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사바나 미래의 고전 8
명창순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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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네 이웃 마을에 동물원이 들어선다. 호기심 많은 남우는 친구들과 동물원 탐사대를 꾸려 아직 개장도 하지 않은 동물원엘 간다.

빈 축사에 붙은 '사바나 원숭이'에 매료 된다. 이후 남우는 사바나 원숭이에 대한 궁금증을 인터넷으로 찾아보는 열성을 보인다. 동물원 개장 전 잠깐의 페레이드에서 남우는 사바나 원숭이를 처음 보게 된다. 인터넷을 통하여 사바나 원숭이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고 있었던 남우는 사바나 원숭이를 처음 보는 순간 원숭이가 살던 곳을 떠나 멀고 먼 땅에 홀로 왔다는 사실이 더 강하게 와 닿았다. 때문에 남우는 사바나 원숭이의 친구가 되어 주겠다고 다짐을 한다.

남우는 부모님과 떨어져 할머니와 둘이 살고 있는 아이다.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은 속으로 삼키고 할머니 앞에서 남우는 착한 손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남우지만 학교에서 부모님이 안 계신 아이들을 배려하지 않은 과제를 받았을 때나 학습을 해야 할 때는 의기소침 해 질 수 밖에 없었고 화가 나기도 했다. 그런 남우 앞에 나타난 사바나 원숭이는 남다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비록 사바나 원숭이를 친구를 삼았다고는 하나 남우는 자주 원숭이를 만날 수는 없었다. 아니 다른 아이들이 동물원에 다녀 온 이야기를 할 때 맘대로 동물원에 강 수 없던 처지였던 남우는 쓸쓸하기만 했다.

어느 날 원숭이가 동물원을 탈출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동물원 탐사대로 처음 동물원을 갔을 때 남우 일행은 끊긴 철조망을 통해서였다. 처음 사바나 원숭이를 만나던 날 남우 손에 들려 있던 사과를 채갔던 그 원숭이가 자신들이 처음 들어갔던 그 끊긴 철조망을 통하여 탈출했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저산 어딘가에 내 친구 사바나 원숭이가 있다는 사실에 남우는 설렜다. 원숭이의 행방을 찾는 사람들과는 달리 남우는 원숭이가 잡히길 원하지 않았다. 하루, 이틀.... 남우는 답답한 동물원을 탈 출 해 나왔지만 먹을 것도 없고 밤에는 아기 원숭이가 추울 것만 같았다. 대체 아기 원숭이가 엄마를 찾을 수 있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다.

원숭이 탈출 사건으로 신경이 곤두 서 있던 어느 날 할머니는 지나는 말로 엄마 이야기를 꺼냈다. 어렸을 땐 가끔 엄마 이야기를 물어도 봤지만 언제부터인가 할머니와 엄마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와 할머니는 엄마 이야기를 하신다. '할머니가 엄마의 행방을 아는 걸까? 엄마를 만나게 해 주실까?' 생각하면서도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을 생각하며 남우는 동물원을 탈출한 아기 원숭이를 찾는 일에 더 매달렸다. 원숭이가 남우의 마음을 아는지 남우의 집으로 숨어 들어왔다. 헛간에 아기 원숭이를 숨겨두었는데 남우가 없는 새 다른 집으로 먹을 것을 찾아갔다가 발각되어 동물원으로 잡혀가게 되었다.

원숭이가 잡혀간 사실 앞에 남우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다 싫었다. 엄마 이야기만 흘리고 더 이상 말이 없는 할머니조차 미웠다. 앓아누운 남우를 문병 온 친구들은 용돈을 모아 동물원에 가자며 그게 힘들면 남우 혼자만이래도 보내주겠다고 한다. 아기 원숭이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힘이 들었는데 친구들이 다녀간 후 남우는 원숭이가 잡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하는 사실에 눈물이 나왔다.

