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속** 내과에 가서 마지막 진단결과를 들었다. 선종이고 조직검사한 것도 가벼운 염증이었던 것 같다고 말이다. 이래저래 속을 차렸다.    수액이 아니라 음식물을 섭취하니 무척 회복 속도도 빠른 듯 싶다. 새벽녘 기침을 했는데 뒤쪽 내장까지 한꺼번에 꿈틀하는 듯싶다.   후장사실주의자들 말이나 내장을 울리는 감동은 질이 다른 것이라고 한다. 우리 대부분은 인스턴트 감정에 절어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없게 되었 는지도 모른다. 퇴원수속을 밟으며 느낀 가장 인상깊은 것은 후각이었다. 카페와 빵집에서 터져 나오는 향기는 마치 한 가닥 한 가닥씩 다른 향이 쏟아지는 것 같았다. 온몸이 반응할 수 있다는 것, 온몸의 감각을 곧추 세울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삶의 한 가닥 한 가닥을 건져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병상에서 본 인상깊은 책은 프랑스 한 조향사의  글이었다. 아니 그의 편안한 사유와 사유방식, 그리고 다른 부문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는 마음들이었다.


2. 

‘기술편향‘ - 드론 밧데리가 터지고 추락하고 사생활을 침해하는 아침뉴스를 접했다.

100여개의 연구과제에 슬금슬금 1~2개 부작용 연구를 끼워넣는다. 이게 아니라 같은 균형과 비중으로 만일을 생각하는 기술을 연구해야 하는 건 아닐까 싶다.

이건 인공지능이란 야생마를 길들이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안티ㆍ기술‘, ‘반ㆍ기술‘ ‘포월ㆍ기술‘ 멋대로 이름을 붙여본다. 그런다고 달라지는게 있겠냐만 그런게 기술의 진면목이고 멋이지 않을까 싶다. 멋있는 기술이나 멋있는 기획, 멋들어진 예산투자를 보고싶다. 기술맹목의 시대 ‘반기술‘할당제라도 꿈꾸어보면 싶다.

볕뉘. 곁의 대학, 대학원 친구들 얘기를 듣다보면 AI에 학교가 올인한 것은 알겠는데, 학생들의 사고가 저렴해 듣기조차 힘들다. 집단폐사가 염려될 정도다. 아직도 이런 논리다.

˝사람이 뭐 필요해 갈아 끼우면 되지/ 장자가 그랬데 수레바퀴 없애라구. 예전부터 기술을 반대하는 부류는 늘 있었다고 기술이 다 망친다구 ㆍㆍㆍ˝


볕뉘.

0. 아침 뉴스를 보다가 그림자처럼 기술의 몸뚱아리에 붙은 기술의 일거수일투족을 연구하는 것이 진짜 기술은 아닌가 싶었다. 너무도 쏠림이 커서, 다들 부작용을 연구합네 싶은데, 정작 그 편향과 사후 약방문식의 연구는 이미, 기술이 실험실을 뛰쳐나가 걷잡을 수 없는 상태에서 발견된다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1. 오히려 메인보다 더 큰 메인이 있어야 되는 것은 아닐까? 의도적으로라도 말이다. 그러니 인문사회-예술-생태의 속성을 띨 수밖에 없는 것이 주된 기술을 포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경도된 자본주의 기술의 속성 상, 그것을 제어할 수 없다. 그 기술의 수명주기도 그만큼 단축될 수밖에 없을 듯싶다.

2. 포** 학생들이 자주오는 책방에서 머무르다 보면 가끔 그들의 대화내용이나 속맘을 읽을 수 있는데, 움직이는 방식이나 시스템을 살필 수 있다. 아마 AI가 돈도 되며 가능성이 많아 집중하고 있는 듯하다. 기술을 움켜쥘려고 하지 누가 내놓으려고 하겠느냐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 선을 넘는 방법을 살피지 않고 미리 예측하지 않는다면 결코 만만치 않을 것 같다.

3. 조향사의 글 역시 예술은 경계가 없으며 잡히지 않는 느낌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갈구하고 노력하는 것임을 잘 묘사해준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재능도 아니며, 손끝에서 맘끝에서 조금씩 자라는 그 무엇이라고 말한다.

4. 이래저래 책읽기를 다시 시작할 수 있을 듯하다. 예전과 같은 템포는 아니겠지만, 몸도, 마음도 글도.....조금씩 느낌들에 예민해져가는 가을이 왔으면 한다. 벌써 며칠이 지나면 푸른새벽에 찬 바람을 한공기씩 맛볼 수 있는 입추다. 여름이 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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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2 18: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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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2 20: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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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2 21: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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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2 21: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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