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집에 와 있다. 어쩌면 일의 량과 압박, 광적인 속도지향만큼 오는 손님이나 머무르는 시간은 반비례하여 소멸할 것이다. 점점 고인을 슬퍼하거나 위안을 하거나, 위로하거나 동료애를 나누는 시간이 아니라 이미 익숙해진대로 형식적인 격식으로 의미를 간직한 채... ...
요즘들어 전문적인 지식의 축적이나 공유(무기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자본의 획득을 전제로한 취득이 아닌 이상)에 좋은 느낌을 갖게 되지만, (나를 비롯해) 도구적 측면에 경도되지는 않는 것인지 되돌아보게 된다. 되돌아보게 되는 지식이 자신의 몸을 발끝부터 조사하여 몸에 인이 베이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도구적인 관점, 일단 유사시에 써먹는다는 욕망에 집중하여 (내면을 훑기보다는 자신을 돋보이려는 욕망) 과도함으로 지식이 한낱 연장으로밖에 기능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장갑이나 모자, 신발, 복식처럼 자신을 보호, 기본적인 표현이라기 보다, 예리한 칼날, 상대를 제압하기 위한 무기로서, 또는 몸에 붙지 않는 어설픈 군화로서, 상대를 기죽이기 위한 과도한 장식으로서... ... 결국 제살까지 깍아먹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