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공전궤도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중력파감지장치는 원래 깊은 우주를 관측하기 위해 설치된 것이었다. 우주의 전역에 퍼져있는 암흑물질의 분포를 좀 더 자세하게 완성하고 이를 통해 우주의 기원을 연구하기 위해 설치된 중력파감지장치가 뜻밖의 소식을 전해왔다...70
저 사람은 어떤 시간을 가지고 있을까? 저 사람도 창밖의 길 위에 서있는 나를 보고 내 시간을 상상해 보았을 거야. 그러면 내 시간은 그의 것이 되고 그의 것은 내 시간이 되는 것 같아. 나는 부자가 된 거 같아. 그의 ㅅㅣ간까지 가지고 있으니까. 당신도 부자야. 내 ㅅㅣ간을 가지고 있으니까. 어서 와. 가난해질 시간이야. 상상하지 말고 서로의 시간을 포개놓게. 106
시공간이 찢어지는데 우리의 정보가 그 찢어진 공간을 넘어 그대로 존재할 수 있다? 전등을 껐다 켜는 일처럼 다시 뒤섞어 처음의 상태로 돌아간다는 논리인가요? 135
중력의 강도나 속도에 따라서 시간의 속도가 달라지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시간의 방향을 돌릴 수는 없습니다. 시간은 그저 한쪽으로 가는 거죠. 시간에 관한 한 선택의 여지가 없이 한 방향만이 강제되어있다는 겁니다....블랙홀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서는 순간, 공간은 한 방향으로 강제됩니다. 오로지 블랙홀의 중심방향으로만 완벽하게 제한된다는 거죠. 그런데 이때 시간은 ㅈㅏ유롭게 풀려날 수도 있다는 이론입니다. 137
저 블랙홀, 우리 우주에서는 만들어질 수 없는 거야. 그렇다면 다른 우주에서 왔다고 생각할 수 있잖아./다른우주?/양자적 거품의 세계에서 시공간의 거품은 수시로 나타났다 사라지곤 한다. 대부분은 아주 짧은 ㅅㅣ간 안에 사라지지만 어떤 ㄱㅓ품은 충분한 에너지를 가지고 빠르게 팽창한다. 이 중에 장구한 세월을 품은 것도 있다. ㅇㅣ것이 우주이다. ㅇㅓ떤 우주는 빛으로 ㄱㅏ득 ㅊㅏ있고 또 ㅇㅓ떤 우주는 물질이 공간을 휘어잡고 있으며 시간을 ㄱㅏ진 우주도, ㅅㅣ간이 없는 우주도 있을 것이다. 원자만큼 작은 것에서 경계가 없는 무한히 큰 것도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ㄷㅏ중우주이다. 151-152
서로 얽히지 않던 두 우주에 부분적으로 시공간의 결맞음 현상이 생긴 거라고 봐. 전혀 상호작용하지 않던 두 우주의 결이 부분적으로 얽힌 거지. 이것은 별이 수축해서 생긴 블랙홀이나 같은 우주 안에서 먼 공간을 이어주는 웜홀이나 이런 것과는 차원이 다른 거야. 전혀 ㄷㅏ른 두 우주에 갑자기 서로를 인식하는 ㄷㅏ리가 생긴 거라고. ......그래서 ㅇㅔ너지 홀은 한동안 에너지를 방출했던 것이고, ㅈㅣ금 에너지를 빨아들이고 있는 것은 어떤 평형을 맞추고 있는 것 같아. 뭔가를 뱉었으니까 다시 빨아들이고 있는 거지. 그리고 에너지 평형이 맞춰지면 구멍은 ㅅㅏ라질 거야. 154
볕뉘
0. 지난 잠이 안오는 밤에 읽다가, 어제 캔맥을 마시며 마저 읽다.
1. 수많은 별들중에 생명체가 있는 별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계산을 해본다. 수백억분의 일, 이....별은 수백억보다 많으므로 지구같은 생명체가 있을 수 있다는 산술을 해낸다. 우주가 그저 공간인 셈이다. 독일의 젊은 철학자는 과학을 하는 사람들이 환원적이 사고를 하고 있으며, 우주를 보는 시각도 그렇게 물리적?인 사고에 머물러 있음을 누누이 말한다. 철학의 기본이 되어있지 않다고 말이다.
2. 김병호작가는 시인이다. 과속방지턱을 베고 눕다. 공산당선언의 첫문구를 떠오르게 하는 시집, 시간과 공간을 주무르고 결합하는 시와 과학인문학이란 책을 내놓았다. 놀랍게도 이번에는 이런 결들을 아우르는 과학소설SF을 내놓았다. 그가 물리학과 출신이고 학생들에게 초청강연도 받는 사람이라면, 그 근거가 결코 헛튼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물리학의 엄밀함을 바탕으로 그 어려운 작업을 해낸 것으로 여겨진다.
3. 소설에 빠지면서 많은 과학서적들이 생각났다. 평행우주, 토성맨션, 중력파 등등 스쳐지나가는 이론물리학과 그 바탕으로 다룬 SF 당신들의 이야기까지.....
4. 죽음과 블랙홀, 시간 그리고 공간....그의 발상은 시적이며 기존 우주관을 뒤엎는 상상력이 무척 발랄하게 버무려져 있다. 어쩌면 우주는 물리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너머 시간과 시공간, 그리고 에너지가 서로 뒤섞여 이루는 생태의 관념으로 이루어진 것인지도 모른다.
5. 뜬금없이 그의 작업을 바탕으로 이론물리학들을 되짚어보고싶다는 욕구가 이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듯싶다. 그의 건투를 빈다.
6. 책을 낸 스토리밥은 대전의 작가 6인이 만든 협동조합으로 알고 있다. 그들의 말처럼 이익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남기는 법을 새기는 출판사가 되길 바란다. 폴픽은 시와 시간과 시공간과 마음의 결들이 고스란히 겹쳐읽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