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

 

 

 조금

 늦었을 뿐인데

 

 조금

 햇살이 길게 드리웠을 뿐인데

 

 뜨락에는

 목련도 빼꼼

 산비탈엔

 신갈나무 꽃순도 수척

 길가엔

 개나리 꽃숭어리에 꽃점도 활짝

 

 무슨 세상이

 이리도

 잠 뒤척이는 새

 

 봄산으로 피었단 말이야

 

 

볕뉘. 

 

이른 아침 출근 약속을 뒤로 미루고 게으름을 피운다. 아침을 먹고 완보로 버스를 기다리고 타다가 차창가로 비치는 모습에 봄빛이 완연하다. 목련은 벌써 고개을 내밀고, 한 두녀석이다 말겠지 했는데 드문드문 여러 점이다. 지난 봄비도, 지난 햇살을 담뿍 받은 것인지 산비탈도 제법 봄기운이 파릇하고 실루엣의 끝점들을 연한 빛으로 채우고 있다. 눈여겨둔 노랑들도 하나둘 꽃색을 채우면서 늘어진다. 매화에 가린 녀석들이 보란듯이 고개를 바짝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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