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자를 위한 선물-“인간답게 지내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합니다. 그런 확고하고, 분명하며, 활기찬 것을 의미하죠....어떤 일 앞에서도 활기차게 지내는 것이요...인간답게 지낸다는 것은 거대한 운명 앞에 스스로의 삶을 즐겁게 던지는 것이지요.”(친구가 감옥에 있는 자신을 애도하는 편지에 대한 답장) 15자유는 언제나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자유여야 한다. 정의라는 관념에 대한 열광때문이 아니다. 정치적 자유가 지니는 유익함이나 총체성, 그리고 사람들을 정화시키는 힘은 모두 이 본질적인 특징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정부 관료들만을 위한 자유, 당원들만을 위한 자유는-절대 다수라고 하더라도-전혀 자유가 ㅇㅏ니다. 볼세비키의 위험성을 ㅇㅖ견한 로자의 단상) 16 현대 노동자들의 투쟁은 역사의 일부이고, 사회적 진보의 일부이며, 역사 한가운데서, 진보 한가운데서, 싸움의 한가운데서, 우리는 반드시 싸워야만 함을 배운다” 19 “나는 있었고, 지금 있으며, 앞으로도 있을 것입니다” 23

당돌함-나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고아들끼리의 공모를 제안한다. 우리는 서로 윙크를 ㄴㅏ누고, 위계를 거부한다. 모든 위계를. 우리는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세계를 무시하고, 그럼에도 여전히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는 당돌하다. 27
넘어지는 기술에 관한 몇 가지 노트 –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지 못하지만 그걸 깨닫지 못한다. 무언가에 쫓긴 채, 그들은 자신들의 삶을 뒤쫓는다 30 매번 넘어질 때마다 그는 새로운 사람이 되어 일어난다. 같은 사람이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인 어떤 사람.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하는 비밀은 바로 그 복수성이다/심지어 반격을 할 때도 그는 유감스럽다는 듯이 평정심을 잃지 않는다 37

스벤-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여름이 되면 사람들이 나이에 상관없이 스스로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옷을 벗는다. 그렇게 햇빛과 물, 그리고 보상을 받는 몸이라는 세 계의 순수가 서로 접촉한다. 40 나는 늘 스벤이 ㅈㅏ신의 작품 소재를 택하는 게 아니라는 인상을 받았다...그의 소재들이 그의 후견인이 되었다. 해안선, 체리밭, 도시를 ㄱㅏ로지는 강, 펼쳐진 산맥, 옹이가 진 포도나무 가지, 친구의 얼굴. 44

만남의 장소 – 나의 두 손으로/과거와 미래로부터/두 개의 돌멩이를 집어 들어/그것들을 쥐고 달리지 59 이제 세상을 굴러가게 ㅎㅏ는 것은 눈앞에 닥친 다음 차례의 습득뿐이다. 다음 거래, 다음 융자, 소비자들의 경우에는 다음 구매..역사에 ㄷㅐ한 어떤 감각, 과거와 미래를 잇는 그 감각은 완전히 말살되었거나 있더라도 주변화되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일종의 역사적 외로움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61 카시드는 역사를 마치 만남의 장소라도 되는 것처럼 드나든다. 그건 어떤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서가 ㅇㅏ니라, 함께할 이를 찾기 위해서다. 62

라 라라라 라라라 라 – 장ㅇㅓ의 치어들은 어떻게 바다 밑을 가로질러 포 강 어귀에 이르는 길을 찾아올 수 있는 걸까. 치어들이 뭔가를 기억하고 있는 거라면, 그건 자신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있던 일이다. 그들은 무엇을 따라 움직이는 걸까...즉흥 음악은 수백 개의 마음에 똑 같은 확신을 심어줄 수 있는 걸까. 그 음악은 자신의 깊은 곳 어디에 귀를 ㄱㅣ울이는걸까. 66 파브리치오 데 안드레 fabrizio de andre 의 어부 pescatore 도피중인 남자의 허기를 달래주며 피신시킨다...말 탄 경관은 다그쳐 묻지만 어부는 지는 ㅎㅐ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그 노래는 두 소절이 끝날 때마다 후렴구가 ㄴㅏ온다 라 라라라 라라라 라....70

