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게 살더라도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곁의 경험을 듣지 조차 못하는 우리의 문제를 사회사상사 측면에서 쉽게 잘 짚어놓은 [단속사회]. 그 책의 끝 부분에 우리에게 가장 큰 폭력은 사회가 낳은 자살임을 강조한다.

 

그(녀)들은 죽음으로 자신의 의사표시를 했다. 사회의 그 구조만큼, 그 구절에서 생각을 가다듬게 되는 것은 죽기전에 다른 삶의 선택이나 다른 삶들의 갈래들을 서로 상상해보거나 기댈 수 있는 틀이 있기나 한 것일까? 낭떠러지 직전의 사는 여러 갈래갈래 길들의 사유는 못해보고 우리는 극단적 선택밖에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가장 용감하지만 가장 용감하지 못한 삶들이 꽃잎처럼 지는 것은 아닐까? 그것을 화두로 삼아 우리의 아픔을 살아있는 것으로 만들어내고 구조 문제를 제대로 들여다볼 것을 저자는 요구한다.

1. 죽음의 사유 그리고 그 낭떠러지에서 얻는 삶의 응어리들.

작은 서점 매대에 놓인 이매진출판사 기획도서들을 보다나니 출판사의 성향이 보인다. 팔리지 않을 책들만 굳굳이 출간하는 이유가 보였다. 굳이 평한다면 예술에 가깝다고 해야할까? 그렇다고 하자. 얻고자 하는 사유의 언저리들이..가끔 실뿌리들이 더 땅 속 깊이들어가는 것을 느낀다. 책들과 책들 사이의 연결점들도 보이니 말이다. 그 매대에서 몇 권이 손길에 갔다. ㅇㅣ 책은 위의 연유로 읽게 되었다.

 

자살을 대신할 수 있는 101가지 지침이 보기 좋게 있었지만, 정작 읽으면서 저자의 간결한 논리에 푹 빠지게 된다. 억압의 출발은 우리 편인가 ㅇㅏ닌가에서 ㅅㅣ작한다고, 이분법의 적대에서 비롯된다고 말이다. 그리고 거기에 있는 말과 단어, 낱말에 휘둘리면 안된다. 회색지대에 있는 새로운 낱말과 단어와 말을 만들어내는 것이 나에게, 우리에게 알맞는 것이라고 말한다. 상상력은 억압에 종속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상상의 쳇바퀴는 계속 그 안에서 ㅁㅓ금는 것이다. 그 틀밖의 말과 낱말과 언어로 사유해야 새로운 상상이 나오고, 그 쳇바퀴를 벗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당신들은 갇혀 있을 수밖에 없는거야 라고 한다.

 

죽음과 맞딱뜨려놓고 생각해보자. 살고싶지 생각해봐. 젤 하고싶은 거. 꼴리는 ㄱㅓ. 그래그래 살잖아. 억압과 모멸과 수치란 삶의 구렁텅이는 늘 따돌리고 죽음꽃을 ㅍㅣ우고야 말지. 거기야. ㄱㅓ기서부터 시작된거야. 잘못된 삶이란... 꼴리는거에 이름을 붙여봐. 새로운 ㅇㅣ름을.하고싶은 것을 나누어봐. 거기에도 이름을 붙여줘. 포기해. ㄱㅏ진 것을 ㄴㅐ려놓아. 살아. 어떡하든 다 살아. 걱정하지마. 죽음으로 말하지 않아도 돼.