남우가 앓고 나자 할머니는 남우에게 엄마를 만나라고 하셨다. 언제나 마음속에서만 만났던 엄마, 언젠가는 만나리라 생각했던 엄마를 만난다. 어떻게 해야 하지? 남우는 상상속에 만났던 엄마가 눈앞에 있는데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우는 엄마, 묻는 것에만 대답하는 엄마. 어색한 시간이다. 엄마는 남우에게 갖고 싶은 거, 원하는 것을 말하라고 하고 남우는 망설이다가 동물원에 가고 싶다는 말을 한다. 사바나 원숭이 앞에 서게 된 남우는 맘으로 사바나 원숭이와 이야기를 한다. 엄마에 대하여, 자신이 처한 현실에 대하여. 아기 원숭이를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에 대하여, 앞으로의 자신에 대하여, 아기 원숭이에 대하여.

원숭이와, 엄마와 헤어질 시간이지만 엄마를 만나기 전, 잡혀 온 아기 원숭이를 보러 올 때의 남우는 아니다. 그리움을 속으로 삭이지도 않을 것이고, 주변 상황에 위축 될 남우도 아니다. 활짝 웃는 남우의 모습을 보게 되어 기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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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북
F. E. 히긴스 지음, 김정민 옮김, 이관용 그림 / 살림Friends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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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에 청소년 소설이라고 했는데 딱히 그런 느낌은 없다. 판타지라고도 하는데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부분이 없진 않지만 판타지 소설로 보기도 어렵다.  

러들로 피치가 부모로 부터 도망치면서 파구스 파르구스 마을에 도착하여 처음 만난 조 와 만나게 되고 거기서 조의 보호하에 조가 연 비밀의 전당포에서 일을 하면서 이야기는 시작 된다. 러들로가 도착한 파구스 파르구스 마을은 도시에서 얼마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외지인의 유입이 거의 없는 아주 조용한 마을이다. 마을 사람들 대부분은 가난하고 가난한 자를 상대로 돈 놀이를 하며 돈으로 사람들의 운명을 움켜쥐고 좌지우지하는 제레미아 레체트의 가 존재한다. 마을 사람들 대부분은 그에게 빚을 지고 있고 그는 마을 사람들을 자신이 상대 할 가치가 없는 인간들로 취급을 하고 있다.  

조의 비밀의 전당포가 문을 열었을 초기만 해도 제레미아는 자신의 사업이 영향을 받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마을 사람들이 조의 전당포를 드나들면서 마을의 분위기가 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제레미아는 감지한다. 가난한 마을 사람들이 맡길 물건이라는 것이 뻔 한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뻔질나게 드나들고 있다. 언제부터인가는 하나 둘 자신에게 빚을 진 자들이 빚을 갚기 까지 한다. 대체 그들은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 제레미아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마을 사람들 중 특별한 사람들은 비밀 전당포 주인으로부터 자정이 넘은 시간 은밀한 초대를 받는다. 그 은밀한 초대는 비밀을 거래하자는 제의며 은밀한 방문은 비밀을 거래하기 위한 방문이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비밀을 가지고 은밀히 밤을 도와 조를 찾아와 비밀을 털어 놓으면 러들로는 그 비밀을 비밀의 주인이 들려주는 대로 블랙북에 적고 비밀의 주인은 돈과 위안과 평화를 받아 돌아가는 것으로 거래는 성립된다. 그렇게 얻은 돈은 때로는 제레미아의 주머니로 돌아가기도 했다.은밀히 비밀 전당포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 지면 질 수록 블랙북은 채워졌고 마을 사람들은 빚에서 해방이 되었고 마을 사람들이 해방이 되어갈 수록 제레미아의 사업에 대한 불안은 더해졌다. 사람들이 털어 놓았던 비밀의 중심에는 이상하게도 제레미아가 연결이 되어 있다. 사람들은 빚에서 해방이 되어 가자 그들이 그간 겪은 고생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들은 제레미아로 인하여 겪었던 고통을 누군가 대신 갚아아주길 내심 바랬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제레미아의 횡포에 당하기만 하던 호레이쇼가 제레미아의 횡포를 저지하는 일이 발생하고 비밀을 눈감아 주는 조건으로 돈을 요구하는 편지를 받은 사람이 나타나자 사람들은 일제히 조를 비난하고 공격하기 시작했다. 와글대는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사람들의 비밀을 담은 블랙북의 존재를 알게 된 제레미아는 그 블랙북을 가진다면 자신의 사업이 더 번창하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제레미아는 비밀의 전당포를 찾았고 블랙북을 내 놓으라고 협박을 한다. 블랙북을 순순히 내 놓기를 거부하는 조에게 조가 가장 아끼는 개구리를 집어들며 던지겠다고 협박하자 조는 블랙북을 제레미아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블랙북을 가지고 기분 좋게 귀가 한 제레미아는 그날밤 고통스럽게 죽어갔다. 그리고 블랙북은 다시 조의 손안으로 돌아왔다.
 

