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란 단지 세상의 숨겨진 정보가 아니라 사유능력을 가진 인간들의 상호주관적 합의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적잖은 근대철학가들이 강조하였다. 이와 더불어 학문의 모델은 세상의 숨겨진 진리를 발견하고 이를 정보로 전달한다는 정보이론 모델에서 사람들의 소통의 결과물이라는 소통이론의 모델로 옮아갔다. 011

베르그송과 영 – 삶은 계량화할 수 없다.: 인간의 생명이란 결코 양적으로 나타내거나 공간화할 수 없다. 현대 모든 물질문명은 공간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자신의 생명이 지닌 본질로부터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생명의 본질이란 공간화해서 나타낼 수 있는 것이 아니 마치 영이 표현한 ‘윙윙대는 소리‘처럼 시작도 끝도 없는 순수한 ‘지속‘이라고 할 수 있다. 271

건축 과정에서 도면으로 수향화할 수 없는 불규칙한 곡면의 형태는 배제된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직선과 사선, 원이나 타원의 호와 같은 규칙적인 선만 시공이 가능하다. 그러다보니 건축물의 형태는 획일화되고 만다. 272

베르그송은 각각의 한 점에서 운동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그 운동이 단순히 공간적인 이동이 아닌 하나의 시간적인 사건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시간적인 사건, 즉 시간은 전적으로 공간과는 다른 것이며 결코 공간적 좌표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다/공간화될 수 없으며 계량화할 수없는 순수한 시간을 일컬어 ‘순수지속‘이라고 부른다. 공간적으로 계량화될 수 없으므로 이 순수지속으로서의 시간은 오로지 직관에 의해서만 파악될 뿐이다./사랑하는 연인을 ㄱㅣ다리는 십분과 고된 작업 뒤 갖는 꿀맛같은 10분간 휴식은 같은 십분이 아니다./현실의 운동, 나아가 운동하는 생명체의 근원을 이루는 것이 바로 이 ‘순수지속‘이다. 274,275

베르그송이 말하는 이미지는 ‘감각적 재료‘에 가깝다/자동차라는 물질은 그것을 구성하는 이미지들을 종합하지 않고서는 존재할 수가 없다. 따라서 물질이 이미지들의 총합으로 ㅇㅣ루어져 있다는 것은 유물론적 견해에 잘 부합한다. 그런데 한편으로 ㅇㅣ미지라는 것은 인간의 감각에 의해서 파악되는 주관적인 측면을 지닐 수밖에 없다/자동차라는 물질을 ㅇㅣ루는 ㅇㅣ미지를 인간의 감각과 무관하게 그것에 앞서서 존재하는 ㅈㅏ립적인 물질로 이해할 수 없다. 이미지의 총합으로서의 물질이라는 베르그송의 견해는 유물론적이면서도 관념론적인 특성을 지닌다./베르그송은 사물이 지닌 무수히 많은 이미지 중 일부(짠맛, 흰 결정체, 물에 녹는 성질 등)를 종합하여 만들어진 통합적인 이미지(소금)를 ‘표상representation’이라고 부른다/비결정성의 ㅈㅣ대 – 우리가 알고 있는 소금ㅇㅣ라는 사물은 무한히 많은 이미지를 잠재적으로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완전히 결정되지 않은 ‘비결정성의 지대‘이다/지각 – 그는 신체라는 이미지가 지각에 따라 다른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특권을 ㄱㅏ졌다고 간주한다. 인간의 신체와 사물이 마주했을 때 사물은 신체라는 이미지를 변경하지 못하지만 신체는 사물의 이미지를 얼마든지 변경할 수 있다./베르그송에 따르면 인간의 지각활동에는 그 밑바닥에 프레임을 짜는, 보다 근원적인 영역이 존재한다. 그거ㅅ은 우리 몸에서 이루어지는 심층적인 영역에서의 정서적 차원이다. 베르그송은 이를 ‘정념 affection’이라고 부른다. 인간의 지각은 바로 정념에서부터 나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77-281

볕뉘

0. 책상 한켠에 반년은 족히 묵혀두고 읽히지 않는 책이었다. 손을 내밀면 들어올릴 수 있는 거리의 책. 새벽에 잠이 깨어나서 여기저기를 둘러봤다. 하버마스, 알튀세르, 베르그송을 우선 살펴본다.(곁에 두고 짬날 때보면 좋을 책이다. 많이 탐독하지 않은 듯싶다)

1. 한편의 예술작품과 대유하여 설명하는데 요점을 공감하게 하면서 몰입하게 만드는 장점이 있다. 현대사상가들의 맥락도 잘 짚어주고 있는 것 같다.

2. 베르그송이 늘 가물가물하였고, 다시 읽고싶은 충동에서 배회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리고 말미는 역시 스피노자를 함께 읽기를 요청하는 듯하다.

3. 어제는 겨우 산진달래 잔가지 몇송이를 구할 수 있었다. 산등성이까지 올라갈 수도 없고 우회하며 산책하는 길섶 한켠에 말이다. 개나리는 만개했고 벚꽃도 꽃망울이 올라오고, 산수유는 피었고, 진달래만 피면 사무실이 봄빛으로 화사하겠다. 이번 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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