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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나리와 아기별 - 단편집 마해송 전집 1
마해송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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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작품들이 아니었지만 오랫만에 다시 읽으며 행복했다. 마해송의 작품들이 서정적, 회화적인 것도 많지만 풍자와 해학이 뛰어나다. 읽으며 새삼스레 텍스트로서의 문학작품보다 `듣는 문학`으로서 즐겨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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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사바나 미래의 고전 8
명창순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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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네 이웃 마을에 동물원이 들어선다. 호기심 많은 남우는 친구들과 동물원 탐사대를 꾸려 아직 개장도 하지 않은 동물원엘 간다.

빈 축사에 붙은 '사바나 원숭이'에 매료 된다. 이후 남우는 사바나 원숭이에 대한 궁금증을 인터넷으로 찾아보는 열성을 보인다. 동물원 개장 전 잠깐의 페레이드에서 남우는 사바나 원숭이를 처음 보게 된다. 인터넷을 통하여 사바나 원숭이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고 있었던 남우는 사바나 원숭이를 처음 보는 순간 원숭이가 살던 곳을 떠나 멀고 먼 땅에 홀로 왔다는 사실이 더 강하게 와 닿았다. 때문에 남우는 사바나 원숭이의 친구가 되어 주겠다고 다짐을 한다.

남우는 부모님과 떨어져 할머니와 둘이 살고 있는 아이다.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은 속으로 삼키고 할머니 앞에서 남우는 착한 손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남우지만 학교에서 부모님이 안 계신 아이들을 배려하지 않은 과제를 받았을 때나 학습을 해야 할 때는 의기소침 해 질 수 밖에 없었고 화가 나기도 했다. 그런 남우 앞에 나타난 사바나 원숭이는 남다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비록 사바나 원숭이를 친구를 삼았다고는 하나 남우는 자주 원숭이를 만날 수는 없었다. 아니 다른 아이들이 동물원에 다녀 온 이야기를 할 때 맘대로 동물원에 강 수 없던 처지였던 남우는 쓸쓸하기만 했다.

어느 날 원숭이가 동물원을 탈출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동물원 탐사대로 처음 동물원을 갔을 때 남우 일행은 끊긴 철조망을 통해서였다. 처음 사바나 원숭이를 만나던 날 남우 손에 들려 있던 사과를 채갔던 그 원숭이가 자신들이 처음 들어갔던 그 끊긴 철조망을 통하여 탈출했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저산 어딘가에 내 친구 사바나 원숭이가 있다는 사실에 남우는 설렜다. 원숭이의 행방을 찾는 사람들과는 달리 남우는 원숭이가 잡히길 원하지 않았다. 하루, 이틀.... 남우는 답답한 동물원을 탈 출 해 나왔지만 먹을 것도 없고 밤에는 아기 원숭이가 추울 것만 같았다. 대체 아기 원숭이가 엄마를 찾을 수 있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다.

원숭이 탈출 사건으로 신경이 곤두 서 있던 어느 날 할머니는 지나는 말로 엄마 이야기를 꺼냈다. 어렸을 땐 가끔 엄마 이야기를 물어도 봤지만 언제부터인가 할머니와 엄마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와 할머니는 엄마 이야기를 하신다. '할머니가 엄마의 행방을 아는 걸까? 엄마를 만나게 해 주실까?' 생각하면서도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을 생각하며 남우는 동물원을 탈출한 아기 원숭이를 찾는 일에 더 매달렸다. 원숭이가 남우의 마음을 아는지 남우의 집으로 숨어 들어왔다. 헛간에 아기 원숭이를 숨겨두었는데 남우가 없는 새 다른 집으로 먹을 것을 찾아갔다가 발각되어 동물원으로 잡혀가게 되었다.

원숭이가 잡혀간 사실 앞에 남우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다 싫었다. 엄마 이야기만 흘리고 더 이상 말이 없는 할머니조차 미웠다. 앓아누운 남우를 문병 온 친구들은 용돈을 모아 동물원에 가자며 그게 힘들면 남우 혼자만이래도 보내주겠다고 한다. 아기 원숭이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힘이 들었는데 친구들이 다녀간 후 남우는 원숭이가 잡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하는 사실에 눈물이 나왔다.