돈을 요구하는 편지로 인하여 하나 둘 자신이 비밀거래에 응한 사실을 떠벌리면서 자신들의 비밀이 조만간 자신의 목을 죄지 않을 까 불안 했던 사람들은 조가 제레미아와 다르지 않다며 흥분하고 조의 전당포에 불까지 지르는 만행을 저지른다. 그때 제레미아가 죽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신들이 원하던- 누군가 제레미아를 혼내주길 바라는- 것을 해 주었다며 자신들의 화를 푼다. 
 

돈을 요구하는 편지, 제레미아의 죽음에 의문을 품은 러들러는 함께 마을을 떠나자는 조의 이야기에 선뜻 동의를 하지 않는다. 페르고와 호레이쇼의 방문으로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러들로는 함께 마을을 떠나 조의 집이랄 수 있는 비밀의 동굴 집을 찾아가 수수께끼 조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조는 한권의 블랙북을 건네며 언젠가 비밀의 전당포를 운영 해 보지 않겠느냐고 제의를 한다. 새로운 블랙북을 받으면 제안을 거절 하는 것이라며 선택을 요구한다. 러들러는 새로운 블랙북의 첫장에 자신의 비밀을 기록하면서 미래의 비밀 전당포의 일을 맡게 될 것을 예고하면서 이야기는 맺고 있다.

처음 러들로가 부모로부터 도망을 치는 장면에서는 사람을 바짝 긴장하게 한다. 러들로는 현실을 원망하거나 과거에 사로 잡혀 있는 아이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아이며 비교적 정직한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 속에서 조 자비두는 역시 의문의 사나이다. 지출만 있지 수입이 없을 것 같은 전당포의 운영방식은 조 자비두에 대한 궁금증을 바탕에 깔게 만들며 작품을 이끌어 간다. 많이하지 않는 말이지만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작품 속에에서 제레미아는 자신의 돈으로 사람을 옭매고 그를 빌미로 옳지 않은 일을 하게하고 다시 협박하면서 사람들을 지배하는 악인이다. 제레미아의 악마성은 우리의 욕망과 잇닿아 있다. 자신의 비밀 때문에 힘들어 했던 많은 사람들조차도 제레미아와 같은 조건이 주어진다면 난 제레미아와 확실히 다르게 살 수 있는 인간들은 별로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점을 잡은 누군가에게 너무나 쉽게 무너져가는 사람들과 비밀을 담보로 돈을 요구하는 편지 앞에서 사람들이 조 자비두에게 하는 행동을 보면 인간이란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다시 한 번 실감케 하는 작품이었다. (2009.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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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공주
카밀라 레크베리 지음, 임소연 옮김 / 살림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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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주위의 경치로 인하여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피엘비키 사람들 대부분은 고기잡이를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던 작은 마을이었을 뿐이다. 에일레드와 에리카에 의하여 알렉스가 자신의 집 욕실에 죽어 있는 사실이 발견되면서 마을은 술렁인다. 에리카는 피엘비카 태어났고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자랐다.

지금은 피엘비카를 떠나 전기 작가로 활동을 하고 있고 언젠가는 진짜 자신의 글을 쓰고 싶어 한다. 돌아가신 부모님의 집을 정리하기 위하여 돌아와 있었다. 알렉스와 에리카는 어린 시절 단짝으로 지냈지만 특별한 이유도 없이 알렉스와 소원해졌고  알렉스와 그 가족은 어느 날 피엘바키를 떠났었다. 그리고 알렉스는 에리카 앞에 주검으로 만난 것이다. 알렉스의 부모님은 에리카가 알렉스의 친구로서 알렉스의 추도문을 써 주기를 바랐다.  

