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 ㅡ 이응로의 이사란 그림은 아니더라도 명이 다해가는 뭉게구름차에 바리바리 챙겨 와 닦고 넣고, 부족한 살림을 채우러 봐둔 시장엘 간다. 요리팬 둘,집게, 휴지통, 빗자루와 쓰레받이, 무늬고운 찬그릇 둘, 세탁세제, 그리고 막걸리 주전자와 잔 여섯을 사만원에 퉁! 밥을 하고 국을 끓이고 팬에 부치고, 양은주전자에 막걸리를 채우고 세탁기를 돌리고 방을 치우며 세간을 점검했다.

 

 

이상이 없다.

 

덤으로 온 꽃잎 두장, 곧 다가올 책장을 기다리는 책들, 마음이 서성이는 빈 술잔 다섯 + 알파, 그리고 여섯해 같이있던 평란이 오고, 봄꽃과 초록을 채우고, 바다와 휴식, 그리고 벗이 그리운 이들 마음도 오고가게 하면

...

 

시골 인심 사납지 않게 세간살이는 준비가 된 듯 ᆞᆞᆞ

 

 

뱀발. 

 

1. 이러고 난지 하루가 되지 않아, 밥솥의 패킹을 태워 먹었다. 호들갑에 대한 응분의 댓가라고나 할까 ㅜㅜ. 하지만 어제 끓인 단배추국은 지금도 감칠 맛이 배인다. ㅎㅎ. 조금 일찍 일어나고, 조금 늦은 저녁이라도 배고픔을 참고 요리를 해본다. 1인분, 아니 2인분까지의 경계를 모르겠다. 근처마트에서 조금씩 사지만 여지없이 사먹는 것보다 돈이 더 들게 마련이고, 자칫 구입한 재료는 처지곤란일 경우가 많기 마련이니 말이다. 가급적 적게 구입하려고 해도 마땅하지 않다. 애호박과 팽이버섯, 그만 단배추 한단에 곶혀 국을 끓이고 겉절이까지는 했는데 오늘 저녁, 그리고 남은 찬거리가 걱정이다.

 

2. 패킹도 사야하고 2인분으로 타협할 것인지, 아니면 1인분의 경계를 밀고 갈 것인지, 그보다 중요한 간단한 조리의 재현성에 노력할 것인지...사소하고 소소한 것들을 몸에 좀더 붙여야겠다.

 

3. 근처 작은 시장 생각나는 밥집의 한상을 차려볼날은 언제일까. 캠핑하는 기분으로 당분간 살기로 했다. 요리근력이 붙을 때까지 매식보다 돈이 더 드는 한이 있더라도... 소홀하게 한끼를 대하고 싶지는 않은 바램이다.  부지런히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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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4 12: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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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4 15: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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