남우가 앓고 나자 할머니는 남우에게 엄마를 만나라고 하셨다. 언제나 마음속에서만 만났던 엄마, 언젠가는 만나리라 생각했던 엄마를 만난다. 어떻게 해야 하지? 남우는 상상속에 만났던 엄마가 눈앞에 있는데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우는 엄마, 묻는 것에만 대답하는 엄마. 어색한 시간이다. 엄마는 남우에게 갖고 싶은 거, 원하는 것을 말하라고 하고 남우는 망설이다가 동물원에 가고 싶다는 말을 한다. 사바나 원숭이 앞에 서게 된 남우는 맘으로 사바나 원숭이와 이야기를 한다. 엄마에 대하여, 자신이 처한 현실에 대하여. 아기 원숭이를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에 대하여, 앞으로의 자신에 대하여, 아기 원숭이에 대하여.

원숭이와, 엄마와 헤어질 시간이지만 엄마를 만나기 전, 잡혀 온 아기 원숭이를 보러 올 때의 남우는 아니다. 그리움을 속으로 삭이지도 않을 것이고, 주변 상황에 위축 될 남우도 아니다. 활짝 웃는 남우의 모습을 보게 되어 기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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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북
F. E. 히긴스 지음, 김정민 옮김, 이관용 그림 / 살림Friends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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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듣기에 청소년 소설이라고 했는데 딱히 그런 느낌은 없다. 판타지라고도 하는데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부분이 없진 않지만 판타지 소설로 보기도 어렵다.  

러들로 피치가 부모로 부터 도망치면서 파구스 파르구스 마을에 도착하여 처음 만난 조 와 만나게 되고 거기서 조의 보호하에 조가 연 비밀의 전당포에서 일을 하면서 이야기는 시작 된다. 러들로가 도착한 파구스 파르구스 마을은 도시에서 얼마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외지인의 유입이 거의 없는 아주 조용한 마을이다. 마을 사람들 대부분은 가난하고 가난한 자를 상대로 돈 놀이를 하며 돈으로 사람들의 운명을 움켜쥐고 좌지우지하는 제레미아 레체트의 가 존재한다. 마을 사람들 대부분은 그에게 빚을 지고 있고 그는 마을 사람들을 자신이 상대 할 가치가 없는 인간들로 취급을 하고 있다.  

조의 비밀의 전당포가 문을 열었을 초기만 해도 제레미아는 자신의 사업이 영향을 받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마을 사람들이 조의 전당포를 드나들면서 마을의 분위기가 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제레미아는 감지한다. 가난한 마을 사람들이 맡길 물건이라는 것이 뻔 한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뻔질나게 드나들고 있다. 언제부터인가는 하나 둘 자신에게 빚을 진 자들이 빚을 갚기 까지 한다. 대체 그들은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 제레미아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마을 사람들 중 특별한 사람들은 비밀 전당포 주인으로부터 자정이 넘은 시간 은밀한 초대를 받는다. 그 은밀한 초대는 비밀을 거래하자는 제의며 은밀한 방문은 비밀을 거래하기 위한 방문이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비밀을 가지고 은밀히 밤을 도와 조를 찾아와 비밀을 털어 놓으면 러들로는 그 비밀을 비밀의 주인이 들려주는 대로 블랙북에 적고 비밀의 주인은 돈과 위안과 평화를 받아 돌아가는 것으로 거래는 성립된다. 그렇게 얻은 돈은 때로는 제레미아의 주머니로 돌아가기도 했다.은밀히 비밀 전당포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 지면 질 수록 블랙북은 채워졌고 마을 사람들은 빚에서 해방이 되었고 마을 사람들이 해방이 되어갈 수록 제레미아의 사업에 대한 불안은 더해졌다. 사람들이 털어 놓았던 비밀의 중심에는 이상하게도 제레미아가 연결이 되어 있다. 사람들은 빚에서 해방이 되어 가자 그들이 그간 겪은 고생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들은 제레미아로 인하여 겪었던 고통을 누군가 대신 갚아아주길 내심 바랬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제레미아의 횡포에 당하기만 하던 호레이쇼가 제레미아의 횡포를 저지하는 일이 발생하고 비밀을 눈감아 주는 조건으로 돈을 요구하는 편지를 받은 사람이 나타나자 사람들은 일제히 조를 비난하고 공격하기 시작했다. 와글대는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사람들의 비밀을 담은 블랙북의 존재를 알게 된 제레미아는 그 블랙북을 가진다면 자신의 사업이 더 번창하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제레미아는 비밀의 전당포를 찾았고 블랙북을 내 놓으라고 협박을 한다. 블랙북을 순순히 내 놓기를 거부하는 조에게 조가 가장 아끼는 개구리를 집어들며 던지겠다고 협박하자 조는 블랙북을 제레미아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블랙북을 가지고 기분 좋게 귀가 한 제레미아는 그날밤 고통스럽게 죽어갔다. 그리고 블랙북은 다시 조의 손안으로 돌아왔다.
 

