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직선위에 떨다>, 이영광, 창비, 2003


1998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수상한지 5년 만에 발표하는 시인의 첫 시집. 폐허에 대한 슬픔이 짙게 배어 내면의 우물을 만드는 시들이 수록되었다.

때로는 살기 바빠 안경을 집에 벗어놓고 출근하고('봄날'), 때로는 동해의 바닷물 같은 여자를 기억하거나('동해'), 지방 사립대학 휴게실에서 첫눈을 보고('첫눈'), 옥상으로 올라가는 하숙집 아줌마의 일과를 가만히 듣는다('평일'). '땅바닥에 코를 박고 사는 우리들'의 소중한 의미를 오롯이 짚어내어 인상적인 시집이다(책소개 가운데)
2. <타인에게 말걸기>, 은희경,문학동네,1996

 해설 가운데 (나르시시즘과 사랑의 탈낭만화, 황종연)

2.1 현대 생활의 두드러진 현상으로서 나르시시즘은 관료주의, 소비숭배, 대중매체, 전통의 단절, 역사의 종말 등을 경험하면서 개인들이 불가피하게 체득한 자기보존 방식에 해당한다. 삶의 모든 영역에서 끊임없는 변화와 쇄신을 야기하는 모더니티의 경험은 개인들로 하여금 자아를 공허한 것으로 느끼게 하고 사적, 공적 관계들을 우발적인 것으로 여기게 하며, 그만큼 사사로운 친화나 공동의 현실에 대한 참여 모두를 어렵게 한다. 그런 점에서 현실적으로 나르시시즘은 현대에서 살아남으려면 모면하기 힘든 자아 왜곡이며, 현대 생활의 긴장과 불안에 대처하는 최상의 길로 보이기도 한다. 래쉬의 수사를 빌리면 나르시시즘은 이제 '인간 조건의 은유"인 셈이다.

 2.2  소설 속에 나타난 모든 불화의원인 중에서 유독 인간의 차이가 중요하게 강조되고 있는 데서 우리가 보게 되는 것은 자아-타자의 소통의 가능성에 대한 깊은 회의이다.

2.3  소설 속의 인물의 불행을 통해서 우리는 인간 관계의 냉혹한 현실에 접하게 된다. 그것은  현대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 근본적으로 타인에게 무심한 단자적 개인들 간의 형식적인 혹은 기만적인 관계임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타인에게 말걸기>가 비록 사랑에 대한 완전한 절망을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라도, 사라들 사이의 진실하고 친밀한 소통이 이제는 사라진 행복임을 직시하도록 그것은 요구한다.

2.4 그녀는 사람 사이의 끈끈한 유대가 사랑과 결혼이라는 가장 친밀하고 사사로운 영역에서조차 사라졌음을 지적한다.


3. "한국 민주주의의 변형과 헤게모니", 최장집, 2006. 1(한국사회 위기 진단과 희망찾기)

이 발표에서 저자는 황우석 사태란 민주주의의 퇴행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지적한다.  결과-성장중심주의를 통해 박정희신화와 민족/애국주의 민주화세대의 우스꽝스런 결합임을 보여준다.  80-90년을 통해 운동의 폭발적 분출과 빠른 소멸은 한국사회의 변화과정에 운동이 갖는 성격과 민주주의 문제를 다시 성찰할 필요를 느끼게 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가치와 대의가 아닌 특정의 리더를 추수하는 운동과, 이겨야 한다는 강박증은 한국민 심성 깊숙히 내면화되어, 전체주의적 속성을 강화하는 경향을 부추기고, 비판과 경쟁적 대안의 조직화를 어렵게 하고, 가치의 다원주의화가 가로막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여전히 정치에 대한 도덕주의적 이해와 성급함에 연원한 청산주의적 심리가 여전히 문제를 재생산하고 있다 한다.

보수파들은 오늘의 실패를 지난날 박정희신화를 다시 불러들이는 것을 통하여 대체하려하고, 개혁파들은 오늘의 민주정부와 민주주의에 대한 실앙을 지난날의 운동의 신화를 통하여 극복하고자 한다. 진지전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기동전을 복원하려한다.

사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다시 시작하고 강화하는 방법으로 돌아가는 것을 통해서가 아니라, 정치의 기술을 습득하고 실천하는 일의 중요성을 말한다.  민주주의라는 민중참여의 정치적 실천은 민중들 스스로가 일상적 정치과정 내부에서 이를 실천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을 자극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위에서 그 힘들을 조직하여 새로운 힘을 창출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제 권력의 작동과 민주주의 제도와 작동원리를 학습하고 실천하는 노력이 개인적으로 또 집합적으로 요구된다.

민주주의는 개인생황의 삶의 조건과 공적 과업을 일상성속에서 결합하는 것을 통하여 실현되어야 하고, 그러한 태도와 실천을 지향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현재 정치권과 운동권, 그리고 한국사회 전반에 걸쳐 확산되어 있는 허무주의는 우리 사회의 병리적 정신상황의 단면을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원인들은 여러 연원을 갖겠지만, 운동에 의한 민주화와 그것이 가져온 실망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사회심리적 현상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중간중간 옮겨 붙임)

뱀발.  민주주의는 갈등의 표출과 정당을 매개로한 권력 창출을 핵심요소로 하며, 이과정에서 민중적 참여와 확대와 민중적 요구의 확대를 통해 기존의 제도에 대해 끊임없이 개혁을 압박하면서 민중권력을 창출하는 과정을 체제의 중심으로 포함하는 것이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민중적 요소의 투입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상당정도으 갈등과 부패, 무질서와 소란스러움에 대해, "민주주의 비용"이라고 말했던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안된다.(옮겨 붙임)

*** 최교수는 논문 내내 복고와 도덕이 아니라 풍부한 현실을 통해 더울 예리해지길 바라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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