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 ] 감각의 깊이 - 전혀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은 감각의 깊이. 그 속에 빠져 헤매다가, 어느 순간 다시 튀어오르는 공처럼 현실 속으로 튀어나올 때, 감각의 공터, 아니 패인 곳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1987. 12. 26 김현일기

[ ] 피부에서 가장 예민한 부위로 밝혀진 곳은 손가락 끝, 특히 엄지다. 이 부위에서는 바늘이 2mm만 떨어져도 별개로 인식한다. 그래서 한글이나 영어 점자에서 점의 크기나 점과의 간격은 2mm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문자인 점자는 브라유문자라고도 하는데, 이 문자에 숙련된 사람은 분당 100단어의 속도로 책을 읽을 수 있다. 이는 일반인의 평균적인 독서 속도인 분당 250-300단어보다는 느리지만 소리 내면서 읽는 속도와 엇비슷하다. 175 피부감각 점자를 읽을 정도로 예민한 대조적으로 팔이나 다리의 피부는 이보다 20배인 40mm 간격으로 자극이 주어져야 별개로 인식한다. 176 우리몸사전

[ ] 피부는 귀보다는 못하지만 시간을 판단할 수 있고, 눈보다는 못하지만 공간을 측정할 수 있다. 그리고 공간적 차원과 시간적 차원을 조합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피부뿐이다. 피부는 멀어지는 소리로부터 우리의 양쪽 귀가 거리를 측정하는 것보다 더 정확하게 자신의 표면으로부터 어떤 물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다. 22 피부자아


볕뉘

0. 지난 년말이 다 가기 전 지인이 찾아왔다. 그녀를 배웅하고 마중을 하고 나서야 이력을 알 수 있었다. 정확한 나이는 며칠이 더 지난 뒤에서야 ... ...

1. 명문대 출신이라고 다른 것이 있겠는가만은 경향으로 보자면 장자컴플렉스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혼자 해결해야 하고, 책임을 져야한다는 지나친 의식. 콤플렉스라고 써야하나. 어쨌든 그것은 원활하지 못해 서로의 활동에 발목을 잡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연대와 고대출신은 그래도 서로 연대해 조직생활을 그나마 잘해간다는 되먹은 이야기도 듣긴 했다. 서울대생들은 혼자 답을 구하거나 혼자 할 수 있어서 굳이 도움을 받지 않는다고...그런 것들이 경향으로 굳는다고 말이다. 카이스트생은 어떤가 ...이렇게 이야기를 이어나가면 끝이 없을 것이다. 조금 낫다고 한다는 인간들은 기댈줄도 기대는 법도 모른다고 그래서 늘 일을 그르친다고 말해도 될까. 엘리트 컴플렉스라고... ...

2. 지인은 측은 한 표정과 귀여운 표정의 여러 장 반려견 사진을 건넸다. 그러면서 며칠 전 교육토론회에 참석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지나가는 소리로 말했다. 반려견에 대한 집안의 교육기조도 통일되지 않았는데 어떻게....농담같았다. 그런데 그 말에 지금까지 끙끙거리고 있다.

3. 며칠 뒤 티브이를 우연히 봤다. 반려견 행동전문가는 크런치인지 연예인의 반려견이 친구들에게 돌발행동을 자주해 문의를 했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죽을 상이었다. 전문가는 개를 개로 대하면 실수한다고, 개를 사람으로 대하는 과정과 실습을 병행했다. 개는 학습기를 통해 우울해진다. 그 우울을 극복하는 과정의 적응기를 실습해내었다. 좌절한 개는 수영이라는 적응기를 통해 날아갈 것처럼 기뻐하는 충만한 개가 되었다.

4. 사람은 동물이다. 사회성이 뛰어난 사람이기전에 사회적 동물인 것은 아닐까. 그래서 그 교육토론회가 더욱 궁금해졌다. 수십년 반복해도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교육의 질과 삶의 질. 어쩌면 동물에게 되물어야 하는 건 아닌가. 우울마저 사육당하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리는 일하지 않을 자유가 있는 건 아닐까 우리 교육에서 우선은 무엇일까. 교육 교육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끊임없이 울타리 안으로 가두는 우리 교육은 무엇이란 말인가. 긴장 긴장 긴장 스트레스에 사슬을 칭칭 감아 공부라면 어떻게 질릴까 경주하는 부모들....성과 성과 성과.....

5. 사회의 쳇바퀴는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 그저 다른 색깔을 입혀 돌아가기만 할 뿐.......<1987>이라는 영화를 보고 궁금해졌다. 회고의 영화가 아니라면 7,8월 노동자대투쟁을 말했어야 했다. 노동적폐가 가장 큰 문제라고....하루 4시간만 일해도 먹고 살아야 한다고 ....30년 무엇이 나아졌는가....제도와 체제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고...그러는 순간 그 쳇바퀴 역시 다른 색깔을 입혀서 돌아가기만 한다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