돈을 요구하는 편지로 인하여 하나 둘 자신이 비밀거래에 응한 사실을 떠벌리면서 자신들의 비밀이 조만간 자신의 목을 죄지 않을 까 불안 했던 사람들은 조가 제레미아와 다르지 않다며 흥분하고 조의 전당포에 불까지 지르는 만행을 저지른다. 그때 제레미아가 죽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신들이 원하던- 누군가 제레미아를 혼내주길 바라는- 것을 해 주었다며 자신들의 화를 푼다. 
 

돈을 요구하는 편지, 제레미아의 죽음에 의문을 품은 러들러는 함께 마을을 떠나자는 조의 이야기에 선뜻 동의를 하지 않는다. 페르고와 호레이쇼의 방문으로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러들로는 함께 마을을 떠나 조의 집이랄 수 있는 비밀의 동굴 집을 찾아가 수수께끼 조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조는 한권의 블랙북을 건네며 언젠가 비밀의 전당포를 운영 해 보지 않겠느냐고 제의를 한다. 새로운 블랙북을 받으면 제안을 거절 하는 것이라며 선택을 요구한다. 러들러는 새로운 블랙북의 첫장에 자신의 비밀을 기록하면서 미래의 비밀 전당포의 일을 맡게 될 것을 예고하면서 이야기는 맺고 있다.

처음 러들로가 부모로부터 도망을 치는 장면에서는 사람을 바짝 긴장하게 한다. 러들로는 현실을 원망하거나 과거에 사로 잡혀 있는 아이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아이며 비교적 정직한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 속에서 조 자비두는 역시 의문의 사나이다. 지출만 있지 수입이 없을 것 같은 전당포의 운영방식은 조 자비두에 대한 궁금증을 바탕에 깔게 만들며 작품을 이끌어 간다. 많이하지 않는 말이지만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작품 속에에서 제레미아는 자신의 돈으로 사람을 옭매고 그를 빌미로 옳지 않은 일을 하게하고 다시 협박하면서 사람들을 지배하는 악인이다. 제레미아의 악마성은 우리의 욕망과 잇닿아 있다. 자신의 비밀 때문에 힘들어 했던 많은 사람들조차도 제레미아와 같은 조건이 주어진다면 난 제레미아와 확실히 다르게 살 수 있는 인간들은 별로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점을 잡은 누군가에게 너무나 쉽게 무너져가는 사람들과 비밀을 담보로 돈을 요구하는 편지 앞에서 사람들이 조 자비두에게 하는 행동을 보면 인간이란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다시 한 번 실감케 하는 작품이었다. (2009.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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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퉁이 행운돼지 즐거운 책방 1
김종렬 지음, 김숙경 그림 / 다림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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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마을에 전단지 한 장이 뿌려졌다.

“진달래 시민 여러분!

길모퉁이 행운돼지로 오십시오.

커다란 행운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이 원한다면 행운돼지에 있는 물건은 무엇이든지 가질 수 있습니다.

돈은 한 푼도 받지 않습니다. 정말입니다. -행운돼지”

"원한다면, 행운돼지에 있는 물건을 공짜로 무엇이든지 가질 수 있다"

물건을 공짜로 가질 수 있다는 솔깃한 문구! 처음엔 그 것이 가진 파괴력의 의미를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

우리 주변에서 개업식에서 나누어주는 싸구려 플라스틱 바가지 하나 얻기 위하여 긴 줄을 서고 있는 모습을 상상한다면 가게 안에 있는 물건을 무엇이든 공짜로 준다는 말은 파격이다.

'외상이라면 소도 잡아먹는다는데……. 외상도 아니고 공짜라잖아? 다른 사람들이 좋은 것 다 가져 가기 전에 나도…….' 사람들의 처음 심리는 그랬을 것이다.

