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의 주검, 그리고 연무 같은 환생의 가능성

 

 

 

1.

 

노동은 없다 - 경제, 노동 현실 수치를 생동감있게 표현해내지 못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현실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통계 데이터를 분석하는 감각을 맡긴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 자본의 흐름과 씀씀이를 헤아리거나 건드리거나 또 다른 경로를 만들 틈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자세해야 한다. 한국의 현실이 이론상, 추상으로 드러나는 이론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명민해야 한다. 논문에서 구하기도 하며, 눈여겨볼 수 있는 현실의 지표를 찾아두기도 하며 흐름을 읽으려 애써야 할 것이다. 그림을 갖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이 아니다.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연계하여 이어나갈 수 있다면 유효한 의미를 갖지 않을까 한다.  - 4천원인생은 조망하나 나와 끈을 놓치게 만든다. 현실의 측은감을 불러오지만 지금을 한발 나아가게 하는 무엇인가가 없다. 현실에서 멈춘다. 그 장벽을 넘게 하는 밧줄이나 지형구조물에 대한 최소한의 조망이 있어야 한다. 벽너머의 현실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

 

청춘은 없다 -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얼마나 현실을 외면하게 만들었는지, 닥치고 정치 역시 얼마나 손발을 움직이지 못하게 무력화시키는지에 대해 체감해야 한다. 현실을 직시하거나 대면하게 하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쉽게 현실을 잊게 만드는 것인지도 느껴야 한다. 위로와 정치의 각성이 중요한 것 아니냐고 되물을 수 있지만, 위로와 정치의 각성이 움직이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보아야 한다. 위무, 힐링과 '선거잘해라' 외에 일상에서 무엇을 가져오는가? 토론하게 하는지 아프게 해서 제도의 벽을 같이 흔들게 하는 것인지? 아무도 현실의 지반에서 흔들리는 것이 없다. 그저 토닥거린 마음으로 머리만의 각성으로 똑같은 걸음걸이로 움직이는 것밖에 없다. - 20대와 다가올 20대에게 노동은 없다. 일자리가 없다. 누가 감히 희망을 얘기할 수 있는가. 없으니 없다라고 해라. 나머지는 기를 쓰고 고생해도 안되니 살아갈 궁리를 하라고 해라. 입에 풀칠할 수 있는 방법, 경제가 나아져도 수가 없다라고 해라. 솔직함이 현실을 그대로 제대로 볼 수 있게하는 것이라고 해라. 어디든 틈새가 있다면 끼고 살아야 한다고 해라. 삼포세대다. 나라가 해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라고 해라. 해줄 것이 없으니 서로서로 기대며 먹고 살 궁리를 하라라고 말해라.

 

 

 

3.

 

정치는 없다 - 선거에 앞서서는 어떤 공약이든지 긁어모으고 실현할 수 있다고 외친다. 하지만 이것저것 걸려 할 수 있는 것도 많지 않고, 약속했던 맹세도 부질없게 만든다. 파격을 하려는 시도는 꿈꾸지조차 못한다. 예산이라는 것도 관행대로 써야할 뿐, 그대로의 권력지형과 돈의 재분배를 감안하여 이루어진다. 짜투리나 여기저기 조금 더, 쓰이고 눈치밥에 조금 더 챙겨주는 수준이다. 시민이 요구하는 것은 전지구적이다. 정치인이 할 수 있는 것은 그 마을을 벗어날 수 없다. 돈의 회계에 머무르는 한, 경제성장에 잡히는 교환만 생각하는 한, 다른 거래와 행동은 무용이다. 사회문화적 자본은 돈이 되는 것이 아니기에 그저 밋밋한 지원에 그칠 수밖에 없다. 파격을 원한다면 정치이상이 필요하고, 정치밖의 준비가 요구된다.

 

 

 

4.

 

괄호는 있다 - 주변에 밀릴 수밖에 없는 것들. 밀려나는 가장자리에는 기대거나 기댈 수밖에 없는 옆이 있다. 그렇게 무리지어 있는 유적인간이 있다. 아둥바둥을 벗어난 텅빈 기호로서 삶이 있다. 그 삶은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것을 명한다. 혼자 삶을 헤쳐가야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기댈 수 있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삶들도 있다. 다른 길에는 헤쳐가는 삶이 강요하는 재산의 늪이 아니라 지금을 버텨낼 삶의 윤활유가 있다. 더 더 더를 요구하는 자본의 성이 아니라 번지고 나누는 삶의 다른 길과 노잣돈이 있다. 한푼의 세수도 주지않을 삶공간이 있다. 정치의 밖이자 노동의 밖이자 청춘의 밖이다. 삶을 쥐어짜지 않는 곳이 있다. 삶을 기댈 곳이 있다. 자욱한 어둠, 짙어지는 터널의 가장자리의 빛은 더 밝다. 삶을 걸지 않아도 삶은 풍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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