와 또 다른 입장에서.ㅎ 저는 다시 돌아간다면 연극할 때입니다. 그땐 정말 지겨웠는데 돌이켜 보면 왜 그리도 그리운지... 아니면 아예 명절이 기다려지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던지.

명절 잘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6-09-13 20:54   좋아요 0 | URL
저도 어릴 땐 명절을 기다렸어요. 그러나 지금은... ㅋㅋ 상상에 맡기겠어요.

스텔라 님도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

서니데이 2016-09-13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k0501님, 추석 즐겁고 좋은 연휴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6-09-13 20:54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도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cyrus 2016-09-13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연휴에 기름진 음식, 술을 입에 안 대기로 했어요. 생각만 하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ㅎㅎㅎ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

페크pek0501 2016-09-13 20:55   좋아요 0 | URL
저는 기름진 음식도 먹고 술도 조금은 마실래요. 그 재미로라도 있어야 일 할 맛이 난답니다.

님도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세실 2016-09-18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요일 아침, 여유로워요~~~
편안한 추석 보냈답니다.
저는 요즘 색연필화 배워요.
일주일에 2번, 2시간씩인데 몰입하는 즐거움이 있답니다. 실력은 없지만!

페크pek0501 2016-09-19 13:58   좋아요 0 | URL
와우 세실 님.
추석 잘 지내셨군요.
저는 편안한 정도가 아니라 즐거운 추석을 보냈답니다.
성묘를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 튀긴 알감자와 함께 차가운 아메리카노도 한 잔 마시고 사우나도 갔답니다. 마치 가족 여행을 다니는 듯했어요.

색연필화 배우시다니... 왜 저랑 취미가 똑같은 건가요?(으음... 우리는 좋아하는 책도 비슷하고...ㅋ)
저는 연필화를 배웠답니다. 흑색 연필로 그리는 것이죠.
실력 느시면 서재에 올려 주세요. 저도 올릴까 말까 잠시 생각중... ㅋ

가까이 사신다면 제가 님의 색연필화 구경 한 번 가는 건데... 아쉽당...ㅋ
 

 


내 마음을 끈 책 몇 권을 뽑아 봤다.

 

 

* 시오노 나나미, <생각의 궤적>

 

 

<생각의 궤적>을 구입한 이유는, 뛰어난 저술가는 에세이를 어떻게 쓰는지 궁금했기 때문. 다시 말하여 어떤 구성과 어떤 내용으로 쓰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 내용이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저 읽다가 ‘내가 기억하고 싶은 문구’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기대할 뿐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문구이다.

 

 

 

 

분개와 분노는 원래 역량이 없는 자를 향하는 감정이 아니다. 힘은 있는데 그 활용법을 몰랐던 자에 대해서 터뜨리는 감정이다.(281쪽)

 

사심이 없다고 공언하는 이상주의자가 인류에게 얼마나 많은 해를 끼쳤는지는 역사 속의 수많은 실례가 증언해 주고 있다. 나는 이런 위선자보다는 야심가 쪽이 훨씬 해가 적다고 생각한다. 아니, 인간의 본성을 생각하면, 야망을 품는 쪽이 훨씬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217쪽)

 

 

 

나는 작가의 통찰을 엿볼 수 있는 문구를 발견하면 연필로 밑줄을 긋고 여러 번 읽는 습관이 있다.

 

 

 

 

 

 

 

**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크리슈나무르티, 교육을 말하다>

 

 

<크리슈나무르티, 교육을 말하다>를 구입한 이유는, 내가 평소 교육에 대해 관심이 많은 데다 크리슈나무르티가 관심 가는 인물이기 때문. 게다가 내가 이 책을 주저 없이 선택할 수밖에 없게 만든 다음의 글을 읽었기 때문.

 

 

 

 

 

 

삶에 대한 총체적 이해 없이는 우리가 개인이나 집단으로서 안고 있는 문제들은 더 심각해지고 확대될 것입니다.(21쪽)

 

두려움은 우리 자신을 이해할 때 끝납니다.(21쪽) 
  

 

 

 

 

 


‘삶에 대한 총체적 이해’와 ‘자신에 대한 이해’. 이것은 내가 지금까지 오랜 시간 동안 관심 갖고 집중해 온 주제이다.

 

 

나는 배우고 싶은 것이다. 크리슈나무르티에게서 내가 배울 점이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갖고서. 나의 어떤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깰 수 있기를, 새로운 사고의 영역으로 진입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 앤드루 포터,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은 열 개의 단편 소설이 담겨 있는데 문체가 좋을 뿐만 아니라 내용이 재밌어서 술술 읽혀진다. 시간의 간격을 두고 나중에 한 번 더 읽고 싶은 소설집이다. 문장이 완만하게 흘러가다가 갑자기 쾅, 하고 때리는 듯한 문장이 나타나 독자로 하여금 잠시 독서를 중단하게 만드는 게 앤드루 포터의 강점인 듯. ‘구멍’이란 소설을 예로 들면 이러하다.

 

 

그 구멍은 탈 워커네 집 차고로 이어지는 진입로 끄트머리에 있었다.(로 이 소설은 시작된다.) 열 살인 탈은 그 구멍에 빠져 숨지고 만다. 자기 동생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카일.

 

 

 

 

 

젊은 소방관들이 탈의 시신을 찾아내 들것에 옮길 즈음에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있다. (...) 이 광경을 지켜보던 카일 형은 집 반대편에 있는 작은 숲 지대로 몸을 피하고 만다. 그날 밤늦게 카일 형은 이글 호수 낚시 여행에서 막 돌아온 부모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야 한다.(14~15쪽)

 

 

 

 

 

 

 

자기 부모에게 동생이 구멍에 빠져 죽었다는 사실을 말해야 하는 카일의 심경이 어떠할지, 그리고 낚시 여행에서 돌아와 열 살짜리 아들이 사고로 죽었다는 사실을 전해 들어야 하는 부모의 심경이 어떠할지 헤아리게 되자 책 읽기를 잠시 중단하게 되었다. 멍했다. 소설의 좋은 점은 바로 이런 것. 내가 각 인물들의 심경이 되어 보는 것. 그래서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낯선 곳에 발을 내딛을 수 있게 되는 것.

