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라요하네의 우산 - ‘아빠는 시인이다‘를 먼저 읽다. 그리고 오늘 아침엔 황정은의 ‘양의 미래‘를 읽었다. 앞은 빛이 비치는 부분을 흰 물감으로 지나칠 정도로 두껍게 올렸다. 뒤는 넓은 수채화에 촘촘히 세밀하게 하나하나를 수채화같지 않게 파서 넣었다. 둘 다 마음의 실금을 더 벌려놓았다.

2. 대리사회/단속사회/감시사회를 차례대로 표지글, 머릿말, 목차, 마무리말 그리고 중간중간을 살펴보았다. 며칠 전에 새긴 존재가 부각되는 것은 아플 때와 나를 잊은 듯 쾌락에 빠졌을 때라고 했다. 우리는 경계에 있으려고 하지 않기때문에 스스로 어디에 있는지, 나라는 존재에 대한 느낌이 없다. 조직의 필터는 백여일이 지나면 생생하게 그 틀이 가지려고 하는 관성이 무엇인지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그런데 거기까지이다. 그 다음을 저자들은 묻고 있다. 자기가 제일 아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만 모인 곳이 지옥이고, 아픈 사람만 봐도 아픈 곳이 천국이라는 한 시인의 말이 스친다. 우리는 어쩌면 아파하는 법조차 잊은 것인지도 모른다. 지옥에서 너무 오래 머물렀다. 빠져나오는 데 생각보다 쉬울지 모른다. 쑤욱....

3. 섬이라는 그림이야기를 보았다. 바다와 성이 너무 또렷하여 몇 번을 뒤적였다. 통찰력을 주는 힘이 있다.

4. 할배의 탄생 – 두 할배의 삶을 읽다. 저자의 말미 말이 인상깊다. ‘새롭게 꾸려질 진보는 가난의 구조화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의 자기비하에 개입할 길을 먼저 찾아야 한다. 가난한 사람은 왜 보수화되느냐는 질문에 내놓을 답도 그 언저리에 있다. 지배 이데올로기의 내면화는 지배자를 향한 선망과 숭배로 이어진다. 자기 속을 들여다 보면서 가난한 사람들의 자기 비하를 깊이 ㅅㅏㄹ피고, 그 사람을 옹호하되 함께 분석한 뒤, 자기 긍정의 에너지를 이성적이고 사회적인 힘으로 모아내야 한다. 그저 계급과 임금과 복지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어느 시절 어느 순간이든 한 ㅅㅏ람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성찰과 직립과 통찰의 실마리가 거기에 있다. 거기서 이어지는 삶은 그것 자체가 실천이다.‘ 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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