검시결과 자살처럼 보였지만 알렉스의 죽음은 자실을 위장한 타살이었다. 알렉스는 임신 3개월이었고 이미 출산의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알렉스의 남편의 말에 의하면 알렉스는 남편의 아이를 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알렉스와 갤러리를 함께하는 친구는 알렉스에게 애인이 있었고 알렉스는 자신의 임신을 무척 행복해 했었다고 한다. 알렉스가 낳았다는 아이는 어디에 있으며 누구일까? 알렉스가 임신하고 있는 아이의 아빠는 누구인가? 알렉스는 누구에 의하여 왜 죽은 것일까? 에리카와 경찰인 파트리크는 그런 의문들을 쫓는다.  

책을 읽으면서 무수히 많이 나오는 등장인물에 힘이 들었다. 한 사람의 인물이 등장 할 때마다 이들이 서로 상관관계는 무엇일까 궁금했다. 또 작가는 이 많은 사람들에게 각각의 역할을 다 줄 수 있다면 대단한 작가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어수선함만 가중 시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렉스의 주검이 발견된 후 에리카는 알렉스의 집을 몰래 다시 찾았다가 서랍을 살펴보던 중 누군가의 기척에 급하게 옷장에 숨게 되었다. 옷장에 숨을 때 우연히 집어든 쪽지는 닐스 로렌트의 실종에 관한 기사였다. 알렉스는 아주 오랜 된 이 신문기사를 왜 가지고 있었던 것인가?  

알렉스의 장례식에 나타난 뢸레 로렌스는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상식적으로 알렉스네 집안과 로렌트가는 어울릴 수 있는 사회적 위치가 아니었다. 그런데 나타났다난 것은 뭔가 있구나. 알렉스 장례식에 나타난 뢸레는 의례적인 인사를 마친 후 많은 시간을 알렉스의 나이 많은 동생인 율리아와 보냈다. 뭐지? 혹시....... 알렉스- 닐스 - 율리아? 그렇게 에리카와 파트리크가 찾아낸 단서들을 보고 나 역시 또 한명의 탐정이 되어 서로의 연결고리를 찾고 있었다.

증인들이 제시하는 증거와 증언은 알골중독자 안드레스 닐손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었다. 그러나 안드레와 알렉스의 조합은 영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는 게 에리카나 파트리크의 생각이다. 안드레스 닐손이 내세우는 아르바이가 거짓이라는 것을 알게 된 파트리크가 안드레스 닐손을 찾아가지만 공교롭게도 안드레스 닐손 역시 죽어있었다. 정황은 살인. 조용한 마을의 두건의 살인사건.....

나는 작가인 에리카와 경찰인 파트리크는 자신들이 발견한 단서들을 공유하고 함께 단서를 찾는 과정이 익숙지 않았다. 왜냐하면 에리카가 알렉스의 살인사건에 관심을 갖은 이유는 충분하다. 파트리크와 에리카의 관계(연인)를 인정한다고 해도 파트리크는 업무상의 진행 사항을 에리카에게 이야기 하는 장면은 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쪽 경찰들은 그런 식으로 수사를 하는가? 아무튼 둘의 공조로 사건은 하나하나 베일을 벗는다.

에리카와 알렉스가 소원해졌을 즈음 알렉스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알렉스네 가족들이 왜 그렇게 급히 피엘비카를 떠나야 했는지,

알렉스가 임신한 아이의 아빠가 누구며 그녀가 출산했다는 아이가 누구며 어디에서 어떻게 컸는지.

안드레 닐손과 알렉스가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닐스 로렌트의 실종의 이면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로렌트가를 둘러싼 미스터리들......
알렉스가 왜 누구에 의하여 죽어야했는지 하는 것들이 차근차근 베일을 벗는다.

