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대상이 내게 속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나에 의해 수립되어야만 한다. 요컨대 내가 그것을 그 총체성 속에서 수립한 경우에만 그 대상은 총체적으로 나의 것이 된다. 완전히 나에게 속해있는 유일한 현실은, 그러니까 단적으로 말해서, 나의 행위이다. 24

사물과 나의 관계는 미리 주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응결이 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나는 그 관계를 순간순간 재창조한다. 어떤 관계는 죽고, 어떤 관계는 생겨나며, 또 어떤 관계는 부활한다. 끊임없이 그것들은 변화한다. 매번 새롭게 지양함으로써 그 지양된 것이 나에게 주어진다. 26

순간

나와 대상을 분리시키고 있던 이 거리의 덕분으로, 나는 대상 쪽에 몸을 던질 수 있어서 운동이며 초월성일 수 있었다. 그런데 내가 그 거리를 제거하자마자 나와 대상과의 이 응결된 결합체는 벌써 하나의 사물적 양식으로만 존재하게 된다.(소크라테스의 제자 아르스티포스로 시작한 오늘을 즐겨라하는 쾌락주의에 대한 반론) 32

그러나 고착되어 있는 순간은 결코 새롭지 않다. 과거와의 관계 속에서만 비로소 순간은 새로워진다. 바로 ㅈㅣ금 출현한 형태는 그것을 지탱하고 있는 배경이 뚜렷하고 분명해야만 자신의 모습도 명확하게 ㄷㅡ러난다. 나무 그늘의 시원함이 귀중한 것은 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대낮의 길가에서이다. 휴식은 고딘 일과를 ㅁㅏ친 뒤의 편안한 긴장 이완이다. 33 향락의 한순간 속에 모든 과거가 집적되어 있다.

나는 자신의 미래를 바라본다. 모든 ㅎㅑㅇ락은 내 기획을 앞으로 투사하는 기투이다. 그것은 미래를 향해서 과거를 추월하는데, 과거란 미래의 ㅇㅣ미지가 응결된 세계에 다름아니다. 34

사라ㅁ은 죽기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이유없이, 목적 없이 존재한다. 사르트르(존재와무)도 밝혔듯이 인간 존재는 사물처럼 응고된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매 순간 자신의 존재를 존재해야 한다. 순간마다 그는 자신을 존재시키려고 ㄴㅗ력한다. 이것이 바로 기투이다. 인간 존재는 기투의 형태하에서 실존하고 있지만 그 ㄱㅣ투는 죽음을 향한 기투가 아니라 각기 개별적인 목표를 향한 기투이다. 82

헌신

타인의 존재를 확립해 주는 것은 내가 아니다. 나는 단순한 도구에 지나지 않고, 그 도구를 사용하여 타인은 자기 자신을 확립한다. 오로지 그 자신만이 ㄴㅐ가 준 선물을 넘어서 자신의 존재를 만든다. 102

우리는 자신의 선택을 받아들이고, 타인의 새로운 출발점을 우리의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 타인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희망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헌신에 대한 검토가 ㅇㅜ리에게 가르쳐 ㅈㅜ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즉 헌신한다는 ㅈㅜ장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고, 헌신이 내세우는 목적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ㅇㅜ리는 타인을 위하여 우리의 자유를 포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온전히 ㅎㅏㄴ 사람을 위하여 행동할 수도 없고, ㅇㅏ니 그 어떤 ㅅㅏ람을 위해 뭔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108

소통

나의 존재가 타인과 소통하는 것은 오직 내 존재가 관여한 대상들에 의해서이다. 그러나 결코 완전히 보상되는 것은 ㅇㅏ니라는 사실을 감수해야 한다. 평생에 걸쳐 진행되는 기획이 있고 어떤 기힉들은 한순간에 끝나기도 ㅎㅏㄴ다. 그러나 그 어떤 기획도 내 존재의 총체를 표현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그런 총체는 존재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124 우리는 행위를 ㅎㅏ고 있는 한에서만, 다시말해 분열된 존재 속에서만 타인을 위해 존재한다. 124

소통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우선 필요하지만 누구와 소통할 것인지 그리고 무엇을 소통할 것인지를 아는 일도 여전히 중요하다. 남들로부터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아무 동의나 마구 구하는 것은 그 역시 ㅎㅓ영에 불과하다 125

행위

어떤 순간도 영원성에 합류하지 못한다. 황홀과 고뇌는 다시 시간 속에 자리 잡는다. 그것들 자체가 기획이다. 모든 사유, 모든 감정이 기투이다. 그리하여 한 사람의 인생은 전진이 아니라 순환이다. 152