 

 

 

 

 

 

 

**** 전중환, <본성이 답이다>

 

 

<본성이 답이다>의 강점은 서너 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을 만큼 쉽게 읽힌다는 점이다. 그런데 너무 많은 주제에 대해 쓰다 보니 각각의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뭔가 더 있겠지 하고 읽다 보면 그 주제가 끝이 나고 다른 주제로 넘어간다. 차라리 주제의 개수를 반으로 줄여서 더 깊이 있게 다루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하지만 인간 심리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책이다. 나는 이런 책을 선호한다. 심리학 관련 서적은 다 재밌다.

 

 


 

예를 들어 데일리와 윌슨은 캐나다의 10개 주와 미국의 50개 주를 대상으로 각 지역 내의 소득 불균형 정도와 살인 사건 발생률 사이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경제적 불평등이 심한 주일수록 살인 사건이 더 자주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나라의 살인율이 왜 이토록 차이가 나는지 조사한 다른 연구들도 국민 총생산이나 실업률, 근대화의 정도 등등의 다른 변수들보다 경제적 불평등이라는 변수가 살인율을 가장 잘 설명한다고 결론 내렸다. 요컨대, 나라가 얼마나 부유한지는 별로 중요치 않다. 국민들 사이에 부가 얼마나 잘 분배되어 있는가가 그 나라의 범죄 발생률, 기대수명, 신체 및 정신 건강, 행복 등에 큰 영향을 끼친다.(97~98쪽)

 

 

 

 

 

 

 


***** 알랭 드 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은 이번 주에 사려고 알라딘 장바구니에 담아 놓은 책이다. 알랭 드 보통의 저작 중에서 내가 읽은 책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불안>, <우리는 사랑일까>,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등이다. 이 책들이 그랬듯이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이란 책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을 거라고 예측한다. 알랭 드 보통의 글을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나로선 이 신간을 놓칠 수 없다. 기대된다.

 

 

 

 

 

 

 

 

 

 

 

 

 

 

 

 

 

 

 

알랭 드 보통의 저작 중에서 내가 쓴 리뷰는 여기에...
http://blog.aladin.co.kr/717964183/2629136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와 같은 방식으로 쓴 소설인 것 같다. 에세이 같은 소설이라고 보면 될 듯.

 

 

 

 

 

 

 

그리고 싱거운 이야기 다섯

 

 

1.
부부 사이에서든 친구 사이에서든 인간은 완벽할 순 없으니 더러 잘못을 저지르며 살겠다. 중요한 건 잘못을 저질렀다는 점이 아니라 사과할 줄 아느냐 모르느냐, 반성할 줄 아느냐 모르느냐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잘못을 저지른 사람인가 아닌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미안해 할 줄 아는 사람인가 아닌가가 중요하다.

 

 

2.
헤르만 헤세의 <헤세의 문장론>에서 읽은 인상적인 구절. “작가란 직업은 조용히 눈을 뜨고 기다리면서 좋은 때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을 뜻한다.”라는 구절이다. 이 글은 작가뿐만이 아니라 어떤 직업에서든 성공을 하고 싶어 하는 모든 이들에게 해당할 것 같다. 최고가 되고 싶다면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최선의 태도는 일등이 되려고 조급해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목표를 향해 노력하며 성실한 하루하루를 사는 것이리라. 하루하루를 즐기면서 언제 삶을 마감하든 후회가 없도록 말이다. 성공은 자신의 목표에 도달할 미래의 삶에 있지 않고 노력하는 가운데 즐기는 현재의 삶에 있다고 생각하기로 하자.

 

 

3.
주름살이 생기는 걸 걱정하지 않아도 되던 시절, 피부에 탄력이 없는 걸 신경 쓰지 않아도 되던 시절, 이가 누렇게 변하는 걸 느낀 적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 이삼십 대 젊은 시절이었다. 늙어서 노화를 느끼면서도 웃을 수 있는 자가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은 나이 들어가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자신의 초라함이 느껴질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늙으면 너그러워질 것 같지만 사실 속이 좁아지는 게 당연하다고 본다. 늙으면 어린애가 된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한다. 자신에 대해 자신감을 잃게 되고 초라함을 느끼게 되면 서글픈 게 많아지고 섭섭한 게 많아질 수밖에 없을 테니까 말이다.

 

 

4.
만난 적은 없지만 ‘온라인 우정’의 소중함을 알게 해 주신 고마운 분들이 몇 분 있다. 몇 분뿐이겠는가. 내 서재에 댓글을 남기는 모두가 내겐 참 고마운 분들이다. 직접 만나 본 적이 없고 글로만 아는 분들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많이 아는 듯한 착각이 든다. (댓글을 포함해서) 글이란 어떤 형식의 글을 쓰든 내밀한 자기 고백인 셈이니까.

 

 

5.
울음은 없고 웃음만 있고, 슬픈 일은 하나도 없고 기쁜 일만 있으며, 아무도 상처를 주지 않고 좋은 말만 하고, 아픈 사람이 없고 모두가 건강하고, 음식은 배부르게 실컷 먹을 수 있게 쌓여 있고, 가난한 사람도 한 명도 없이 모두가 부자이고, 누구나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고, 날씨조차 춥지도 덥지도 않고 살기에 딱 알맞은 온도가 유지되는 세상. 이런 곳에서 우리가 산다면 우리는 정말 행복할까? 인생에는 나쁜 날도 필요한 게 아닐까? 나쁜 날이 없다면 좋은 날을 구분할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 이런 생각으로 지난 7월과 8월의 더운 날들을 견뎠다.

