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아니 잠을 설친 밤의 끝, 아침녘 눈이 떠지자마자 고운 색에 손길이 간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걷는다. 졸졸 흐르는 냇물처럼 마음을 달랜다. 겨울바다가 아니라 제법 봄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날인 듯 싶다.  몸은 고요나 적막보다는 약간의 웅성거림이 필요한 것 같다. 약간 시큰하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날씨다.

 

 

백사장이 무척이나 곱다. 발에 모래가 하나도 묻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고 푹신한 느낌이다. 백사장을 걷는 이들이 제법이다. 발맛도 한 몫하지 않을까 싶다. 가까이엔 바다내음도 날린다.

 

 

사물은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혹은 멀리있다.  현실도 그러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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