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누스의 아들 아이네아스는 가족과 추종자들을 데리고 패전의 그림자가 드리운 조국을 떠난다. 그들은인간사를 주재하는 운명의 힘에 떠밀려 신탁이 말한 조상의 땅을 찾아 각지를방랑하게 되는데 가는 곳마다 그는 본의 아니게 온갖 고통과 재난을 불러온다. 피할 수 없는 운명 (로마 제국을 건설하라는 사명)에 휘둘리며 천신만고 끝에이탈리아에 정착지를 건설하고 최초의 로마인이 되는 영웅의 이야기를 통해이 작품은 로마 건국이라는 신탁을 수행하며 겪는 한 인간의 비애와 운명을 배경으로 한 국가의 세계사적 의미를 찾아가고 있다. 아이네이스의 위대함은 로마의 앞날에 대한 숭고한 전망을 제시하고 찬미하는 차원을 넘어 한 나라의 통치 기구가 갖는 목표와 그 성취를 한 인간의 좌절과 인간적 고뇌에 대한 공감으로부터 뽑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로마‘는 한 도시의 이름이 아니라 모든 인류가 찾아가고 있는 이름이 된다. - P19
무사 여신이여, 신들의 여왕이 신성(神性)을 어떻게 모독당했기에속이 상한 나머지 그토록 많은 시련과 그토록 많은 고난을더없이 경건한 남자로 하여금 겪게 했는지 말씀해주소서! 하늘의 신들도 마음속에 그토록 깊은 원한을 품을 수 있는 건가요? - P22
즉시 리뷔아의 대도시들에 소문이 퍼졌으니.. 소문은 세상의 악 가운데 가장 빠르다. 그는 움직임으로써 강해지고 나아감으로써 힘을 얻는다. 그녀는 처음에는 겁이 많아 왜소하지만 금세 하늘을 찌르고, 발로는 땅 위를 걸어도 머리는 구름에 가려져 있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대지의 여신이 신들에게 화가 나코이우스와 엥켈라두스의 누이로서 그녀를 막내둥이로낳았다고 한다. 그녀는 발이 빠르고 날개가 날랜무시무시하고 거대한 괴물로 몸에 난 깃털만큼 많은(들어도 믿어지지 않겠지만) 잠들지 않는 눈과 혀와 소리 나는 입과쫑긋 선 귀를 그 깃털 밑에 갖고 있다. 밤마다 그녀는어둠을 뚫고 하늘과 대지 사이를 윙윙거리며 날아다니고.. 한시도 눈을 감고 단잠을 자는 일이 없다. 또한 낮에는 지붕 꼭대기나 높은 성탑들 위에 앉아 망을 보며대도시들을 놀라게 한다. 그녀는 사실을 전하는 것 못지않게조작된 것들과 왜곡된 것들에 매달리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그녀는 신이 나서 여러 백성들 사이에 온갖 이야기를퍼뜨리며 사실과 허구를 똑같이 노래해댔으니 - P125
"여신의 아들이여, 운명이 우리를 앞으로 인도하는 뒤로 인도하는따르기로 합시다.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우리는 인내로써 운수를 이기는 수밖에 없습니다.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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