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소리를 들으며, 소금 기둥이 되어버린, 뒤도 안 돌아

보고, 밀려나 한가롭게, 그런 정도의 단단한 결정으로, 마

음에 깊게 젖는, 삶의 침묵.



도망치듯 달려 온, 그리움의 입안엔, 녹지 않을, 마른 명

태처럼 슬픈, 딱딱하게 굳어버린 눈알이 춤을 추듯, 굴러

오고, 굴러가는, 포말(泡沫)의 어지러움.



어항(漁港)에선 비릿한 냄새, 낯선, 하지만 그리웠던, 잔

잔하게 움직거리는, 저녁노을과, 어부들의 잔주름, 자꾸만

 생각나는, 부러진, 아버지 노을 속으로,



질척한 갯벌, 옆으로만 기어가는, 새끼 게의 모습, 입에

 거품을 물고, 어미는 보이지 않고, 그들만이 깊은 바다를

 꿈꾸며, 분주하게, 집게손을 키우는,



소금 기둥이 되어, 비를 기다리는, 사람의 바다에서, 현

기증처럼 저무는, 탁자 위로, 흔들리는 술잔의 몸살, 옆으

로, 도망가도, 꼭, 만날 것만 같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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