 

 

또 하나, 더운 날들을 견디게 해 준 것이 있다. 책이었다. 책 덕분에 더위로 인한 지루함을 덜 수 있었다. 과장해서 말한다면 독서 취미가 삶을 구원해 줬다.(참고로, 독서는 취미가 될 수 없다는 의견에 나는 반대한다.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독서는 얼마든지 취미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늘 사고 싶은 책이 있고 늘 읽고 싶은 책이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삶이 지루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고 삶 속에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 들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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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9-08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사람은 독서는 취미가 아니라 의무라고 애써 강조하는 사람도 있던데
그건 너무 피곤할 것 같고, 취미가 맞는 것 같아요.

저 보통의 책이 땡기긴 해요. 왜 나는 너를 사랑...은 저도 읽었는데
기억에 없고. 그 책 다시 읽으면 될까요?^^

페크pek0501 2016-09-08 16:20   좋아요 0 | URL
그렇죠? 독서가 취미라고 말하면 그건 무식한 소리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제가 괄호 안에 제 생각을 써 넣었습니다. 독서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것이긴 하지만 독서하지 않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리고 저는 독서를 정말 의무가 아니라 취미처럼 하고 있어요. 취미 생활인 거죠.

저는 보통의 책은 다 재밌어요. 특히 사랑에 관한 책이 재밌어요. 사랑에 대해 공부하는 건 인생의 반을 아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바,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꼽습니다.
사랑에 대해 통찰하게 되면 인생에 대해 통찰하게 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고맙습니다.

cyrus 2016-09-08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어사전에 ‘취미’를 찾아보면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하는 일이라는 뜻으로 나와 있어요. 당연히 독서도 취미 범주에 포함될 수 있어요. 책 많이 읽었다는 사람이 쓴 글에서 본건데(저자와 책 이름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독서는 취미가 될 수 없다는 내용을 봤어요. 아마도 그 사람이 독서를 의무로 여겼을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16-09-08 16:22   좋아요 0 | URL
ㅋㅋ 제 의견에 동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심이 됩니다. 저도 독서는 취미가 될 수 없다는 글을 많이 읽었어요. 알만한 문필가들이 주로 그런 글을 썼던 것 같아요. 그런데 당사자가 취미처럼 여긴다면 취미인 거지, 무식한 발언이라고 면박을 주는 글을 보고... 제가 반론을 쓰고 싶었다는 것이죠. 하하~~
고맙습니다.

아이리시스 2016-09-08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취미는 좋아하는거나 자주 하는걸 적으면 되는데 가끔 특기를 적어야되면 곤란해요. 아 내가 특별히 잘하는게...(멘붕) 페크님은 특기에 뭘 적나요? 저 로마인이야기 중고생때 몇권 봤는데 뒤늦었지만 끝까지 보고싶은데.. 같은 작가책을 만나네요. 다시 읽고싶은책도 읽고싶은책도 많지만 저는 요새 집중이 잘 안되고 밤낮 잠만와요. 페크님 잘 지내고 계세요? :)

페크pek0501 2016-09-08 17:06   좋아요 1 | URL
아이 님. 오랜만의 방문이십니다. 반가워요.
저도 어느 서재에서 님의 댓글을 보고(오늘도) 님의 서재로 달려갔는데 새 글이 없어서 다음에 와야지, 하면서 그냥 왔답니다. 왜 새 글에만 댓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이것 고정관념이겠죠? ㅋㅋ

취미는 중고등 학창시절엔 음악 감상, 이런 걸 적는 게 유행이었어요. 아마 저도 그렇게 썼겠죠? 개성 없는 아이였거든요. 특기는 피아노 치기, 이런 걸 적었던 기억이 있어요. 저도 특기가 없어서 그런 걸 적으라고 하면 머릿속이 바빠지지요.
앞으로 사진을 배워서 특기가 사진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발레를 배워서 발레라고 적든지... 아줌마들이 살 빼는 데 좋다고 해서 발레가 유행이라고 했던 방송을 본 적이 있어서.

집중은 밤에 잘 되는 법인데 저는 책을 읽을 만하면, 그만 자야 돼. 건강을 생각해서, 이러면서 누워 버립니다. 하하~~

자주 보아요, 우리...




아이리시스 2016-09-08 20:56   좋아요 0 | URL
네! 제가 12월인가 1월까지 일정이 있어서요. 책을 그냥 읽는 것도 힘든데 글을 쓰면서 욕심내기 시작하면 시간을 많이 잡아먹고 요즘은 그렇게 보내는 시간도 사실 아까울만큼 시간을 쪼개써야해서.. 글은 당분간도 안쓸것 같아요!
페크님이 제 글을 기다리신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힘을 내야겠어요. 사실 저도 이 시간들을 예전처럼 다 붙들어 기록하고 싶은데.. 가볍게 쓰는 글을 원하진 않아서, 저는 페크님 글 열심히 읽을게요^-^

페크pek0501 2016-09-09 23:29   좋아요 1 | URL
아이 님 얘기를 들으니 저와 비슷한 것 같네요. 글 쓸 시간은 많지 않고 아무 글이나 마구 올리고 싶진 않고 그러다 보면 글을 조금만 올리게 되고 그래요. 그러다가 너무 글을 안 올렸다 싶으면 시시한 글도 막 올리게 되고...

시간이 좀 많았더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자주 합니다. 오늘도 친정에 가서 저녁 먹고 놀다가 늦게 와서 이제야 답글을 씁니다. 어머니가 혼자 사셔서 자주 가 봐야 해요. 컴퓨터 앞에 앉아 긴 시간을 보낼 만한 여유가 없군요. 언제쯤 삶이 한가해질런지... ㅋ

그래도 좋은 걸요. 아이 님이 바쁘시다니까 좋아 보여서요. 사실 저는 젊은 시절에 컴퓨터 앞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게 아깝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에요.

그래도 우리 자주 왕래할 수 있도록 하자고요. 바빠도 블로그의 끈을 안 놓치려고 꽉 잡고 살 생각인데, 아이 님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서로 안부를 묻고 생각을 나누고 의견을 나누기를 바랍니다. 진심이에요.