어라? 하루에 딱 열 사람에게만 행운을 준다. 가게에 들어갔던 사람들이 가지고 온 물건들을 보니 입이 딱 벌어진다. 사람들은 자신들도 앞선 행운의 주인공이 꼭 되고 싶다는 열망을 품게 된다. 아니 다른 사람들에 한발 앞서 그 행운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몸살이 났다.

긴 줄 사이로는 사람들의 팽팽한 긴장감이 돈다. 행여 누군가 자신의 행운을 가로채지 않을까, 누군가 끼어들어 행운의 순서가 뒤쳐질까 두렵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행운의 순서가 뒤바뀔까 엄마와 아빠가 바턴터치 식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이들은 긴 줄에 대고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하는 웃지 못 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지만 어른들은 그런 것에 개의치 않는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행운 잡기에 열을 올리는 것 외에는 어떤 것도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드디어 주인공의 부모님도 오랜 줄서기 끝에 물건을 복제하는 항아리를 얻게 된다.

그 항아리를 사용하는 것을 본 주인공은 자기의 부모들이 이전에 행운을 얻은 사람들과 표정이랑 모습이 비슷해 져 가는 것을 느낀다. 뭘까? 이 껄끄러운 느낌은? 그래, 행운돼지 가게 앞의 동상의 모습과 닮아가는 부모님. 제발 그만 멈춰주었으면 해서 말려도 보지만 부모님에게 아이는 이미 안중에도 없다. 오로지 자신에게 주어진 행운을 시험해 보고 즐기는 데만 관심이 있다. 부모님들이 행운을 탐닉하면 탐닉할수록 자신들의 본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아이는 안타깝게 바라 볼 수밖에 없다. 주인공은 두렵다.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해야 하지?  무엇이 잘못 되었을까? 어떻게 해야만 할까? 되돌리고 싶다. 행운이라고 믿었던 항아리를 가지기 전으로. 그래, 모든 것은 그 행운돼지로 부터다. 거기에 뭔가 있을지도 모른다. 거기에 답이 있긴 있었다. 그러나 그 문제의 답을 풀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부모님이다. 보모님들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조건을 갖추어 놓고 기다려 보지만 부모님은 마치 "우린 이 행운을 영원히 지킬 것이야."하듯 아이가 만들어 논 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않는다. 아이는 어떤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 했을까?


모든 불행이 행운 돼지에게 있다고 따지는 주인공에게 행운돼지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에게 행운이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행운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지요. 대부분 작은 행운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큰 욕심을 부리고 맙니다. 욕심 때문에 자신이 점점 행운과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까마득히 모르면서 말이지요." 라는 답을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작은 행운? 욕심이 행운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한다고?

또 행운 돼지는 이런 말도 했다.

"제가 오기를 간절히 바란 건 사람들입니다. 마음속에서 자라는 욕심이 저를 불렀지요. 저는 단지, 원하는 사람들에게 행운을 나누어 드렸을 뿐입니다."

그러니 모든 책임은 행운돼지인 내게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인간들에게 있는 것이다? 세상엔 공짜란 없다는 법, 행운도 그것을 관리 할 줄 아는 사람에게나 행운이지 그것을 관리 할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는 불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이 책을 읽고 내 아이는 소재 면에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닮았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그러네. 주제 면에서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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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족의 숲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16
이사벨 아옌데 지음, 권미선 옮김 / 비룡소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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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족의 숲>은 이사벨 아옌데가 자신의 손자들을 위하여 쓴 이야기기의 3부작 중 맨 나중의 작품이다.

1편 <야수의 도시>는 아마존 밀림을 배경으로 한 안개족의 이야기를 통하여 인간이 부리는 욕심과 환경, 자연보호는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가 하는 문제를 보여주고 있다.

2편 <황금용 왕국>은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한 황금용 왕국은 물질적 가치보다 정신적 가치를 더 존중하며 각별히 자연을 보호하기 때문에 천혜의 자연의 보고로 평가 받는 나라며 가급적 외지인들의 방문을 여간해서는 허락하지 않기에 '금지 된 왕국'으로 불리는 나라다. 외지인들이 들어오면서 황금용 왕국의 국보인 황금용 상을 둘러싼 사건을 중심으로 이미 많은 것을 가졌지만 더 많은 것을 갖질 못해 불행한 인간들이 벌이는 사건을 해결하면서 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 준다.


