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자꽃


안개가 걷힐 듯
햇살에 도망가듯 잡혀

안개에 잠길 듯
고개마저 떨군 채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몰라
내 앞에선
흐린 바다
네 앞에선
흐린 하늘

뚝뚝 흘린 노란 빚방울

네거리
하체가 치여
두 발을 끌고
두 팔로 허둥거리는 고양이

안개의 도시
안개의 낮과 밤

안개에 잊혀가는 도시
안개에도 살아내는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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