책을 덮으면서 알렉스가 많이 불쌍했다. 어린 날 소아성애욕자에게 당한 성폭행을 어른들이 일방적으로 멋대로 처리 한 결과 알렉스가 죽는 날까지 고통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려라는 말이 생각났다. 진실은 언젠가는 어둠 속에서 밝은 곳으로 나온다는 사실을 다시 절감했다. 책을 다 읽고 뒷 표지를 보면서 이런 것을 마을 미스터리라고 하는 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재미있고 장 쓰였다고는 생각하지만 등장인물이 지나치게 많아서 읽는 동안 힘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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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관람차 살림 펀픽션 2
기노시타 한타 지음, 김소영 옮김 / 살림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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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은 책, 나쁜 책을 굳이 가리지를 않는다. 다만 내 마음에 드는 책, 안 드는 책을 가릴 뿐이다.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봐야 될 책, 보지 않아야 될 책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지금 아동들이 즐겨 읽는 많은 책들이 처음 출간이 될 때는 성인들을 독자 대상으로 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같이 보거나 아예 어린이용 도서로 구분되는 것이 한둘인가 뭐. ‘볼 수 있으면 보는 것이고 볼 수 없으면 마는 거지 뭐.’ 그게 내가 책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때문에 내가 읽으려고 가져다 놓은 책을 아이들이 먼저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이들이 먼저 책을 보는 경우 아이들에게 “재미있니?” 혹은 “책, 어땠어?” 그 정도에서 나는 아이들의 반응을 살핀다. 웬만해서는 우리 집 두 아이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데 오랜만에 <악몽의 관람차>는 두 아이 모두 재미있다는 평이다. 심지어 큰 녀석은 “엄마도 빨리 보세요.”라는 말까지 한다. 그러나 내게도 사정이라는 것이 있으니......   

 

맘먹고 <악몽의 관람차>를 펼친다. 일단은 아이들에게서 평은 좋게 나왔고...... 관람차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란 말이지. 어떤 판을 짜 놓고 작가는 우리를 자신의 판 속으로 끌어들일까 기대를 하면서 책을 펼친다. 처음에 든 생각은 ‘와~ 이거 TV에서 영화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아. 내가 리뷰를 쓸 때는 그런 형식으로 써봐?’였다. 그런데 능력이 없다.  

 

오사카 미나토구의 덴포산 관람차는 높이 112.5 미터, 직경 100미터, 캐빈수 60개를 가지고 있다. 60개의 캐빈 중 17호, 18호, 19호, 20호 탑승객이 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주요 인물이다. 17호에는 어리숙해 보이는 가장 겐지와 백치미가 뚝뚝 흐르는 그의 아내 아사코와 딸 유카, 아들 고타가 아사코의 생일을 맞아 가족나들이를 나와 관람차에 탔다.  

18호에는 건달기가 있는 복장의 다이지로가 니나에게 어렵게 테이트 승낙을 얻어 관람차에 탑승 중이다. 19호는 전설의 소매치기 노인과 그 노인에게 기술을 전수 받고 싶어 하는 중년의 남자가 타고 있다. 20호에는 이별 해결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젊은 여자가 타고 있다. 여기가지 보면 객 캐빈과 캐빈 사이에는 어떤 관련도 없어 보인다. 그저 단순이 각자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로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잠시 뿐이다. 관람차는 오래지 않아 멈추게 되고 숨 가쁘게 사건은 전개 된다.  

 

관람차 18호 다이지로는 동승한 니나에게 자신은 지금 폭탄을 가지고 관람차를 탔노라고 말을 한다. 당연히 니나는 믿지 않는다. 믿지 않는 그녀에게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을 원격조정으로 폭파시킴으로 자신의 말이 사실임을 증명한다. 그리고 몰려든 구경꾼과 취재차량과 경찰들. 관람차 17호에서는 아이들이 엄마의 생일 선물을 주고 있다. 남편도 아내에게 생일 선물을 주기위하여 주머니를 뒤져보지만 아까까지 분명 있던 생일 선물이 없어져 곤란한 때 아내 아사코에게  걸려온 발신제한 전화 한통. “ 뉴스, 보고 있어요. 단란한 가족의 시간을 방해해서 미안하네요. ........ 위시지마씨..... 얼마를 지불할 수 있습니까?...... ” 아내의 전화로 정확하게 이름까지 불러가며 걸려온 전화. 혹시 아내의????????? 대체 누구냐, 넌?  

