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호흡
문태진
꽃이 피고 지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제 몸을 울려 꽃을 피워내고
피어난 꽃은 한번 더 울려
꽃잎을 떨어뜨려버리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꽃나무에게도 뻘처럼 펼쳐진 허파가 있어
썰물이 왔다가 가버리는 한 호흡
바람에 차르르 키를 한번 흔들어 보이는 한 호흡
예순 갑자를 돌아나온 아버지처럼
그 홍역 같은 삶을 한 호흡이라 부르자
1. 큰녀석과 같이 대회를 신청하다. 나름대로 부담주지 않으려 은근쓸쩍 들이민 대회인데, 부담스러워 할지, 좋아할지 궁금하다. 안해나 아이들 함께 갔으면 하는 바램이었으나, 단 둘의 외출이 되고 말다. 인근에 주차를 하고 대회장까지 걸어가니 은근히 부담스러운 듯, 지인과 인사를 하고, 물품보관소에 옷을 맡기니 제법 바람이 분다. 얇은 복장, 조금씩 움직여주고 스트레칭, 곧 출발시간이다.
2. 초반은 2k정도 내리막(마지막 제법 힘들겠군) 그 뒤론 완만하며 반환점에서 얕은 언덕, 날쌘 선남선녀들은 바람을 가르며 맹렬히 달리고 있다. 몸이 원하는대로 맞추어 달려준다. 중반 조금씩 호흡이 틔여 편안하다. 마지막 오르막 길도 부담없이 잘 달린다. 큰녀석도 첫달림을 쉬지 않고 달려 뿌듯한 느낌이 묻어난다.
3. 작은 시작이 늘 즐거움이었으면 좋겠다. 두려움이나 죄책감, 의무감으로 첫발을 디딘다면, 그 호흡은 어이될까? 몸을 즐길 수 있는 작은 시작이었으면 하는 바램, 국수와 막걸리 한잔에 담아본다. 돌아오는 내내 조잘조잘이다.
4. 10k 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