황금용 왕국에서의 일이 어느 정도 수습이 되어 갈 즈음 케이트는 인터내셔널 지오그래픽사에서 전화를 받게 된다. 아프리카 취재에 대한 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전화 한통으로 황금용 왕국에 있던 일행은 아프리카 케냐로 날아 올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시장에 도착하여 시장을 둘러볼 때 시장에서 마방헤세라는 예언가를 만나게 된다.

마방헤세는 라디아와 알렉스의 운명을 보여주면서 알렉스와 라디아는 절대 떨어져서는 안 된다고 하지만 그들은 마방헤세의 예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알렉스는 아프리카여행에서 야생 동물들과 아프리카의 자연스러움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케냐의 잘 다듬어진 모습과 안전과 편안함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보호구역내의 동물들의 모습에 알렉스는 실망을 한다. 케냐를 떠날 준비를 하던 알렉스 일행 앞에 나타난 선교사와 알렉스 일행은  행방불명된 동료선교사들을 찾아 소인족인 피그미 족이 사는 원시림으로 향한다. 그 숲에서는 무시무시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바로 막강한 힘을 가진 반투족의 왕 코송고와  엠벰벨레 사령관, 그리고 주술사 솜베는 피그미족의 노동력을 착취하며 살인과 약탈, 밀엽 등 온갖 만행을 저지르고 있었다. 이것을 알게 된 알렉스 일행은 피그미족의 자유를 찾아준다.

작가 이사벨 아옌데는

백인들이 자기네 신앙은 '종교'라 부르고 다른 사람의 신앙은 '미신'이라고 부르며 백인들이 만든 것은 '예술'이고 다른 인종이 만든 것은 '수공예품'이라고 한다며 케이트의 입을 빌려 말하고 있다. 이는 백인 우월 중심의 문화 인식을 비판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문화적인 편견을 이야기 한 것일 수도 있다.

언젠가 인류학을 공부한 사람에게서 "문명은 선진과 후진이 있을 수 있지만 문화는 선진과 후진이 있을 수 없다. 문화는 그 문화의 주인들의 삶 그 자체로 인정이 되어야 하는 것이지 평가의 대상이 아니다." 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다.

아프리카의 소인족인 피그미족은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나름대로 잘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외지에서 들어 온 사람들로부터 문제는 생겼다. 그들의 삶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을 변화시킬 대상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새로운 문명이 들어 왔고, 새로운 가치관을 강요했다. 새로운 문명과 새로운 가치관에 자신들의 욕심을 교묘히 포장했다. 원주민들은 물질문명의 노예가 되었고 새로운 가치관은 자신들의 문화를 부끄럽게 여겼다. 피그미족이 누렸던 자유와 평화는 이제 없다. 자신들의 문화는 낡은 구시대의 유물이며 버려야 할 것이다. 새로운 물질문명만이 자신들의 존재감을 증명해준다. 외지인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서라도 자신의 존재감을 인식 시켜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피그미족들이 원하는 것을 처음에는 거저 주었지만 나중에는 구걸을 했고 그다음에는 사정을 했고 절대 복종을 해야만 그들이 원하는 것을 조금 얻을 수 있다고 이사벨 아옌데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알렉스가 피그미족 스스로 엠벰벨레와 맞상대를 하게 한 것은 생각 해 볼 여지가 많다.

공으로 얻은 것은 절대 자기 것이 되지 않더라는 말이 있듯 자유도 외부에서 주어졌을 때 그 자유의 가치를 알지 못하고 그 자유를 유지하기도 힘들다고 본다. 피그미족은 그간의 고통으로 자유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들을 억압했던 자들과 맞상대를 하면서 스스로의 자유와 자존심을 되찾았다.

자유인이 된 피그미족은 깊은 숲으로 들어 가 평화롭게 살고 저 했다. 그러나 알렉스 일행은 이미맛본 문명의 세계가 피그미족에게는 달콤하지만은 않았지만 원하던 원치 않았던 생활 속으로 들어 와있는데 그것을 쳐내는 것이 옳지 않다고 보았다. 들어 온 것을 내치기보다는 수용하고 협력하는 가운데 새로운 문화와 자신들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현명하다고 보았다.

새로운 문화와 문명은 바람처럼 우리 주변에 다가 온다. 그 변화의 바람을 내 것과 얼마나 잘 조화시킬 수 있느냐가 문화 수용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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