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셀프 트래블 - 2023-2024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4
박정은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군가에게 여행은 일상이지만, 어떤이에게는 언젠가는 가야 할 버킷리스트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무엇이든 가장 중심에 있는 곳이 ‘파리‘일 것이다. 이 책은 파리에 대한 모든 것이 일목요연하고 번잡하지 않게 잘 정리되어 있다.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다. 사실 다 둘러 볼 시간이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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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03-17 2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행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코시국 지나면서 답답함이 쌓였는지 여행가고 싶어지네요 휴우 주말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페넬로페 2023-03-18 00:58   좋아요 1 | URL
세상은 넓고 갈 데도 많은데 막상 가려고 하면 많은 제약이 따르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가면은 좋구요.
서곡님!
주말 즐겁게 보내시길요^^
 

빈틈없는 오디세우스!
그토록 덕성스러운 아내를맞이하다니. 그대는 정말 행운아요! 이카리오스의 딸, 그대의 흠잡을 데 없는 아내, 페넬로페는 얼마나 정숙했던가! 젊은 시절 보았던 지아비의 기억을 얼마나 소중히 간직했던가! 그 눈부신 미덕은 세월이 지나도 바래지 않을 터, 불멸의 신들도 열녀 페넬로페를 기리는 아름다운 노래를 지어 인간들에게 두루 들려주실 거요-『오디세이아』 제24권 (191~194)

그는 배에서 쓰는 굵은 밧줄을 집어들더니 한쪽 끝을 주랑(柱廊) 현관의 기둥 꼭대기에 묶고 반대쪽 끝은 
둥근 정자 너머로 던져 여자들의 발이 땅에 닿지 못하도록 높이 비끄러맸다. 그리하여 덫에 걸린 개똥지빠귀나 비둘기처럼 그녀들은 저마다 목에 올가미를 단단히 휘감은 채 머리를 나란히 하고 한 줄로 매달려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였다. 잠시 그들의 발이 움찔거렸으나 오래가지는 않았다.
-『오디세이아』 제22권 (470~473) - P13

나는 교수형을 당한 열두 명의 시녀와 페넬로페에게
화자의 역할을 맡겼다. 시녀들은 합창단이 되어 주로 두가지 문제에 대하여 노래하거나 낭송한다. 그것은 오디세이아』를 정독하고 나면 자연히 떠오르는 의문들이다.
시녀들이 교살된 까닭은 무엇인가? 페넬로페의 진짜 속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오디세이아』에 실린 이야기는 물샐틈없이 논리정연하지 않다. - P17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물은 저항하지 않아. 물은 그냥 흐르지. 물 속에 손을담가도 그저 그 손을 쓰다듬으며 지나갈 뿐이야. 물은 딱딱한 벽이 아니라서 아무도 가로막지 못해. 그렇지만 물은 언제나 제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야 말지. 물을 끝까지 가로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단다. 그리고 물은 참을성이 많아.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이 바위를 닳아없어지게 하지. 그걸 잊지 마라, 내 딸아, 너도 절반은 물이라는 사실을 기억해라. 장애물을 뚫고 갈 수 없다면 에둘러가는 거야. 물이 그리하듯이." - P68

그렇다고 텔레마코스를 보살피는 일을 차마 그녀에게서 빼앗을 수는 없었다. 그녀에게 텔레마코스는 끝없는 기쁨의 샘이었다. 누가보면 친자식으로 오해할 정도였다.
오디세우스도 나를 자랑스러워했다. 물론 당연한 일이었다.
"헬레네는 아직도 아들을 못 낳았는데 말이야."
내가 기뻐할 만한 소리였다. 물론 기뻤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어째서 아직도 어쩌면 한시도 잊지 못하고ㅡ헬레네를 생각할까? - P90

나의 목표는 오디세우스의 재산을 불려 그가 돌아왔을 때는 떠날 때보다 더 큰 부자로 만들어주는 것이었다.
양도 더 많고, 소도 더 많고, 돼지도 더 많고, 밭도 더 많고, 노예도 더 많고.... 내 마음속에는 뚜렷하게 떠오르는 장면 하나가 있었다. 오디세우스가 돌아오고, 그동안내가 흔히들 남자의 일이라고 여기는 일들을 얼마나 잘해냈는지를 그에게-여자답게 겸손한 태도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물론 그를 대신하여 한 일이라고, 오로지 그를 위해 일했다는 말도 잊지 말고 덧붙이는 것이다.
그 순간 그의 얼굴은 기쁨에 겨워 얼마나 환하게 빛날 것인가! 나를 얼마나 흡족히 여길 것인가! ‘헬레네를 천명이나 준대도 당신과는 안 바꿀 거요. 그는 그렇게 말할것이다. 어찌 아니랴 ? 그러고는 나를 다정하게 안아줄것이다. - P116

