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숨쉬는 지식이란 무엇일까?

지난 해 30대 중반을 들어선 후배의 고백, 고3때 이후로 공부를 제대로 해 본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공부다운 공부를 하고 싶다고... ... 16년 내내 진을 다 뺏으니 그럴만하다 넘겨버리고 싶었다. 그리고 어느 즐겨찾기 리스트에서 시를 그렇게 공부했지만, 자신의 언어, 자신의 감성을 풍부하게 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5-6년이 훌쩍 지나서야 자신을 위한 책읽기가 시작된다고 한다.

혼자 생각해본다. 그토록 진력나던 책과 가까이 하게 된 것은, 아마 고등학교때 독서를 좋아하지 않은 이유도 있는 것 같다. 대학중 동아리 독서모임에서도 책을 다 읽고 나가기 힘들었다. 중간중간 그렇게 멋만 부리고 있다. 이제 조금 친해졌다고 느끼는데, 삶의 일부가 되고 있다고 느끼는데, 후회가 불연듯 든다.

그렇게 열심으로 공부했던 자연과학지식은 아주 맹탕이 되어 버렸다. 박제화된 지식,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더 쭈그러드는 그런 지식이 되어 버리고 있다. 삶에 일에 무슨 도움이 되겠어! 라는 한마디로 유용 지식론자였던 자신이 이제 허우적 거리고 있다.

그리고 소일거리로 했던 독서를 이제 그러지 말아야지. 콩나물에 콩은 물을 주고 보면 아무런 변화도 없다. 한번, 두번, 세번,.... 늘 나의 독서는 물 2-3번 주기에 그친 것 같다. 살아숨쉬지 않는 지식, 유용한 것과 무용한 것이 단절이 된 지식. 나의 얕은 지식을 헤짚고 들어오면 감밖에 줄 것이 없다.

모처럼 독서에 대한 흔적을 남겨본다. 새로운 다짐이자. 시작이다.(초고 0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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