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가는 길, 봄날이다.  배는 출출하지만 귤 몇개 챙기고, 노트하나, 책하나 책보에 싼다.

대보름이 어제이건만,  만월은 어제보다 휘영청 밝다. 새털구름도 밝음에 겨워 솜털처럼 흰빛이 돈다.  걷다 달리는 내내  보름달에 정신이 팔리다.  가쓰오부시를 약간 넣고, 참기름 발라 쏘옥 넣어본다.  삼킨 달로 온몸이 벌컥거린다. 학생들은 어스름에 기숙사 철조망을 타넘고,  한편엔 손을 잡고 까르르거린다.  달은 어느새 새털구름은 용이 되어 뱃 속에 보름달을 넣고 편안하다. 그러자 언제냐는 듯  꿀꺽 삼켜버린다.



땀이 비친다. 두런두런 회의하다. 성원들은 18개월 잠복한 처자를 불러내어 참*에 편승하라 꼬득인다. 한시가 훌쩍지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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