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로버트 뉴턴 펙이 열두세 살이었던 유년시절의 확대경을 통해, 동심의 세계에서 어른으로 막 눈떠 가는 과정을 한 폭의 잔잔하고 투명한 수채화처럼 그린 자전적 성장소설.

도축업을 하는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마침내 주인공은 세상에 대해 눈뜨게 된다. 물상화되어 가는 현대사회와 경쟁사회 속에서 자연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점점 더 메말라 가는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자연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인생을 참됨을 일깨워 준다.
 
1.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저자의 이름과 주인공의 이름이 같다는 것을 알아내다. 극적이어서 소설이겠거니 했지만, 저자 자신의 삶을 드러내서 더욱 애틋하다.
 
2. 읽으면서 이번에도 외도를 한다. 자그마한 동네 모험과 자연과 사람의 따듯한 냄새가 섞여있어 좋다. 요즘 아이들의 성장엔 여백이 없는 것 같다. 속성재배도 그런 속성재배가 있을까? 바득바득 사람으로 넘쳐나,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겁내고 두려워하도록 교육받는다. 경험의 성장이라는 것이 아프고 낫고 덧나고 딱정이도 생겨야 되는 데, 이 속성재배엔 그런 여백의 시간도 무가치한 것이라 주입받고 자란다. 
 
3. 거리와 작은 단위에 벗어나 도시로 도시로 밀어낸 것이 우리가 자초한 위험인지도 모른다. 작아지고, 덜 일하고, 도시보단 작은 단위로 분산되지 않는 이상, 그 도시에서 성장하기 위해, 인구밀도 높은 곳에서 살리기 위해 성장하는 아이에게 도시는 더 많은 항생제를 투입하고, 더욱 사납게 기를 지도 모른다.
 
4. 자칫, 평일엔 착한 직장인, 주말에도 착한 아빠로 남기엔 우리는 너무나 많은 일에 시달리고 있다. 행여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체력이 허용하는 선을 넘어서 착한 아빠로 남길 과도하게 희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60-70년대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시선을 한번 쯤 사회에도 돌리고 중독에 시달려야 하는 우리의 자화상도 돌이켜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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