자유는 선택하는 자유일 뿐, 선택하지 않을 자유가 아니다. 다시 말하면 인간은 “자유롭지 않을 자유가 없다.” 동시에 “실존하지 않을 자유도 없다” 왜냐하면 자유란 실존의 원초적 존재 양식이므로. 168

사르트르나 보부아르의 글에서 그냥 “자유”라고 지칭된 대부분의 주어들은 자유라는 추상명사라기보다는 실존적 ‘인간‘ 그 자체이다. 예를 들어 본문에 “인간은 신 앞에서 자유이다”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때 “자유”는 ‘자신의 자유의지로 자유롭게 선택한 기획을 앞으로 투사하는 실존적 인간‘을 의미한다. 170

인간에게는 자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는 영역도 있다. 태어난 국가, 부모, 외모, 능력 등은 선택할 수 없는 강제적 조건이다. 이것을 사실성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인간은 자유와 사실성이 합쳐진 존재이다. 그러나 이 주어진 여건을 어떻게 뛰어넘어 어느 방향으로 가느냐 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주체인 나의 선택과 자유에 달려있다.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해 내 인생을 선택하거나 살아 줄 수 없다. 174


인간은 부단히 자기 밖에 있는 것이며 자기 밖으로 스스로를 투사하고 스스로를 잃어버림으로써 존재하게 한다. 한편 인간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더 높은 목적을 추구함으로써다. 그처럼 사람은 자기 이상의 것을 행하는 것이며 그러한 초월에 비추어서만 인간은 사물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초월의 한복판, 즉 중심에 있다. 인간은 우주, 즉 인간 주체성의 우주 이상의 다른 우주가 있을 수 없다.....인간이 참으로 인간답게 될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이 함으로써가 아니라 어떤 해방이라든가 어떤 일정한 일의 실현이라든가 그러한 목적을 자기 자신 밖에서 찾음으로써라는 것을 우리가 보여주려 하기 때문이다. 또 초월성과 인간이 자신 속에 얽매여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인간의 우주 속에 처해 있다는 의미로서 주체성과의 관계, 그것을 우리는 실존주의적 휴머니즘이라고 부른다.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에서)


볕뉘.

0. 낯설 수도 있겠다. 철학이란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되묻는 일이기도 한 것 같다. 철학을 한다는 것은 리오타르가 왜 철학을 하는가에서 말했듯이 끊임없이 반추를 거듭해 새롭게 보려고 하는 것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1. 즉자적 존재와 대자적 존재. 민중사회학 강좌, 한완상교수의 강의는 인기가 있었다. 대형강의실에 학생들로 가득차고,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혈기충천한 대학 신입생은 국정교과서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이 한마디 말로 흔들렸고, 일상에 분개했다. 즉자적 존재, 대자적 존재. 그 말이 여전히 유효하려면 어떡해야 할까. 안타깝게도 대자적 존재로서만 자신을 위치지은 것은 아닐까? 실존주의자 사르트르는 국내에 잘못 소개되었고, 아직도 그러한 듯하다. 그가 변증법적 유물론이라는 3권의 저작자이며 맑시스트라는 사실도 제대로 읽히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문학이란 무엇인가에서 뭔가 쓰려고 했다면 명확한 목표물이 있어야 한다. 권총의 탄환에 비유하는 그는 대자와 앙가주망만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란 무엇인가‘, ‘나‘란 무엇인가, ‘너‘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2. 시몬드 보부아르의 이 책 역시 그 결을 같이 한다. 한 세대이상이 지난 지금 여전히 나에게 묻는 너에게 되묻는 즉자-대자의 물음은 유효하지 않을까? 철학이 늘 유효한 것처럼....우리의 일상은 무궁무진하다.

3. 모든 사람은 혼자다 - 몽테스키외는 자신만의 서재에서 모든 연을 끊고 홀로 지냈다. 글렌굴드도 모든 것을 끊고 자신의 음악을 온몸으로 연주해내었다. 스스로를 되묻는 일은 우주를 넓히는 일이기도 하다. 아무도 홀로 서지 않으려는 우리의 암묵적 증상을 깨뜨려, 너로 가려는 몸부림이자 또 다른 확장이지 않을까

4. 총체성, 전체성 - 이란 개념은 상당히 중요하다. 전체를 조망하려는 끊임없는 사유이자, 대상의 너머를 보려는, 달의 이면을 보고자하는 변증법적 사유방식이다. 단순한 종합을 말하지 않는다. 끊임없는 긴장들...분석과 해석의 너머 다른 사유를 찾고자 하는 디딤돌 같은 것이다. 뒷 장에 몇가지 개념을 훑고 읽으면 좀더 나은 접근이 될 것 같다. 시인들이 자신의 시집에서 즐겨쓰는 단어들처럼...몇가지 개념어에 충실해보는 것도 좀더 나은 철학읽기가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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