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시각의 변화'야 ㅡ 미술이든 예술이든ᆞᆞ차고 넘쳐서 흘러나오는 흔적이 그림이 되고 노래가 된거지..."

 

 

쫓아가거나 따라가면 채울 수 없다. 코스프레는 흘러넘칠 수 없다. 문득 멈추어서 보니, 채운 줄 알았는데 비우고 있었다. ' (   )를 넘치게 하라'

 

 

달라져야 다른 시각도 보인다. .ᆞᆞᆞ 화두처럼 연두빛 생잎처럼 몸을 비빈다

 

 

 

'아침이슬' 김민기 "세월호, 나는 그 죽음을 묘사할 자격이 없다"

 

 

볕뉘.  

 

1. 느낌을 갖는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느낌은 때로는 치명적이 되기도 하고, 삶의 방향을 엉뚱하게 이끄는 것이기도 하다. 어쩌면 화인이 되어 전혀 다른 길로 접어들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기도 할 것 같다. 바닥의 삶은 추상으로 건져올려지지 않는다. 삶의 트랙과 속도, 박자가 다르므로 접점의 기회는 많지 않다. 기회는 있다고 하더라도 형상화되지 않는다. 느낌이 공유되지 않으므로, 공유될 수 없으므로. 지인의 밑줄이 잠깐씩 반짝인다. 살펴보았다. 물방울화가, 하나에 천착하는 화가들도 있는데, 선생님은 왜 그렇게 작품을 챙기지 않냐는 질문에 벗어놓은 내복같다는 말을 한다. 부끄럽다고...새로워지지 않으면 안된다고 한다. 시각의 변화는 주문이 아닐 것이다. 다른 일상과 다른 삶들을 살아내지 않으면 맛볼 수 없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맛본 체화된 느낌들이 새로운 시각들을 이끌어나가는 것은 아닐까. 몸에 각인된 시선들이 추상을 구체화시키는 것은 아닌가.

 

2. 오목한 그릇, 나는 그 그릇을 채우려 너에 기대려 한 것은 아닌가. 기대서야 채워지는 것이라고 한 건 아닐까. 작년말부터 들어앉은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나를 제대로 채운 적은 있는가. 차서 넘쳐야 너에게 흘러가는 것이라고..그런데 정작 채웠다고 여겼지만 나를 비우면서 너를 채우려한 것은 아니었을까. 빈 시간들, 빈 마음들을 모임에 네게 채우려 안달했던 건 아닐까. 이론을 쫓고, 지식을 쫓고, 앎에 천착하려하고 너무 많이 주어서 너덜너덜한 것이 우리의 몰골은 아니었을까. 나, 나-너를 채우는 것이 일상이어야 할텐데. 소진하는데 일상을 허비하여 이제 줄 것이라고는 빈그릇만 있는 건 아닐까. '시각의 변화'...사람들은 달라지지 않는데, 유행만 바꿔 달라졌다고 하는데.. ... 섹시하다고 하는데 뭐가...앎도 사는 것도 서열이 있다고 나는 뭔가 다르다고 하는 선민의식에 쪄들어있는데...똑같은 사람을 만나고 위로받고, 또 똑같은 사람만 찾아다니고, 또 똑같은 앎만 찾으려 하는데... ...

 

3. 아름다울 수 있을까. 처절함이 안개처럼 배회하는데 아름답지 않으면 뭔가 잘못된 것이다라는 말이 조응할 수 있을까...과정에 방점을 찍거나 천착하거나, 조금 다른 모습을 지양하거나 하다보면 서걱거리는 불편이 순치되는 것은 아닐까. 아름다워지는 것은 노력이 필요한 것이라고, 달라지는 피와 땀의 결실이라고...한 일의 매듭 뒤에 미적 감수성으로 평가해보면 알 수 있다고...뭔가 꺼림칙하면 뭔가 잘못되고 있는 것이라 눈치채야 한다고...당신이 밟고 있는 과정은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추상과 구체가 만나는 지점은 왜 그걸 몰랐을까. 맞다 맞어, 정말 예술이네..그 지점일지 모른다. 정말 아름다움이 유통될 수 있을까. 바닥의 삶은 우쭐한 지식의 그늘을 관통해서 형상화될 수 있을까.

 

4. 공연한 생각이 꼬리를 무는 아침이다. 햇살이 곱다. 산중턱의 연두 화폭이 그립다. "바람과 나"  서투른 기타반주에 노래를 부르고 싶어졌다. 무척 - -

 

4.1

끝 끝없는 바람
저 험한 산 위로
나뭇잎 사이 불어가는
아 자유의 바람
저 언덕 위로
물결같이 춤추는 님
무명 무실 무감한 님
나도 님과 같은 인생을
지녀볼래 지녀볼래

4.2

물결 건너 편에
황혼에 젖은
산끝보다도 아름다운
아 나의 님 바람
뭇느낌 없이
진행하는 시간 따라
하늘 위로 구름 따라
무목(無目) 여행하는 그대의
인생은 나 인생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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