고맙습니다... ^^

blanca 2016-09-08 17: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늙으면 속이 좁아진다,는 말 너무 동감해요. 이게 참 이상한 게 해가 갈수록 무언가 자신없어지고 초라해지고 애정이나 배려를 갈망하게 되고...노인들을 싸잡아 매도하고 피하는 지금 이 시대의 문화도 슬프고...결국 이건 내 미래이기도 하니까요. 잘 읽고 갑니다.

페크pek0501 2016-09-08 18:35   좋아요 0 | URL
아, 블랑카 님 반갑습니다.
저는 제 나이쯤 되면 저절로 너그러워지는 줄 알았어요. 생각의 폭도 예전보다 넓어지고 말이죠. 그런데 빠바방... 아니었어요.
의기소침해질 때가 많더라고요. 그렇다고 겸손해지는 건 아니고요, 좀 까칠해질 때가 있어요. 남의 눈엔 미성숙해 보일지도 몰라요.
저는 아직도 어른 노릇을 하는 게 어렵습니다. ㅋ
댓글 고맙습니다.

AgalmA 2016-09-09 0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논어에서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보다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보다 못하다(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라고 하죠. 독서를 취미로 여길 수 없다는 입장은 배움을 우선시한 거겠지만, 즐기고 좋아할 때 얻을 수 있는 앎에 대해선 간과했다 싶습니다. 담에 독서 의무론 주장하시는 분 만나시면 저 논어 얘기 한 번 해 주시죠. 알만 한 분이 왜 그러시냐고ㅎㅎ

페크pek0501 2016-09-09 23:33   좋아요 1 | URL
하하~~ 의외로 저와 같은 생각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군요. 몰랐어요. 저만 그런 생각을 하는 줄 알았답니다. 님도 그런 생각을 하신다니 든든하군요.

오랜만에 뵈니 더 반갑습니다. 님의 서재에 자주 놀러 가서 어떤 글을 쓰셨는지 보겠습니다. 제가 너무 부담 드리고 있나요? ㅋ

또 뵈요. 고맙습니다. ^^
 

 

 


지난 6월에 있었던 일이다. ATM을 통해 통장 정리를 해 보니 19,900원이 입금되어 있었다. 누가 보낸 돈이지? 하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바빴다. 통장을 자세히 보니 ‘찾으신 금액 난’에는 0616이라고 씌어 있었고, ‘맡기신 금액 난’에는 19,900이라고 씌어 있었고 ‘거래 내용 난’에는 신한은행이라고 씌어 있었다. 입금된 날짜는 6월 17일이었다.

 

 

 

하나 짚이는 일이 있었다. 6월 16일에 농협 ATM을 사용하고 나오다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신한은행의 체크카드를 발견했던 일이다. 누군가가 실수로 떨어뜨리고 간 모양이다. 체크카드 주인이 나중에 찾으러 오겠지, 하는 생각으로 그 체크카드를 주워서 ATM 위에 놓고 나왔다. 그런데 찜찜했다. 주인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그 체크카드를 발견해서 나쁜 마음을 먹고 사용하면 어쩔 것인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 일로 속상해 할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니 체크카드를 그대로 둘 수 없었다. 그래서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 체크카드를 손에 쥐고 신한은행으로 전화해서 분실 신고를 해 주었다. 신한은행 측에서 체크카드에 씌어 있는 번호를 불러 달라고 해서 불러 주었으니 그 체크카드는 ‘사용 정지’가 될 터였다.

 

 

 

그러니까 의아하게 생각했던 19,900원은 은행 측이든지 카드의 주인 측이든지 둘 중 한쪽이 분실된 체크카드를 신고해 줘서 고맙다는 뜻으로 내게 송금한 포상금이라고 해석이 되더라는 얘기다. 그 증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신한은행이라고 씌어 있던 것(그 분실된 체크카드는 신한은행의 것이었다). 둘째, 암호처럼 0616이라고 씌어 있던 것(분실 신고를 해 준 날이 6월 16일이었다). 그리고 왜 하필 19,900원인가 하는 건 이렇게 해석했다. 그 체크카드의 통장에 199,000원이 들어 있어서 그 10프로의 금액을 산출한 것이라고 말이다. 잃어버린 돈의 액수의 10프로가 포상금으로 생각했던 것. 의심의 여지가 없지 않은가. 만약 포상금이 아니라면 도대체 누가 19,900원을 내게 보내온단 말인가.

 

 

 

그런데 아니었다. 포상금이 아니었다. 모든 정황이 포상금임을 말하고 있는데 그건 진실이 아니었다. 어떤 문자를 폰으로 받고서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내가 지하철을 탈 때 사용하는 교통카드가 고장 나서 해당 업체에 접수한 적이 있는데 그 교통카드에 담겨 있는 금액과 카드 자체의 값을 합한 금액이 19,900원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포상금이 아니라 고장 난 교통카드에 대해 환불 처리가 된 금액이었던 것이다.

 

 

 

모든 정황이 무엇을 말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건 어디까지나 추측에 불과할 뿐, 진실이 아닌 경우가 이 세상에 얼마나 많겠는가. 우리는 얼마나 많은 착각과 오해를 하며 사는 것일까. 이런 교훈을 주는 에피소드였다. ˝사실은 없다. 해석만이 있을 뿐이다.˝라는 니체의 말을 곱씹게 되는 에피소드였다. 좋은 일을 했더니 복을 받더라, 하는 교훈을 주는 에피소드인 줄 알았더니 아   니   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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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6-09-07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과학한다, 고로 철학한다≫를 읽고 있는데, ... 이 책에 알맞은 에피소드네요.

페크pek0501 2016-09-07 11:08   좋아요 0 | URL
후훗... 그랬나요?
저에게는 잊지 못할 교훈을 주는 일이었어요. 상대가 인정하기 전엔 함부로 오해해서 판단하는 일이 없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죠.
좋은 하루 되세요...

