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얻을 수 있을까
얻는다면 내것인가
가까이 다가와
내 것인 것처럼
내 것인 양

얻을 수 없어
이름표를 붙이는 순간 달아나는
쥐면 쥘 수록 빠져나가

아무것도 없는 안개

얻을 수 있을까 얻을 수 있어
지샌 밤
옴켜쥐지 않으려
내 것이 아니라 네 것
우리라는 꼬리를 붙이자
바투 다가서는 내 것

다 모르지만 다 아는 거. 다 아는 것.

 

발.

 

1. 일터에서 새로운 분들과 대면식 겸 식사를 같이 했다. 서울서 오는 손님일정에 맞춰 반낮술을 시작하니 해가 저물즈음에 끝내는 회식이기도 하다.  새로운 손님이 세분, 아는 사장님들 세분인데다가 주고받고 한 분들도 있어 약간  취지가 올라왔다고 할 수 있다.  대리기사분에게 몸을 맡기고 중간에 내려 500번 버스를 탔다. 버스 이동 중에 생각이 났다. 마음은 소유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이다. 소유하려고 애쓸 수록 마음은 빠져나가거나 나의 수위가 높아져 흘러나가는 것이란 생각이 잡혔다. 마음을 애결복걸하면 안된다는 걸 말이다. 가까울수록.

 

2. 일찍 잠들었다. 라디오 취침예약을 하고....이렇게 흔적을 남기고 잠든 것인데. 글을 쓴 흔적만 남지를 않았다.

 

3. 사람들은 말한다. 사람도, 삶도 마음도 추상적이라고 한다. 빛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려면 스펙트럼을 통과하는 가시광선을 살펴볼 수 있다. 하나하나 분석해서 살필 수는 있지만 정작 빛은 잊어버린다. 사람들 마음을 어떻게 읽느냐고 하지만  사람들은 그 속은 자세하게 모르지만 마음이 있는지, 떠나버린 것인지 오고있는 것인지는 느낀다. 마음 속을 헤아리는 것보다 마음이 있고 없음은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사회적 삶이 말라버린 지금. '삶' 역시 구름같다. 따지고 따지다보면 구름 속을 헤매는 것 같다. 하지만  년백만원, 오백만원, 천만원, 오천만원, 억대의 삶은 그려진다. 사회적으로 비교되는 삶은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고 품평을 할 수 있다. 그래서 곁의 삶을 헤아리고 통증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사람도 그러하다. 사람을 남길 수 있을까. 처음도 사람이요. 끝도 사람이다.  사람을 믿는다는 것은 씨앗을 뿌리는 것이고 관계를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역시 모호하다. 사람을 어떻게 챙겨야 한다는 것인지 어떤 관계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인지 세세히 살필 수록 오리무중이다. 일틈 사이로 갈라진 마음들이 쉽게 복원되는 것도 아니다. 일로 틀어진 관계는 서운하고 소원하다. 어떻게 그 인간들과 대면하라는 것이라고 하는 후회막심한 일들이 다시 생각난다. 하지만 일들의 기복들도 그 관계들로, 그 사람들로 인해 맺어졌다. 인정하지않고 믿지 않으면서 일들이 제대로 된다는 것은 로또만큼 어려운 확율일 것이다. 믿고 인정하고 인정하고 믿고 하는 수밖에 없다. 관계의 그물을 회복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면에서 처음도 사람이고 끝도 사람이다. 사람을 보는 일에 대해 논어에서는 시,관, 찰로 나누어서 말한다. 봐야할 것, 응시해야 할 것, 느껴야할 것을 구분하고 있다. 찬찬히 들여다보는 것이 시작이다. 곁의 사람도, 삶도, 마음도.....교감의 동원, 공감의 동원이라는 말이 끌린다. 일상의 의례에 느낌을 가져가고 올 수 있는 것도 근본은 성실함일 것이다. 모임에 대한 예의이기도 할 것이다. 느낌을 주고받으려면 그 만큼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사적인 것에서 공적인 것으로 너머가는 가교. 사회적 삶에서는 만남에 자신감이 붙어야 한다. 그래야 시작할 수 있다. 어떤 것도 새롭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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