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경제에서 멈춰야지 사회까지 밀고 들어와서는 안 된다"

 

 

 1. 논어에 이어 맹자, 대학-중용을 본다. 주희는 사서를 대학, 논어, 맹자, 중용 순으로 보라고 했다한다. 이 방법이 더 적절할 듯 싶다. 맹자는 디테일이 강하고, 대학은 도교,불교에 대응하여 만든 얽개이기에 개요가 강하다. 선입견은 자제하고 최대한 시대배경을 감안하여 통독한다. 이것저것 느끼는 것이 많다. 양묵논쟁도 그러하고 불교의 마음과 달리 유교가 마음을 다루는 것도 또한 그러하다.

 

 

 

 

2. 자본주의는 불쑥 떨어진 것이 아니다. 에릭 R.울프는 자본주의 전 대항해시대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한다.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중남미 등등 향신료, 수달, 차, 은, 주석, 노예 등등 무역의 규모와 문화접변이 얼마나 컸었는지 살펴보지 않고, 유럽의 삶의 형태를 살피지 않으면 세계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난학의 세계사도 그 흐름은 유사하다. 동인도회사 등등 동남아시아 열대 무역이 얼마나 활발했는지, 일본이 일종의 무역특구(데지마), 주인선 무역등을 통해 활발하게 교류한 사실로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한다. 일본 근대의 뿌리가 난학사시(일본 의학도입)에 정신적인 뿌리가 있으며, 중화적인 세계관과 다른 접점을 갖고 있음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란이전후 조선은 '물' 이런 변화를 눈치차릴 기회가 여러번 있었지만, 의도적으로 무시했다. 그 결과는 자못 끔직한 결과로 이어졌는데 다시 살펴봐야할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지금껏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들은 이런 통찰을 주지 않는다.

 

 

 

3. 의외로 북유럽의 사회민주주의를  종합하여 보여주는 책들이 없다한다. '시장은 하인으로서 뛰어나지만 주인으로서 형편없다.'시장은 경제에서 멈춰야지 사회까지 밀고 들어와서는 안 된다.' '무엇이 되었든 내겐 궁극적인 도착점은 중요하지 않다. 나에게는 운동이 모든 것이다.' - 이 책은 완결된 주장이나 정해진 계획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과정으로서 가져온 운동으로서 사회민주주의 귀결이 실재로 사회적 경쟁력에서도 낫다는 것이다. 각기 다른 조건이지만 주변국의 변화나 정책을 유연성있게 받아들이면서 원칙을 지켜가는 것이 그런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변화는 진행중이고 무게중심을 어떻게 낮추면서 실현할 것인가는 시대를 떠나 동일하게 주어지는 과제라는 것이다.

 

 

 

4. 오후 예매를 하고 디 오리지널, 무삭제판을 본다.

 

조국일보 논설주간 이강훈의 집필실 뒤에 액자가 걸려있다. 무괴아심, 처믕에는 없을 무자가 보이지 않아 괴아심으로 읽었다. 괴이한 나? '나를 괴롭히는 마음이 없다'이다. 이강훈은 흥분하지 않는다. 시종 차분한 톤으로 일관한다. 주지육림 자리에서 그들은 말한다. 권력욕이나 명예욕, 성욕...이런 것이 우리를 매혹하고 끊임없이 늙지 않게 만든다고 말이다. 하나만이 아니라 동시에 추구한다. 이들 사이에 믿음은 없다. 믿는 순간 다치거나 죽거나 벼랑끝으로 떨어진다.

 

줄도 빽도 없는 우검사는 헌책을 파는 아버지가 나온다. 클로즈 업되는 사이 책꽂이에 있는 책들의 제목을 본다.....'(      )와 믿음사이'(자주 잊어버린다. 꿈 속에서 중요한 단어나, 약속을 지워버려 기억하지 못하듯..정작 기억해야하는 것은 강박처럼 잊는다.)...저편은 믿는 순간에 모두 나락으로 떨어지지만 이편이라는 것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거꾸로 믿지 않는 순간,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오해와 불신이 독이다......

 

극중인물들은 끊임없이 성공을 추구한다. 아니 성공을 쫓아간다는 편이 맞겠다. 한 순간도 뒤를 돌아보지 않고 더 많은 것을 쫓는다. 믿음과 운동사이 무엇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성공이란 것은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오는 것인줄도 모른다. 뒤에 남는 꽃들인지도 모른다. 거꾸로 철썩같은 믿음에서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드리우지도 못할지도...

 

 5. 영화가 시작하기 전 서점에 잠시 들렀다. 일본여행에 맞춰 부담없는 작은 책을 고르고 싶었다. 하이쿠 선집을 고르다. 그리고 수사학책이 있어 곁들였다. 하이쿠는 몇권 더 고르고 싶다. 어떤 책이 좋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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