노래에 관한 몇 개의 노트 – 노래에서 가사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은 너무 진부합니다. 가사는 노래가 자라는 씨앗 같은 거니까요 72 노래는 과거의 경험을 전한다. 하지만 그것이 불리고 있는 동안 노래는 현재를 채운다. 이야기도 같은 작용을 한다. 하지만 노래에는 노래만의 또 다른 차원이 있다. 노래는 현재를 채우는 동시에 미래의 어딘가에 있는 청자의 귀에 닿기를 희망한다. 노래는 앞으로 다가간다. 73 노래는 어떤 부재 앞에서 불려진다. 부재가 노래에 영감을 주고, 그 부재에 대해 노래는 이야기한다. 동시에 노래를 공유하면서 그 부재도 공유되고, 덕분에 덜 아프고, 덜 외롭고, 덜 고요한 것이 된다. 76 엘 두엔데는 ㅇㅓ떤 질, 공연을 잊을 수 없는 것으로 만들어 주는 울림이다...모든 예술은 두엔데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음악이나 무용, 혹은 시 낭송회처럼 예술이 자연스럽고 폭넓게 전달되는 곳에서는, 그것을 해석하는 ‘살아있는 몸‘이 필요합니다. 77 매번 불리어질 때마다 노래는 그것이 빌려 온 몸의 내부에 ㅈㅏ리잡는다 북의 울림통 안에 바이올린의 울림통 안에, 가수나 듣는 이의 ㄱㅏ슴 혹은 복부에. 노래의 본질은 목소리나 뇌가 아니라 내장기관에 있다. 82 희망이 정치적 어휘들을 낳는다. 흐ㅣ망이 없어지면 단어들도 없어진다. 87 노래는 유토피아를 그리지 않ㅇㅡ면서도 역사적 ㅅㅣ간을 두 팔로 감싸 안는다. 89
은빛조각- 이번 그림에는 열두 블록 정도 되는 지역을 덮고 있는 커다란 책이 그려져 있다. 책은 은빛 구름처럼 가볍게 빈민가 위를 떠다닌다. 99 그림의 시점은 ㄴㅏ머지 작품들과 똑같다. 보잘것없는 교외 지역의 모습이 보이고, ㅎㅏ늘에 그려 넣은 책장에는 책이 몇권 있다. 그중 한 권이 펼쳐져 있다. 알 수 없는 약어 같은 것은 보이지 않고 그 대신, 하늘 높이, 나뭇잎과 가지와 열매가 그려져 있다. 헬리콥터는 천사로 바뀌어 있다. ....지상에 있는 건물들의 사각형 창 하나는 그대로 영혼이 된다. 나는 아무 말도 못한 채 그 앞에 한참을 서 있다가 작품 안으로 들어갔다. ㅇㅖ술이란 그런 것이다. 102

망각에 저항하는 법 – 그 정보들은 대부분 계획적인 교란에 불과하며, 진실로부터, 본질적이고 다급한 것으로부터 우리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것들이다/좌파든 우파든 정치인들은 마치 현재 상황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듯 계속 논쟁하고, 투표하고, 해결책을 의결한다. 그리고 그 결과, 그들이 하는 담론은 공허하거나 보잘것없는 일들에 관한 것들뿐이다/하나의 구경거리는 다른 구경거리로 아무 맥락도 없이 그저 멍할 정도의 속도로, 대체될 뿐이다. 그 사건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충격으로 ㄷㅏ가온다/ 표류하는 언어들은 모든 것을 ㄱㅖ량화하고 본질, 혹은 질적인 면에 대해서는 좀처럼 언급하지 않는다/삶이나 고통받는 신체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후회나 희망에 ㄷㅐ해서 이야기하지 않는다./시간은 선적인 것이 ㅇㅏ니라 순환적인 것임을 기억하자..우리는 선 위의 점이 아니라, 원의 중심이라고 ㅎㅐ야 할 것이다. 105-110

볕뉘. 책들이 서로 이어진다. 흔적을 옮기면서 에세이를 한 발걸음씩 일찍 기억했는데, 앞의 에세이가 뒤의 에세이를 물고 있었던 것 같다. 끝도 아마 앞을 물고 있겠다. 언어가 아닌 모든 언어들은 폐 깊숙히, 때로 내장 속 저릿하게...오감을 울리는 것이리라. 말도 글도, 그림도 음악도....모든 사물도 거꾸로 나를 안고 흘러가듯.....뭉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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