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용_서로 다른 세계들의 만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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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못하게 힘들었어요 지지리 복 없는 인생
구제할 수 없는 내 인생 그게 전부라 생각해왔어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생맥주 나르던 시절
맥주 찌든 내 튀김기름 내 그게 전부라 생각했어요

창공을 가르는 홈런포처럼
9회말 투아웃에 역전타처럼
인생의 역전타를 날릴 수 있는
내게도 칠 수 있는 공이 오겠지
벤치대기도 하지 못하는데
역전타는 무슨 역전타

악셀 고장난 자동차마냥 앞으로 가지 못하는
제자리 돌기 내 인생 그게 전부라 생각했어요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는 인생열차 삼등칸 인생
편도차표 밖에 못 끊는 그게 전부라 생각했어요

창공을 가르는 홈런포처럼
9회말 투아웃에 역전타처럼
인생의 역전타를 날릴 수 있는
내게도 칠 수 있는 공이 오겠지
벤치대기도 하지 못하는데
역전타는 무슨 역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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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용 - “서로 다른 세계들의 만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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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볼빨간_인생역전타
    from 木筆 2008-10-05 20:28 
    말도 못하게 힘들었어요 지지리 복 없는 인생 구제할 수 없는 내 인생 그게 전부라 생각해왔어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생맥주 나르던 시절 맥주 찌든 내 튀김기름 내 그게 전부라 생각했어요 창공을 가르는 홈런포처럼 9회말 투아웃에 역전타처럼 인생의 역전타를 날릴 수 있는 내게도 칠 수 있는 공이 오겠지 벤치대기도 하지 못하는데 역전타는 무슨 역전타 악셀 고장난 자동차마냥 앞으로 가지 못하는 제자리 돌기 내 인생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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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낙서들을 모아달란 말에 불쑥 시간을 응축시켜 지난 오년쯤을 돌이키다보니, 가끔 얼굴이 화끈거린다. 그때는 눈치를 채지 못했는데, 나란 놈이 기분에 취해 토악질해내는 버릇에다 얇은 생각에 자기색깔을 더해 대체 남들에게로 스며들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나로부터 생긴 생각은 없는데도, 출처를 혼자 향유하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너로부터 너로부터 넘어온 것인데 자꾸 나의 색만 고집한다 싶다. 어줍짢고 건들거리려는 자아만 삐죽삐죽 솟는 것은 아닌지 싶다. 건들거리는 자아에 사로잡혀 늘 마음씀씀이가 옹색하다. 흔들리는 자아만 채우려고 안달해서 다른 나(남)의 마음들이 스며들 공간조차 없는 것은 아닌가 싶다. 나의 대부분이 너로 채워졌음에도 애써 나란 경계를 두어 그 마음들엔 무관심하고, 아니 애초에 그 마음들을 분서갱유해버린 것은 아닌가 싶다.

 

공부

앎이라는 것이 머리에서만 서걱거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스며드는 공부. 공부하려하지 말고 느끼려하는 일. 역사가 몸으로 각인될 수 있다는 일. 시간의 함수에 열어두는 일. 나란 공간을 가랑비같은 역사의 시간과 활자에 가슴으로 녹이는 일. 한몸으로 근대를 껴안는 일. 제발 머리에 서걱거리지 않게 하는 일. 읽지말 것. 알려하지말 것. 몸을 공간에 가지런히 놓고 말의 씨앗, 역사의 슬픔, 아픔을 그대로 배이게 하는 일. 그 바람결에 나를 맡기는 일. 몸으로 느끼는 일. 몸으로 아는 일. 나를 너에게 섞는 일. 너를 나로 받아들이는 일. 나를 없애는 일. 081002 근대사 세미나와 뒤풀이 

 

다북 多 koob벤드

다북뺀드는 다큐멘터리북을 키치하는 편집소모임이다. 어제가 두번째모임이다. 아마 다섯번쯤하게 될 것 같다. 어제는 문여는 날이었다. 구중궁궐인 스스로을 서로 여는 날. 아닌 밤중 연애사도 호칭의 엄밀성과 개방성. 서로를 녹여주거나 이어주는, 아니 스며드는 모임이 되었으면 싶다. 노래만 밴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글과 마음들을 제맛나게 하는 모임도 밴드가 있어야 되는 것은 아닐까? 대일밴드?같이 묶여주고 아픈데 붙여주는 것도 해주고 말이다. 표지이야기-차례이야기-번호붙이기이야기. 구중궁궐의 문을 세개쯤 열다 문턱에 걸렸다. 나도 마음씀씀이 좀 새롭게 했다 싶다. 그러고나니 불쑥불쑥 남들이 마음 속으로 들어온다싶다. 오겠다싶다. 그들 마음으로 생각하겠다 싶다. 그녀의 마음으로 생각하겠다 싶다. 내 마음벽이 너무 높다싶다. 마음의 문턱을 낮추어야 낮추어야 행복하겠다 싶다.(다북뺀드는 당분간 기밀이다싶다. 코멘트하면 혼나겠다 싶다) 081003

