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결과 그리고 과정, 과정으로서 결과, 결과로서 과정, 과정이자 결과, 목표없는 목표, 계획없는 계획, 모임과 사람들, 끌고갈 사람들, 끌고가는 사람들... ...일이 아니라 일을 즐기는 사람... ...'

 

요즘은 이런 생각이 잔뜩 고여있다. 그렇다고 특별히 달라지는 것 아니다. 지난 흔적들이 돌이켜보자니 경도되었다는 느낌도 든다. 또한 이렇게 지나치게 생각하는 것도 정도를 넘어서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인다.

 

요점은 과정이 충만하지 않은 것 같다는 데 있는 것 같다. 과정을 풍요롭고 충만하게 짓지 않아, 일들이 중동나거나 사람들은 마음도 주지 못하거나, 일들 사이 사람들과 유격거리는 점차 가까워지지 않는 것은 아닌가 싶다.

 

하고싶은 일들도, 보고자 하는 책들도 그러지 않는가 하는 의문말이다. 어디까지, 얼마나, 무엇을 정해둔다는 것이 갉아먹는 곁 것들의 안부를 물어보고 싶은 것이다. 눈에 보이는 곳에, 보일 곳에 무더기로 쌓아두거나, 시선을 회피한 채로 견디어 보는 것이다. 무용의 쓸모에 대해서 확인해보고 싶은 것인 것 같다.

 

지나가는 길이나 방식을 문제삼고, 그 결의 다름을 각오하고, 갈 길을 세세히 따져보자는 것이다. 예쁘거나 아름답거나, 살갑거나, 예민하거나, 서로 신경쓰거나, 또 다른 눈높이가 스며있다면 안심이다. 결과는 궁금하지 않다. 겉도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깊숙히 침잠하는 것이냐고 되묻는 것이다.

 

할 일들이 산더미라 눈길조차 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감당 못할 일, 감당못할 관계들, 감당못한 시간들이 자신을 짓누르고 있는 것은 아니랴는 것이다. 목표나 할당량에 마음상태가 휘둘리는 것이 싫다. 일들 속에 그림자처럼 드리워진것이 결과이지, 결과란 가상의 미래를 쫓아 허겁지겁 달려가는 것에 삶과 일상의 허기가 잔뜩 드리워졌다는 것을 눈치채고 싶다.

 

'이러이러해서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고속도로같은 강박의 길을 살짝 비켜나서 보자. 과연 같이 할 일인가. '이러저러해야 한다'에 발목잡히거나 저당잡힌 지금을 채찍질하고 싶다고, 그래야만 지금보다 나을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아닌가. 이러저러해야 한다는 어디서 나온 것인가. 이러저런 것이 스스로 가져가고 싶은, 일거리들인가. 그렇다면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사람의 여건들을 더 따져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일이 가야하는 바를 살피는 것이 아니라 일이 스며들지 않는 개인의 안부와 맥락을 더 궁금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볕뉘.

 

1. 나누고 분리한다. 그 결들을 세세히 따지는 것은 결국 통째로 느끼기 위해서이다. 이분법은 상황을 분리해내는데는 익숙하지만, 그 시선으로 다시 기운다고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누더기처럼 본질은 훼손되고 견강부회가 되어버린다. 단체나 모임의 목표나 비전도 좋지만, 결국 시작은 전체로 사유하고 느끼는 것이다. 끝도 그러하다. 성급히 가야할 길을 재촉하지 마라. 지금 어떻게 가고 있는지를 궁금해야 할 것이다. 애틋함도, 뿌듯함도, 일그늘에서 편히 쉬고있는 사람들이 없다면 그 일은 결국 아무 것도 아닌 것이다. 무엇인가 남았는지 몰라도 사람도 일도 끌고갈 줄 아는 결과가 아니다. 그런 결과는 버려도 된다.

 

2. 몸에 찌꺼기처럼 남아있는 강박에서 풀려나기가 쉽지 않다.  스며들거나 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감수성을 잃는다거나, 일들로 존재를 부정하거나 재단하게 된다면 그 또한 역겹다. 스스로를 넘치게 하고, 곁도 넘실거려 서로를 갈구하게 하지 않는다면, 큰 숨쉬고 쉬자.

 

3. 정치도 그러할 것이다. 내 삶만이 아니라 남의 삶에 관여하는 일이다. 보다 많은 삶들이 자유롭고 풍성해져야 한다.  정치를 누가 대신해주는 일이라고 사고하는 것만큼 심각한 일은 없다.  정치에 예민해지지 않고, 나에게서 떨어져서 따로노는 일이라고 생각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과정으로 정치는 늘 앞서야 한다. 우리 삶의 최전선이다. 단체에서도 모임에서도 그 결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더 첨예해져야 하는 것이다.

 

4. 공약수일지 공배수일지 모르지만 그 사이, 어딘가에 좀더 멋지고 맛있는 방식과 방법, 사유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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