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삶의 핵심 기제가 무엇인가? 콜린스는 상호작용 의례의 기제라고 한다. 그 이론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간은 정서적 에너지 추구자 이며, 정서적 에너지는 개인의 구체적인 일상 삶의 현장, 즉 미시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 의례에서 생산된다. 둘째, 성공한 의례는 집단 소속의 상징을 창조하며 개인에게 정서적 에너지를 생성시키거나 높여주지만, 실패한 의례는 정서적 에너지를 고갈시킨다. 의례에서 창조된 상징은 후속 의례, 개인들의 연결망에서 순환되며 집단의 통합과 유대를 산출한다. 상징은 홀로 있을 때 개인의 내면에서도 재순환되며 집단 소속감과 정서적 에너지를 유지시킨다. 셋째, 개인은 자신이 지닌 문화적 자본에 비해 정서적 에너지 보상이 가장 큰 상호작용에 이끌리며 한 상황에서 다른 상황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사회적 삶은 무수히 많은 상호작용 의례들의 사슬 로 구성된다. 5-6

 

일반 이론의 수준에서는 공통분모 없이 각기 구별된 영역의 동기로써 인간 행위를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구체적인 상황에서 무엇을 선택하는지 그 방법을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론적 해결책은 고강도 상호작용 의례 시장과 물질적 재화 시장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통합된 시장으로 개념화하는 방법이다. 궁극적 동기를 물질 추구에 있다고 보면 거기서 사회적 동기를 도출할 수 없다. 그러나 사회적 동기에서 시작하면 두 영역을 통합할 수 있다. 22

 

상호작용 의례는 보통 신경체계가 리듬을 맞추고 상대의 반응에 대한 상호 기대가 조율될 정도로, 그리고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한 사람의 신체적인 생리작용이 다른 이의 몸을 관통해 되돌아오는 상호반응의 순환 고리가 형성될 만큼 충분히 밀착된 상태에서 이루어진다. 적어도 그 순간은 사회적 상호작용이 생리적 반응을 자극한다. 이는 술, 담배, 마약, 카페인 따위를 섭취하지 않아도 일어나는 인간 상호작용의 기초이다. 상호작용의 의례에 기호 식품의 섭취가 곁들이면 생리적 효과는 사회적인 효과와 뒤섞이며 사회적인 형태를 띤다. 나는 여기서 단지 정신적 과정과 정서뿐만 아니라 우리 몸이 섭취하는 물질이 무엇이건 그 체험 효과는 같다고 주장하는 강력한 사회적 구성주의 입장에 선다....대중적인 음식물은 대개 사회적 맥락에 따라 효과가 다양하게 나타나며, 효과는 사회적 용법으로 결정된다. 26-27

 

볕뉘.

 

1. 나, 너 너가 있는 것인지. 관계들은 늘 소진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말라버리는 것은 아닐까. 막다른 길 우연히 펼친 서문이 반갑다. 옮긴이의 상호작용 의례 interaction ritual  , 상징, 정서적 에너지란 말들의 사슬이 날렵하고 상쾌하다. '사람들은 자신의 문화적 자본보다 정서적 에너지 보상이 큰 쪽으로 상호작용하며 움직인다'는 말이 여운이 많이 남는다. 우리들의 관계라는 것은 기껏 리츄얼도 드물뿐더러, 정서적 에너지를 유도하지도 보상도 되지 않고 갉아먹는데 너무 익숙하다. 비판이라는 명목으로 비난이 난무하며, 챙겨준다하며 끼리끼리의 리츄얼만 있고, 좀더 다른 열린 리츄얼은 부재하다. 정서적 에너지는 흐를리 만무하며 그 소진의 그늘에 말라버리고 만다. 진보?라고 하는 사람들은 그룹에 갇혀있다. 사회적 삶을 확장하고 열어가는 것이 아니라 수성하지도 못하고 아성을 쌓지도 못한다.

 

2. 저자는 상호작용 의례와 물질적 시장을 통합한다. '개인은 이기적인 존재다. 물질적 가치를 추구한다'라는 추상이론과 환원이론에 빠지지 않는다. 사회적 시장이라는 생생한 그물에 넣어버리는 것 같다. 거시와 미시를 구분해서 나누지 않는다. 느낄 수 있는대로 놓아두지만 잣대로 다시 들여다 볼 수 있을 것 같다. 개인과 사회라는 이분법에 말려들지 않는다.

 

3. 구체적인 사례로 들어가야 할 것 같다. 느낌이 좋다. 옮긴이는 친철하게도 두꺼우니 전부 보기 부담스러우면 제2부 이론의 적용부터 보라고 권면한다. 성 상호작용의 이론, 상황적 계층화, 흡연 의례와 반의례, 사회적 산물인 개인주의와 내면 지향성을 말한다.

 

4. 이론의 정합을 따질 여유가 없다. 늘 분석이란 그림자처럼 뒤에 따라 오는 것이기도 하고, 갈증에 목말라있기도 한 연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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