그 수의도 곧바로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사람들은 영문을 알 수 없이 좀처럼 끝나지 않는 일을 가리켜 ‘페넬로페의 거미줄‘ 이라고 부르곤 했다. 수의가 거미줄이라면 나는 거미인 셈이다. 그러나 내 목적은 남자들을 파리처럼 붙잡으려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나 자신이 얽혀들지 않으려고 노력했을 뿐이다. - P147

옳은 말이다. 나는 절대로 망각의 물을 마시지 않을 것이다. 그래봤자 무슨 의미가 있는지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아니, 의미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위험을 무릅쓰기가싫은 것이다. 내 지난 생애도 어려움이 꽤 많았지만 다음생애는 더욱더 고달플 수도 있지 않겠는가? 나에게는 지상세계를 엿볼 기회가 별로 없지만, 그래도 그 세상이 내가 살던 시절에 못지않게 위험하다는 것쯤은 충분히 알수 있다. 아니, 오히려 불행과 고통의 규모가 훨씬 더 커졌을 뿐이다. 인간의 본성도 옛날과 다름없이 저속하기만하다.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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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2-23 2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마거릿 애트우드 책인데, 처음 보는 것 같네요.
상품 소개란의 출간일자 보니까, 최근 책은 아니군요.
우리 나라에 시녀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 이 작가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넷플릭스로 영화화 되면서 조금더 많이 소개되는 것 같긴 합니다.
페넬로페님,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3-02-27 00:07   좋아요 0 | URL
2005년에 출간된 책인데 최근에 구입해서 읽기 시작했어요.
흡인력이 대단해서 주욱 읽게 되더라고요.
애트우드작가의 새로운 시도가 좋았어요^^
 
크리스마스 타일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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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연결되는 ‘가장 작은 사람들’의 크리스마스에는 고독, 좌절, 실연의 아픔이 다반사다. 그들의 실존이 건조하게 보이지만, 어떻게든 인생의 타일은 그럭저럭 채워지기 마련이다. 크리스마스라고 별거 있나? 그저 조금의 반짝임만 있으면 되는 거지. 이 땅의 청춘들이여! 언제나 평안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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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2-15 19: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크리스마스도 그저 휴일의 하루일뿐입니다~!! 저 무교라는 ㅋ

페넬로페 2023-02-15 20:44   좋아요 2 | URL
네, 종교를 떠나 크리스마스에 조금의 의미를 두려고 ㅎㅎ
근데 지나보면 매번 재미없게 보낸 것 같아요^^

희선 2023-02-16 0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성탄절이라고 다를 것 없겠지만, 조금의 반짝임만 있으면 된다는 말 좋네요 눈부시게 반짝여도 안 좋을 것 같아요 눈으로 보기에 좋은 반짝임...


희선

페넬로페 2023-02-16 08:19   좋아요 1 | URL
네, 조금의 반짝임만 있으면 됩니다.
종교를 떠나 성탄절이 주는 나름의 의미가 있으니까요^^

바람돌이 2023-02-16 00: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고 저런 멘트 남기고 싶었어요. 이 땅의 청춘들에게 평안을.... ^^

페넬로페 2023-02-16 08:22   좋아요 2 | URL
이 책 읽으며 내내 딸아이가 생각 나더라고요. 같은 느낌, 좋은데요^^

서니데이 2023-02-17 21: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년에 이 책 샀어요. 여러가지 인물들, 에피소드가 있어서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페넬로페님,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3-02-18 10:49   좋아요 1 | URL
인물들과 그들이 느끼는
크리스마스가 연결되어 있어 흥미로웠어요. 미세먼지가 많은 주말이네요.
서니데이님,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3-02-18 15: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왤케 우울하게 읽히죠?!
^^;;

페넬로페 2023-02-18 22:49   좋아요 1 | URL
좀 우울하고 답답하기도 했어요. 딸아이의 미래의 모습 같기도 했고요 ㅠㅠ

서니데이 2023-02-21 2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 편안한 하루 보내셨나요.
어제와 오늘 날씨가 조금 차가웠어요.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밤 되세요.^^

페넬로페 2023-02-23 11:52   좋아요 1 | URL
날씨가 점점 봄에 가까워지네요~~
서니데이님!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러고 나서 나에게 묻게 되었다. 너는 왜 이런 글을 쓰게 되었니?
그즈음 우연히 <녹터널 애니멀스> 야행성 동물)라는 영화를조금 보았다 (전편을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잘 안 되었다). 그 가운데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에게 왜 그렇게 자기 이야기를 글로써두려 하느냐고 물었다. 남자는 죽어가는 것들을 살려내어 영원히 남겨두고 싶어서라고 대답했다. 내가 듣고 싶은 대로 들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 P13

