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들은 담을 넘을 궁리를 하다가 이때가 기회다 싶어 우르르 몰려오는 듯싶다. 몸이란 녀석은 제 싫어하는 것을 어떻게 눈치를 채는 것인지 감당할 일들에 앞서 끙끙 앓아데니 말이다. 때마침 먹구름이 끼고 눈발이 잔뜩 흩날린다. 겨울은 이렇게 몰려온다. 미리 몸을 내어주고 준비를 시켰으면 덜 하련만, 꽁꽁 감싸고 안은 몸은 달라지지 않은 채로 낯설어 한다.  실선인 몸의 빈곤이다. '어떻게'와 '만일'을 늘 열어둔다면 상심은 그리 크지 않고 몸도 상하지 않을텐데. 몸도 가라앉아 어쩌지 못하고 있다. 마음도 몸도 검은구름이 잔뜩이다. 어쩌면 그렇게 앓는 사이 이미 다른 길을 걷고 있는지도. 마음만 저기에 머물러있는지도 .

 

 

볕뉘. 들뜬 모습으로 새생각을 내려 안달하는 모습들.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충만한 세미나 자리들. 귀쫑긋 하나라도 더 담아두려하던 뒤풀이들. 시집 한권에 시 한편을 골라 왁자지껄한 장소의 시 낭독들. 강연자의 마음을 더 읽으려고 책의 숨결을 살피는 일들. 그리고 둥근 달들. 또는 온기들. 봄 바람에 꽃들. 한 여름 밤 시원한 이야기들. 문득 잊어버린 풍경들과 그 속을 거닐지 못하는 몸결들이 안스럽다. 책 속으로 난 몇 갈래의 길들도 궁금하다. 바다라도 보고 올 일이다. 포말이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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