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사는 생물. 가령 도마뱀이나 살모사들은 온몸을 숨기고 눈만 빼꼼이 드러내고 긴긴 시간을 버티면서 표적에 집중한다. 이렇게 사냥을 해서야 체내에 수분을 공급할 기회를 얻는다고 한다.  그러려면 수분이 많은 딱정벌레 등 그 먹이사슬을 가져야 한다. 그 딱정벌레같은 곤충은 드물기만한 식물에서 수분을 다 얻지 못한다.

그들에겐 간간히 부는 바람도 드물게 피는 안개도 생명줄이다. 바람에 몰려오는 부스러기같은 쇄설물들이 그 바람에 날려가는 사이. 안개가 피고 지는 사이. 그 사이를 놓칠 수 없다.

안개 속의 물기를 내 것으로 만들고 쇄설물의 양분을 내 몸으로 만든다.

바람, 안개, 먼지가 그들을 살게하는 것이다. 아무 것도 아닌 것들로 모두가 살아가는 것이다. 아무 것도 아닌 것은 없다.

 

 

볕뉘. 책짐을 나르고 일찍 잠에 들어 한밤에 깨었다. 이 사막의 생태계라는 프로그램이 잡혔다. 물론 극한으로 밀어붙여 사유를 끌어가는 것에 동의하지 않지만, 맥락이 극적이기도 하고 당연하기도 해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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