관람차 19호, 하쓰히고는 긴지에게 전설을 보여 달라고 한다. 긴지는 상자에 든 목걸이를 꺼내든다. 목걸이는 17호차의 남자가 그의 아내에게 주려던 바로 그것이었다. 아직까지도 사건이 어떻게 연결이 될지 전혀 모른다. 겨우 17호 캐빈과 19호가 연결이 되고 있다. 폭탄을 든 가방은 18호에 있고, 17호의 아사코에게 걸려 온 전화는 또 뭐란 말인가. 

 20호의 가와가즈 시미즈는 전화를 끊으며 우시지마 부부를 헤어지게 하는 일은 우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사코사 일하는 편의점 점장인 나카니시는 저 혼자 아사코에게 반하여 우시지마 부부를 헤어지게 해 달라고 의뢰를 했던 것이다. 시미즈는 폭탄 소동에 편승하여 사기 송금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18호 다이지로는 니나가 니시나 클리닉 원장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고 접근을 했고 유인하여 관람차에서 많은 인질들을 잡고 몸값을 요구하고 있다.  

17호, 18호, 19호 20호 사건이 아직까지 한 코에 꿰이지 않는다.  아니, 어쩜 개별 사건처럼 보인다.  제 1장이 끝나는 시점까지도 대관람차  17, 18, 19,20호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그다지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2장 ‘각자의 회상’ 편으로 들어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17호의 아사코, 18호의 다이지로, 19호의 긴지, 20호의 시미즈와 그의 의뢰인 나카니시가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너무나도 디테일하게 잘 보여주고 있다. 사건의 리더격인 다이지로가 사건을 일으키는 이유, 각 사람들이 다이지로의 일을 돕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각자의 회상을  통하여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다이지로가 사건을 일으키기까지 그가 삼켰던 눈물, 오랜 시간의 준비 등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제 3장 ‘남은 시간 45분’을 읽으면서  폭탄 소동의 리더라고 주장하는 다이지로가 관람차에 타고 일을 지시하고 있는데 도대체 작가는 어떤 방법으로 범인을 탈출 시키려고 저러나 걱정이 되었다. 더구나 다이지로의 우군이랄 수 있는 사람들 모두가 관람차에 타고 있는데 말이다. 다이지로가 왜 덴포의 관람차를 사건의 장소로 선택을 했는지 하는 이야기 하는 장소에서는 눈물이 왈칵 났다. 작가가 짜 놓은 판의 정교함에 혀를 내두른다.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냥 이유 없이 나온 적이 없다. 모두에게는 각자의 역할이 치밀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마치 잘 맞는 톱니바퀴가 돌아가듯 그렇게 부드럽게 이야기는 대 단원의 막을 내린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사람의 일이란 건 정말 알 수 없는 일이구나. 지금 일어나는 모든 것은 과거 어느 시점에서 내가 만들어 낸 결과로구나. 지금 내 눈 앞에서 벌어지는 일이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내 눈 앞에 나타날지 모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모든 일에 신중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을 다 읽은 느낌을 한마디로 한다면 “맛있는 음식을 좋은 사람들과 기분 좋게  먹고 정말 기꺼이, 행복하게 돈을 지불하는 기분‘이었다.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2009.8.9.문학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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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
이시모치 아사미 지음, 박지현 옮김 / 살림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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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추리 소설은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범인을 쫒는 형식으로 구성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소설 서두에서 후시미가 대학 동창 니이야마를 욕실에서 살해하는 장면이 그대로 묘사되고 있다. 처음부터 살인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를 알리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작품을 어떻게 끌고 가려는지 걱정도 되었다.