시이소오 2016-09-07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아무튼 착한일 하셨네요. 복받으실거에요^^

페크pek0501 2016-09-08 16:11   좋아요 0 | URL
옙~~ 감사합니다. 모처럼 착한 일 했어요. ㅋ

stella.K 2016-09-07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가끔 기분 좋은 착각도 생활의 활력소가 되기도 할 텐데
문제는 오래 못 간다는 것이고 착각은 아니함만 못하게 만들어요.
아, 냉정한 현질이여...!ㅠ

페크pek0501 2016-09-08 16:12   좋아요 0 | URL
기분 좋은 착각은 좀 오래하고 싶죠?
깨져서 현실에 돌아올 땐 아쉽긴 하지만요...

오우, 이미지 좋은 걸요? 책 내신 것 홍보 효과도 있습니다요... 다시 한 번 책 출간을 축하드리고 대박 나시길 기원합니다. ^^

cyrus 2016-09-07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통장에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과정을 따로 기록하지 않으면 나중에 통장 확인할 때 헷갈려요. ^^;;

페크pek0501 2016-09-08 16:13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그래서 꼼꼼히 봐야 할 터인데, 어떤 때는 뒤늦게 보고서, 어 이거 뭐지?, 이런 다니까요.
좋은 하루 됩시다. 미세먼지를 날려 버릴 비가 와서 날씨가 좋습니다.
 

 


1. 여러 각도로 생각하자

 

 

같은 책을 여러 번 읽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의 좋은 점은 다른 각도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여러 번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해와 바람’이란 이야기를 예로 들어 본다. 이 이야기를 처음 읽었을 때와 두 번째, 세 번째 읽었을 때의 느낌이 달랐다. 매번 이 이야기의 메시지가 다르게 읽혔다.

 

 

....................
‘해와 바람’
어느 날, 바람이 해를 찾아왔어요. "이봐, 이 세상에서 누가 힘이 제일 센지 알아? 바로 나라고."
해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웃기만 했어요.
"어허, 못 믿겠나보지? 그럼 우리 둘이 내기를 해 볼까?" 그 때, 한 나그네가 들판을 지나갔어요.
"저 사람의 외투를 벗기면 이기는 걸로 하자." 바람이 먼저 입김을 세게 불었어요. 후우욱~~~
나그네는 갑자기 바람이 불어오자 외투를 단단히 붙잡았어요. 바람은 약이 올라 입김을 더 세게 불었어요.
나그네는 외투를 더 단단히 붙잡았어요. 바람이 아무리 세게 입김을 불어도 외투는 벗겨지지 않았어요.
그러자 해가 나섰어요. "호호. 자, 내가 하는 걸 잘 봐." 해는 방긋 웃으며 따뜻한 햇빛을 비추었어요.
나그네는 햇빛이 비추자 단추를 하나씩 풀었어요. 해는 뜨겁게 햇빛을 비추었어요. 나그네는 너무 더워서 외투를 벗었어요.
해는 더 뜨겁게 쨍쨍 내리쬐었어요. 마침내 나그네는 입었던 옷을 모두 벗어 던졌어요.
해가 바람에게 말했어요. "이봐, 힘이 세다고 잘난 척하면 못써."
바람은 너무 부끄러워서 멀리 달아나 버렸어요.[출처] 이솝이야기
....................

 

 

이 이야기의 메시지는 읽을 적마다 달라져서 신기했다. 내가 느낀 것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메시지1) 자만심은 금물이다.
메시지2) 길고 짧은 것은 대어 보아야 안다.
메시지3) 생각과 실제는 다르다.
메시지4) 이기고 지는 건 힘에 달린 게 아니라 지혜에 달렸다.
메시지5) 사람마다 잘하는 것이 다 다르다.(만약 외투를 벗기면 이기는 걸로 하지 않고 외투를 입게 하면 이기는 걸로 내기를 했다면 바람이 이겼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이 글을 쓰면서 다시 읽어 보니 또 다른 메시지가 느껴졌다.

 

 

메시지6)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잘하는 게 중요하다.

 

 

만약 이 이야기를 쓴 작가에게 여섯 가지 중 어떤 메시지가 맞는지를 묻는다면 이 질문은 어리석은 질문일 것이다. 메시지든 느낌이든 그것은 전적으로 독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내가 작가라면 이렇게 대답하겠다. “이 글의 메시지가 뭐냐고요? 정답은 없어요.”라고. 여섯 개의 메시지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여섯까지나 생각해 내다니 대단한 걸요.”라고.

 

 

 

 

 

 

 

 

 

 

 

 

 

 

 

 

 

 

 

여러 각도로 생각한다는 것은 어떤 고정관념이나 편견의 틀에 갇히지 않고 유연하게 생각함으로써 지혜로워지는 일이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복잡하고 힘든 일들, 그리고 갑작스러운 상황들을 순간순간 헤쳐 나가려면, 우리는 끝없이 유연해야 하고 어떤 이론이나 특정한 생각의 틀에서 자유로워야 합니다.(21쪽)
-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크리슈나무르티, 교육을 말하다>에서.

 

 

그래서 일관성 있게 생각하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올바른 교육을 이루려면 삶을 전체로서 이해해야 하고, 그러자면 일관성이 아니라 똑바로 참되게directly and truly 생각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일관성 있게 생각하는 사람이란 어떤 틀을 따르는 탓에 판에 박힌 생각을 하면서 똑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생각이 없는 사람입니다.(19쪽)
-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크리슈나무르티, 교육을 말하다>에서.

 

 

 

 

 

 

 

2. 학교는 교과서뿐만 아니라 삶을 배우는 곳이다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남을 이해하기도 어렵고 그러면 인간에 대한 이해가 어렵고 인간이 사는 세상에 대한 이해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삶을 이해한다는 것은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고, 그것이 교육의 시작이고 끝입니다.(20쪽)

-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크리슈나무르티, 교육을 말하다>에서.  

