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은 시름시름 앓다가도
동이 트면 훌훌 털어버린다.
후회란 원래 그런 졸속이다.
괜히 피었다 싶다가도
피기 전에 돌아가려 하다가도
어느 순간,
언제 그랬냐 싶게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잊어버릴 수 있는 것이다.
나팔꽃은
뻥 뚫린 목구멍으로
자기 몫인 햇살을 받아 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