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부르디외와 한국사회-이론과 현실의 비교정치학>,홍성민,살림

 

 

 

 

저자는 부르디외 사상을 설명하는 일이 너무도 어려웠다고 하는데, 이는 저자의 몫외에 한국학계의 고질적인 풍조가 더욱 문제인 것 같다고 한다. 이런 고질병을 고발하려는 목적이 이 책을 집필하게된 연유이기도 하다고 한다. 그의 한국학계의 고질적 병폐에 대해 들어보자

" 인접 학문에 대한 경계의식이나 자리싸움 탓으로 사회과학자들이 양성되는 과정에서 인문학적 훈련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고 있는 처지여서, 우리 학계는 부르디외와 같은 무게 있는 학자의 영향력을 총체적으로 수용하고 음미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사회학자는 계급론에, 문학비평에서는 그의 작가론에 집중하여 부르디외를 이해하고 있을 뿐, 그의 이론이나 실증연구 안에 담긴 철학적 사유나 역사의식에 대해서는 대단히 무지한 형편이다. 다른 한편으로, 전통적인 것을 고집하는 보수주의 철학계에서는 부르디외의 사유체계를 철학연구의 대상으로 인정하는 데 인색하고, 문화연구 분야에서는 잽싸게 그의 이론을 이용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만을 물어본다. 그리고 정작 정치학에서는 그를 정치이론가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강하니, 나로서는 어리둥절할 뿐이다."

학계는 학문으로서만 접근하는 것은 아닐까? 제 분야에 도움되는 꺼리로만, 통합적인 것이나 새로운 것에 지극히 인색한 학계는 너무나 보수적이다. 중학교, 고등학교를 뭐라고 할 것 없이,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면 대학이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비단 소장학자들의 목소리로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지만, 부르디외까지 그런한 줄은 이번에서야 ... 대학시절 학과과목에 관심이 많은 편이 아니었지만 철지난 목록으로 학점을 이수하라고 한 것에 반발한 적도 있었고, 새로운 분야, 인기있는 과목으로 우르르 몰려가던 친구들을 경험한 적이 있어 안타깝기도 하다.

나에게 특별히 부르디외가 필요한 것도 아닐텐데. 왜 이리 관심을 가지는 것인지? 짧은 책을 읽으며 그나마 우리 현실과 부르디외 이론을 비교하려는 흔적이 있어 좋았다. 그리고 부르디외가 짐지고 있는 베버의 종교사회학, 메를로 퐁티, 알튀세르, 하버마스와 비교에 대해 간결하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좀더 나았다.  맞는 해석인지 모르겠지만  프로이트가 자아의 인식에 무의식의 잣대를 들이대어 더욱 풍부하게 개인을 알 수 있게 된 것처럼, 부르디외는 사회속의 계급속의 개인의 사회?무의식에 대해 더욱 명확하게 밝혀내었다고 생각한다. 문제점이 무엇인지 따라갈 수 있는 형편도 아니지만, 상징적 자본, 문화적 자본, 자기가 처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하는 현실을 그나마 예전보다 더 낫게 이해할 수 있게하는데 고마울 따름이다.

저자의 고민처럼, 학문 영역으로 나름대로 이해하는 것을 바탕으로 우리 현실이 분석이나마 되었으면 좋겠다.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일터에서 일하는 생활인으로서도 보기에 안타까운 현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