 

 

학교가 단지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만 필요한 곳이라면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공부해도 될 것이다.(부모가 좋은 교사가 될 능력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 하지만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면 가정의 울타리를 벗어나 자기 또래의 친구들과 함께 지내면서 하나의 사회를 경험하게 되는 중요한 기회를 잃는 것이 된다. 상대로부터 무시당했을 때의 기분이 어떠한지, 왜 상대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지, 우정이 무엇인지, 시기심이 날 땐 자기의 마음을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 열등감이 생길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왜 협력이 필요한지, 협력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곳이 학교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간과 삶’을 배우는 곳이 학교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단지 지식을 습득하고 여러 정보를 모아 그 상관관계를 배우는 일일 뿐 아니라, 삶의 중요한 의미를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20쪽)
삶에 대한 총체적 이해 없이는 우리가 개인이나 집단으로서 안고 있는 문제들은 더 심각해지고 확대될 것입니다.(21쪽)
-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크리슈나무르티, 교육을 말하다>에서.

 

 

지식은 지혜가 아니며 지혜는 책으로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지혜를 얻기 위해서는 일상의 일들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것이 학교가 필요한 이유가 아닐까.

 

 

지혜는 자아를 극복할 때 생깁니다.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것이 배움보다 더 중요합니다. 마음을 정보로 빈틈없이 채우는 것으로는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없습니다. 우리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알아차리고, 우리 자신과 주변의 영향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남의 말을 경청하고, 부자와 가난한 사람, 권력 있는 사람과 낮은 사람을 있는 그대로 잘 지켜볼 때, 우리는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지혜는 두려움과 억압을 통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하고 이해할 때 생깁니다.(95~96쪽)
-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크리슈나무르티, 교육을 말하다>에서. 
 


사실 가족이든 친구든 직장 동료든 인간관계란 서로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와 함께 있지 않는다면 상처를 줄 일도, 상처를 받을 일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인도에서 혼자 살지 않는 한, 인간관계는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다.

 

 

 

 

 

 

 

 

 

 

 

 

 

 

 

 

 

 

 

내면 깊은 곳의 탐구를 지향하는 사람의 특징은, 그가 어떤 성공보다도 실패를 우위에 두고, 무의식중에 그것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실패는 언제나 본질적인 것인 까닭에 우리에게 우리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 보여 주기 때문이다. 실패는 신이 우리를 보듯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볼 수 있게끔 해 준다. 반면에 성공은 우리 자신 속에, 모든 것 속에 있는 가장 내밀한 것으로부터 우리를 멀어지게 한다.(29쪽)
- 에밀 시오랑, <지금 이 순간, 나는 아프다>에서.

 

 

이 글을 읽고 내면 깊은 곳의 탐구를 지향하는 사람으로 ‘소설가’를 떠올렸고, 왜 소설가들이 불행한 인생을 사는 인물을 내세워 소설을 쓰는지 그 까닭을 짐작했다.

 

 

비바람을 맞아 본 적이 없는 식물원의 화초처럼 실패를 경험한 적이 없는 사람은 위태로워 보인다. 미성숙해서 작은 일에도 상처를 받고 극복하지 못해 좌절할 것 같기 때문이다. 인간을 깊게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성공이 아니라 실패임을, 인간을 깨닫게 하고 성숙하게 하는 것은 성공이 아니라 실패임을 알기에 실패의 가치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 게 소설가라고 생각한다.

 

 

실패는 인생을 새로운 시각으로, 넓은 시각으로 보게 함으로써 인생을 알게 한다. 부잣집에서 철부지로 자란 소년은 세상 물정에 어두울 수밖에 없고, 가난한 집에서 고생하며 자란 소년은 저절로 세상 물정에 밝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것을 생각하면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그 답을 찾게 된다.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실패가 주는 가르침)이 있으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키워라.’라는 게 내가 생각하는 답이다.

 

 

선생이 자기 아이에게 상처 주는 말을 했다고 학교에 따지러 오는 학부모에 대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학생이 수업 시간에 준비물을 여러 번 갖고 오지 않아 선생이 따끔하게 혼낸 게 이유였다고 한다. 내 생각엔 때론 상처가 되는 말을 듣기도 하면서 커야 할 것 같은데. 그것이 보약이 되기도 할 것 같은데.

 

 

물론 아이에게 조금도 아픔을 겪게 하고 싶지 않은 건 부모의 똑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아픔을 모르고 자란 그 아이가 나중에 대학 생활과 직장 생활을 하면서 상처를 받는 일이 생기면 그땐 어쩔 것인가. 그때마다 부모가 자식을 따라다니며 보호해 줄 것인가. 앞으로 녹록하지 않은 세상을 살아갈 아이이기 때문에 실패와 아픔을 겪으며 자신을 단련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을 왜 간과하는가.

 

 

이런 차원에서 생각할 때 자식을 과보호하는 학부모나 자식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도 공부를 잘 시킬 수 있다고 믿는 학부모는 뭔가 잘못 생각한 것 같다. 학교 규율을 지키지 않으면 선생님에게 꾸지람을 듣고 친구들과 충돌하기도 하고 상처를 받는 일도 일어나는 학교는 자신을 단련시킬 수 있는 좋은 곳이다.

 

 

 

 

 

 

 

3. 상처를 받는 훈련으로 극복할 수 있다

 

 

 

 

 

 

 

 

 

 

 

 

 

 

 

 

 

 

 

전쟁 때문에 부모 없이 할머니 집에 얹혀사는 두 소년이 있다. 두 소년은 형제다. 두 형제는 먹을 것이 귀한 할머니 집에서 노동을 하면서 어려운 생활을 견디며 살아야 했다. 할머니는 그 둘을 예뻐하지 않았다. 그 둘은 어떤 일에도 상처 받지 않고 잘 견뎌 내기 위해 몸을 단련시키는 훈련을 한다. 그 훈련이란 서로의 뺨을 갈기고 주먹으로 때리는 것이다.

 

 

우리는 점점 세게, 더 세게 때렸다. 우리는 불꽃 위로 손을 스쳐 갔다. 우리는 허벅지, 팔, 가슴 등을 칼로 찔러 상처를 낸 뒤 그 위에 알콜을 부었다. 그때마다 우리는 말했다.
- 하나도 안 아프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까 우리는 정말 감각이 없어졌다. (...)
우리는 이제 울지 않는다.(19쪽)
- 아고타 크리스토프, <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상)>에서. 

