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들은 노래

봄빛과
번지는어둠
틈으로
반쯤 죽은 넋
얼비쳐
나는 입술을 다문다
봄은 봄
숨은 숨
넋은 넋
나는 입술을 다문다
어디까지 번져가는 거야?
어디까지 스며드는 거야?
기다려봐야지
틈이 닫히면 입술을 열어야지
혀가 녹으면
입술을 열어야지
다시는
이제 다시는

볕뉘.

0. 아껴둔 한강 작가를 이제 읽기 시작한다. 시집엔 참 많이 들어 있다. 마음의 편린들이 아파 피는 봄, 저녁, 그리고 새벽들. 늘 피로 잠겨있는 눈. 슬픔들. 파문을 일으키는 슬픔의 항아리란 육체.

1. 푸른 새벽도, 새벽도 아닌 새벽에 들은 노래라. 불면의 밤은 얼마나 깊었을까. 꿈속의 꿈들은 얼마나 허망하였을까. 그런 시인이 정작 노래하는 것은 저녁이라. 저녁입사귀. 저녁의 어둠인 줄 알았는데 새벽이라고. . .

2. 피눈. 피 눈. 피눈물. 피 눈물. 거울 속의 겨울. 그녀의 아파하는 방식이 남다르다. 아파하는 투정만 했던 것은 아니었던가. 그림자 짓만 한 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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