 

뱀발. 아침 대학생들과 대면이다. 먹을거리와 안전지대를 만드는 일의 교감에 대해 코멘트를 하고 시험공부하라고 보낸 뒤, 오랫만의 흔적이다. 외도아닌 외도를 네?버에 해두었다. 그러다보니 마음이 싱숭생숭하고 우물에 비친 부끄러운 얼굴이 어른거린다. 스스로 교감버전이 늘 그러하였는데, 늘 그러할 수밖에 없음의 이유가 잡혀진다. 그리고 한참만에 월풍똥 도박단의 향수가 있는 갑* 포장마차엔 갔다. 그 체취가 몽롱하기도 하였지만 지난 흔적이 사무친다. 마음색깔들도 - 은은히 사람의 향이 배여나오는 가을 바람향에 잘 어울린다 싶다. 근대사 공부모임도 부담없이 잘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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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927 좌판(ing)

     
 

숲을 빠져나온 원시의 인간이 세계의 표정을 읽는 이 원초적 기능은 애초에 이 세계를 자기와 무관한 '그것'이 아니라 자기에 대한 '너' 즉 2인칭으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전개한다. 철학자 마르틴 부버는 저서 [나와 너]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 그 자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것이라고는 다만 근원어 '나-너'에 있어서의 '나'이거나 '나-그것'에 있어서의 '나'일뿐이다."


그는 다가오는 '너'로서의 사물이 이쪽을 보고 있는 듯한 감각이야말로 의인의 근원이라고 말한다. 나카무라 요시오는 이를 두고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정신의 이러한 시원적 상태에서는 아직 '나'의 의식은 자각되어 있지 않다. 이러저러한 '너'를 받아들이는 언제나 변하지 않는 존재로서 '나'의 의식은 나중에 발생한다. 의인이란 이러한 '나'와 '너'의 대화다"(나카무라 요시오 [풍경학입문])


숲에서 나온 원시의 인간이 본 것은 '너'로서의 세계다. 풍경은 이 세상 속에 존재하는 자신과 자신이 대면하는 세계를 '나'와 '너'의 관계로 규정함으로써 발생한다. 세계를 인식하는 '나'에 대한 '너'로 관계를 맺을 때 비로소 풍경은 발생한다. 따라서 풍경은 관계의 미학이다.


... 그런 의미에서 풍경을 만드는 행위는 일종의 사회적 사교행위다. 화이부동이라고 했던가.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되 서로가 잘 어우러지는 조화로운 사회가 좋은 사회라는 이 말은 풍경의 설계원리로도 뜻하는 바가 크다. 234쪽 [관계의 미학, 풍경] 가운데

 
     

 

뱀발. 풍경학...경관공학...경관공?학....?? 변두리학문이라는 것이 있겠는가만은? 이렇게 이름붙이는 것이 중심의 학문이라는 전제를 담고 있으니 거시기 하다. 나름 일리가 있는 학문이라고 치면, 기존에 천대..아니 자칭 공학이라고도 붙이고 있으니 그렇다고 하자. 변두리의 글을 가벼운 톤으로 읽다가보면, 그 중심이라는 것이 '나'와 '자아'에 올인해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모든 것을 그렇게 가설을 세우고 쌓아올리 중심학문들은 안녕한가?

오히려 솔깃한 것은 애초 '나'란 것은 없다거나 '너'란 것이 전제되지 않고 '나'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라는 풍경의 음미가 더 귀담아 듣고 싶다. 변두리가 이러할진대 행여 중심은 과도한 자아때문에 엄한 짓 한 것은 아닐까?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쌓아올린 궤적이, 그 주춧돌을 불안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중심을 의심해보고 싶다. 정녕 우리의 풍경은 안녕한지도? 나와 너가 관계를 맺을 때 발생하는 풍경은 있는지? 나만 있고 늘 너는 변두리인 세상이라....나와너가 그래도 불균등하게 손이라도 잡는 '나-너'의 세상은? 변두리학문이여~ 마냥 제정신 차리지 못하는 중심학문들에 들이대었으면 좋겠다 싶다.

명사의 세계, 동사의 세계, 명사-동사의 세계. 저기 변두리에 있는 부사와 형용사의 풍경은 날개짓할 수 있을까? 명사와 동사가 잠들기 전에...              소개된 두권의 책은 보관함에 넣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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