 

 

그 두 형제는 몸을 단련시키는 훈련만 하는 게 아니라 정신을 단련시키는 훈련도 한다.

 

 

할머니가 우리에게 말했다.
-개자식들!
사람들은 우리에게 말했다.
-마녀의 새끼들! 망할 자식들!
또 다른 사람들은 말했다.
-멍청이들! 부랑배들! 조무래기들! 고집불통들! 더러운 놈들! 돼지새끼들! (...) 살인자의 종자들!
우리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얼굴이 새빨개지고, 귀가 윙윙거리고, 눈이 따갑고, 무릎이 후들거린다.
우리는 더 이상 얼굴을 붉히거나 떨고 싶지 않았다. 우리에게 상처를 주는 이런 모욕적인 말들에 익숙해지고 싶었다. (...)
하나가 말한다.
-더러운 놈! 똥 같은 놈!
다른 하나가 말한다.
-얼간이! 추잡한 놈!
우리는 더 이상 할 말이 생각나지 않고 귀에 들리지도 않게 될 때까지 계속했다.(23~24쪽)
- 아고타 크리스토프, <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상)>에서. 

 

 

이런 반복된 훈련으로 두 형제는 고통을 줄일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내가 큰딸에게 짝사랑을 해 보기도 하고, 실연을 당해 보기도 하는 것이 좋은 공부가 될 거라고 말한 적이 있다. 슬픔을 겪으면서 정신이 성숙해진다고 믿어서다. 또 실패와 아픔의 경험은 앞으로 시련이 닥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는 ’정신적 재산‘을 가진 것과 같다고 믿어서다. ’그런 큰일도 겪었는데...‘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웬만한 나쁜 일쯤은 잘 극복하리라고 본다. 

 

 

 

 

 

 

 

4. 어떻게 하면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이것은 어떻게 하면 우리가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말로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전중환 저, <본성이 답이다>라는 책에서는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라 ‘협력을 꽃피우는 방법’으로 세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착한 일에 동참해 달라는 요청을 자연스럽게 회피할 기회를 주지 마라.(163쪽) 예를 들면, 연말에 대형 할인점 앞에 있는 구세군 자선냄비에 돈이 쌓이도록 하고 싶다면 구세군 자선냄비가 지키고 있는 문이 아니라 다른 출입문으로 들어갈 기회를 주지 말라는 것.

 

 

둘째, 구성원이 협력과 배신 가운데 무얼 택했는지 남들의 눈에 잘 띄게 하라.(163~164쪽) 남들이 내가 무얼 택했는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나 하나쯤이야!’ 하면서 무임승차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

 

 

셋째, 다른 사람들이 이미 협력하고 있음을 주지시켜라.(164쪽) 만약 호텔 객실의 수건을 재사용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싶다면 환경 보호에 동참해 달라는 이성적 호소보다 ‘이 방에 머무른 손님들의 75퍼센트가 수건을 재사용했다.’라는 정보 제공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것은 사회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가 행한 실험의 결과다.)

 

 

결국 좋은 세상이 되는 것도, 좋은 사람이 되는 것도 인간 심리에 대한 연구와 의도적인 노력, 이 두 가지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되겠다.

 

 


**
위의 네 가지를 쓰고 보니 다음과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1. 여러 각도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2. 지식만이 아니라 삶을 배우려고 노력하고
3. (상처를 덜 받기 위해) 상처를 받는 훈련으로 노력하고
4. ‘어떻게 하면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문제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

 

 

‘노력’이 우리 인생에서 빠질 수 없음이로다.

 

 

‘노력’ 없이 저절로 얻어지는 것은 없음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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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8-31 17: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네하라 마리도 `해와 구름` 우화를 재해석한 적이 있었어요. 요즘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를 읽고 있어요. 그림형제 동화 완역본인데 분량이 엄청 두꺼워요. ^^

페크pek0501 2016-09-02 13:23   좋아요 0 | URL
아, 그랬군요. 몰랐어요. 해와 구름을 어떻게 재해석했는지 궁금하군요.
저도 동화책을 많이 구입했답니다. 거기서 글감을 얻기도 합니다.
그림형제 동화를 저도 읽었는데 완역본은 아니에요.
어른을 위한 동화가 아니더라도 아이들이 읽는 동화는 유익한 게 담겨 있고 흥미로운 데가 있어요.

첫 댓글, 고맙습니다.

[그장소] 2016-08-31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쓰고나서 돌아서서 잊히는 게 있으면 어떤건 다시 다른 생각으로 이어지는 책 ㅡ그런책이 좋은것 같아요..명작이 그런거겠죠?

페크pek0501 2016-09-02 13:20   좋아요 1 | URL
그장소 님, 반갑습니다.
명작이 그렇죠. 읽고 났는데 자꾸 생각나게 만드는 것.
또 읽어도 마치 처음 읽는 것처럼 새로운 것.
명작이 지루한 것도 많지만 의외로 재밌으면서 명작인 게 있어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날씨가 참 좋습니다. 늦여름이죠.

[그장소] 2016-09-02 16:52   좋아요 0 | URL
변화무쌍 날씨 즐기는 중 ㅡ ㅎㅎㅎ
pek0501님도 명작의 시간 보내고 계실거라고 믿을게요!^^

페크pek0501 2016-09-03 09:47   좋아요 1 | URL
변화무쌍한 토요일. 저는 친척 결혼식에 가야 한답니다.
매주 행사가 있네요. 이런 날은 책이나 보면서 뒹굴고 싶은데 말이죠.
반 팔 옷을 입어야 할지, 긴 팔 옷을 입어야 할지 즐거운 고민을 주는
선선한 날씨입니다, 오늘은....

댓글 고맙습니다. 명작의 시간을 보내시길...

[그장소] 2016-09-03 20:21   좋아요 0 | URL
반소매에 가붓한 가디건 하나 . 파시미나 같은 걸로도 좋겠네요 . ^^
낮과밤이 애매한 시기죠 ..아무래도.

