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한 점

잎이 시든다
처진 잎이
하나 둘
늘어가더니

가지에서
제몸을 떨군다

맘이 시든다
멍든 마음이
여기
저기
번져버리더니

님에게로

잎이 떨어진다

몸이 운다
멍든 마음에
목축인
잔술이 쌓이고
바람한점 맺혀
몸병이 들다

어느 날
흐린 바람이
다녀가고


어느 낮
안개 실은
녀석이 오고

어젠
시큰거린
가을 바람이
온 마음을 훑더니

잎은 남고
마음은
수액을 받고
몸은
햇살을 따라 핀다


발. 고무나무가 시들하여 이유를 탐할 수 없다.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도통 알 수없다. 커버려 공간이 작아진 건지. 물이 말라버린 건지. 곁의 녀석들은 무장무장한데 이 녀석도 이별을 고해야하는 건지 우울하다. 진단을 믿기로 한다. 바람 한 수저씩 몇몇날을 떠먹였다. 어느 날 문득 곧추선 잎에 생기가 돈다. 몸에 바람과 바램이 고인 술병도 지나가는 바람 한점이다. 독이자 꿀. 고단하고 결핍된 세상 천지지만 단풍 한 잎이 떨어지며 긋는 바람 한 점들도 요긴했으면 싶다. 시든ㄹ 마음 서로 어루만지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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