2. 과로를 국민병으로 여겨야 풀리는 우리의 문제들

여성의 절반, 기혼여성의 절반, 배우자가 있는 가구의 절반. 맞벌이 모델이 일반적인 가구 형태를 자리잡으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를 지체된 혁명기라고 표현한다. 노동시장으로 여성의 진출은 급격히 늘었는데, 가정 영역으로 들어간 남성은 적고, 그 변화 속도가 무척 느리다는 것이다. 이런 변환기에 가사노동의 불균형은 심화되고, 장시간 노동은 고착되고, 성별 이데올로기는 사회적 지체를 고착시킨다. ㅇㅣ런 이유로 여성들은 결혼이나 출산을 지연하거나 회피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신성 ‘일‘과 ‘이주‘ 일 휴가는 꿈조차 꾸지 못하는 세븐일레븐(7출근/11퇴근)의 사회는 칼퇴,땡녀,마미트랙, 삼팔선,사오정,사필귀정,오륙도,육이오라는 말들을 만들어내 자발적 관리를 ㅇㅣ끌어낸다. 빨ㄹㅐ는 더 자주 빨며, 집안 청소는 ㄷㅓ 자주 하며, 요리하는 시간은 더 세심해야하고, 아이는 더 공을 들여야 한다. 집밖은 24시간 시스템이 완벽하게 구축되어 있다. 일하는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고, 남편과 아내는 바톤터치를 하듯 일과 가정생활시간이 비껴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장시간노동이 낳는 휴가라는 것은 티브와 스마트폰을 벗어나게 하지 못한다. 끊임없이 일상에 붙어있는 영역을 상품화시키고 맡기고 산다. 악순환은 끝이 없다. 필요한 것을 사기 위해, 하고 싶어 하던 일이 어느 사이, 영혼조차, ㄱㅏ족의 영혼들 조차 팔지 않으면 살아지기도 어려운 세상이 되어 버렸다. 자유가 무언가를 하지 않을, 무언가를 따로 할 자유라는 것을 잊으면서 살아질 수밖에 없다.

3. 시장은 집요해도 아주 집요하다.

시장은 감정을 점유했고, 사생활를 포위하고 있다. 사라. 바쁠텐데 그냥 사시라. 감정을 케어해드릴텐데 무슨 걱정이신가? 저자는 감정노동의 출발 연구자이다. (1983) 돈잘버는 여자 밥잘하는 남자란 책을 읽었는데 그 저자이기도 하다. 사적인 삶의 상품화라는 읽고 싶은 책과 연구결과를 대중화하려고 무진장 노력하는 분이기도 하다.

도와준다. 시장은 늘 손을 내민다. 바쁠텐데. 도와줄테니 손을 잡으시라고...어여 잡으시라고 말이다. 덥쑥 잡거나 마지 못해 잡으면 그 도움의 손길이 달콤하다. 아. 향긋하다. 왜 진작 이 맛을 몰랐던가. 결과는 감미롭다. 과정은 서서히 잊혀져 간다. 그냥 의식하지 않고 ㅎㅏ던 일들이 나에게서 ㄸㅓ나간다.
렌트 카, 렌트 프렌드, 임대주택, 임대친구라....

볕뉘.

0. 편의점 인간, 안녕주정뱅이의 월 35만원으로 9년 5개월을 살 수 있는 돈을 조카에게 남긴 이모. 또 다른 삶의 결을 가타부타 할 수 있을 것인가? 엑스맨을 두어 저성과자를 평가하고 따돌린 ㄷㅐ한항공 승무원들의 자살. 경쟁의 시스템에서 끊임없이 올라가는 것 외에 삶의 길은 없다고 느끼는 자의 추락. 어떻게 그렇게 살아. 차라리... ...노무사?가 100억을 만들고 편히 살려고 음란물 시장에 뛰어든 자. 추락한 뒤 삶들이 없다고 생각하는자. 추락한 뒤 삶들에 아무 관심조차 없는 자. 우리는 ㅇㅓ떻게든 살아갈 수 있으리라. 합격품이 아니라 불합격품에도 동일한 한 번의 삶이 존재한다. 삶들을 ㅇㅏ끼는자. 삶들을 존중하는 자. 그래야 살 수 있다. 제대로. 무너져도 일어설 수 있다. 삶들을 예비하는자. 다가오는, 닥칠 삶들의 길목에 서서 새로운 사ㄹㅁ들을 안내할 줄 아는 자.

1. 우리는 생각지도 못한 삶을, 삶들을 살아야 하고, 살아가야 하고, 뻥 뚫리도록 우리의 신작로를 걸ㅇㅓ가야 한다. 쫓기지 않는 삶의 길. 쫓기지 않는 삶의 말, 낱말, 단어들. 우리만의 삶의 상상으로 거침없이 가야한다. 필요하고 원해서가 아니라 살아지지 않도록 살아가는 길을 터벅터벅 걸어야 한다. 가다가 또 터벅터벅 걷는 ㅇㅣ를 만나고....또 타박타박쫓는 아이들과 함께.....살아지는 길은 하나이지만 살 길은 무한하다.

2. 알ㅇㅏ야 할 것도, 알아내야 하는 것도, 공부할 것도 많지만, 그래도 우리 느낌을 믿고 ... 가는데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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