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이진홍,살림

무엇 때문에 떠나는가
어떻게 여행할 것인가
여행에 대한 몇 가지 단상

 

" 일반적으로 여행을 공간상의 이동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그것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여행이란 공간적,시간적 그리고 사회 계층적 층위에서 이루어지는 이동인 것이다. 우리가 여행에서 느기는 인상이라는 ㄱ서은 이 세축과 관련 속에서 의미만 갖는 것이다. 여행은 비단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한다는 것뿐만이 아니라 우리들 각자의 위상을 각인하고 끌어내리기도 한다. 단지 시간과 공간상의 이동을 의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사회적 위상을 격화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새로운 장소에서 느끼는 색채와 향기는 여행으로 인해서 우리가 잠깐만 맛보도록 허용된 새로운 위상과 분리될 수가 없는 것이다." <슬픈 열대>, 레비스트로스에서

지난 주 가족들과 남해안 일부를 다녀왔다. 남들 유명하다는 곳은 찾고 싶지도 않고, 북적거리는 것을 싫어하지만 막내부부의 추진으로 따르기로 했다. 비용도 만만치 않고 주저스럽기도 하였지만, 피난하러가듯, 전쟁하러가듯 출발하였다, 첫날-둘째날은 그런대로 한가하고 외딴 색채로 즐겼다., 하지만 세쨋날 4시간 코스 섬구경과  외도코스엔 질려버리지 않을 수 없었다.

여행이 정복과 전쟁에서 출발해서 일까? 여전히 여행의 의미는 남들이 가지 않은 곳, 혹은 유명관광지를 다녀왔다는 안도감, 자부심, 그런 소유쯤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코드가 너무도 잘 맞아떨어져 별반 새로울 것이 없는 외도에 그리 많은 인파와 서울 지하철을 연상케하는 분위기에 숨이 막혀왔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처럼 따라가다보니 전망대, 이젠 내려가는 곳이라고 하는데 앞이 꽉 막혀있다. 제딴엔 동선을 제어하여 장사를 해보자고 하는 것이겠거니 하였는데, 식당과 카페가 그 비좁은 층계계단에 자리를 버티고 있다. 더 이상 아름답게 가꾼 섬이 아니라 아무런 볼 품도 없고, 돈 밝히는 시장 좌판에 다름없어진 것은 아닐까?

가뜩이나 사람 많은 곳, 달가와 하지 않는데 이번으로 확실히 물려버린 것 같다. 여전히 여행이란  맘 한쪽엔 사치란 푯말이 남아있다.  도보여행이든, 음식여행이든, 달림여행이든 자신을 비우고, 새로운 기운과 색깔과 향기를 보태는데 돈도 많이 들지 않고, 시간도 많이 들지 않겠지?  약간의 사전 준비와 기획과 여유로움으로 새로움을 경험할 수 있다면 말이다.

음, 동네에서 내 몸에 딱 맞는 여행기획 함 해볼까? 한달에 한번은 몸과 마음을 죽여줘야, 약간의 고통과 성취감, 호흡, 리셋버전으로 가야할 것 같은데... ... 이번주말 한번 서울 세미나 투어~ 시도해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