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장거리를 달려주지 못하고, 달림양도 많지 않기에 완주, 4시간 반 목표로 무리하지 않기로 한다. 먹을 것, 갈증, 탁 막히는 오버증후군만 없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행여 비라도 세차게 내리면 막판이 걱정되는 그런 변수만 없으면 좋겠는데... ...
2. 새벽, 날씨가 생각보다 따듯한다. 16도 부근...반팔을 고집할까? 긴팔을 입을까? 그래도 긴팔, 출발전 잠시 몸을 데우는데 덥긴 덥다. 쯧~
3. <0-10km>. 1시간쯤. 후미, 4시간 20분 페메에 섞여있다. 그 속도로 그 분위기로... 편안함. 쉬었다가려했는데, 일터동료를 만나 그 참에 같이 간다. 멘소*담도 바르니 벌써 한참을 앞에 간다.
4. <10-20km> 1시간쯤. 약간 출출하다. 다리도 좀 묵직, 쓸리는 곳도 있고. 먹고 마시고, 바르고, 간이 몸풀기.. 조금 쉬어주고. 엘리트 그룹들은 반대편에 타조처럼 바람을 가르며 질주를 한다.
5. <20-30km>, 1시간쯤, 달림이들이 조금씩 힘들어 하는 듯하다. 인상에 조금씩 고통이 베여있는 듯. 중반을 들어서며 말이다. 25k 반환점을 지나 영양갱과 음료... ...조금. 이상할 정도로 몸이 풀리고 편해진다. 뻑뻑한 듯하지만, 그래도 달려 체중이 줄어서인가? 익숙해져 버린 코스는 달림이들 물결로 울긋불긋 단풍맛이다. 오늘은 적절한 요기와 알맞은 달림으로 공복감이나 힘들다는 느낌은 없다. 묵직한 하체만이 걱정이다.
6. <30-운동장> 시간반쯤. 편안히 잘 달리고 있는데, 역시나 32km 지점쯤 신호를 보낸다. 왼쪽 종아리부위, 올록볼록 쥐란 넘이 움찔움찔하는 것이 느낌이 좋지 않다. 얕은 오르막을 오르자 좀 신경쓰여 쉬어주며, 쥐가 생기기 전 잡아주기로 하고 쉬엄쉬엄 가기로 한다. 맨*레담 맛사지, 스트레칭. 좋은 느낌을 몸이 받쳐주지 못하지만...시원한 바람맛도 제법이다. 달림이들과 이야기도 하고, 달리다가 걷다가 좌우로 몸도 풀어주니 벌써 3-4km밖에 남지 않는다. 내리막 조금 빨라지려고 하면 이내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걷고 마사지 하고, 음료 한잔 얻어먹고...마지막 2k는 이제 올록볼록이도 지쳤는지 아무런 신호도 보내지 않는다. 누나의 마중도 편안하다.
7. 메인스타디움으로 들어서며, 편안히 왔다고 여겼지만, 몸은 그렇지 않은 듯하다. 뭉클거리는 느낌은 몸이 먼저 신호를 보낸다. 잘 완주해냈다고. 달리기 만3년, 달리기 맛은 이런 것일 수도 있다는 느낌이 완주뒤에서야 뿌듯하게 다가온다.

출장길, 달림때문에 움직이며 지하철, 버스에 갖고 다니는데, 별반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이야기엔 관심이 적고 익숙하지 않아 되 읽힌다. 우라스와 아나레스. 작가의 상상력과 언어습관으로 풀어낸 구조들이 제법 신경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