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루 저물무렵
세상과 덤벼 한조각을 뜯어내어
얼러보고 씹어도 보고 삭여보지만
내 속에 들어가 나온 것은 웃자란 잡초풀만
잔뜩하거나 , 거름에도 쓸 수 없는 모래만 서걱거려 나온다.
2.
세상과 비벼 만들어내는 생각이란 것들이
고작 발효가 덜 되어 썩어문들어지거나
알 수 없이 덜 절여 풀냄새 풀풀나는 겉저리가 되는 것은 아닐까?
님이 품은 생각의 깊이나 삶의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워
오늘도 쓰다 남은 맘만 채곡채곡 두엄창고에 재여둔다.
3.
세상은 어김없이 뜨거운 오월을 남겨놓는다.
집요할 정도의 섬뜩함이나 이익이나 패권이란 안주를
오늘도 욕지기나는 위에 쳐넣어야만 함이 버겁다.
세상과 서걱거림, 그리고 더욱 바스라지는 일상들
그래도 비비고 삭히고 제 발효가 날 때까지 품는 것도 우리 몫
서툰 손길, 맘 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