맛있는 음식은 마음으로 만들어진다고 평정심을유지해야 하고 재료와 소통해야 한다. 화를 내면 음식도 화를 낸다. 짜증난 상태에서 만든 음식은 짜다. 오늘 아침에 부엌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나 보다. 몰입해서 즐겁고 편안한 마음으로 나물을 무쳤다. - P28

볶음밥을 맛있게 만들려면 찬밥으로 만드는 게 좋다. 따뜻한 밥은 세상과 부대끼며 단련되지 못했기 때문에 여물지 않다. 뜨거운불과 싸우며 밥 한 알 한 알이 기름을 만나야 하는 고난을 생각하면 역시 찬밥 이미지 아닌가. - P29

주부들이 가장 맛있어하는 음식은 ‘남이 해주는 것‘이라는 말에깊이 공감한다. 요즘. 누군가를 위해 만들 때는 두세 시간이 걸려도 하지만 내가 먹을 건 왜 이렇게 하기 싫을까. 천성적으로 게으른 탓이라고 생각하고 만다. 중요한 일도 아니니까. - P49

늘 고맙다. 때가 되면 꼭 선물을 마련해 보내온다. 잊지 않는마음이 얼마나 고마운지. 이번 설에는 굴비였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굴비하라는 마음일까. ‘굴비‘는 뜻을 굽히지 않는다는뜻이다. - P61

집이 잠들 때가 있다. 드물게. 아주 드물게. 시계 소리, 냉장고 소리까지 깊은 잠에 빠지고 나면 진공을 걷는다. 그럴 것이다. 진공의 느낌이. 뒤꿈치를 들고 집안을 돌아다닌다. 아무 일 없는 진공이 지속되기를. - P70

글을 쓰는 시작은 남의 글 읽기다. 어깨너머로 쓰는 감각부터 배울 수 있다. 언제나 장인의 어깨너머로 배우는 감각이 최고다. 어떤 주제에 대해 깊이 숙고한 뒤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거기에 내가 무엇을 보태거나 뺄 수 있는지 가늠하고 순서를 바꾸어 다시 조합한다.
‘새로운 내용‘이라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절대 새로울 수 없다.
당신이 알아낸 것이라 해도 알아내기 위해 필요했던 지식은 모두남의 글에서 빌려온 것이다. 잘해야 바다의 소금기, 삼 퍼센트쯤새로울까?
마찬가지로 먹어보지 않은 것을 요리하기는 어렵다.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내 사인이 들어간 것을만들 수도 없을 것이고. - P95

맛있게 먹으며 행복해하던 아내의 얼굴이 보고 싶다. 다시는볼 수 없을. -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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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3-01-27 0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글에 마음이 가네요 글쓰기 시작은 남의 글 읽기다는... 다른 사람 글 잘 보고 글쓰기도 배우면 좋을 텐데, 그러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해 아래 새 것은 없다는 말도 생각납니다 이 세상에 나올 건 다 나왔다는 말도... 그래도 글을 쓰려는 사람 많네요 다른 사람한테 배운다 해도 자기만의 글을 쓰고 싶어서겠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3-01-27 17:38   좋아요 1 | URL
글을 잘 쓰려면 일단 많이 읽어야하는데 많이 읽는다고만 또 글이 잘 써지는 않는것 같더라고요~~
많이 읽고 많이 써봐야 할듯요.
근데 매번 글쓰기는 넘 어려워요 ㅠㅠ
 

그런 날들을 일년 가까이 반복한 끝에 은하는 어떤 체념과 자기극복이 깃든 묘한 평화에 이르렀다. 이후에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지는 모르겠으나 발병 이전처럼 살지는 않을 것이며 그런 삶에는 오로지 고독, 크기를 잴 수없이 크고 깊은 고독만이 필요하리라는 결론이었다. 그것은 어느 흐린 날 거리를 걷다가 낙엽이 떨어져내리는 가로수 밑을 지나거나, 어느 늦은 시간 택시를 타고 강변북로를 달리다 한강에 어른대는 불빛들을 애잔하게 바라볼때와는 차원이 다른 고독이었다. 설명하자면 아주 무섭도록 자기 삶 속으로 포섭된 고독이었다. 참여자 없는 연극이자 듣는 이 없는 아리아, 만남이 불발된 채 혼자서 나누는 열렬한 악수 같은 것. - P13

어른들에게는 그렇게 까마득한 고독 속으로 굴러떨어져야 겨우 나를 지킬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온다는 것. 그런 구덩이 안에서 저 혼자 구르고 싸우고 힐난하고 항변하며 망가진 자기 인생을 수습하려 애쓰다보면 그를 지켜보는 건 머리 위의 작은 밤하늘뿐이라는 것.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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