페크pek0501 2016-09-07 10:31   좋아요 1 | URL
그장소님 굿모닝?
어제는 더웠는데 오늘은 좀 덜 더우려나요? 그래도 요즘은 저녁이 되면 시원해져서
좋습니다. 아직 긴 팔 옷을 못 입겠어요. 긴 팔 옷을 입는 시간이 되면
지금보다 더 좋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냅시다... ^^고맙습니다.

yamoo 2016-09-01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저는 책을 여러번 읽는 이유는, 그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비판하기 위해서죠. 이 책의 한계는 어디인가...하구요. <물질과 기억>의 경우는 3번 읽어도 잘 모르겠더이다..번역때문에..ㅜㅜ

2. 학교는 삶을 배우는 공간이다....라는 페크 님의 말씀, 백번 동감입니다!

3번은 잘 모르겠고, 4번은 동의할 수 없네요. 4번의 책은 좀...협력을 꽃피우기 위해서 저런 인위적인 방법을 써야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런 방법은 다른 책에서도 본 거 같은데, 개인적으로 좀 거시기 합니다. 하지만 그 방법은 참으로 어려운 것이라, 저 책을 한 번쯤 거들떠 보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 몰랐던 책인데, 책 소개 감사합니다!ㅎ

페크pek0501 2016-09-03 09:3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1. 그러시군요. 저는 책을 여러 번 읽는 이유가 좋은 글은 머릿속에 완전히 입력하고 싶어서예요. 이해가 안 되는 문장은 읽을 당시 여러 번 읽고 그래도 이해가 되지 않으면 패스, 입니다.

2. 의외로 공부는 집에서 시켜도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학교를 과소평가해서인 것 같아요.

3. 상처 받는 훈련이 필요함은 제 경험을 통해서 동의하게 되었어요. 상처를 받는 일이 생길 때 처음엔 무척 힘들더군요. 그런데 같은 일로 두 번째 시련이 올 땐 극복하기가 훨씬 수월하더라고요. 예를 들면 악성 댓글 같은 것. 또는 병원에 가는 것.

4. 협력을 꽃피우기 위해서 저는 인위적인 방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 이기적인 인간이 될지 몰라요. 선과 악을 다 가지고 있는 인간이기에 어떻게 해서든 선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믿어요. 예를 들면... 기부금을 내는 부자의 명단을 방송에서 크게 공개하고 그 이름들을 돌에 새긴다고 가정할 때 기부금을 내려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고 기부금을 내려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그것이 하나의 문화가 되고 그렇게 되면 우리는 그런 쪽으로 진화하게 될 거라고 봅니다.
부자가 기부금을 내는 건 당연한 습관이다, 뭐 이런 거죠.
그 기부금으로 가난한 이들이 수혜자가 되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고요.
칭찬하면 고래도 춤을 춘다고 좋은 일엔 마구 칭찬을 해 줘서 좋은 일을 하게끔 북돋아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 거죠.

야무 님의 의견에도 일리는 있어요. 인위적, 이라는 것에는 좀 거부감이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님의 고견에 감사 드립니다. 저는 야무 님의 자신만의 독창적인 어떤 것을 드러내는 글을 좋아합니다.
날씨가 참 좋은 날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긴 댓글, 고맙습니다. 다음에도 기대를... 합니다... ㅋ
 

 

 

오늘 본 하늘이다.

 

 

 

 

 

 

 

 

 

 

 

 

 

 

 

긴 시간 동안 폭염에 시달렸기 때문인 것 같다.
오늘 청명한 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무척 상쾌하게 느껴졌다.
외출할 일이 있어서 나갔다가
음악을 감상하듯 하늘과 바람을 감상했다.

아마 폭염이 없었다면 하늘과 바람에 무심했을 것이다.

 

 

 


인생에는 어느 정도의 낭비가 필요하다. 헛된 일도 해보지 않으면 유익한 일도 할 수 없어진다.(134쪽)
- 시오노 나나미, <생각의 궤적>에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며 하루를 보내 봐야 알찬 하루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는 것.
나쁜 날씨를 겪어 봐야 좋은 날씨를 알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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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6-08-27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와 오늘 진짜 청명한 가을 날씨였습니다. 그제 비오고 날씨가 갑자기 완연한 가을로 변했습니다. 확실히 날씨가 미쳤네요..^^;; 어제는 정말 구름 한점 없더이다~ㅎ

페크pek0501 2016-08-28 23:52   좋아요 0 | URL
오늘도 덥지 않고 날씨가 좋았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 늦여름인 것 같아요. 저녁엔 서늘해서 긴 팔 옷을 입고 싶을 정도였어요. 폭염을 이겨낸 자의 흐뭇한 미소로 늦여름을 즐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요... 후훗... 님도 짧은 늦여름을 즐기시길...

마립간 2016-08-28 0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하늘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어야 되나 생각했습니다.

흐음, 시간이 흘러갔네요. 또 ...

페크pek0501 2016-08-28 23:53   좋아요 0 | URL
그렇죠... 폭염 속에서도 시간은 정지하지 않고 흐르고 있었던 것이죠. 곧 연말이 올 것이고 우리는 나이 한 살 더 먹는 것이죠.

stella.K 2016-08-28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흐려요.
아직까지 한 번도 상륙하지 않았다는 태풍의 영향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
피해만 없다면 태풍 하나 정도는 와 줘야 한다고도 하던데 말이죠.
어쨌든 덥지 않으니 살 것 같다 싶긴 하지만 곧 여름도 가겠지 싶어요.

페크pek0501 2016-08-28 23:55   좋아요 0 | URL
여름이 떠나갈 것이고 우리는 시원섭섭할 거예요. 여름을 보내는 것에 아쉬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내년 여름이 온다는 것은 걱정이 되네요. 점점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는 것 같거든요.
태풍이 오기 시작하면서 곧 가을이 오겠죠. 흠흠... 나이만 먹는 것 같아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