후시미를 비롯한 여섯 명은 대학 경음악부 서클 동창생이다. 펜션을 가지고 있던 안도의 형님이 요양을 떠나고 안도가 형님이 없는 동안 펜션의 관리를 맡게 되자 안도는 경음악부 서클 부원 중에 평소 술을 좋아하고 자주 어울렸던 사람들(자칭 알콜중독분과회 회원들)을 모아 동창회를 펜션에서 열기로 한다. 고급 주택에 위치한 펜션에는 동창생 알콜중독분과회 사람들과 이미 안면이 있는 회원 레이코의 동생 유카가 포함이 되어 있다. 서로가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람들 있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의 일상적인 수다. 그리고 가볍게 펜션 청소를 했었고 저녁을 먹기까지 각자 배정 받은 방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후시미가 니이야마를 살해하는 장면.

저녁을 먹기로 한 시간에 다른 사람은 다 모였지만 니이야마는 제시간에 나타나지 않았다. 아니 나타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니이야마가 제시간에 나타나지 않은 사실을 두고 사람들은 이런 저런 가벼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중에는 살인을 한 후시미도 포함이 되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니이야마의 상태를 알지 못하니 뭔 소리를 하든지 상관이 없지만 동창을 죽이고 대화의 자리에 편안하게 앉아있는 후시미를 보는 것은 놀라움이었다.

니이야마의 죽음을 알지 못하는 동창들은 나타나지 않는 그를 두고 수면 부족 상태에서 약을 먹고 잠이 들어 약속 된 시간에 나타나지 못한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니이야마의 수면 시간이 길어지고 깨워도 일어나지 않자 동창들은 걱정 반 수다 반 이야기를 풀고 있었다. 니이야마의 잠이 지나치다는 생각에 니이야마를 깨우기로 한 동창생들. 여기서부터 유카와 후시미의 두뇌 전쟁은 시작 된다.

작가가 소설의 첫머리에서 이미 후시미에 의한 니이야마의 살인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누가 범인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과 같다. 그럼 작가가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후시미는 왜 동창인 니이야마를 죽였는지 살인의 동기가 궁금해졌다.

어쩌면 니이야마가 자신의 의지로 밖으로 나오고 싶어도 나올 수 없는 상황일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도달한 동창들은 니이야마의 상태를 확인하여야만 했다. 니이야마의 상태를 확인하기 제일 좋은 방법은 방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인데 열쇠는 잠긴 문 안에 있고 보조 열쇠를 사용하기까지는 복잡한 단계를 거치고 오랜 시간이 걸린다. 문손잡이를 돌려 밀어보면서 열쇠가 있어도 무용지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안에서 도어 스토퍼까지 끼워둔 상태에서 문은 열리지 않는다.

후시미가 다른 사람들과 태연히 앉아서 방으로 진입하는 방법을 논의 하는 것을 보면서 데 이 남자는 도망칠 길 없는 이 자리에서 살인을 저질렀으며 살인현장에서 이렇게 악착같이 다른 사람들이 니이야마 방에 들어가는 것을 가급적 늦추려하는지 궁금해졌다. 유카와 후시미의 팽팽한 두뇌 대결을 보는 재미도 물론 있지만 후시미가 보여주는 행동들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보는 궁금증이 이 작품을 보는 관전 포인트라는 생각이 든다.

후시미가 니이야마를 죽이게 된 배경에는 장기기증카드를 발급 받은 자는 언제라도 자신이 도너가 될 수도 있고 장기 수요자는 그들에게 모든 희망을 걸고 있으므로 도너가 될 자가 자기 몸을 좀도 소중히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은 이해한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후시미가 니이야마를 죽여도 좋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누구도 어떤 이유로도 다른 사람의 생명을 물리적인 힘으로 걷어 갈 권리는 없는데 후시미가 무슨 권리로 니이야마를 죽인단 말인가, 책장을 덮으면서 유카의 추리력에 다시 혀를 내두르게 된다. 제시간에 나타나지 않는 동창을 두고 그들이 벌이는 토론도 볼만했다. 살인 사건을 다루면서도 자극적인 장면 하나 없이 작품을 끝까지 끌고 가는 작가의 필력이 놀랍고 행복한 책 읽기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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